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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1일 월요일

미국행 비행기 안 정의용 "북측 입장 이해하는 방향으로 고민중"

18.05.22 10:59l최종 업데이트 18.05.22 11:07l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램버트 동아태부차관보 대행의 영접을 받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램버트 동아태부차관보 대행의 영접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2일 한·미 정상회담의 '두 가지 목표'를 공개했다.

정의용 실장은 21일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비행기 내 간담회에서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이뤄질 경우 그 합의를 어떻게 이행해 나갈지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벌어진 북·미간 갈등을 봉합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반드시 성사시키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 등을 위한 방식에 합의하면 이후 그것을 어떻게 이행할지를 집중논의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18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한·미 정상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한반도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기 위한 이행방안을 구체적이고 심도있게 논의하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 경우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방안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이행방안뿐만 아니라 북한 체제 보장과 대북경제지원 방안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확정된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한·미 정상회담의 목표로 설정한 것은 최근 한반도 비핵화 방식 등을 두고 벌어진 북·미간 갈등이 꽤 심각함을 방증한다. 그로 인해  북·미 정상회담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실장은 "지금 북·미 정상회담은 99.9% 성사된 것으로 본다"라며 "그러나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하는 것"라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짜인 각본은 없다"

정 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만남이 목적이 아니라 두 정상이 그(정상회담) 이후의 상황을 어떻게 이끌어갈 거냐를 두고 정상 차원의 솔직한 의견 교환이 주목적"이라며 "그래서 정상회담 진행방식도 과거 정상회담과는 달리 딱 두 정상간의 만남을 위주로 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수행원들이 배석하는 오찬모임이 있긴 하지만 두 정상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갖자고 한·미간에 양해돼 있다"라며 "그래서 수행하는 저희들도 두 분이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시각 23일 오전 1시께 배석자가 없는 단독회담을 연다. 이후 오찬을 겸해 한·미 양국의 외교-안보분야 인사들까지 참석하는 확대정상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정 실장은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반드시 우선 성사돼야 하고, 성사되면 그 다음에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비핵화 등의) 합의가 이루어지길 저희는 기대하고 있다"라며 "두 정상이 지금 어떻게 그 목표지점까지 갈 수 있느냐에 대한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을 공유할 것으로 기대하고 간다"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짜인 각본이 전혀 없다"라며 "대개 정상회담은 사전에 많은 조율이 있고 합의문도 99.9%까지 다 사전에 조율하는 게 관행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일체 그런 것 없이 그야말로 두 정상이 두 가지 토픽(목표)만 갖고 만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정 실장은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고 중요한 합의를 이루게 할지, 합의를 이룰 경우 그 합의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를 두고 두 정상간에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한·미간에는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라며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북한이 나오도록 우리가 어떻게 협력하고, 어떤 것을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실무차원에서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정상 차원에서도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짜인 각본이 없다"라고 했지만 정상회담 이전에 한·미 양국의 외교-안보분야 실무자들이 한반도의 비핵화 방식과 항구적 평화정착 방안, 북한 체제 보장과 경제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는 얘기여서, 이와 관련한 한·미 정상간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합의가 공식 발표되지는 않는다. 정 실장은 "6월 12일까지는 (한·미 정상간 합의를) 발표할 수 없다는 걸 이해해 달라"라며 "워싱턴에 가서 여러분들에게 할 말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환영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뒤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이 따라 내리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환영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뒤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이 따라 내리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측 입장 이해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

간담회 모두 발언에 이어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에서 '최근 북한의 태도나 행동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정 실장은 "북한측 입장에서 우리가 좀 이해하는 방향으로 저희가 고민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는 최근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발언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지난 17일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이해해보려는 역지사지의 자세와 태도가 (한·미 양국에) 필요하다"라며 "(한·미 양국이) 북한이 제기한 문제들을 조금 더 이해하는 게 좋겠다는 의미"라고 말한 적이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협상해야 하느냐?'고 보좌진들에게 물었다는 보도와 관련, 정 실장은 "저희가 감지하는 것은 없다"라며 "저희가 (한·미 양국간) NSC를 통해 협의하는 과정이나 어제 정상간 통화 분위기에서 그런 느낌은 못받고 있다"라고 일축했다.

전날 한·미 정상간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왜 당신의 설명과 북한의 태도가 다르냐?'고 물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제가 정상통화에 배석했는데 그런 것은 없었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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