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술심포지엄 '촛불항쟁과 사회운동의 전망'에서 기조연설을 한 김중배 전 MBC 사장 | |
ⓒ 박정훈 |
[기사 보강 : 18일 오후 8시 25분]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 촛불 항쟁을 두고, 김중배 전 MBC 사장은 18일 "전 세계가 거대한 후퇴를 하고 있는데, 똑같은 조건에서 우리는 촛불을 들어서 돌파구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촛불항쟁과 사회운동의 전망>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거대한 퇴행과 간절한 진보 사이에서'라는 제목으로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그는 "촛불의 의미를 살펴내서 촛불 항쟁의 소망에 적합한 현실을 살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촛불항쟁 1주년을 맞아 주요시민사회단체와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이번 토론회는 촛불 항쟁에 대한 학술적 평가와 함께, 촛불 이후 민주주의와 적폐청산 등의 과제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언론인 출신이자 시민사회 원로로서 활동하는 김 전 사장은 "어느 시기 이후의 단상에 오르지 않으려고 결심을 했다. 촛불 혁명에선 평등에 대한 바람이 있었고, 그때 '단상의 권력'을 경계했던 것 같다"며 운을 띄웠다.
김중배 전 MBC 사장 "전 세계 거대한 후퇴속에 우리는 촛불로 돌파구"
김 전 사장은 "세계가 '거대한 후퇴'를 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장근본주의로 인간성이 파편화되고 있다. 극우 파시즘, 권위주의적 자본주의 등 세계의 트렌드는 퇴보의 길로 걸어왔다"며 터키, 인도, 필리핀과 동유럽 극우 정권의 연이은 탄생 등의 예를 들었다.
이어 "우리도 경제적 풍요를 단박에 누릴 것 같은 허황된 기대 속에서 이명박이라는 우상에 현혹되어 암흑의 터널 속을 지나왔는데, 어떻게 깨어나서 이런 혁명적인 성취를 이뤄낼 수 있었을까"라며 "똑같은 조건인데 왜 우리 국민들만 이런 문명의 세기를 여는 결단을 내릴 수 있었는지 저는 대답을 아직 얻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촛불항쟁을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대한 반발이 주요 요인이다"라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더 '살펴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전 사장은 촛불항쟁을 '카오스(Chaos)와 '코스모스(Cosmo)를 합친 '카오스모스'라고 규정하고, "혼란에 가까운 다양한 목소리들이 하나의 코스모스를 이루는 광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런 상황을 풀이해 우리의 새로운 날에 반영할 수 있도록 오늘 토론회를 출발 지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언론인 출신이자 시민사회 원로로서 활동하는 김 전 사장은 "어느 시기 이후의 단상에 오르지 않으려고 결심을 했다. 촛불 혁명에선 평등에 대한 바람이 있었고, 그때 '단상의 권력'을 경계했던 것 같다"며 운을 띄웠다.
김중배 전 MBC 사장 "전 세계 거대한 후퇴속에 우리는 촛불로 돌파구"
김 전 사장은 "세계가 '거대한 후퇴'를 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장근본주의로 인간성이 파편화되고 있다. 극우 파시즘, 권위주의적 자본주의 등 세계의 트렌드는 퇴보의 길로 걸어왔다"며 터키, 인도, 필리핀과 동유럽 극우 정권의 연이은 탄생 등의 예를 들었다.
