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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3일 월요일

명진스님 “가사 입은 도적들, 박근혜 옆으로”

[영상] 명진스님 “가사 입은 도적들, 박근혜 옆으로”
  • 신희권 기자
  • 승인 2017.10.23 11:18
  • 댓글 6



조계종 적폐청산과 청정교단 구현을 위한 무기한 단식정진에 들었던 명진스님이 공식법회에 모습을 보였다. 22일 서울 중구 문화살롱 기룬에서 열린 단지불회 10월 법회에서 명진스님은 불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성찰을 당부했다. 또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설정스님에 대한 소감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명진스님은 “시의원도 학력 속이면 출마 못한다. 반장, 이장도 하면 안 된다. 공적인 자리 나서면 안 된다”는 말로 설정스님의 출마를 평가하고 “이런 분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고 원로회의에서 인준되는 것이 조계종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쥐승, 가사 입은 도적들은 적당하게 권력과 타협해 종단권력을 유지하는 적폐세력들”이라며 “조만간에 503호(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 옆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명진스님은 가깝게 지내는 스님들이 더 이상의 투쟁을 만류하고 있지만 “역사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한국사회 적폐청산의 본보기를 위해서라도 조계종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간절한 발원이 있다”며 타협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도 함께해준 재가불자들에게는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했다. 스님은 “외부로 나갔던 눈길을 안으로 돌려 내면을 살펴야 한다”며 “부처님은 바른 길을 가면서도 발걸음을 끊임없이 살피는 사람을 요구했고 이런 불자를 원했다. 긴 호흡으로 즐겁게 기쁜 마음으로 운동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법회에는 사부대중 80여 명이 동참했다. 다음은 법문 요약.
오래간만에 뵙는다. 여러분들이 많이 걱정하셨는데 의외로 건강한걸 보고 안심하는 것 같아 제 마음도 편하다.
이번 단식 과정 속에서, 불교를 바로 세우자고 조계사 앞에서 천막치고 농성하는 과정 속에서, 이 세상에 이익이 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행동하는 많은 분들을 만난 것이 저에게는 큰 소득이었다. 재가불자들의 진정성과 부처님 법을 이 땅에 실현하고자 애쓰는 노력들을 보면서 부끄러움 많이 느꼈고 정말 잘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던 기회였다.
지난 4월, 5월부터 종각 앞에서 조계사 앞을 다니며 하루하루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우리의 말이 어떻게 전달되고 불교가 바뀌어 나갈지 끝없이 고민해왔다. 또 우리가 잘 못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가,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옳은지 되돌아보았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불교의 잘못된 부분을 바꾸려 노력해야 한다. 그러되 우리의 눈길을 안으로 돌려 스스로 성찰하는 기회가 없다면 자칫 ‘싸우면서 닮아간다’는 말 그대로, 그들과 닮아질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우리가 4개월 가까이 길에서 그 더운 여름에 모기에 뜯기도 폭우를 맞으며 피켓을 들며 구하려 했던 것이 무엇일까? 이제 만추다. 한 템포 쉴 때가 되었다. 우리 안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외부로 향했던 치열한 분노를, 싸우던 눈길을 안으로 조용히 돌려 내면을 살펴볼 때가 되었다. 반성도 하고 살아온 시간을 점검하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가던 길을 멈춰서는 안 된다. 왜냐면 옳은 길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옳은 길을 가더라도 항상 돌이켜보며 내가 가는 길이 옳은 길인지 점검해야 한다. 다른 길이 없어, 하고 가는 사람은 ‘불신지옥 예수천국’하는 사람과 똑 같다. 내가 옳다는 도그마에 빠진다. 함정에 빠진 것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 우리가 바른 길을 가고 있지만 우리가 가는 길을 되돌아보고, 확실한 발걸음을 떼면서도 항상 발걸음을 살피는 사람. 부처님은 이런 사람을 원했다. 이것이 성찰이다.
내면의 세계를 향해 눈을 돌리는 사람은 남에게 함부로 하지 않고 실수하지 않는다. 그런 양심적인 삶을 살아가는 재가불자와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고 불자를 속이고 결국은 자신조차 속이면서 오랜 세월 살아온 머리 깎은 박쥐승 중 과연 누구의 삶이 행복한 삶이겠느냐. 내가 하는 거짓말이 언제 들통 날지, 다른 사람들이 뒤통수에서 욕하는 것을 알고 사는 삶. 그것을 지옥이라고 한다. 이런 출가자들이 높은 벼슬에 올라 거짓말을 하며 살아가는 그 인생이 과연 행복하겠느냐. 그동안 살아온 삶도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자식을 두고, 시주금으로 재산 모으고, 더 나아가 학력을 속인 것이 들통 났다. 시의회 의원들도 학력을 속였다면 출마 못한다. 동네 반장, 이장도 하면 안 된다. 공적인 자리에 나서면 안 된다. 게다가 과속을 하면서 사람을 치어 죽였다는 얘기 나왔는데도 반발을 안 한다. 그런 사람이 조계종 수장이 되는 현실이다.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표를 찍어주고 원로회의를 통과하는 현실을 바라보고 있다.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저는 이 문제를 가지고 끝까지 가볼 예정이다. 저를 아는 스님들은 그만해라,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불교계를 위해 일을 하라고 한다. 저는 타협할 생각이 없다.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라도, 한국사회에 만연한 적폐라 불리는 불의한 일에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라도 조계종이 바뀌는 모습을 보이고픈 간절한 마음이 있다.
저들은 자신이 부처님 법을 잘 이해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거짓으로 속이고 사람을 데려다 폭행하고 적당히 권력과 타협하며 종권을 유지하는 그들이야말로 적폐세력들이다. 지금은 강고하고 넘어지지 않을 것 같지만, 역사는 언제든 진보하고 정의로 흘러가게 되어 있다. 이 정도로 불교가 타락했다면 부처님 말씀을 잘 전달하는 종단인가, 과연 종단이 필요한 것인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문화재보호구역에서 문화재나 관리하는 관리요원으로 정부 돈 받아 문화재 관리하고, 업자들과 적당히 담합하고, 안 들키면 처자식에게 주고. 이런 모습을 막아야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저는 타협할 생각이 없다. 긴 숨으로, 서두르지 말고 즐겁게 기쁜 마음으로 그렇게 가야 한다.
중들이 돈에 욕심내고 벼슬 하겠다고 돈 주며 표를 구하는 모습 보면서 그러려고 중노릇 하느냐, 자괴감 들지 않느냐 묻고 싶다. 조만간 모모 승들은 503호 옆으로 보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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