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국회의사당 앞 사람들이 만든 노란 세월호 지난 5일 세월호 3주기 추모 행사에서 호주 교민들이 세월호 배 모양을 만들고 있다. 참석 인원이 충분치 않아 배 모양이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았어도 '지성이 아빠' 문종택 씨는 "적음에서 많음으로 과정으로 생각한다"며 "캔버라 교민들께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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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숫자이지만 이곳 호주 캔버라에서 촛불을 꺼뜨리지 않고 지켜와 주신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안산 분향소에, 광화문에, 목포 신항에 있는 우리 유가족 여러분 힘내십시오."
세월호 참사 희생자로 단원고 학생이었던 지성이 아빠이자 세월호 416 TV 국장으로 잘 알려진 문종택(46)씨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이 켜졌다. 노란 우산을 들어 세월호를 뜻하는 배 모양을 만든 30여 명 호주 교민들 뒤로 호주 국회의사당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5일 한국 시각 오후 2시(호주 시각 오후 4시) 세월호 참사 3주기를 기리는 자리가 호주 국회의사당 앞에서 마련됐다. 호주 캔버라에 사는 한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6주간 준비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문지성 학생의 부모님을 초청했다.
"So many questions, Few answers"
▲ 존 브라운 목사의 추모사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해온 존 브라운 목사는 영어로 한 번, 한국말로 한 번 추모사를 낭독하며 지성이 부모님께 심심한 위로를 전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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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해온 존 브라운 목사는 "너무 많은 의문에, 아주 적은 답만이 있을 뿐"이라며 "이 참사를 통해서 정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은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며 지성이 부모님께 심심한 위로를 전했다.
1분간의 묵념을 시작으로 어린아이부터 유학생, 피부 하얀 호주인까지 합세해 노란 우산을 들어 배 모양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하며 '진실 인양'을 외쳤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국회의사당 앞을 행진할 땐 지나가던 사람들이 어떤 행사냐고 물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지성이 아빠 문종택씨는 "교민들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려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고맙다, 입술로만 고마운 게 아니라 정말로 고맙다"고 답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힘들 것, 결국 국민의 힘이 최고의 권력
"사람들이 차기 정권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하는데, 저는 힘들다고 봐요."
지성 아빠 문제성씨는 국회 앞 추모 행사가 끝난 후 호주국립대학교 한 강의실에 마련한 간담회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의 목에 걸린 지성이의 단원고 학생증은 지난했던 3년여를 대변하듯 손때가 잔뜩 묻어있었다. 문씨는 "선거 때 한 말을 대통령이 되고 나서 지키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세월호 진실 규명이 대한민국 안전과 직결된다고 믿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지 않는 한 (현 상황이 바뀌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국민의 힘이 최고 권력이고 국민의 힘을 믿고 가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 싸움을 길게 보고 있다"며 "캔버라에 온 이유도 한 명의 국민의 힘이라도 더 보태기 위해서, 세월호를 알리기 위해서 왔다"고 했다.
물 밖으로 나온 세월호, 더 불안하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햇수로 3년, 세월호가 물 밖으로 올라왔다. 인양되는 세월호에 대해 문씨는 "더 불안하다, 그 안에 있어야 할 사람이 있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 진실이 있어야 하는데 진실이 날아가 있을 것 같은 기분"이라며 "할 일이 더 많아졌다"며 희망보다는 걱정을 내비쳤다.
50여 명의 호주 교민이 묻고 지성이 부모님이 답하는 3시간여 간담회가 이어지는 동안 몇몇 사람들은 코를 훌쩍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간담회가 끝나갈 무렵 한 학생이 '무엇을 해야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문씨에게 던졌다. 문씨는 "행동해달라, 세월호를 조금이라도 알리는 행사가 있으면 찾아가서 현수막이라도 달고, 물이라도 옮기면 그것이 행동"이라며 "그것이 지성이를 살리는 일이고, 아름다운 캔버라 하늘에 304개의 별이 반짝이게 하는 일"이라고 세월호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실제 문씨는 지난 3년간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사람들의 무관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심이 도움되냐고 물으시는데 유가족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며 "국민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면 박근혜를 탄핵한 것처럼 진실 규명을 위해 정부를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월호에 여전히 관심을 가지는 국민들에게 한편 감사의 뜻을 표했다.
세월호가 물 밖으로 나오자 수습자 가족과 미수습자 가족의 입장이 갈린 상황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문씨는 "안타깝다, 해수부가 수습자와 미수습자 가족을 분리시키고 있다. 미수습자 가족은 내 새끼 찾는 게 당연하다, 해수부가 그 점을 노리고 파고들어서 미수습자 가족분한테 시신을 찾기 위해서는 배를 절단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며 "배를 절단하면? (진실은) 날아가 버리는 거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캔버라의 작은 움직임
ANU 학생 김정현(21)씨는 "단원고 학생들과 나이가 같아서 그런지 미안한 감정이 더 많이 든다"며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추모 행사에 참석한 소감을 전했다. 호주 주민 피터(40)씨는 "세월호는 선적부터 선원들의 트레이닝 상태까지 의문투성이다"라며 "가족들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계속 싸워야 한다"고 세월호 유가족에 지지를 보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캔버라 교민은 '캔버라교민행동연대'라는 이름을 붙이고, 세월호를 잊지 않고 행동을 이어나가기로 마음을 모았다.
