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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현장 바로 옆 운동장에서 어린이들이 체육 활동을 하고 있다. | |
ⓒ 이정환 |
6일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현장에 갔다. 유치원 건물 주위 안전망과 안전펜스는 아직도 이 사고가 완료형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상도초등학교 후문 쪽으로 이동했다. 상도유치원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바로 인근에 또 다른 유치원이 있었다. 막 아이들을 유치원에 내려 준 아저씨는 운전석 창 너머로 "(사고 당시와) 별로 변한 것이 없다, 그대로"라면서 "태풍도 온다는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붕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던 인근 다세대 주택 공사장 역시 흉물스런 모습이었다.
2018년 12월 진상조사위는 보고서를 통해 "상도유치원 건물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었으나 건설 현장의 흙막이 붕괴로 건축물의 지반이 훼손되면서 붕괴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최종적으로 밝혔다. 사고로 주저앉은 지반 토사 위에 덮였던 파란색 방수포가 이날 따라 위태롭게 보였다.
사실상 현장은 방치돼 있는 듯 했다. 사고 후 잔해를 철거한 뒤엔 별다른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였다. 다세대 주택 공사장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슈퍼에서 생수를 샀다. 주인 아주머니는 "옛날(그 때) 그대로"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뭐, 불안한 것보다... 공사하면 뭐 들썩들썩하고 할텐데 조용해."
역시 공사장 바로 옆에서 소규모 설비공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도 "뭐, 바뀐 건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안전에는 별로 이상이 없는 거 같다"면서 "당시 무너졌던 거 철거하고 더 무너지지 않게끔 흙으로 메우고 하더라, 불안함이나 그런 건 별로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장 인근 빌라 입구에서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송주영(60·여)씨에게 부탁했다. 건물 옥상에서 상도유치원 전경을 보고 싶다고 했다. 옥상에서 송씨는 "무슨 전쟁 난 줄 알았다, 동네가 밤중에 아주 난리였다"고 사고가 났던 그 날을 회상했다.
그는 "저것(펜스)만 쳐놓고 무슨 공사하는 꼴을 못 봤다"면서 한 번 더 "꼬라지를 못 봤어"라고 말했다. 현장을 함께 바라보며 "계속 저렇게 방치돼 있다, 한 마디로 흉물"이라고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물었다.
"의아하죠?"
사고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별다른 변화가 안 보이는 이유. 돈 때문이다. 서울시 동작관악교육지원청, 동작구청, 그리고 다세대주택 시공사간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사고 책임, 사고 처리 비용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소송 문제 때문에 (시공사와) 협의가 진행이 잘 안 되고 있다"면서 "공사를 정상적으로 시작할 수 있어야 그에 따른 조치도 빨리 빨리 취할 수 있는데 저희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이들 목소리가 들렸다. 체육 시간인 것 같았다. 사고 현장 바로 옆에 있는 운동장, 양쪽에 있는 축구 골대 사이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함께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송씨는 "애들은 저렇게 운동장이라고 뛰어 노는데..."라며 "저걸(사고 현장을) 매일 보며 등하교하는 거 아니냐, 애들도 불안하지 않겠냐"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상도초등학교 관계자 역시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는 "교육지원청 용역을 통해 안전보호구역을 설정했고, 현재 유치원 건물은 안전 진단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학기 들어 운동장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에게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 아니냐, 관련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조속히 처리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또한 "시공회사나 지자체는 위험을 은폐, 호도, 축소하려 하지 말고 확실히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또한 당시 현장을 방문하고 "주민들의 불안을 없애기 위한 차원에서 신속한 점검과 철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체육시간은 1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불안전하다. 7일은 상도유치원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사실상 현장은 방치돼 있는 듯 했다. 사고 후 잔해를 철거한 뒤엔 별다른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였다. 다세대 주택 공사장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슈퍼에서 생수를 샀다. 주인 아주머니는 "옛날(그 때) 그대로"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뭐, 불안한 것보다... 공사하면 뭐 들썩들썩하고 할텐데 조용해."
▲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던 인근 다세대주택 공사장 모습. 2018년 12월 진상조사위는 보고서를 통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에 대해 "상도유치원 건축물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었으나, 건설 현장의 흙막이 붕괴로 건축물의 지반이 훼손되면 붕괴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주저앉은 지반 토사 위로 파란색 방수포가 덮여 있다. | |
ⓒ 이정환 |
역시 공사장 바로 옆에서 소규모 설비공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도 "뭐, 바뀐 건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안전에는 별로 이상이 없는 거 같다"면서 "당시 무너졌던 거 철거하고 더 무너지지 않게끔 흙으로 메우고 하더라, 불안함이나 그런 건 별로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장 인근 빌라 입구에서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송주영(60·여)씨에게 부탁했다. 건물 옥상에서 상도유치원 전경을 보고 싶다고 했다. 옥상에서 송씨는 "무슨 전쟁 난 줄 알았다, 동네가 밤중에 아주 난리였다"고 사고가 났던 그 날을 회상했다.
그는 "저것(펜스)만 쳐놓고 무슨 공사하는 꼴을 못 봤다"면서 한 번 더 "꼬라지를 못 봤어"라고 말했다. 현장을 함께 바라보며 "계속 저렇게 방치돼 있다, 한 마디로 흉물"이라고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물었다.
"의아하죠?"
사고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별다른 변화가 안 보이는 이유. 돈 때문이다. 서울시 동작관악교육지원청, 동작구청, 그리고 다세대주택 시공사간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사고 책임, 사고 처리 비용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소송 문제 때문에 (시공사와) 협의가 진행이 잘 안 되고 있다"면서 "공사를 정상적으로 시작할 수 있어야 그에 따른 조치도 빨리 빨리 취할 수 있는데 저희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2018년 9월 7일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당시 모습. | |
ⓒ 이희훈 |
아이들 목소리가 들렸다. 체육 시간인 것 같았다. 사고 현장 바로 옆에 있는 운동장, 양쪽에 있는 축구 골대 사이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함께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송씨는 "애들은 저렇게 운동장이라고 뛰어 노는데..."라며 "저걸(사고 현장을) 매일 보며 등하교하는 거 아니냐, 애들도 불안하지 않겠냐"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상도초등학교 관계자 역시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는 "교육지원청 용역을 통해 안전보호구역을 설정했고, 현재 유치원 건물은 안전 진단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학기 들어 운동장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에게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 아니냐, 관련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조속히 처리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또한 "시공회사나 지자체는 위험을 은폐, 호도, 축소하려 하지 말고 확실히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또한 당시 현장을 방문하고 "주민들의 불안을 없애기 위한 차원에서 신속한 점검과 철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체육시간은 1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불안전하다. 7일은 상도유치원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현장. 건물 주위로 안전망과 안전 펜스가 설치돼 있다. | |
ⓒ 이정환 |
▲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현장. 상도초등학교 후문 쪽에서 바라본 모습. 후문을 통해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는 통제돼 있는 상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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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근 다세대주택 공사장에서 바라본 상도유치원 모습. | |
ⓒ 이정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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