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정치학(북한정치) 박사/‘수령국가’ 저자
남북관계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을 곰곰이 생각하다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 문재인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차이이다. 물론 그 대전제는 그 선택이 옳았느냐 아니냐와는 상관없이, 또 그 결론이 원인과 결과의 인과관계가 성립하느냐 안 하느냐와도 상관없이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래놓고 봤을 때 적어도 노무현 정부는 한반도 문제(The Korean Question, Question of Korean)를 속칭 ‘운전자’적으로 풀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그 정점에 부시의 이라크 파병요청을 노무현 대통령은 수락하고, 대신 부시가 북핵 협상에 나서도록 했다는 사후적 결과가 있어서 그렇다.[이 인과관계가 맞는지 틀렸는지는 본 기고 글 “문재인 대통령과 그 정부의 ‘잘못된’ 인식들(2017-10-02)”에서의 확인과 같이 좀 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10년의 민주정부 적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하는 문재인 정부도 사드를 받는 대신, 적어도 트럼프에게는 북미 협상을 설득했어야 했다는 비교주의적 관점이 성립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을 때 민주정부 10년의 적통을 이어받은 정권임을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영 다르다. 노무현 정부와는 달리 사드를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하지 못하였고, 이미 오래전부터 ‘오랫동안’ 한미동맹이라는 국가시스템에 의해 대한민국의 안보가 철통같이 보장되고 있으련만 ‘그’ 안보를 트럼프에게 구걸하는, 즉 그 ‘엄청난’(이 뜻은 사드배치로 인해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적 관계에 마이너스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둠) 전략적 지렛대를 그렇게 손쉽게 내주고도 그것도 모자라 트럼프에게 긴장고조와 한반도에서의 군비경쟁, 전쟁고조를 불러올 수 있는 전략자산 무기판매를 애걸복걸하는 그런 유약한 모습과, 비례해서 전략적 마인드는 부족하고 너무나도 빨리 친미적 속성만 드러난 결과만 있게 하였다. 다시 말해 (사드배치로) 그렇게까지-중국까지 잃을 각오까지 한 결과치고는 너무나도 초라한 성적표라는 말이다. 오죽했으면 트럼프의 ‘푸들’로 까지 비아냥되어졌고, 촛불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에 결정적 내상까지 입어야 했을까? 비록 그런 문재인 대통령이지만, 우리는 생생한 기억을 하나 갖고 있다. 대선 직전 『타임』에 실린 한 장의 사진 때문이다. 꽉 다문 입술에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로 하여금 미국을 설득해 김정은과 협상할 인물로 상상하게 하였던 것이다. 하여 남북문제가 잘 풀릴 것으로 한껏 기대가 높았었다.
왠지 그랬고, 그렇게 될 것 같았다. 아마도 적폐청산과 남북관계 진전은 비례한다고 믿어서 그랬을 꺼다. 또 그런 대통령이 문재인이라는 믿음이 가서도 그랬을 것이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고, 이후 온 국민의 바람대로 문재인 정부는 들어섰다. 촛불민의가 그렇게 확인되는 순간이었고, 그런 열망과 염원을 안고 탄생된 정권인 만큼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는 참으로 컸다 하겠다. 그러나 그 기대도 잠시, 너무나 빨리 무너져 가고 있다.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이고, 그 결과는 한미동맹에 철저하게 포박된 문재인 정부, 대화는 없고 제재만 있는 문재인 정부, 운전자론은 고사하고 코리아 패싱을 우려해야 될 상황까지 내몰린 문재인 정부가 된데서 확인된다. 그러니 취임 5개월 만에 높은 여론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남북문제와 핵문제만큼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비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상황까지 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가, 혹은 그 정부가 현 대북정책 스탠스가 옳다고 믿고 있어서 그렇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참여한 인사도, 남북관계의 전문가들도, 분단이후 단 한 번도 외도 없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운동을 전개해온 원로선생님들과 그 단체들마저도 ‘묻지마’식 한미동맹과 제제일변도의 대북정책으로는 현 국면을 타개할 수도 없거니와, 더더욱 그러한 방식들은 촛불민의와 하등 상관없음을 누누이 밝히고 있는데도 현 문재인 정부가 이를 귀 담아 들으려고 하지 않은데서 이는 증명된다. ‘소귀에 경읽기’와 같이 말이다. 허나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이 얼마나 좋은 기회였던가? 촛불로 인해 분단적폐 청산과 통일·평화체제 수립이 온 국민적 열망으로 합의되어 있는 상황이었고, 그 상황에서 미국만 조금 잘 꼬드겨 북미관계가 잘 풀리게만 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그야말로 ‘코 안 풀고 주인행세’(이 말뜻은 미국을 앞장세워놓고 우리는 뒤에서 6.15와 10.4선언의 버전.2가동을 통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획기적인 남북관계를 내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할 수 있는 너무나도 좋은 기회였는데, 왜 그런 좋은 기회를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언어인 ‘담대한’까지도 갈 것 없이 ‘조금만’ 상상해 봐도 금방 알 수 있는 작금의 정치 환경과 구도가 그렇게 쉽게 포기되어지고, 그 연장선상에서 국면전환은 반드시 문 대통령의 인식전환과 지금의 통일·외교안보라인의 인적교체가 필요하나 이 또한 문 대통령의 스타일상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 뭐랄까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만 가득하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비록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될지언정 현 (위기)상황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에 대한 정책의 올바름과 국정목표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었는지를 검토하는 것까지 포기할 수도 포기되어져서도 안 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하겠다. 왜냐하면 촛불정부를 계승한 정부인데다가 한반도에 전운만 감도는 풍전등화의 위기국면이어서 그렇다. 하여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냇가가 되고, 그 냇가들이 강을 이루고 그렇게 이룬 강들이 다시 바다와 만나듯이 실망보다는 하나하나의 작은 민의들을 모아내어 문재인 정부에게 전달하는 ‘숙의의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첫째는 북한과 무조건적으로 대화하라는 것이다.[이는 본 기고 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에 대한 분석과 대안(통일뉴스, 2017-10-18)’에서 문재인 정부가 재셋팅해야 될 다섯 가지 전략 중 두 번째에 해당되는 항목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록 전쟁 중이라 하더라도 적과는 대화해야 한다고 곧잘 말들을 하면서도 왜 진작 통일의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해야 되는 북한과는 대화 전제조건으로 옵션을 거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워서 그렇다. 그렇게 적도 아닌데... 적과도 대화할 수 있다고 하면서 진작 동반자적 관계여야 할 상대와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대화 못한다? 참으로 소도 지나가다 웃을 일이다. 둘째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2020년 완전한 핵폐기 합의”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한반도 비핵화’가 실질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유는 현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평화체제 구현에 있어 선(先)비핵화를 그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는데, 그 전제조건을 통해 한반도평화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이 0.0001%라도 있다면 그 가능성을 높이도록 노력하는 것은 맞지만, 반대로 그 가능성이 0.0001%라도 되지 않고 가능성이 높아질 방도가 보여 지지 않는다면 비핵화와 평화체제와의 연관문제, 즉 선후의 문제를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 성찰을 해보아만 그 출구가 찾아져서 그렇다.(주1) 실제로도 여러 갈래에서 그 출구가 찾아져야 할 이유가 발생되어지고 있다. 우선은 북핵문제의 본질관계가 북미 간에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 지위획득을 헌법과 당규약 명시를 해버렸다. (생각해보시라. 