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The Problem is Washington, Not DPRK 출처 : http://www.4thmedia.org/2017/04/the-problem-is-washington-not-north-korea/ (<The 4th Media> 2017년 4월 18일자) 필자 : 마이크 위트니 미국 언론인 역자 :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미국은 대북 혐오를 숨기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한국전쟁 이후 64년 동안 미국은 이 공산주의 국가를 처벌하고 굴복시키고 고통을 주기 위해 온갖 짓을 다 했다. 미국은 북한 사람들에게 굶주림을 강요했고 외국자본과 해외시장으로의 접근을 차단했으며 제재로 경제를 교란하고 그들의 문 앞에 치명적인 미사일 시스템과 군사기지를 설치했다.
협상은 가능하지 않았다. 미국이 무시하는 그 나라와 마주 앉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미국의 최후통첩을 최대한 위협적으로 전달하는 외교 담당자로 강대한 중국을 이용하려 했다. 북한이 미연방의 왕따 소굴로 들어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면 또 모르겠다. 그러나 북한은 결코 미국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았으며, 그럴 조짐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또 다른 전쟁을 유발해 세계패권을 장악하려는 미국의 기도에 맞서 자국의 방위를 위해 작은 핵무기 저장고를 개발해왔다.
미국, 북한과 마주앉기 거부
북한보다 핵무기가 더 필요한 나라는 지구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FOX나 CNN 뉴스에 세뇌된 미국인들은 이 관점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적대국이 캘리포니아 해안가에 특수부대를 투입해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대규모 전쟁연습을 자행한다면, 미국 사람들도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적대국이 정말 바보 같은 짓을 못하게 하는 데 그 몇 개 안 되는 핵무기 보유의 가치를 알게 될 것이다.
솔직해지자. 김정은이 사담과 가다피처럼 침공당하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북한이 기름바다 위에 앉아있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서울 오키나와 도쿄를 포연이 자욱한 전쟁터로 만들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김정은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지 않았다면, 북한은 이미 오래 전에 선제공격을 당했고 가다피와 같은 운명에 직면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 핵무기는 미국 모험주의를 억제하는 공인 해독제인 셈이다.
9.11사건을 넘지 못하는 역사인식의 미국인들은, 북한 땅이 미국의 전쟁이나 끔직한 살상과 파괴로부터 자유로운 이유를 알지 못한다. 북한이 정전협정에 서명한지 60년 이상 미국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까닭을 명확히 보여주는 짧은 복습용 문서가 있다. "미국인들은 미국이 북한에 무슨 짓을 했는지 잊어버리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발췌한 것이다.
북한 핵무기, “미국 모험주의 억제하는 공인된 해독제인 셈”
"1950년대 초 한국전쟁 기간 미국은 2차 대전 중에 태평양 전역에 투하한 것보다 더 많은 폭탄을 북한 땅에 떨어뜨렸다. 32,000톤의 네이팜을 포함한 이 융단폭격은, 군사 목표물만이 아니라 종종 민간인들을 의도적으로 겨냥했고, 전쟁하는 데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심하게 이 나라를 황폐화시켰다. 도시가 초토화되었고 무고한 수많은 민간인들이 죽었으며 그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배를 곯았다..."
미국 언론인 블레인 하든에 따르면, 한국전쟁 당시 전략공군사령관이었던 커티스 르 메이 장군이 1984년 공군역사박물관에서 "3년 이상을 우리는 인구의 20%를 죽였다", 이 전쟁의 후원자였고 나중에 국무장관을 지낸 딘 러스크는 "미국은 북한 땅 위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 벽돌로 쌓아놓은 모든 것을 겨냥해 폭격했다"고 말했다. 전쟁 후반기에는 미군 폭격기가 저공비행하여 수력-관개 댐을 파괴하고 농지를 범람하게 하여 농작물을 모조리 떠내려 보냈다.
"1월 3일 오전 10시30분, 82대의 비행 요새 편대가 평양시에 죽음의 짐을 풀었다... 수백 톤의 폭탄과 방화물질이 일제히 도시 전역에 떨어져 멸종의 화재를 일으켰다. 잠시 후에는 이 대서양 바바리안들이 하루 종일 시간을 두고 터지는 고폭 폭탄을 투하하여 사람들이 거리에 나오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도시 전체가 화염에 싸여 2일 동안 불탔다. 둘째 날에는 7,812명의 민간인 주택이 소각되었다. 미군은 평양에 군사목표물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폭탄 파편으로 죽고 불타고 연기에 질식한 평양주민의 수는 헤아릴 수가 없다...전쟁 전에 500,000명의 인구를 가진 도시에 약50,000명의 주민이 남았다"('미국인들은 미국이 북한에 무엇을 했는지 잊고 있다'-Vox World)
한국전쟁 당시 미군, 북한 땅에 움직이는 것은 사격, 움직이지 않은 것은 폭격
미국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이 나라에서 2백만 명 이상의 사람을 죽였다. 한국전쟁은, 베트남전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지루하거나 새로운 무기시스템의 먼거리 시험장이 필요할 때마다 주기적으로 개입하는 또 다른 근육풀기운동에 다름 아니었다. 미국은 한반도를 침공하여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었다. 과거 여러 번 보아왔던 것과 같이 제국의 과욕과 순진한 고집의 합작품일 뿐이다. <아시아-태평양 저널>은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1952년 가을까지 미국 비행기가 폭격할만한 목표물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북한의 주요 도시와 도심, 산업단지는 이미 모두 폭격을 당했다. 1953년 봄에는 미 공군이 압록강 댐을 파괴하여 북한의 쌀농사를 말살하는 동시에 식량을 지원할지 모르는 중국을 압박했다. 5개의 저수지가 무너지고 수천 에이커의 농경지와 온 마을이 잠기고 수백만 주민에게 필수적인 식량공급원을 쓸어 눕혔다. 중국, 소련, 그리고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의 긴급 지원만으로 겨우 대규모 기근을 막을 수 있었다." ('1950-1960 북한의 파괴와 재건', 아시아-태평양 저널, 일본 포커스)
다시 말해 "저수지, 관개 댐, 쌀 작물, 수력발전 댐, 주거지" 모두 융단 폭격되고 모두 처참하게 파괴되었다.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움직이는 것은 사격 당했고 움직이지 않은 것은 폭격 당했다. 미국은 이길 수 없었다. 그래서 이 나라를 살기 힘든 황무지로 바꾸었다. "그들을 굶기자. 그들을 얼리자... 그들을 잡초와 뿌리로 연명하게 하자. 그들을 폭격으로 무너진 잔해에서 잠자고 피난처를 구하게 하자. 무엇을 신경 쓰는가?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이다. 하나님이 미국을 축복하신다."
