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6월 1일 리수용 부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회견, 시진핑 주석이 반가워하는 모습이 역역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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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동당 중앙정치국 위원, 중앙부위원장, 국제부 부장인 리수용이 인솔한 조선노동당 대표단 일행을 중공중앙 총서기이자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習近平)이 베이징에서 회견했다.
1일 신화망은 조선노동당에서 대표단을 보내 중국에 제7차 당대회 상황을 통보한 데 대해 시진핑이 환영을 표하면서 "조선노동당의 제7차 당대회 상황 통보는 양국 정당이 중대 문제에 대해 전략적 소통을 진행하는 전통을 반영한 것으로서 김정은 위원장 및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양국 정당과 정부 간 관계에 대한 중시를 보여주었다. 조선 인민들이 경제 발전, 민생 개선과 조선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사업에서 더 큰 성과를 이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화망은 이 자리에서 리수용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총서기에게 보낸 구두 서신을 전달했으며 조선노동당 제7차 당대회 상황에 대해 중국 측에 통보했으며 김정은은 구두 서신에서 "조선 측이 중국 측과 함께 노력해 양국 간 전통적 우호 관계를 강화, 발전시키고 조선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신화망은 또한 회견에서 시진핑이 "중국 측은 조선과의 우호적 협력 관계를 고도로 중요시하고 조선 측과 함께 노력해 양국 관계를 잘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기를 원한다. 중국 측은 조선반도 문제에서의 입장은 일관적이고 명확하며 관련 각 측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소통과 대화를 강화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 김정은위원장 구두친서를 그렇게 반가워한 시진핑 주석
결국 북의 김정은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은 북-중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강화발전시키고, 함께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소통과 대화를 강화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는 점이다.
'냉정과 자세'는 미국이 도발하면 서슴없이 불의의 선제타격으로 미제를 소멸해버맀겠다는 일관된 김정은위원장의 강력한 대미경고와 위력적인 군사력을 과시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담은 표현으로 보이며 '소통과 대화'는 제발 중국과 사전에 통보라도 좀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는 그간 북의 단호한 결단과 물리적 조치들이 사전에 중국과 상의없이 김정은위원장의 자주적인 결심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는 점을 확인해준 것이다.
중국은 상황에 따라 김정은위원장이 무서운 결심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을 항시적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냉정과 자제'를 바라는 시주석의 바람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많지 않아 보인다. 친서가 아닌 구두친서를 보낸 것만 봐도 김정은 제1위원장은 중국이 뭐라고 하건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1일 “국가 간 의전상 ‘구두 친서’라는 말은 없다. 친서는 말 그대로 서한에 적어서 전달하는 것이다. 구두 메시지를 중국어로 그렇게 번역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라고 지적하고 "북이 구두 메시지를 택한 것은 상대로부터 서한 답변을 받기 어렵거나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만큼 북-중 관계가 돈독하지 않고 중국이 ‘비핵화’를 요구하는 만큼 ‘핵·경제 병진노선 고수’라는 7차 당 대회 결과를 문서로 전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자의적인 해석의 여지가 많다고 본다. 친서는 기록에 남기 때문에 구두친서보다 훨씬 더 강한 확약의 의미가 있다. 따라서 미국 대통령이 특사를 보내 북에 체포된 미국인을 데려올 때 친서를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재발방지 약속 등을 좀 더 명백히 표현하기를 북이 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구두친서는 주로 중국이 주변국 정상들에게 친선의 우의를 전하는 등 인사성 메시지를 전달할 때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중국이란 대국이 주변국에게 글로써 뭔가 약속하는 친서를 전하는 것을 썩 내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구두친서를 주로 사용해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런 구두친서 방식으로 중국 주석에게 인사를 전한 것이다.
이는 북이 중국에게 뭘 약속할 것도 없고 중국에 절실히 부탁할 것도 없으며 항일, 항미 공동의 전선에서 함께 피흘려 싸운 전통적인 혈맹국에게 친선의 마음을 전하는 차원에서 구두친서를 전달한 것이며 이번 리수용 부위원장의 파견도 그런 차원에서 진행된 것임을 짐작케 한다.
결국 북은 러시아 등 다른 나라에는 보내지 않은 제7차대회 성과에 대한 사절단을 유독 중국에만 보낸 것은 선대로부터 그간 북중이 그런 혈맹관계를 유지해왔었기에 그 혈맹관계을 이어갈 의지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따라서 김정은위원장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북미대결전과 관련하여 스스로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중국과 상의없이 단호하게 결심하고 실행에 옮길 것이다. 북중우호관계의 발전에 따라 통보정도는 미리 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결정은 김정은위원장이 당적 논의를 통해 결심하고 실행에 옮길 것이다.
이를 모르지 않고 있는 시진핑 주석이 이 정도의 구두친서마저도 무척 반가워하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북중우호관계를 간절히 바라는 중국
전통적인 북중 혈맹관계 속에서도 북은 자신의 노선에 대해 중국이 조금이라도 간섭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용납한 적이 없고 북도 중국의 자주권을 존중해왔다. 문화대혁명과 같은 문제점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는 했지만 내정간섭까지는 가지 않았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하건 말건 관여하지 않았고 원자탄, 수소탄을 개발했을 때는 북이 먼저 축하의 메시지까지 전했었다. 그리고 북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니 중국과 아무 상의 없이 핵과 수소탄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에 리수용 부위원장이 시주석과 회견을 하는 날 북이 잠수함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동영상을 전격 공개한 것도 북의 결심과 결단에 중국의 어떠한 간섭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물리적 선언과 다를 것이 없는 행동으로 봐야 한다. 이에 대해서 김연철 교수 등 보수적인 대북전문가들도 언론에 나와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위성발사에 대해 중국이 간섭하려고 하자 북은 모란봉 악단 공연 4시간 전에 전격 철수시켜버리는 등 단호한 대중국 자주적 입장을 천명하였다. 이후 이어진 수소탄 시험을 두고 중국이 미국과 제재 공조에 나서자 대국주의자들이라고 공개적인 비판도 가했다.
하지만 7차 당대회에 시진핑 주석이 다시 축하전문을 보내고 친선농구단까지 평양에 보내는 등 우호관계 회복의 의지를 보이자 북도 이번에 리수용 부위원장을 보내 혈맹국으로 다시 손잡을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것을 시진핑 주석을 그렇게 반가워했다는 것은 북중 우호협력관계를 중국이 더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향후 북중관계는 알게 모르게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사실상 2270호의 유엔대북결의안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중국이 이렇게 애닳을 정도로 북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피력하게 된 것에는 여러 사정이 작용했겠지만 미국의 대 중국 포위망 구축 압박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베트남이 급격히 미국에 기울면서 이러다가는 베트남 항구에 미 항공모함 기지가 들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과 손을 잡고 미국에 대항해도 어려울 판에 북과 대립하고 갈등한다는 것은 중국 스스로 이중 삼중으로 어려움을 자초하는 자해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 이거야 사실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그것을 중국이 이제야 깨닫는다는 것이 좀 이상할 따름이다.
✦ 전망
중국이 대북제재에 나서기만 하면 북은 결국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인들과 전문가들 그리고 언론들은 심각하게 동북아정세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국이 제재를 가한다고 북이 붕괴될 가능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그 대북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전인수식 주관적 판단으로 외교전략을 짠다면 필히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며 국익에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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