한국가의 헌법과, 또 당우위의 국가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그것도 당 규약에다 그렇게 못 박았는데 그것을 그렇게 마음대로 쉽게 바꿀 수 있는지) 또 북한에게 핵은 이미 김정은의 핵사상 정립, 핵·경제 병진노선의 채택에서 확인받듯이 수령체제와 그 운영원리를 일치시켜 놓았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북핵폐기를 전제로 한 평화체제수립은 참으로 난망한 상황이어서 그렇다. 이는 본 기고 글에서 일관되게 밝히고 있는 것과 같이 김정은 체제하에서의 북한은 인민생활 향상과 수령의 권위확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핵보유 정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과, 그 연장선상에서 북한은 결단코 궁극의 비대칭전략무기인 ICBM이나 SLBM에 대한 질량적 진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그리고 그 상황은 전쟁을 선택지로 선택할 수 없는 우리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곤궁한 처지로 전락되는, 해서 시간이 결코 우리편이 아님을 냉정하게 인정해야 함을 안내하고 있다하겠다. 셋째는 한미동맹을 동맹 그 자체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동맹이 국가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과, 그렇기 때문에 동맹은 동맹이고 국가는 국가라는 분립의 관점에서 한미동맹을 바라보고, 무조건적으로 한미동맹에 포박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함의한다 하겠다. 그렇게 될 때만이-그렇게 인식전환이 이뤄질 때만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선(先)비핵화·후(後)평화체제는 당장은 실현 불가능한 국정목표가, 압박만으로는 북핵문제가 풀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국만 쫓아가는 한미동맹으로는 절대 운전자석에 않을 수 없다는, 운전석에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결단코 남북관계가 진전할 수 없다는 결론을 하루빨리 자각하게 되어 그야말로 성공궤도를 달릴 수 있는 문재인 정부가 될 수 있어서 비핵화를 입구가 아닌, 출구에서 찾는 해법은 너무나 중요하다 하겠다. 하여 본 글은 위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의 문제가 결국에는 한반도 문제의 한 부분이자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고찰되어져야만 온전한 분석이 될 수 있고, 그래야만 해법도 찾아질 수 있다는데 착안해 이 글을 전개하고자 한다. 비유적으로도 이 의미는 의사가 ‘환자 아픈 데를 정확히 진단해야만 처방도 정확히 할 수 있듯이’ 문제의 본질을 잘 파악해야만 정확한 해법을 내올 수 있는 이치와 같아서 그렇다.
1. 기본개요: 한반도 문제의 발생기원
한반도 문제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아래 ‘2.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의 및 본질’에서 확인받겠지만 결국에는-본질적으로 주권과 자주권의 문제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면, 그 주권과 자주권의 독립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한 것은 일제의 한반도 강점에서부터 시작되어 졌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즉 연원적으로는 일제식민지지배로까지 거슬려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다.(을사늑약, 1905) 허나 그 시간을 해방이후로 좁혀 접근하면 보다 직접적으로는 민족분단(8·15광복, 1945)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하겠다. 이후 한반도는 우리가 다 예상하고 있듯이 남북한이 각각의 정부수립을 내왔고, 미·소 양군의 철수와 함께 찾아온 한국전쟁은 국지전이자 미·중 대리전으로 변한 세계전쟁이었고, 통일전쟁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또다시 냉전체제의 산물인 정전체제로 귀결되었고, 그 틀(구조) 속에서 한반도는 분단고착화와 체제대결, 적대적 공존제체로 공고화되어갔음도 알 수 있다. 그 정점에 북·중동맹과 한·미동맹이 존재하게 되었음을 그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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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과정을 좀 더 세밀하게 쪼개보면 첫째, 한반도 분단구조는 세계구조(=자본주의·사회주의 양대 진영)의 산물이라는 것. 둘째, 한국전쟁과 정전체제는 동북아 지역구조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북한 핵문제도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라는 세계구조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셋째, 주체(= 남북한)의 관점에서 본다면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옛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우는 체제의 특성상 ‘국가’의 역할이 큰 반면, 대한민국이나 미국, 일본 등 자유민주주의국가체제에서는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이나 국내·국제 비정부단체를 통한 대북지원 등 ‘사회’의 역할도 결코 무시할 수 없을 만큼의 역할이 존재한다는 것. 이 외에도 냉전기에는 세계 및 동북아지역의 구조변수가 강하게 작동한 반면, 탈(脫)냉전기에는 중국의 부상과 함께 대한민국의 국력신장으로 인한 주체변수에도 변화가 발생하고 그것을 인정해야 된다는 것까지 나아가야 함을 알 수 있다.
1-1. 냉전과 한반도 문제
그렇게 한국전쟁 이후 체제를 달리한 두 지역정부는 본격적으로 체제경쟁과 적대적 공존의 시기로 진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주한미군 철수론(지미 카터1976년 대선공약)에 맞서 박정희 정부의 핵개발 시도가 이뤄지기도 하고, 현실사회주의체제의 몰락은 북방 삼각구조의 해체(1990년에는 대한민국과 러시아, 1992년에는 대한민국과 중국의 국교수교)를 촉진하고, 비례해서 비빌 언덕이 사라진 북한으로서는 체제생존을 위해 자위적 억지력에 몰두하게 되기도 한다. 그 결과 지금도 북한은 여전히 ~ing인 핵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있으면서 핵보유국 지위획득을 위해 미국과 체제운명을 건 혈전을 벌이고 있다. 아주 담백하게 정리해내었지만, 분명 위 흐름에서 우리가 개념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한반도에는 냉전해체의 비동시성이 작용하게 되었다는 사실과, 그 사실로부터 한반도 문제해결의 복잡성이 노정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세계적 차원에서의 냉전해체와 한반도 수준에서의 냉전해체가 동시에 일어나지 못하고, 시간적으로 차이를 두고 진행됨으로 인해 이후 한반도문제 해결에 심각한 장애를 발생시켰음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구체적 모습으로는 세계사적 차원에서는 탈냉전이 완료되어 자유민주주의체제로 세계화된 반면, 한반도에서는 여전히 남북 간의 냉전적 적대관계가 청산되지 못하고 있음을 일컫는다 하겠다. 물론 한반도에서 그 적대관계의 정점에 있었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4자회담(1997년 12월), 북·미 양자회담과 6자회담(2003년 ~ 2008년 6차까지 진행), 남북정상회담(2000년, 2007년) 등이 그 예에 해당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는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평화체제로 나아가지는 못했고, 못한 그 이유에는 지정학적인 문제, 냉전 이데올로기의 문제, 전쟁 행위의 문제, 남북의 정치적 환경문제-통치자의 체제존속 의지 등 굉장히 복잡하게 전개해온 양상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어 하나의 요인으로는 쉽게 설명해 낼 수 가 없게 되어있다. 그러나 또한 분명한 것은 이 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인 이해관계 행위자인-남북 간의 이데올로기적, 정치·군사적인 대립이 그 근본요인으로 작용했음은 분명하다. 다시 말해 ①두 행위자에는-남북 간의 적대성, 상호불신, 동맹성(同盟性), 배제성 등이 자리 잡고 있고, ② 그 ①의 행위가 나타내어지는 형태는 북미·북일 간의 적대성, 남북 간의 상호불신, 한·미동맹, 북·중동맹 등이 서로 필요에 따라 얽혀져 있어 쉽게 문제를 풀 수 없게끔 한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에는-제6차를 끝으로 6자회담이 열리지 않는 이후에는 핵무기로 대표되는 대량파괴무기를 둘러싼 북·미간의 갈등구조가 한반도에서의 냉전해체와 평화체제 구현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증적으로 입증해주고 있는 생생한 사례라 할 수 있겠다. 더해서 (북·미 관계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 하지 않는 북·일 관계 또한 적대적인 일방의 행위가 상대방에게 대칭적인 반작용을 일으키고, 또 그것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거울영상효과(mirror image effect)'가 작동(주3)하게 되어 한반도는 탈냉전과 평화·통일체제와는 전혀 다른 방향인 신냉전의 깊은 수렁텅이로 깊이 빠져들어 가고 있음도 간과되어져서는 안 되겠다.
