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18년 5월 10일 목요일

박새는 흔하지만, 흔치않은 노랑배진박새 왔다


윤순영 2018. 05. 11
조회수 517 추천수 0
원래 중국 텃새…2005년 소청도서 첫 관찰 뒤 가끔 출현
몸 길이 9-11㎝로 노란 배 특징…기후변화 때문 추정도

1-00503876_20180509.JPG» 경기도 김포시 장릉서 관찰된 노랑배진박새. 중국 특산종이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박새 무리는 우리나라 인가 근처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새이다. 등이 검고 배가 흰 단정하고 깜찍한 모습을 한 박새 속에는 박새, 쇠박새, 진박새, 곤줄박이 등이 있다. 그런데 최근 못 보던 박새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배가 유달리 노란 이 박새는 원래 중국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에도 가끔 모습을 드러낸다.

2-00503883_20180509.JPG» 주변을 살피는 노랑배진박새.

4월 9일 경기도 김포 장릉에서 귀룽나무 순을 따먹으며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니던 노랑배진박새를 처음 만났다. 이 새는 중국 허베이 성 동북부에서 서쪽으로 간쑤 성, 남쪽으로 윈난 성, 동쪽으로 안후이 성에 분포하는 텃새다. 봄·가을철에 비정기적으로 적은 개체가 우리나라를 지나간다. 국내에는 2005년 10월 22일 인천 옹진군 소청 도에서 1개체가 처음 관찰되었고, 이후 전국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3-00503875_20180509.JPG» 귀룽나무 새순을 따먹고 있다.

활엽수와 침엽수가 뒤섞인 혼합림에 서식하는 이 새의 번식기는 4~6월이다. 수컷은 둥지 재료를 물어 나르는 암컷 가까이서 다른 수컷이 오지 못하게 경계를 한다. 암컷 혼자 나무에 작은 구멍을 파거나 나무 구멍에 둥지를 만든다. 둥지는 컵 모양이고 재료는 이끼, 부드러운 풀잎과 줄기, 동물의 털 등이다. 둥지 바닥에는 온도와 습도를 적당하게 조절하기 위해 보온성이 높은 동물의 털을 두껍게 깐다. 알은 5~7개까지 산란하여 14일 동안 품어 부화한다. 부화 후 18일 동안 키우면 새끼가 둥지를 떠난다. 애벌레, 작은 곤충, 거미류, 꽃 순과 새싹, 열매, 과일 및 씨앗 등을 먹는다.

4-00503881_20180509.JPG» 나뭇가지에서 생활하는 노랑진박새답게 거꾸로 매달려 맛있는 새순을 찾는다.

비번식기에는 저지대로 이동하여 공원, 낮은 산, 평지의 가장자리 숲 및 관목지에서 생활한다. 단독 또는 10~30마리의 무리를 이루며, 때로 다른 종과 섞여 먹이활동을 한다. 몸길이 9-11㎝인 작은 새이며 꼬리가 짧다. 몸 아랫면이 노란색이어서 진박새 어린 새와 혼동하기 쉽다. 흰색 날개에 두 줄의 선이 뚜렷하다.

5-00503882_20180509.JPG» 잘 익은 노랑 참외가 나무에 열려 있는 것 같다.

수컷의 머리는 검은색이고 머리 꼭대기에는 청색 광택이 있다. 뒷목부터 어깨 사이 가운데까지에 흰색 무늬가 있다. 흰뺨 선이 귀깃부터 이어지고 목옆은 흰색이다. 윗꼬리덮깃은 검은색이며 꼬리는 흑회색이고 끝은 흰색이다. 턱밑과 멱은 검은색이고 아랫면은 황색이며 옆구리는 올리브색을 띤다. 

6-00503879_20180509.JPG» 자리를 다시 옮길 참이다.

날개깃은 검은색이며, 둘째날개깃의 가장자리는 엷은 색이다. 작은날개덮깃은 청색 광택이 있는 흑회색이고, 가운데날개덮깃과 큰날개덮깃은 검은색이며 끝은 흰색이다. 작은날개깃은 흰색이다. 겨울에는 멱 중앙 부분이 노란색으로 바뀐다.

7-00503877_20180509.JPG» 연한 가지에서도 마음대로 움직이는 노랑배진박새.

암컷은 수컷과 비슷하나 더 옅은 색을 띤다. 이마와 머리꼭대기는 옅은 청회색이다. 머리부터 뒷목에 노란 세로 선이 있다. 턱선과 눈 선이 진회색이다. 가늘고 불분명한 흰색의 눈썹선이 있다. 흰뺨에서 뒷목까지 선을 이룬다. 어깨깃은 올리브색이고 등은 잿빛 올리브색이며 가슴과 배는 노란색이다. 옆구리로 갈수록 노란 회색을 띤다. 허리는 청회색이다.

8-00503878_20180509.JPG» 새순 가지를 움켜쥐고 먹기 좋은 순을 고르고 있다.

위꼬리덮깃은 회색이며 끝은 청회색이다. 꼬리와 날개는 수컷과 같지만 작은날개덮깃과 가운데날개덮깃의 가장자리는 올리브 녹색이며 끝은 큰날개덮깃 끝과 같이 노란색이 감도는 흰색이다. 첫째날개깃과 둘째날개깃의 가장자리는 수컷보다 더 녹색을 띤다. 꼬리가장자리 좌우로 노란색을 띤다. 홍채는 어두운 갈색이고, 부리는 검은색이며 다리는 푸르스름한 잿빛이다.

9-00503884_20180509.JPG» 연한 새순 가지를 이용해 가볍게 움직이는 노랑배진박새.

노랑배진박새는 중국에만 사는 특산종이지만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번식하는 개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남한산성과 양평에서 번식한 사례가 있다고 하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이런 서식지 변화가 기후변화 때문인지는 향후 연구 과제이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진행 이경희, 김응성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