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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워렌쪼프(Alexander Vorontsov) 러시아 군사과학아카데미 교수는 17일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에서 열린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포럼’에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동결'부터 시작해서 실질적 비핵화까지 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동결을 요구하는 것은 중요한 전략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실질적 비핵화까지 갈 수 있어야 한다.”
알렉산더 워렌쪼프(Alexander Vorontsov) 러시아 군사과학아카데미 교수는 17일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에서 열린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포럼’ 마무리 순서인 ‘평화체제와 통일경로의 전망-결론’에서 뜨거운 현안인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00년부터 2년간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에서 근무한 외교관 출신답게, 그는 북한이 핵개발을 시작한 배경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북한은 미국의 핵 공격 위협과 한국의 핵우산에 맞설 수단 없이 체제위협을 당했다고 생각하면서 핵무장을 시작했던 것인 만큼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아무튼 핵무장이 현실화됨으로써 상황이 복잡해 진 것도 사실이지만 점차 고도화되는 핵개발 과정을 먼저 동결시키는 협상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비핵화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그가 보기에 사실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러시아 입장에서 제시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방안에 대해서는 “비핵화로 가는 과정에서 동결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작은 단계를 밟으면서 보다 복잡한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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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포럼 17일 평화통일의 전망 주제의 '평화체제와 통일경로의 전망-결론'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그는 18일 생활도서관에서 열린 ‘같이하자 청년학생 캠페인’이 주관한 ‘러시아인의 눈으로 보는 한반도 전쟁과 통일’ 주제의 대학생 대상 강연에서도 비핵화와 관련한 역사적 경험을 소개하면서 몇 가지 시사점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문제해결 의지가 전제된 현실적 실천’이야말로 ‘어떤 방안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1차 북핵 위기를 맞았던 지난 1993~1994년 미국 클린턴 행정부는 군을 동원해 북한 핵시설을 폭격하려는 결정을 내리고 미 핵항모전단을 이동시키기도 했으나 시뮬레이션 결과 미군 피해가 5만~10만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자 협상 정책으로 전환했다.
당시 미 행정부는 자신들이 원하는 북한의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직시하기로 하고 정책변경을 했으며, 이듬해 제네바 협정이 이루어졌는데, 북한과 미국이 이 협상을 존중하고 지냈던 2002년까지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남북교류가 활성화되었을 때, 그리고 남북한을 포함해서 참가하는 모든 국가의 정당한 안보 관심사가 모두 고려될 때, 북핵문제를 다룬 6자회담이 성공했다고 회고하면서 이것이 러시아의 시각이라고 소개했다.
그런 점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를 강행하고 있는 미국와 한국의 의도에 결코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앞서 유럽에도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는 논리로 미사일방어(MD)체계를 구축했는데, 이는 사실상 전 세계적으로 MD체계를 통합해 동북아시아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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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쪼프는 18일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에서 대학생들과 만나 ‘러시아인의 눈으로 보는 한반도 전쟁과 통일’ 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한편, 워렌쪼프는 방한기간 중 토론회와 강연을 통해 ‘개성공단’을 역사적으로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 통일방안이 실질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고 효과를 냈던 유일한 성공사례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통일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남북간의 교류·협력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지금의 폐쇄와 중단이 일시적인 것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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