1-2. 지역과 세계: 전략적 균형의 와해와 재구성의 실패
또 한반도 문제가 풀기 어려워진 요인 가운데는 한반도 문제가 ‘1-1. 냉전과 한반도 문제’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남북 간의 문제가 꼬여있기도 하지만, 외세에 의한 분단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국제(진영)적인 문제를 함의하고 있다는 측면도 분명 있다. 그리고 그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는 세계진영의 한 축이였던 사회주의 진영의 붕괴는 결과적으로 한반도에서 그 전략적 균형을 무너뜨리게 했으며, 또 그 결과도 한반도에 평화·통일체제로 수렴되기보다는 되레 북한의 버티기로 인한 미국의 일방주의와 신자유주의 이념이 강하게 한반도를 강타하게 되는 역류가 발생하게 된다. 즉 대립과 갈등, 긴장이 한반도에서는 세계사적인 기류와는 정 반대로 더 심화되어져 갔음을 의미한다 하겠다.(주4) 두 가지 측면에서 이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은 대한민국이 소련(1990)과 중국(1992)과의 외교수립은 북한으로 하여금 옛 우방(우방을 넘어 혈맹에 가까운) 소련과 중국과의 관계를 예전 같지 않게 하였고, 그렇게 새롭게 재조정된 북중·북소(러시아)관계는 기존의 한미동맹, 한일관계와는 그 이념적 체제적 일체성이 많이 약화되는 결과의 초래와 함께, 심지어는 한러·한중관계에도 외교적으로 밀리는 상황까지 왔음을 의미하게 하였다. 다음으로는 현실사회주의 몰락 그 자체가 갖는 파장도 결코 만만치 않았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반명제로 등장하여 20세기에 ‘하나의 진영’을 이룸으로써 세계를 두 개의 이념과 제도가 대립하는 각축의 장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20세기 말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은 세계체제 및 경제가 단일한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급격히 재편하게 하였고, 그리하여 ‘진영으로서의 사회주의’나 ‘경제권으로서의 사회주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이후 미국만이 유일 초강대국으로 부상하여 세계질서를 주도하였고, 이 과정에서 냉전 시기 미국의 통제 밖에 있었던 국가들의 반미적 행동, 구체적으로는 그들이 보유하거나 개발 중이었던 대량파괴무기가 현안 문제로 등장하게 되는데 그 국가들이 북한, 이란, 시리아, 중국, 쿠바 등이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악의 축’ 국가는 미국에게 가시와 같은 존재국가로 등장하게 된다.(주5)
미국은 이 상황을 가만둘 수가 없었고, 실제 그 과정에서 대부분 미국에게 무력점령당하거나 굴복 당하였으나 북한만큼은 여타의 미국에 굴복한 사회주의 국가들과 반미국가들과는 달리, 사회주의 이념을 포기하지 않은 채 끝가지 미국과 대결해나가고 있는 상황이 현재까지의 세계사적인 결론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지난시기 냉전구조와 중소분쟁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살아남은 특유의 경험과 배짱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또한 분명한 것은 결과적으로 상당부분 대외적 안정성과 경제·군사적 지원을 받던 전략적 구도를 상실하게 만들어 북한이 수세적 측면에서 방어해온 측면을 반영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게 한다. 실제로도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갑작스러운 사망, 김정일 체제와 3난(難: 전기, 식량, 외화)의 시기가 있었으며 이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체제안정과 생활안정, 그리고 ‘사실상’의 핵보유 지위를 획득하면서 그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반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미국과 북한 간의 세기의 대결, 혹은 ‘끝장 대결’이 펼쳐지고 있으며 과거 소련이 했던 역할을 북한이 대신해 진영 대 진영의 이념대결도 펼쳐지고, 현 미국중심의 세계체제를 깨트리려는 북한의 (변경)전략과 현 질서를 지키려는 미국의 (유지)전략이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틀림없다.
2.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의와 본질
이런 세계사적인 충돌의 한 가운데에 한반도 문제가 놓여져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는 종종 언론 및 정치인과 학자들로부터 이 ‘한반도 문제’라는 발언을 많이 듣게 된다. 특히 남북문제를 얘기할 때 한반도 문제라는 단어가 횟수적으로 제일 많이 언급됨을 알 수 있고, 또한 평화와 통일을 얘기할 때도 똑같이 한반도 문제라는 것이 연동되어 등장한다. 때로는 무심히, 때로는 개념을 정확히 알면서 그렇게 용어가 사용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남북한의 문제’, 이렇게 말해도 될 것을 왜 굳이 한반도 문제라고 할까? 한번쯤 합리적 의심을 가져볼만하다. 그리고 그 의심은 촛불민의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해당되어야 한다. 역시 그도 여느 정치인들이 다 그러했듯이 “~그리고 무엇보다 한반도 문제(진하게는 필자가 강조)는 우리가 주도해서 풀어내겠다는 확실한 의지가 필요합니다.(‘2017 한반도 통일 심포지엄’ 축사에서 언급, 2017-06-29)”라는 발언을 하였다. 대통령은 과연 이 뜻의 개념-한반도문제를 알 고 얘기했을까, 아니면 모르고도 참모들이 적어준 내용을 그냥 낭독했을까? 단서는 다음의 한 문장에서 어느 정도 드러난다. "우리가 뼈저리게 느껴야 할 것은 우리에게 가장 절박한 한반도 문제(진하게는 필자가 강조)인데도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이를 해결할 힘이 없고 합의를 이끌어낼 힘도 없다는 사실(문재인 대통령이 7월 11일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이라며 한반도 문제를 다시 꺼내들었는데, 그 의미가 6월 29일 한 발언과는 사 못 다름을 알 수 있다. 즉 6월 29일 발언에서는 대한민국이 주도해서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에 무게중심이 있었다면, 7월 11일의 국무회의 발언에서는 자포자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무기력감이 역력히 묻어나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불과 보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똑 같은 개념에 대해 왜 이런 180°의 인식전환이 일어났을까? 그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럴만한 필요불가불한 그 어떤 요인이 있었다면 그 요인은 제아무리 상상해 봐도 대통령 자격으로 첫 방미한 상황과 연동되어 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게 한다. 즉 방미과정에서 트럼프로부터 그 어떤 얘기를 들었기에, 그렇게 일국의 대통령이 자국의 문제에 대해 그렇게 쉽게 포기하고자 했을까? 또 그러한 상황과 관계가 없다면 도대체 한반도 문제가 뭐 길래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그렇게 180° 다른 인식을 선보이고 있는 것일까? 똑같이 워딩되어진 이 단어에 우리는 참으로 궁금하고도 이해하기 힘든 해석에 직면하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이유를 유추해 볼 수는 있다. 