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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29일 목요일

‘세월호 천막 가짜뉴스 보도 언론사’ 3천만원 배상, 차명진은?

 

2020년 선거 토론 방송에서 언급해 확산된 ‘가짜뉴스’
임병도 | 2021-04-30 08:47:1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018년 5월 10일 자 기사 형태로 올린 글. 법원은 허위사실이라며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월호 천막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자원봉사자가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법원이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난 4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민사부(재판장 이관용)는 2018년 5월 <뉴스플러스>에서 기사 형식으로 보도된 ‘세월호 광장 옆에서 유족과 자원봉사녀 성행위, 대책 대신 쉬쉬’와 ‘세월호광장에서 일어난 세 남녀의 추문의 진실과 416연대’라는 제목의 글이 허위사실을 적시한 글에 해당한다며 기사에서 언급된 당사자들에 대한 뉴스플러스와 발행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뉴스플러스.>는 기사에서 ‘2015년 7월 어느 날 밤 세월호 천막에서 세월호 유가족 남성 2명과 자원봉사자 여성 1명 등 3명이 함께 부적절한 성행위를 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자 이름 없이 <뉴스플러스>라는 언론사 명의로 작성된 기사에서는 직접 목격한 자원봉사자와 인터뷰를 했다고 나옵니다.

하지만 법원은 “① 기사에서 목격자라고 적시된 자원봉사자는 뉴스플러스와 인터뷰를 한 사실이 없고 남녀 3명의 부적절한 성관계를 목격한 사실이 없으며, ② 위 사안과 관련하여 당시 사실관계를 확인하였던 416연대 구성원에 의하더라도 사실과 다르고 해당 구성원은 뉴스플러스 기자와의 인터뷰에 응한 사실이 없으며, ③ 뉴스플러스가 주장한 취재 내용에 의하더라도 보도의 진실성을 수긍하도록 할만한 아무런 증거나 자료가 없다”며 “기사가 허위사실을 적시하였음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뉴스플러스>는 29일 “발행인과 본지에 각각 1500만원씩 지급하고 정정보도를 하라는 1심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거부하겠다”며 항소하겠다는 입장문을 기사 형태로 보도했습니다. 

2020년 선거 토론 방송에서 언급해 확산된 ‘가짜뉴스’

▲2020년 4월 6일 21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토론회 방송 ⓒMBN 유튜브 화면 캡처

법원이 허위사실이라고 인정한 <뉴스플러스>의 2018년 기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차명진 전 의원 때문입니다.

차 전 의원은 2020년 4월 6일 21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상희 민주당 후보가 세월호 참사 페이스북 막말에 대해 질문하자 “혹시 XXX 사건이라고 아세요?”라며 “XXX 사건. 저는 2018년 5월에 <뉴스플러스>라는 매체에서 나온 ‘세월호 침몰 사고 자원봉사자, 세월호 유가족이 세월호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벌였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차 전 의원의 발언은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극우 유튜브와 보수 신문, 종편에서는 일제히 관련 소식을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뉴스플러스>의 기사를 차 전 의원이 언급하면서 온라인 등에서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비방과 모욕이 넘쳐 났고, 조롱의 대상이 됐습니다.

언론사 기사라는 이유로 재생산된 ‘가짜뉴스’

▲ 2020년 4월 6일 유튜브 채널 에 출연한 차명진 후보는 <뉴스플러스. 기사를 언급했다.  ⓒMBN 유튜브 화면 캡처

차 전 의원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 출연해 진행자들과 웃으며 “뉴스플러스에 나온 XXX 기사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수많은 극우 유튜브 채널들은 <뉴스플러스>라는 인터넷 매체의 글이 언론사의 기사라는 이유만으로 마치 진실인양 주장하며 앞다퉈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을 보면 <뉴스플러스>는 목격자라고 지목했던 자원봉사자가 목격한 적도 없었고 인터뷰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뉴스플러스>는 활동가가 다른 매체와 했던 인터뷰 내용을 “세 사람의 불미스러운 행태를 언론에 내보낼 순 없었기에 김씨는 에둘러 말했다”며 자의적으로 해석했습니다.

가짜뉴스를 유포한 사람의 책임은 없나?

“오늘날 뉴스는 여전히 정확하고 공정해야 한다. 하지만 독자, 청취자, 시청자들이 뉴스가 어떻게 생산되며, 어디서 정보가 왔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뉴스의 발생은 뉴스 자체를 전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BBC 글로벌뉴스 리처드 샘브룩

‘가짜뉴스’를 가리켜 언론사의 기사가 아닌데도 뉴스 형식으로 퍼트리는 것을 말한다며 언론사의 ‘허위정보’와 구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소셜미디어에 나도는 가짜뉴스나 언론사의 허위정보 모두 '가짜뉴스'로 보고 있습니다.

요새는 ‘가짜뉴스’나 ‘허위정보’ 등을 구분하거나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분별력을 갖출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재선 출신의 총선 출마 후보가 언론사의 기사라는 이유만으로 확인도 하지 않고 언급해 확산시킨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7년 유네스코 총회는 저널리스트 윤리를 실천해야 하는 대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상당한 양의 저널리즘을 생산하는 저널리스트, 미디어 종사자, 그리고 소셜 미디어 생산자”라고 규정했습니다.

유튜버 또한 저널리스트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인 동시에 저널리스트 윤리를 실천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개인 채널이지만 거짓 정보와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행위를 했다면 저널리스트 윤리를 위반했기에 그에 대한 책임도 감수해야 합니다.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되고, 국민들이 찬성하는 이유는 언론의 허위정보와 왜곡 보도는 당사자들에게 심각한 고통과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번 판결은 ‘기사’라는 형식으로 자극적인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더 이상 위 기사의 내용을 토대로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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