한편, 세월호 희생자 지성양 부모님은 뉴질랜드와 시드니를 거쳐왔고 캔버라 이후 멜버른과 브리즈번에서 호주 교민들과 만나 세월호 추모 행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지성이 아빠 문종택씨는 "교민들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려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고맙다, 입술로만 고마운 게 아니라 정말로 고맙다"고 답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힘들 것, 결국 국민의 힘이 최고의 권력
▲ 세월호 추모 행진 '지성이 아빠' 문종택 씨가 카메라를 들고 호주 교민들과 함께 행진을 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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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차기 정권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하는데, 저는 힘들다고 봐요."
지성 아빠 문제성씨는 국회 앞 추모 행사가 끝난 후 호주국립대학교 한 강의실에 마련한 간담회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의 목에 걸린 지성이의 단원고 학생증은 지난했던 3년여를 대변하듯 손때가 잔뜩 묻어있었다. 문씨는 "선거 때 한 말을 대통령이 되고 나서 지키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세월호 진실 규명이 대한민국 안전과 직결된다고 믿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지 않는 한 (현 상황이 바뀌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국민의 힘이 최고 권력이고 국민의 힘을 믿고 가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 싸움을 길게 보고 있다"며 "캔버라에 온 이유도 한 명의 국민의 힘이라도 더 보태기 위해서, 세월호를 알리기 위해서 왔다"고 했다.
물 밖으로 나온 세월호, 더 불안하다
▲ 간담회가 끝난 후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문지성 양의 아빠 아빠 문종택 씨가 간담회가 끝난 후 한 아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성이 부모님은 간담회에 참석한 한 명 한 명과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위로와 감사를 주고 받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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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햇수로 3년, 세월호가 물 밖으로 올라왔다. 인양되는 세월호에 대해 문씨는 "더 불안하다, 그 안에 있어야 할 사람이 있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 진실이 있어야 하는데 진실이 날아가 있을 것 같은 기분"이라며 "할 일이 더 많아졌다"며 희망보다는 걱정을 내비쳤다.
50여 명의 호주 교민이 묻고 지성이 부모님이 답하는 3시간여 간담회가 이어지는 동안 몇몇 사람들은 코를 훌쩍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간담회가 끝나갈 무렵 한 학생이 '무엇을 해야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문씨에게 던졌다. 문씨는 "행동해달라, 세월호를 조금이라도 알리는 행사가 있으면 찾아가서 현수막이라도 달고, 물이라도 옮기면 그것이 행동"이라며 "그것이 지성이를 살리는 일이고, 아름다운 캔버라 하늘에 304개의 별이 반짝이게 하는 일"이라고 세월호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실제 문씨는 지난 3년간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사람들의 무관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심이 도움되냐고 물으시는데 유가족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며 "국민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면 박근혜를 탄핵한 것처럼 진실 규명을 위해 정부를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월호에 여전히 관심을 가지는 국민들에게 한편 감사의 뜻을 표했다.
세월호가 물 밖으로 나오자 수습자 가족과 미수습자 가족의 입장이 갈린 상황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문씨는 "안타깝다, 해수부가 수습자와 미수습자 가족을 분리시키고 있다. 미수습자 가족은 내 새끼 찾는 게 당연하다, 해수부가 그 점을 노리고 파고들어서 미수습자 가족분한테 시신을 찾기 위해서는 배를 절단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며 "배를 절단하면? (진실은) 날아가 버리는 거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캔버라의 작은 움직임
▲ 잊지 않고 행동하겠습니다, 캔버라교민행동연대 추모 행사를 준비해온 호주 교민들이 '지성이 부모님'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캔버라 교민은 '캔버라교민행동연대'라는 이름을 붙이고, 세월호를 잊지 않고 행동을 이어나가기로 마음을 모았다. | |
ⓒ 박현광 |
ANU 학생 김정현(21)씨는 "단원고 학생들과 나이가 같아서 그런지 미안한 감정이 더 많이 든다"며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추모 행사에 참석한 소감을 전했다. 호주 주민 피터(40)씨는 "세월호는 선적부터 선원들의 트레이닝 상태까지 의문투성이다"라며 "가족들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계속 싸워야 한다"고 세월호 유가족에 지지를 보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캔버라 교민은 '캔버라교민행동연대'라는 이름을 붙이고, 세월호를 잊지 않고 행동을 이어나가기로 마음을 모았다.
한편, 세월호 희생자 지성양 부모님은 뉴질랜드와 시드니를 거쳐왔고 캔버라 이후 멜버른과 브리즈번에서 호주 교민들과 만나 세월호 추모 행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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