먼저 첫 번째는 한반도 문제를 그냥 남북 간 문제 정도 되는 줄 알았는데(6월 29일 발언), 알고 보니 굉장히 복잡한 요인들-북한문제, 북핵문제, 통일문제, 평화체제문제, 한미동맹문제 등이 얽혀있는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던 인식의 결과였거나, 다른 두 번째 측면은 한반도 문제의 본질은 알고 있었으나 예상하지 못했던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미국의 강한 압박에 그 설득이 막혀짐으로 인한 무기력감의 표현일 텐데, 전자든 후자든 둘 다 문제가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굳이 그 요인을 짚으라고 한다면 필자는 전자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싶다. 왜냐하면 후자이면 그래도 자신의 뒤에 정치적 백그라운드로 촛불민의가 있고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절차적 정당성이 있는데, 그런 토대와 기반에 역행하는 방식으로 일국의 대통령이 그렇게 쉽게 무너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해서 대통령 자신에게는 좀 거시기 하지만, 그래도 본인 자신이 (본질에 대한 인식을) 잘 몰라서 그런 상황이 왔겠다고 결론지어져야만 덜 후회스러워 질 것 같아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스스로의 자위이다. 2-1.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의
먼저 용어적으로는 한반도 문제가 한반도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 국가들의 문제정도가 되겠다. 그런데 문제는 그 구성 국가 범위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일 텐데, 영토적 관점으로 보면 그 구성 국가는 남과 북이 되겠지만, 정치(이데올로기)·군사적 이해관계로까지 확장해서 보면 유관국까지 일 수도 있겠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미·중 국가일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 문제는 확장된 개념까지 포괄되어야 하고, 그래놓고 봤을 때 한반도 문제는 문 대통령의 6월 29일 발언보다는 더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북한문제, 남북통일문제, 평화(체제)문제, 핵문제(ICBM등 포함), 한미동맹문제 등등이 포함되어진다 하겠다.(이미 위 ‘2.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의와 본질’ 전문에서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한반도 문제가 또 정의될 수 있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분단적 관점이다. 즉 한반도 문제는 분단과 정전체제 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반 문제들이라고 개념화할 수 있고, 이의 다른 표현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이 둘의 교집합에 한반도의 분단과 정전체제의 극복(=통일) 그 과정에서 파생되어지는 제반문제들이 있다. 그 제반문제들로는 북미 간의 적대관계 문제, 남북한의 군사적 갈등과 긴장고조 문제, 관련 국가들 간의 북핵 해법차이 문제, 남북관계 개선의 문제,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에 대한 접근법의 차이문제, 한미동맹과 주권의 문제, 관련국들의 통일에 대한 입장과 남북한에 존재하는 통일에 대한 입장의 차이 등 수많은 의제들이 되겠다. 그리고 위 두 개념으로부터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의를 정리하자면 한반도 문제는 한반도 문제가 갖는 그 특성상 분단과 정전체제라는 기반 위에서 조성되어지는 항구성과도 밀접히 연관될 수밖에 없는, 즉 한반도 문제가 그렇게 쉽게 해결될 수 없는 국제적 질서이자 냉전의 산물이고, 동시에 남북 간에는 군사적이면서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문제가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없이 너무나 쉽게(?) 이 문제-한반도 문제를 꺼내들었고, 그런 만큼 전혀 예기치 못했던 내·외의 도전과 비판에 ‘앗 뜨거워!’하면서 깜짝 놀랐고, 결과는 준비되지 않은 만큼 너무나 허무하게 무너져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보름도 채 안 되는 사이에(6월 29일과 7월 11일 그 기간 사이) 180°의 입장전환으로 말이다.
2-2. 한반도 문제의 본질
생각보다 한반도 문제가 복잡함을 위 ‘2-1.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다름 아닌 한반도 문제가 유관국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분단과 정전체제 하에서 발생하고 있는 그 모든 위협요소-평화와 안정을 해하는 모든 위협요소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말이다. 그러하기에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의 문제는 그 모든 위협요소를 발생시키는 근본요인, 즉 분단체제와 정전체제 그 자체를 극복하는 과정과 만나져야 함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한반도 문제가 전체집합이라면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문제는 그 한 부분집합이 되는 것이다. 즉 북한문제, 통일문제, 평화문제, 북핵문제, 체제문제, 한미동맹문제의 개별요인들이 모여져 하나가 되면 한반도 문제 전체가 된다는 말이다. 여기로부터 중요한 인식문제 하나가 파생한다. 바로 그러한 카테고리(category)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연관되느냐 하는 문제와 함께, 중심적인 것은 한반도 문제의 최초 근원이 어디서 출발하고 있는지가 밝혀져야만 그 해결의 첫 실타래가 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 첫 번째로는 분단체제가 국제질서에 의해 시작되어졌음을 각인하는 것이다. 이유는 분단체제가 우리 민족 스스로 선택한 주체결정론적 관점보다는 냉전이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강대국-자국들의 이익을 위해 개입한, 즉 냉전의 산물이어서 냉전에 대한 시각 그 자체를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다음 두 번째로는 그렇다하더라도 이후의 그 극복문제는 남북의 역량으로 풀어내어야 했으나 결과적으로 남북은 외세의 간섭을 결국 극복하지 못하고, 체제경쟁과 적대적 공존체제라는 냉전의 소용돌이에 스스로 함몰되어간 과정과 정확히 비례하고 있다는 사실의 각인이다. 해서 한반도 문제의 근본해결은 외세로부터 강탈당한 자주권 회복과 전국적 범위(= 한반도)에서의 민족적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으로 그 문제가 종결된다 하겠다. 그 과정에 평화협정 체결(= 한국전쟁의 법적‘정전체제’ 해결)의 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북핵문제와 미국의 핵우산의 해결) 및 남북통일(= 분단의 장기화 극복)의 문제가 서로 복합적으로 연동되어 이 세 개의 축이 서로 융합, 또는 분립하면서 해결되어져 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메커니즘이 아래 도표화이고, 그 지향점의 꼭지에 한반도문제의 완전해결이 있다 하겠다.
또한 한반도 문제는 냉전시대라는 시간축과 그에 따라 발생한 미소 혹은 미중 갈등이라는 이념축에다 남북 간의 체제대결과 적대적 공존체제라는 민족축이 만들어지면서 그 항구성과 견고성, 장기성을 띌 수밖에 없는 매우 복잡한 대립구조가 만들어지게 됨도 알 수 있다.