이것이 미국의 사업방식이었다. 1세기 전, 제7 기병대가 무릎 부상의 남녀 어른들과 어린이들 150여 명을 학살한 사건 이래 조금도 바뀌지 않은 것이다. 파인 리지의 라코타 인디언 원주민들은 북한 사람들, 베트남 사람들, 니카라과 사람들, 이라크 사람들과 앞으로 계속 등장할 다른 나라 사람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았다. 미연방의 길을 따르지 않는 자는 누구든지 죽임을 당한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전쟁이 갖는 야만성은 사람들의 정신세계에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겼다. 북한은, 어떤 대가를 치루든, 또 다시 그런 비극이 일어나도록 놔둘 수 없었고 자위적인 조치를 취해야 했다. 핵무기라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 보호가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이다.
미국, 북한을 인정하고 약속을 지켜야
북한과 미국의 이 무의미한 교착상태를 끝내는 길이, 울타리를 고치고 신뢰를 쌓아올리는 길이 정령 없단 말인가? 물론 있다. 미국이 북한을 인정하고 그간의 약속을 지키면 된다.
무슨 약속? 핵무기 개발 계획을 중지하는 대가로 인민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2개의 경수로 건설 약속 말이다. 독자들은 미국 언론에서 이와 관련한 기사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언론은 미 국방성의 선전기관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평화적인 해법을 찾는 데 관심이 없다. 그들의 비즈니스는 전쟁, 전쟁, 더 많은 전쟁이다.
북한은 미국이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기를 바란다. 바로 그것이다. 당장 약속을 지켜 거래를 끝내야 한다. 그것이 그렇게 힘든가? 여기에 2010년 11월 24일자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칼럼을 요약 인용한다.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1994년 제네바 합의의 기본전제가 재확인되었다. 그 문서에는 한반도 비핵화, 미국의 불가침 약속, 정전협정의 항구적인 평화 협정으로의 대체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2005년 이후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다..."
"나는 지난 7월에 미국인 석방을 촉구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북한 고위관리들과의 실질적인 회담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는 조건으로. 그들은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5년 6자 회담의 9.19 공동성명에 기초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실현에 대한 열망을 상세히 설명했다..."
"북한 관리들은 최근 방북한 미국인에게 준 것과 똑같은 메시지를 주었고 핵 전문가들의 우라늄 재처리 시설 접근을 허용했다. 매우 느린 공정의 우라늄 재처리는 1994년 합의에서 다루지 않았는데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에서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IAEA의 사찰을 받으며 1953년 일시적 휴전협정을 항구적인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데 합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왔다. 우리는 이 제안에 대한 응답을 고려해야 한다. 북한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미국에 의한 군사공격과 체제 변화 기도-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도록 만드는 것은 불행한 정책 선택이다."('미국에 보내는 북한의 일관된 메시지',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워싱턴 포스트)
정책 변화, 주고받기 협상 준비, 전쟁보다 평화 지도자들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문제는 미국에 있다.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의지가 없고, 기본적인 안전보장을 약속할 의지가 없으며, 완고한 무지로 인해 미국 도시까지 때릴 능력을 갖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지금 개발하고 있는 북한 사람들과 마주 앉기조차 싫어하는 미국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트럼프 팀은, 지난 63년 동안 실패했고 이제 미국인들을 직접 위험에 노출,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터프 가이' 이미지를 보존하기 위해? 미국은 약한 나라들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미국이 말하는 대로 간다"는 것을 세계에 증명하기 위해? 그 거야? 잠재적 핵재앙보다 더 중요한 이미지 때문이었어?
북한과의 관계는 정상화될 수 있고 경제적 유대도 강화될 수 있으며, 신뢰는 회복될 수 있고 핵 위협도 완화될 수 있다. 대북 상황을 위기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진정시킬 수 있다. 지금 바로 정책 변화, 주고받기 협상 준비, 전쟁 보다 평화를 진심으로 원하는 지도자들이 요구된다.
* 마이크 위트니는 워싱턴에 거주하고 <희망 없는 사람 : 버락 오바마와 환각의 정치> 기고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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