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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0년을 맞는 <조선일보> 앞에서 치욕의 100년을 청산하고 사죄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창간 100년을 알리는 광화문 <조선일보> 전광판 아래에서 그 신문의 100년은 치욕의 역사였으며, 청산해야 할 역사라는 기자회견과 전시회가 열렸다.
5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시민행동)은 <조선일보>가 한국 신문 최초로 100년을 맞았다며 '작아도 결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겠다'는 사설을 발표한 5일 오전 신문사 옆 원표공원에서 '조선일보 창간 100년, 청산해야 할 치욕의 100년'이라는 제목으로 '배신의 100년 동아·조선 청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시민행동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그들의 자화자찬과 달리 <조선일보>는 <동아일보>와 함께 1919년 3.1운동으로 일어선 민초들의 투쟁의 결실로 이듬해 3월 창간되었으나 1920년대 중반 민족주의, 사회주의 계열 인사들이 언론 본연의 자세를 지키려고 애쓴 짧은 기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친일, 반민족적 보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해방 후 복간된 <조선일보>는 4.19혁명의 단초가 된 마산시민들의 부정선거 규탄시위를 폭력집단의 난동으로, 5.16군사쿠데타는 공산주의 위협에 선제적으로 나서 보다 나은 입장을 마련하기 위해 감행된 일로 기록했다.
<조선일보>의 지면에서 박정희가 3선개헌으로 다시 대통령이 된 일은 '아낌없이 축하'할 일이었고 유신독재는 '적절한 시기의 가장 알맞은 조치'였으며, 광주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은 '나보다 국가를 앞세우는, 자신에게 엄격하고 책임감 강한 지도자'였지만, 5.18광주민주항쟁에 나선 시민들은 '폭도'일 뿐이었다.
시민행동은 이같은 <조선일보>의 행태를 "일제 강점기에는 일제에, 군사정권 시대엔 독재에 굴복하여 그 불의한 권력에 협력하고 부역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민주화투쟁이후 독재정권을 물리친 후에도 <조선일보>는 "국민들이 쟁취한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공짜로 얻어 누리며 스스로 권력이 되었다" 고 지적했다.
"일제시대 이래 그들이 끊임없이 추구해 온 것은 '특권'이며 '권력'이었다. 오로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느냐의 관점에서 모든 사건을, 사실과 진실을 비틀어 여론을 오도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 남긴 치욕의 기록들은 현대판 분서갱유라도 일으키지 않는 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그들이 늘어놓는 자화자찬이 어떤 헛소리인지를 생생하게 증언해 줄 것"이라고 하면서 "100년동안 이어져 온 이들의 거짓과 배신행각은 이제 청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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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시민행동 공동대표인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전부 잘못하기만 했을까만은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폭정에 신음하고 감옥갔을 때, 그리고 살육당했을때 조선일보는 일본 천황을 옹호, 찬양했으며, 독재자들을 미화하고 광주시민을 폭도로 매도했다"며 "지금도 친일행각을 계속하고 있으면서 마치 그때 독립운동이라도 한 것처럼 왜곡하고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일보가 주류언론으로 대접받으려면 친일부역, 독재부역 정도는 사과해야 할 것이며, 공존을 위해서는 국가와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975년 3월 6일 사실과 진실보도를 주장하다 집단적으로 해직되어 언론 현장에서 추방된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조선투위) 45주년을 맞아 <조선일보의 부끄러운 100년 앞에 맞서온 조선투위 45년' 성명서도 낭독되었다.
성명은 "언론의 생명인 '언론의 자유'를 외치는 기자들을 쫓아낸 언론사가 어떻게 '언론사'일 수 있느냐고 거듭 묻고 있다"고 하면서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최대 염원은 더 말할 것도 없이 나라의 독립과 해방이었고, 군사독재시대 우리 국민들이 간절하게 열망한 것은 민주주의였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런 국민들의 염원을 실현시키려고 노력하기는 커녕 이를 배신하고 시대의 사명을 거스르면서 정반대로 일제와 독재정권에 협력하고 부역했다"고 단죄했다.
또 "양심의 고통을 못이겨 절규를 터뜨린 기자들을 언론 현장에서 추방했던 언론사가, 독재에 부역하면서 민주주의를 부정했던 언론사가 한마디의 사죄도 없이 감히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태가 여전히 되풀이 되고 있다"고 하면서 "국민들의 힘으로 이 잘못된 언론을 바로잡는 길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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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한표 조선투위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성한표 조선투위 위원장은 "100년이면 신문을 3만번 정도는 만들었을텐데, 몇 십번 정도는 잘한 게 있을 수 있겠지만 나머지 2만 9,990여개의 치욕의 지면을 만들어 온 것은 절대로 덮을 수 없다"고 하면서 "조선일보가 자랑하는 100년 세월은 치욕의 100년사"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 치욕의 역사를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선일보 내부에도 반영되어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 45년전 우리처럼 귀를열고 있으면 바깥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리 없다. 젊은 기자들은 움직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믿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진행된 원표극장에서는 오종선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이사장이 일본 천황부부의 사진을 게재한 조선일보 지면을 두루마리 화장지 100개로 표현한 '조선일보 100년전'을 진행했으며,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소비자주권행동 등은 '조선일보 100년 최악의 보도 10선'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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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100년전을 준비한 오종선 작가. 일본 천황 부부의 사진을 게재한 조선일보 지면을 100개의 두루마기 화장지에 인쇄했다. '조중동이 신문이면 우리집 화장지는 팔만대장경'이라는 2008년 촛불시민들의 풍자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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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에서 준비한 조선일보 100년 최악의 보도 10선.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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