3.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3대과제
위 ‘1’과 ‘2’의 글을 토대로 한반도 문제를 정리하고 그 주요의제를 압축하라하면 분단과 통일문제, 평화체제 수립문제, 북핵 해결문제 정도가 될 것이다. 이 중 그 어느 것 하나도 쉽게 손에 잡히는 않는다(‘쉽게 풀어질 수 있는 것도, 실제 풀려지고 있는 것도 없다.’는 의미). 이유는 이 문제들을 풀기 위해 북한은 핵보유 지위획득(혹은 미국과의 ‘끝장대결’), 미국은 ‘최대한의 압박과 관여’, 대한민국은 ‘제재와 대화’의 투-트랙으로 구사하고 있으나 실제에 있어서는 두 국가(미국, 대한민국) 모두 압박과 제재만 있고, 결과도 한반도에서 전쟁고조 및 긴장만 격화가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더욱 그런 해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더 안타까운 것은 미국의 트럼프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묻지마’식 제재만 있는 대북정책을 구사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이 존재한다. 상황이 이러니 이럴 때 우리는 무얼 어떻게 해야 하나? 그렇게 고민할 수도 있고 또 당연히 그렇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허나 문제는 이를 악용하는 세력이 있고, 그들은 다름 아닌 보수·수구세력(심지어 진보·개혁세력 내 일부도)인데, 이들은 전쟁고조를 억제할 생각은 하지 않고 너무나도 재빠르게 이해관계에 편승하여 ‘독자적 핵무장’이니 ‘전술핵 재배치’라는 독버섯(여론)을 키워내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현 집권여당과 문재인 정부도 그들의 기습공격에 놀라 한반도 긴장의 또 다른 한 축인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과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놓아둔 채 ‘북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더욱더 강력한 제재와 압박만’을 구사해야 한다는 냉전의 ‘외눈박이’ 해법을 부활시켜 내고 있으니 이 어찌 가관이지 않다 하겠는가? 아니 이미 부활했고, 그것만이 정답인양 활개치고 정쟁은 그렇게 시작돼 가고 있다. 상황은 여기서만 끝나지 않는다. 기간의 경험에서 확인받는 봐와 같이 남북문제가 풀어지지 않는 한 한반도 문제도 쉽게 풀어질 수가 없는, 또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남북문제가 풀어지지 않는다면 그 상황에서는 반드시 반공을 그 숙주로 하는 초법적인 종북이데올로기가 그들의 온상이 된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로 확인할 수 있어서 그렇다. 하여 촛불정부인 문재인 정부는 이 상황에 대해 새기고 또 새겨야 할 엄중한 인식이 있음을 알고, 왜 많은 사람들이 70% 내외의 고공여론행진에도 많은 우려와 심려를 하는지를 헤아려 내어야 할 것이다. 즉 종북이데올로기는 넘어서고 버려야 할 카드이지 지난 정권처럼 그 달콤한 유혹에 매료되어 자신의 정권유지를 위해 휘둘려야 할 칼날이 아니라는 말이다.(주6) 그런데도 그 한 번의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독버섯위에 피어난 그 종북이데올로기를 그대로 생존시켜 준다? 정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참으로 우매한 짓이지 않을 수 없다 하겠다. 이유는 남북관계 개선과 전진은 보지 못하고 미리 후퇴와 패배를 예견하여 그 쓰임새로 생각하고 있다는 그것 자체가 용납되어져서는 안 되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분단체제의 특성상 모든 잘못이 상대방에서 비롯된다는 이른바 ‘상대방 탓하기’ 관성과 종북이데올로기를 서로 융합하여 활용된다면 이는 반드시 집권자에게는 독배를 겸한 단술과도 같았음을 이미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그렇게 목도해 놓고 또 그런 실수를 반복한다? 절대 아니 될 말이다.(주7)
3-1. 분단체제와 통일의 문제
이해를 돕기 위해 복기 하나만 해보자. 다들 아시다시피 문재인 정부의 통일외교안보분야의 국정과제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이다. 분단국가라는 운명과 언젠가는 하나가 되어져야 한다는 민족적 숙명이 한 국가의 국정과제를 그렇게 강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 국정과제는 여느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추구해야 할 목표임에는 분명하다. 해서 그러한 국정목표 그 자체에 시비를 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겠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다. 즉 북미관계가 한반도 문제의 주요 당사자국가 중의 하나인 대한민국의 개입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전쟁국면’에서 ‘평화국면’으로 전환되어진다고 가정한다면 그렇게 무임승차되어진 남북관계는 ‘가다·서다’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그렇게 북미관계 개선에 우리가 한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고, 남북관계 또한 북미관계가 풀려지기 전까지는 아무런 진전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그 시동(진전을 내오기 위해서는)을 걸기 위해서는 수많은 예열과정들이 필요할 텐데, 그렇게 예열하고 있는 과정에 또다시 북미관계가 악화되면... 또 북한은 박근혜 정부 때부터 ‘단순한’ 남북교류협력 사업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하지’ 않는 남북교류협력 사업이 무엇인지를 협의·합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할 텐데, 이것 또한 그렇게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고 한다면... 등등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풀려고 하는가? 그리고 더 상상하기 싫은 것은 북미 간의 문제가 지금과 같이 잘 풀려지지 않고,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의 스탠스가 아예 변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를 YS정부 때와 똑 같은 상황으로 치닫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악이라는 사실에 있다. 다시 말해 문재인 정부가 지금과 같이 도발에는 제재, 도발중단에는 대화라는 전략적 스탠스를 취하는 이상 북한은 미국과의 끝장대결에서 그 일정한 성과가 없는 한 계속하여 핵실험 및 ICBM이나 SLBM를 발사할 것인데 그때마다-발사하지 않으면 교류·협력 하다가, 발사하면 또 스톱되고 그렇게-길·흉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겠다.(주8) 해서 문재인 정부는 잘못된 그 길을 계속 가겠다는 고집보다는 하루빨리 촛불정부답게 그 타개방도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촛불정부다운 남북관계 개선책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그러한 근본적인 대전환의 정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지 진다면, 그렇다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전환은 꼭 있어야 한다고 본다(백번양보 한 전환). 제재에 기반 한 대북정책이 아니라 강한 억지력에 기반 하면서도 평화에 도달하기 위한 안보체제의 구축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제재가 북한의 ‘도발’현상에 대한 즉자적 대응이라면, 한반도 문제해결의 본질이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이면서도 통일지향적인 평화체제가 들어서야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면 강한 억지력과 함께 분단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청사진도 필요해서 그렇다. 손익비교적 관점에서도 그러해야 한다. 그것은 평화체제수립에 실패해 군비경쟁이 이뤄지면 남북은 둘 다 손해지만, 그 중에서도 실제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띈 대한민국의 손해가 더 크며 더 큰 문제는 그렇게 해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적 통일기반 조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더욱 북한의 ‘도발’이라는 현상보다는 분단체제 극복이라는 본질에로 천착해 대북정책을 짜고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된다. 실증적으로도 그 이유는 명백하게 증명되고 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에 대한 방어능력을 최대한 높여나가지 않을 수 없다(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2017-09-08)”에서 보는 봐와 같이 촛불정부를 자임했고, 민주공화국의 대통령답게 해법 또한 반드시 민주적 절차를 통해 그 민주성을 획득하겠다는 그런 대통령마저 그러한 의지를 일시에 무너뜨리고, 사드 배치를 국민적 동의 없이 강행함으로써 박근혜정부의 행태를 연상시킨 그 비민주적이고 비절차적인 결정이 바로 이 분단체제에서 자라나는 독버섯이어서 그렇다. 그렇게-문재인 정부마저 그렇게까지 될 정도이면, 앞으로 그 어떤 정부가 들어서야만 그러한 상황을 발생시키지 않을 수 있느냐에 대해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반면교사이다. 해서 분단체제가 아니었다면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그 전제가 성립될 수 있을 것이고, 그 성립을 인정한다면 바로 그러한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도가 반드시 찾아져야 하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이유불문 분단체제 하에서는 단번에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갈 수도 없는 것이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 했을 때 그 무엇보다 우선적으로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고조를 톤 다운시키는 방식으로의 한반도 정책이 수립되어져야 함도 엄연한 사실이 된다. 그리고 다른 대북정책의 하나는 통일문제와 관련하여 꼭 짚고 넘어가야할 사안인데, 다름 아닌 남북한 공히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통일은 우리 민족 스스로의 결정으로 이룰 수는 있으나(국제법상), 현실적으로는 한반도의 통일이 이른바 동북아지역의 기존 국제질서를 변경하는 일대 사변이기 때문에 주변 관련국의 동의 내지 묵인 없이는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그 사실일 게다. 구체적으로 이는 한반도에서의 분단이 크게 세 가지 개념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서 확인받을 수 있다. 먼저는 국토의 분단이다. 미소가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해 인위적으로 그은 38선이 이에 해당된다. 다음으로는 체제분단이다. 남북 각기 자신들만의 정부 수립으로 인해 생긴 분단개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민족분단이 있다. 1950년 전쟁으로 인해 민족이 서로 원수가 되어버린 민족적 상황을 일컫는다. 특히 국토의 분단은 국제정치이론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인데, 즉 국토가 분단이 되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체제가 들어서게 되었고, 이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 민족까지 갈라지게 되었다고 본다면 국토분단 해소의 문제는 분단극복의 핵심 사안이라 할 수 있고, 그 핵심 사안이 이후 남북한이 통합·통일되더라도 국제적 승인절차를 통해 독립국가로서의 면모가 완결되어서 그렇다. 실제적으로도 근대국가가 형성된 이후 분단국가의 재통일시 예외 없이 유엔가입은 이뤄졌다.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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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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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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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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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베트남 모두 유엔 미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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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베트남 유엔 신규가입(19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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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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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예멘 유엔 가입(1947.9)
