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삭간몰 뉴스’가 처음 떴을 때, 저는 이게 무슨 쇼핑몰 뉴스인가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2년 전, 박근혜 정권 시절에 나왔던 단거리-중거리 미사일 기지 이름이 이렇더군요. 황교안이 이걸 숨겼다 어쨌다 하면서 난리치면서 시원하게 자살골을 넣었습니다. 삭간몰의 위치가 알려졌던 그때는 자기가 총리 하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리고 세상에 자기네 미사일 기지를 다 드러내는 나라가 어딨습니까? 우리가 그렇습니까? 미국이 그렇습니까? 아니면 일본이 그렇답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이게 워싱턴에 있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CSIS 에서 빅터 차라는 한국인 - 도널드 트럼프에 의해 주한 미국 대사로 임명됐다가 취소된 - 의 입으로 북한의 속임수라는 식으로 발표되고, 이것을 뉴욕타임즈에서 대서특필했다가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트럼프가 바로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아무런 협정도 어긴 것이 없고 뉴욕타임즈가 오보를 낸 것으로 확실히 못박음으로서 일단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이 문제는 우리에게 남북한의 평화 무드를 원하지 않는 세력이 누구인지를 더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CSIS에는 일본 재단 -과거엔 사사카와 재단이라고 불린 - 이 로비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로비력은 대단합니다. 지금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정치인 중에서 남북간의 평화 무드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하는 정치인들 대부분은 일본의 로비를 받고 있는 이들입니다. 일본의 적극적인 로비는 언론에조차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고, NYT와 WP 등 미국 주요 언론에서 대륙간 탄도탄 기지도 아닌 중단거리 미사일 기지의 존재를 마치 북과 미국이 맺은 일련의 협정 파기로 보도할 수 있게 만든 것도 일본의 로비 탓으로 봐야 합니다.
트럼프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오직 미국에 직접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탄 문제입니다. 핵무기는 투발수단이 없다면 무용지물인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지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선 것도 결국은 북한이 ICBM 이라는 투발수단을 마련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었습니다.
중거리 미사일 기지에 굳이 시비를 거는 것은, 그것이 일본의 관심사이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로동 시리즈 미사일’들은 일본 내 주요 미군 기지들, 그리고 유사시에 대비해 도쿄와 다른 주요 도시들을 겨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일 북한과 일본간의 전쟁이 일어난다면, 북은 바로 일본 내의 미국 기지들과 더불어 주요 전략 포스트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일본은 자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로비로서 미국에서 직접 이런 문제들이 거론되도록 만든 것입니다.
아무튼, 일본은 그것이 굳이 한국계인 빅터 차를 통해 발설되도록 함으로써 자기들의 모습을 당장 숨기는데는 성공했지만, 그들의 속셈을 완전히 감추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단은 트럼프의 반일 감정도 이번엔 한 몫 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가 부동산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때는 일본이 미국을 다 구입해 버린다고 할 정도로 일본 자본의 영향이 강할 때였고, 당시 트럼프가 일본 자본의 힘 때문에 자기가 성사할 수 있었던 거래 몇 개가 수포로 돌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트럼프는 그때부터 일본에 대한 경계심을 가졌고, 그것이 지금 이 정세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거지요.
어쨌든, 이번 사건은 다시 일본이 얼마나 우리의 평화 무드를 방해하고 싶어하는지를 그대로 드러낸 사건입니다. 이들은 우리의 분단에 근본적인 역할을 했고, 지금까지도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 가장 방해가 되는 세력, 바로 일본입니다. 일본의 군국주의 세력,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가 제일 경계해야 할 세력입니다.
시애틀에서…
‘CSIS 보고서’ 저자도 뉴욕타임스의 ‘삭간몰 미사일 기지’ 보도를 비판했다 ‘엄청난 속임수’라는 제목이 문제가 됐다
(허프포스트코리아 / 최성진 기자 / 2018-11-14)
“당신의 보고서를 가장 먼저 소개한 뉴욕타임스는 국제사회를 향한 북한의 ‘엄청난 속임수(Great deception)’라는 프레임으로 그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그런 프레임에 동의하십니까”(포린폴리시)
“저라면 그런 방식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겁니다. 북한은 이미 1960년대부터 미국과 한국, 심지어 중국과 러시아한테도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능력과 한계에 대해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번 보고서가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 기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조지프 버뮤데즈)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미사일 기지에 관한 보고서를 활용해 북한이 엄청난 속임수(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고 주장한 뉴욕타임스의 ‘선정적 보도’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만 보면, 한반도 비핵화를 의제로 북한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속임수에 철저히 속고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보고서의 저자인 조지프 버뮤데즈 CSIS 수석연구원은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의 외교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 등과의 인터뷰에서 뉴욕타임스가 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CSIS 보고서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달성하려면 북한의 미사일 개발 능력과 현황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점을 짚고자 한 것일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같은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도 “일부 미국 언론의 기사가 우리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선정적(sensational)으로 나갔다”며 “우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한 추측(wild speculation)이 아니라 사실에 기반을 둔 정보(factual information)를 바탕으로 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미사일 기지를 개발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 우리는 기사에 언급된 기지에 대해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 새로울 것도, (정상적 범주를 벗어난) 특별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38노스 38노스는 1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의 CSIS 보고서 관련 보도를 가리켜 “독자한테 해롭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사이트인 38노스도 뉴욕타임스의 선정적 보도에 대한 비판을 보탰다. 38노스는 ‘북한 미사일에 관한 뉴욕타임스의 사실 오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뉴욕타임스 기사를 가리켜 “독자한테 해로운 보도”라며 “미국과 북한이 북한의 미사일 배치 억제에 관한 합의에 이른 적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북미 두 나라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뉴욕타임스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CSIS 보고서를 근거로 지난 12일 “이들 기지는 험준한 산악 지형의 지하 땅굴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숨기는 것이 가능하다”며 “이런 지형적 특징 탓에 이곳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까지는 그 징후를 포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는 북한의 ‘엄청난 속임수(Great deception)’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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