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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노 미치오 일본 호센대 교수는 6일 오후 일본 도쿄 문부과학성 인근에서 <통일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재일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은 곧 식민지 교육의 현재진행형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식민지 교육은 1945년에 끝나지 않았다.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이 그 증거이다."
재일 조선학교 무상화 교육을 거부하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히로시마에서 패소했지만 오사카에서 승소해 재일 조선학교 관계자들과 지지자들은 고무됐다. 하지만 지난 9월 13일 도쿄지방법원은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조선학교 무상화를 위한 싸움이 끝을 모르는 상황. 식민지 교육이 현재 진행형이기에 일본 정부가 조선학교를 차별하는 것이라고 사노 미치오(佐野通夫) 일본 호센대 교수는 지적했다.
대학시절부터 재일조선인 문제에 관심을 보여온 사노 미치오 교수는 6일 오후 일본 도쿄 문부과학성 인근 찻집에서 <통일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식민지 교육은 1945년에 끝나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은 사노 교수는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차별은 제대로 된 식민지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데서 원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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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노 미치오 교수.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사노 교수는 "재일 한국인이든 재일 조선인이든, 그들은 식민지 시대처럼 학교에 가면 한국이름을 쓰지 못한다. 일본 이름으로 학교를 다녀야 한다. 한국사람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왕따당한다"며 "이것은 식민지 시대와 똑같다. 여전히 식민지 시대의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식민지배 당시 조선에 대한 차별과 멸시가 지금이라고 없는가? 아직도 있다. 한국은 일본보다 후진 나라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물론 한류때문에 인식이 좋아지긴 했다. 북한에 대한 차별도 역시 조선에 대한 차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남한에 대해 조금 좋게 말하는 것 같지만 그 밑에는 차별의식이 깔려있다."
비단 조선학교 만의 문제는 아니라고도 사노 교수는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1990년대 브라질 노동자들이 대거 일본으로 이주하면서 '브라질학교'가 세워졌다. 그런데 '브라질학교'도 조선학교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조선학교와 달리 고등학교 과정을 인정해주지만,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 이를 두고 사노 교수는 '새로운 경제 식민지배'라고 표현했다.
1945년 패전 이후 일본 사회가 식민지 청산을 제대로 한 경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식민지 지배 인식을 70년째 그대로 이어오고 있고, 이는 새로운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조선학교를 북한과 연결하며 차별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일본 사회는 무서운 상황"이라며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해도 그건 일본과 상관없는 일이다. 일본 영공도 아니다. 그냥 태평양에 떨어졌다. 그런데 경보를 울리고 학생들을 책상 밑에 숨기고 있다. 이상한 사회이다. 아베가 큰일이 나 듯이 호들갑을 떤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북한은 일본 경제에 의존하지 않는다. 제재를 해도 북한이나 일본이나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서 "오히려 재일조선인들이 친척과 연락을 못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 그걸 연결시키면서 '북한은 나쁜 나라다, 무서운 나라'라고 하면서 국민들을 의식화하기 위해 '조선학교를 나쁜 학교'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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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노 교수는 6일 오후 도쿄 문부과학성 앞에서 열린 '조선학교 무상화를 위한 금요행동'에 참석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수많은 과거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일본 사회에서 조선학교 차별을 없애는 일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조선학교 무상화 관련 재판이 일본 내 지역별로 다르게 판결나듯.
그럼에도, 사노 교수는 조선학교 차별을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조선학교를 알리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9월 도쿄지법에서 패소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이길 것이라는 자신감도 갖고 있다. "식민지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는 그는 이날도 매주 금요일 문부과학성에 열리는 '조선학교 무상화를 위한 금요행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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