남예멘 독립 후 유엔 가입(19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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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단일국호 유엔 재가입(19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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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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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독 독일 유엔 동시가입(19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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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이 통일독일의 유엔회원국 자격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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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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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유엔 동시가입(19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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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나리오1: 통일한국이 단일국호로 유엔 재가입(: 연방제)
- 시나리오2: 남한이 통일한국의 유엔회원국 자격 승계(: 흡수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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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통일로 가는 과정에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필 수 코스가 되어 버렸다. 더 확장된 인식은 비대칭적인 국제질서가 한반도에 형성되어 있는 이 상황에서 북미수교, 북일수교도 지금의 꼬여있는 남북관계, 핵문제, 평화문제를 풀어 가는데 하나의 우회로가 될 수 있음도 상상해 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북한의 통일문제도 자연스럽게 융합되어져 가야한다.
동시에 우리가 또한 유의 있게 살펴봐야 할 점은 한반도의 통일이 독일통일과 많이 비교되고 있지만, 한반도는 독일통일과는 서로 다른 경로와 형식을 통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의 명심도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이유 첫째는 동서독은 내전이 없었고, 우리는 있었다는 것. 둘째는 독일통일의 경우 서독은 4대 전승국 중 미국·영국·프랑스의 승인이 있었고, 동독은 소련의 승인이 필요했으나 한반도통일은 그러한 절차가 필요없다는 점이다. 표로는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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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1) |
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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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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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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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결정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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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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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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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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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민족의 자결권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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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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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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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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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후 외국군의단계적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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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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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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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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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폴란드 국경확정, 통일독일의 NATO 잔류, 1994년까지 소련군 철수 및 통일독일군 37만으로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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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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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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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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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문제 최종합의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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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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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90.10.18), 영국(90.11.16), 프랑스(91.1.17), 소련(91.3.15) (주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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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평화체제 수립의 문제
한반도에서의 정전체제가 남북 간의 문제이자 북한과 미국과의 대결도 첨예하게 반영되어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분단의 원인과 정전체제에 담긴 정치적 함의의 결과 때문이다. 즉 분단에는 미소의 이해관계가, 한국전쟁은 민족 내부의 대결(내전)임과 동시에 대륙세력과 해양세력들이 벌인 지정학적 경쟁(국제전: 미·중 대리전)이라는 사실을 외면할 수가 없다. 이후 그 결과는 정전체제였고, 그런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남북 간 대립은 물론 대륙세력 중국과 해양세력 미국의 전략적 대립이 해소되거나 완화되어야만 하는 숙명을 안게 된다. 그런 만큼 그 해결방안 첫째는 한반도 문제가 동북아지역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역관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대국 관계를 중심에 놓고 동북아지역의 냉전구조를 해소하는 과정과 비례하여 한반도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하나(이 방식은 독일문제의 해결과정에서 동서유럽의 냉전구조를 완화해 가면서 점차 동서독의 평화공존과 통일을 추구했던 방식과 유사함), 다음과 같은 논리적 약점도 반드시 경계하여야 한다. 다름 아닌 미중 등 강대국들이 힘의 논리로 우리 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어 민족자결권이 심히 훼손되는 것이 그것이다.(현상유지 시 영구분단) 해결 방안 그 둘째는 한반도 문제를 먼저 해결함으로써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꾀하는 방식인데, 이 경우에도 남북 간의 문제가 한반도 문제의 핵심이기는 하지만, 그렇다하여 지역체제의 이해관계 문제해결 없이 남북 간 만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어떻게 돌파해나갈지가 매우 어려워지는 상황발생을 경계해야 함이다. 예는 미중 양국이 양안문제, 남중국해문제 등과 연계할 경우 한반도문제의 조기해결 난망 등이 그에 해당된다 하겠다.(新가쓰라-태프트 밀약) 해결 방안 그 셋째는 한반도 문제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병행해서 풀어나가는 방식인데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 질 수는 있으나, 이 또한 복잡하게 얽혀있는 동북아 국가들의 이해관계를 과연 대한민국이 조율해 낼 수 있느냐하는 측면에서는 매우 복잡한 함수를 풀어내어만 하는 어려움과 맞닿아있다. 당장만 하더라도 운전자론, 지렛대론, 균형자론 등에 대해 무용론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그 고민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또한 분명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의 핵심은 평화협정 체결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현재 한반도가 정전협정상태에 놓여있고, 때문에 평화체제로 가기위해서는 휴전상태의 한반도가 반드시 법적 종식이 필요해서 그렇다. 이른바 평화협정체결의 문제이고, 이를 통해 종국적으로는 한반도 비핵화·남북한의 군비통제·주한미군철수라는 과정을 거쳐 한반도 평화체제가 완성되어져 갈 것이기 때문이다. 해서 로드맵은 그렇게 만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다음의 확인된 패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다름 아닌 그 정전체제가 남북한에 공히 양날의 칼과도 같았다는 점이다. 하나는 두 지역정부의 적대적 공존체제의 기틀을 마련해준 기축이라는 점이 그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기축을 통해 정권과 체제안정이 가능해진 역설이 발생하여 분단체제와 정전체제를 깨트리려는 정권의지가 계속 변화, 혹은 반비례적 약화를 가져 왔다는 점이그것이다. 즉 1970년대 중반까지는 북한이, 그리고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대한민국이, 그리고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부터는 다시 북한이 그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거는 등 상당한 변화의 사이클을 보여 주고 있다는 사실과(주13), 또 정전체제에 대한 이득은 대한민국이 더 많은 혜택을 누렸음도 부인하지 못한다. 이는 예속의 멍에가 따라다니기는 하였지만 대한민국은 한국전쟁이 끝나고 한미동맹과 미군의 전술핵 배치에 기대 경제적 번영을 했고, 반면 북한은 ‘허울뿐인’ 북중 동맹과 제로섬과 같았던 체제경쟁, 그리고 고난의 행군 시기를 맞으면서 참으로 버티기 어려운 시기를 경험했다 하겠다. 그렇게 한 1막이 끝난 이후 북한은 다시 각주)13과 같은 자세로 되돌아 왔고, 경제성장과 주권국가로서의 자존심,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의 ‘사실상’의 승리 등이 맞물려 비정상적인 정전체제를 하루빨리 끝장내어야할 필요성이 더 커진 대한민국, 즉 정상적인 민주공화국으로서의 주권국가를 설계해야 될 촛불 이후의 대한민국은 역대 여느 지역정부보다 비정상적인 정전체제를 종식하고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이해관계가 높고, 비례해서 그 노력을 극강에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주14)
3-3. 한반도비핵화 실현의 문제
