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일본 경제침략·역사왜곡 바로알기’ 계기수업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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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왜곡과 경제침략을 규탄하는 반일촛불이 매주 타오르고 있는 가운데 교사들도 “교육계 친일잔재 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에 앞장서겠다”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일본 경제침략·역사왜곡 바로알기 계기수업’을 선포하고 학생들과 함께 “일제 식민지배의 진실, 일본 정부와 기업의 책임, 인간 존엄성과 윤리,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추모, 평화 공존을 위한 과제” 등의 내용으로 특별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4일 전남 고흥의 포두중학교를 시작으로 전남, 광주, 부산, 경남, 강원, 대전 등에서 계기수업이 시작됐다.
“교사도 촛불민중, 학생은 역사의 주인”
일본 아베 정권이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을 이유로 수출규제와 백색 국가 제외에 나선 것에 대해 전교조는 “이는 명백한 경제침략이자 적반하장의 극치”이며, “과거 전쟁범죄의 역사를 정당화하고 다시금 전쟁이 가능한 나라, 군국화의 길을 가겠다는 침략야망을 서슴없이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교조가 계기수업에 나선 이유는 두 가지다. ‘교사도 촛불 민중의 한 구성원’이라는 것, 그리고 ‘역사의 주인으로 당당히 설 학생들’을 위해서다.
“촛불 민중들이 이번 기회에 잘못된 한일관계를 다시 쓰기 위해,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우리의 주권을 회복하는 일에 나서고 있다. 전교조도 미래 세대를 키워내는 교육자로서, 촛불 민중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기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첫 출발이다. 학생들이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바로 알고, 역사의 주인으로 당당히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교육을 하겠다”는 게 전교조의 뜻이다.
계기수업 들여다보기
계기수업 자료는 역사교사가 참여하는 ‘전국역사교사모임’에서 1차 검수를 하고, 전교조 참교육실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2차 검수를 거쳐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업자료는 초·중·고등용으로 나눠져 있다.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의 이야기와 법원의 배상 판결, 강제징용의 진실이 담겨 있으며,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둘러싼 한일 양국의 입장 등을 알아본 뒤, 학생들이 ‘우리의 역할’ 등을 생각하고 발표하는, 소통하는 수업 방식이 눈에 띈다.
초등학교 교재엔 그림책 ‘군함도’ 등이 활용돼 있다.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돼 끌려간 군함도(하시마섬)에서 조선인들이 어떤 생활을 했는지 알아본 후, ‘내가 그림책 안의 주인공, 강제징용된 쇠돌이였다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피해자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추모하면서, ‘군함도의 슬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는 시간이다.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한일 갈등의 상황, ‘이런 갈등을 지켜본 나의 생각’을 정리해 발표하기도 한다.
중·고등교재엔 이에 더해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을 다 했다’는 일본의 주장과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본 진실이 담겨 있고, 강제징용 사죄배상에 책임지지 않는 일본 정부와 달리 역사 속에서 조선인을 도왔던 일본인과 단체 등을 소개하고,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한 과제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해 발표한다.
뿐만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타오르고 있는 ‘촛불’에 대한 이야기와 반일행동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며, 나아가 일제 식민지 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우리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수업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지난달 12일 전교조 부산지부는 부산지역 학교 내의 친일잔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일제 친일잔재 청산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베 정권 규탄을 넘어 친일잔재와 나아가 친일적폐를 청산하는 일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 전교조의 의지다.
이번 계기수업은 4일 전남 고흥 포두중학교에서 이어, 5일 강원 묵호고등학교·평창고등학교, 6일엔 부산 운봉초등학교, 광주 서림초등학교·용두중학교·상무고등학교, 전남 고흥고등학교, 강원 횡성초등학교, 대전 대양초등학교·대청중학교에서 언론 공개 수업으로 열릴 예정이다. 19일엔 경남 태봉고등학교에서 열린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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