이어 "우리도 경제적 풍요를 단박에 누릴 것 같은 허황된 기대 속에서 이명박이라는 우상에 현혹되어 암흑의 터널 속을 지나왔는데, 어떻게 깨어나서 이런 혁명적인 성취를 이뤄낼 수 있었을까"라며 "똑같은 조건인데 왜 우리 국민들만 이런 문명의 세기를 여는 결단을 내릴 수 있었는지 저는 대답을 아직 얻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촛불항쟁을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대한 반발이 주요 요인이다"라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더 '살펴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전 사장은 촛불항쟁을 '카오스(Chaos)와 '코스모스(Cosmo)를 합친 '카오스모스'라고 규정하고, "혼란에 가까운 다양한 목소리들이 하나의 코스모스를 이루는 광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런 상황을 풀이해 우리의 새로운 날에 반영할 수 있도록 오늘 토론회를 출발 지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앞에서 촛불로 이루어낸 박근혜 대통령 탄핵 1년에 즈음한 ‘탄핵은 시작일뿐 민주주의의 행진은 계속됩니다. #me too #with_you’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8.03.09 | |
ⓒ 최윤석 |
"대한항공, 삼성, 강남역에서 강건한 촛불 행렬 이어져"
촛불 광장에서 나갔을 때 김 전 사장은 중고등학생들을 따라다녔다며 '청소년 시국회의'에 온 한 고3 학생이 "여러분 그 수능시험 잘 봐서 소위 좋은 대학에 가면 뭐합니까, 이런 세상 이런 더러운 세상 이런 비틀어진 세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한 것에 큰 감동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의식의 원동력이 어디에서 오는지 궁금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조지 카치아피카스 미 웬트워스대 전 교수의 '에로스 효과'설에 주목했다. '에로스 효과'는 민중이 자신의 역사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직관적인 믿음을 갖고 자발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이어 "촛불 혁명이 어떤 학문적 견해에 들어맞지 않고 충족되지 않더라도 혁명을 가꾸어가는 역동성에 대해 토론과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사장은 "68혁명은 정권을 바꾸지 못했지만 우리는 정권을 바꾸었다"며 "대한항공, 삼성, 그리고 강남역에서 아직도 강건한 촛불 행렬들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카오스모스의 길이 흐르고 있다"며 "촛불 광장의 역사가 한 번으로 끝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다양한 주제로 발표... 풍성했던 토론회
이날 토론회에서는 각 세션마다 발표자들이 자신이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 부문을 맡은 패널들이 질문을 하거나 새로운 의제를 던지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어진 토론 세션 1에서는 오유석 교수와 한상희 교수가 각각 '적폐청산'과 '촛불이후의 헌법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오 교수는 각 정부에서 행해졌던 적폐청산의 역사에 대해 설명한 뒤, "정권 차원의 적폐청산의 과욕은 그 자체가 새로운 적폐가 되었고, 그 적폐가 다시 쌓여 미래의 짐이 되었다"며 '적폐청산'이라는 과제 수행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엄포와 적의 대신 적폐로부터 배제되고 억눌렸던 집단의 목소리와 힘을 키워주고, 적폐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로드맵을 추진할 새로운 정치세력, 즉 촛불의 세력화"가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개헌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헌법의 개정 과정에서 시민들이 헌법적으로 각성하고, 능동적이고 모범적인 헌법시민으로 주체화하는 것이 "광장에서 우리가 펼쳤던 시민정치 그 자체를 헌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션2에서 발표한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는 "학생들이 시위를 통해 한국 사회가 비민주적인 모순을 바로잡는 데 큰 기여를 했지만 대학 자체는 큰 시련을 겪어야 했다"며 촛불을 통해 이화여대가 자정할 수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촛불 이후 민주주의 운동의 중장기 의제들로 ▲ 권력 통제를 위한 사회대개혁 ▲ 온전한 참여민주주의 ▲ 사회의 공공성 연대성 강화 ▲ 정보 권력의 민주화 ▲ 한반도 평화 ▲ 성평등 등을 제안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영방송의 독립성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표한 주제준 한국진보연대 정책위원장은 과거 민중총궐기와 백남기 농민 투쟁을 되짚고, 문재인 정부하에서 민중진보진영의 운동 전략에 대해 진단했다.
세션3에서 발표한 박배균 서울대 교수는 촛불항쟁의 공간성에 주목하며, "공간적 차별성이 만들어내는 사회운동의 역동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서 서복경 서강대 연구원은 '촛불집회 참여자'들을 분석했고, 반대로 전상진 서강대 교수는 태극기 집회에 나오는 '맞불 시민'을 분석했다.
19일에도 동일한 장소에서 오전 10시부터 토론회가 시작되며 노동·성평등·선거제도·재벌개혁·환경문제·집회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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