북핵과 관련해서는 2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그 첫째가 북한의 김정은 제제를 합리적 행위자로 볼 수 있는가?하는 점이다. 과거에는 이 질문에 거의 예외 없이 북한은 합리적 행위자가 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으나, 그러나 김정은 체제하의 지금은 다르다는 반론이 최근 신자유주의의 심장국가 미국에서 나오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리가 북한 김정은은 ‘미친놈’이 아니라 체제 생존이라는 장기적이고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는 ‘합리적 행위자’라고 하자 이를 미국 언론이 크게 보도한 것에서 확인된다. 그런 만큼 최근의 그 강경기조는 일시적(전술적)이거나 그 뭔가를 감추기 위한 허장성세가 아니라 실제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겠다. 실제로도 이를 북핵·미사일문제와 관련하여 적용해 볼 때 꽤나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라크와 가다피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핵을 보유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끝장내겠다든지, 가장 최근에는 미국 영토 괌 주변에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계획은 공개했으나 그 탄착점은 공해상에 위치하게 한 것이라든지, 그러면서도 일본 상공으로 쏘았지만 이 역시 영공 100km을 벗어나는 고도 550km인 것이라든지(8월 29일) 이 모든 것들이 미국과 일본으로 하여금 군사적 공격 행위라고 북한을 몰아세울 근거를 주지 않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즉 전형적인 합리적 행위자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주15) 그 두 번째 전제는 미국과의 핵대결에서 김정은 체제하의 북한은 과거에 비해 2가지 다른 점을 갖고 있음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첫째가 핵은 이제 생존수단을 넘어 김정은식 정치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고 있는 김정은식 정치라 함은 또 두 갈래로 나뉜다. 그 첫째가 미국에 요구하는 방식과, 또 다른 하나가 정치로서의 핵이다. 우선 미국에 요구하는 방식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철회와 핵 위협의 종식’이다. 다음으로 정치로서의 핵은 김정은의 핵사상과 자위적 무장력의 완결판이다. 과거와 변화된 그 두 번째는 국제외교무대에서의 대응방식의 변화이다. 과거 북한이 제네바합의나 6자회담, 북미회담 등에서 주로 내세웠던 방어막은 주로 불공격(불위협), 불침공(불사용)에서 확인받듯이 대단히 수세적이고 현상유지적인 성격이 강했다고 한다면, 반면 김정은 시대하의 지금은 ‘끝장 대결’이니 ‘미국과의 동등한 핵 억지력’과 같이 대단히 공세적이고 현상변경적 대응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석컨대 북한의 이러한 강경기조는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 인민생활 향상, 경제발전 등에 의해 밑받침되고 있다고 봐진다. 하지만 또한 분명한 것은 핵과 관련된 절대명제가 미국의 핵보유는 평화를 위한 것이고, 북한의 핵보유는 세계 평화의 최대 위협이라는 이분법적 인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주16) 이는 이미 어떻게 묻든-이렇게 묻고 저렇게 물어봐도 ‘사실로서의’ 정답은 각주)15와 같이 존재하나 ‘현실로서의’ 작동방식은 항상 미국중심주의가 그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다음의 정의도 우린 눈여겨보아야 한다. ‘세계는 전쟁 없이 평화로워야한다’는 명제가 그것이다. 누구나 환영해하고, 실제 세계가 그러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원리와 믿음을 한 꺼풀 벗겨보면 강자의 논리가 숨어있음도 알 수 있다. 다름 아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평화가 유지되어 온 근간에는 핵무기가 있어서 그렇고, 이 상황을 이론적으로 포장한 것이 이른바 '억제 이론(deterrence theory)'이고, 그 내용의 핵심은 한마디로 핵무기가 강대국 간의 (핵)전쟁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으며 그 근거에는 핵전쟁이 초래할 무시무시한 인명 피해를 감당할 수 없기에 강대국 간 전쟁은 피하게 됐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근사하게 이를 포장하면 '상호확증파괴(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에 의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 때문에 전쟁을 할 수 없다가 되는 것이다. 즉 핵이 국제정치질서를 안정시켰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다. 치명적인 함정 두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 그 첫 번째는 평화가 핵을 가진 강대국들에 의해 유지된다는 강한 핵안보론이 그것이고, 그 두 번째가 평화를 유지할 것이냐 전쟁을 선택할 것이냐 역시 강대국의 고유권한이라는 정치적 논리가 그것이다. 즉 평화 그 또한 강대국의 전유물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 상황을 증거 할 사례는 무수히 많다. 멀리서부터는 한국전쟁, 쿠바미사일 위기, 베트남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 그 예는 수도 없이 많음이 그 증거이다. 대담하게도 북한은 바로 이 불공정한 핵룰을 깨겠다는 것이다. 그 어느 국가도, 하물며 현재 G2로 다투고 있는 중국마저도 이 생각을 못하고 있는데 동방의 어느 작은 국가가, 그것도 미국으로부터 악의 축이니 불량국가니 하며 조롱받고 멸시받는 그런 국가에서 미국은 엄청난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결과는 그 기간 내내-북한으로부터의 도전을 받는 기간 내내 미국은 전략적 인내 뒤에 숨어 버렸고, 반면 북한은 그 여세를 몰아 핵보유국 선언(2012년 개정헌법 명시)을 해 버렸다. 미국에 대한 승리가 그렇게 북한에게 찾아들었음이고, 미국의 핵 외교는 그렇게 완전 실패하게 된 것이다. 냉전 종식 이후 그렇게 일관되게 '북핵 불용'을 외친 결과치고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라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함에도 미국은 그 정책의 실패를 인정할 수가 없다. NPT체제의 붕괴와 핵도미노현상, 이와 연동된 패권 지위국으로서의 자격상실을 수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반도 비핵화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아울려 북핵인식에 반전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제까지는 북핵이 한반도 비핵화의 걸림돌로 인식되어졌으나, 사실은 미국의 핵패권이 한반도에서의 비핵화 추동력을 막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어서 그렇다. 그런 만큼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는 북한이 그 끝장대결을 멈추지 않는 한 결코 미국에 굴복해서 풀어진 남아공이나 우크라이나, 리비아처럼 될 수가 없는 것이고,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인도나 파키스탄 모델과 같은 동격의 해결방식도 띄어 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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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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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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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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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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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탄두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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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76기, 핵탄두 1840개, 전술핵무기 2,60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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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늄 원심분리기
도입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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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보유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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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군의 앙골라 철수
-백인정권의 국내 흑인세력 통치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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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안보위협
- 경제지원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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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미국의 안보위협
-지역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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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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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우랴늄 농축프로그램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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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소련의 핵무기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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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핵 밀매망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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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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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환경 변화
-지도자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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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비핵화 의지
-국제사회의 경제지원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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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적 고립, 경제난 심화
- 제2의 이라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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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설 첫째, 미국의 핵패권과 동북아지역에서의 패권문제가 해결되어 지는 방향으로. 둘째, 인도와 파키스탄은 ICBM과 같은 그런 전략무기가 없지만 북한은 그런 무기를 갖고 있어 그 해결 또한 핵의 전략적 균형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셋째, 북핵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로 종결되어 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모두-첫째, 둘째, 셋째 모두를 종합하면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와 한반도 비핵화, 정전체제 종식과 평화체제 수립, 북미수교(북일수교 포함)와 한반도경제 등장, 흡수통합 불가능과 6·15식 통일 등장 등이 되겠다. 그런 만큼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는 북미 담판이라는 형식과 두 국가의 엄청난 용기도 필요하다 하겠다. <계속>
---------------------------------- <주>
1) 이를 포기로 오독하지 않는다면 그 비핵화는 입구가 아닌 출구에서 찾아져야 한다는 말이고, 이는 종국적인 의미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는 평화체제와 통일 환경을 만드는데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고 포기할 수 없는 정치적 과제여서 언젠가는 해결되어야만. 그러나 그것이 지금 당장 해결해야 될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평화체제와 비핵화의 선후문제, 통일과 평화체제, 비핵화의 연관고리에는 변화된 환경과 조건을 고려하여 실사구시적인 접근법과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단 말이다.
2)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9756(통일뉴스, 2014.11.17.) 참조.
3) 다른 표현으로는 인터페이스 동학(Interface Dynamics)이라고도 부름.
4) 당시의 세계사적인 흐름으로 본다면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은 북한체제의 몰락과 비례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그 길로 나아가지 않았다.(이것만 봐도 ‘북한식’ 사회주의는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체제를 모방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어쨌든 그 결과 전 세계는 미국의 ‘유일지배’체제로 들어섰으나, 반대로 한반도는 미국과 북한이 첨예한 대립의 시기로 들어서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볼 대목이다.
5) 실제 미 부시 행정부는 2002년 핵태세보고서(NPR)를 통해 러시아, 중국, 이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북한 등 7개 국가에 대해서는 핵 선제공격(First Strike)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미국의 잠재적 적국(러시아, 중국)이거나 미국에 반기를 든 이른바 '불량국가(rogue state)'들이다.
6) 이유는 그 순간부터-종북이데올로기의 유혹에 빠지는 그 순간부터 현 정부는 악마와의 거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언젠가 한번쯤은 그 칼날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유혹에 때문에 계속 그 이데올로기를 살려둔다면 여느 정권 때와 마찬가지로 제아무리 현 문재인 정부가 대응을 잘못해서 남북의 갈등이 격화되더라도 국민여론은 그 책임을 일단 북에 돌리는 경향을 활용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유혹이 그것인데, 이것이야말로 악마와의 거래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즉 바로 그 한때의 재미가 종내 그들의 전반적 국정실패와 국민지지 상실의 한 원인이 되었음을 반드시 각인하여야 함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보수언론과 보수·수구세력이 파 놓은 함정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촛불민의를 믿고 신뢰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남북관계 전진이 가능하다.
7) 이를 위해 가장 최선의 방법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여 그 논쟁자체의 소지를 없애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여려가지 제약조건들 때문에 당장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정부는 당장 평통 등을 통해서는 범국민적인 평화운동, 통일운동, ‘제대로 된 북한바로알기운동’과 같은 용북(用北)운동을 전개하고, 통일교육원 등에서는 제대로 된 청소년 교양도서와 대중교양도서를 발간하여 평생교육운동적 차원에서 대중교양사업을 펼쳐내어야 한다. 그래야만 부메랑이 되지 않는다.
8) 사실 이 문제도 그렇게 간단치는 않다. 북한은 북미관계 진전 없는 남북관계에는 관심도 없거니와, 북미관계 진전과 상관없이 남북관계 자체가 진전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에 동조하지 않고,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불간섭하고, 남북관계에 존재하는 우선적인 문제, 즉 정치군사적인 문제해결을 우선시 하면서도 경제교류·협력을 하겠다는 입장을 누누이 밝혀왔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다는 말이다. 해서 이와 같은 가정은 대한민국 정부의 희망사항이고 논리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각주8)에서 확인하는 바와 같이 그러한 전제조건들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남북관계 진전도 그렇게 만만한 상황이 아닌 것이다.
9) 90. 5. 18,「동서 독일의 통화ㆍ경제ㆍ사회보장동맹 창설에 관한 국가조약(제1국가조약)」이 조인되고, 7.1 발효됨.
10) 1990년 10월 3일에 발효된 제 2국가조약으로 동독은 서독 기본법 제 23조에 따라 서독에 편입됨으로써 동독이라는 국가는 국제사회에서 소멸하고, 독일은 정치적, 법률적, 국제적 통합을 완성하였다.
11) 조성렬, “독일통일이 한반도통일에 주는 시사점,” 북한정책포럼 17차 세미나,『한반도 통일의 대전략과 경제정책과제』, 2010. 10. 27, p.10.
12) 조성렬, “독일통일이 한반도통일에 주는 시사점,” 북한정책포럼 17차 세미나,『한반도 통일의 대전략과 경제정책과제』, 2010. 10. 27, p.12.
13) 이로부터 정전체제에 대한 두 지역정부의 이해관계는 북한에게 70년대 이전까지는 소극적인 접근법을, 반면 대한민국에게는 70년대 이후부터 김정일 시대까지 소극적인, 그렇게 정전체제가 유지되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핵보유 지위를 ‘사실상’획득한 김정은 체제하의 북한은 대단히 공세적으로-정전체제와 평화체제 중 어느 하나를 선택 강요하는 압박을 극강의 수위에서 가하고, 또 ‘시간이 북한편이다’라는 결론도 사 못 그 증명에 힘을 보탠다하겠다. 핵을 가진 북한의 힘이 그렇게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14) 하지만 북미관계가 이를 막고 있어 실제 그렇게 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하겠다. 그렇다하더라도 사회과학적으로는 북미관계가 풀어지면 역대 그 여느 시기보다 속도전 있게 이 문제-평화체제수립은 전개되어가질 것으로 사료되어진다 하겠다.
15) 반면 참 아이러니 하게도 트럼프의 미국은 그 정반대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 트위트로 국내·국외에서 매일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트럼프와, 그 트럼프는 백악관 참모들, 국무장관 등과 거의 수습할 수 없을 만큼 불협화음이 크게 나타나 내분직전까지 와있음이 그 증거이다. 구체적으로는 트럼프의 측근이었던 공화당의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분별없는 위협이 미국을 3차 세계대전의 길로 이끌 위험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고, 군과 장성들에게 힘을 싣고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10% 이상 늘리고 있지만 외교를 담당하는 국무부는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현재까지도 주요 자리-아·태 차관보도 채우지 않고 있다. 한국에도 “한-미 에프티에이(FTA) 폐지” “주한미군 철수” 위협 등으로 에프티에이 재협상, 사드 조기 배치를 밀어붙일 뿐, 동맹을 존중하는 태도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16) 하지만 질문을 ‘과연 미국에게 핵은 세계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극강의 무기일 뿐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그 정답은 달라진다. 우문현답일지는 모르겠으나 필자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현존하는 핵무기를 처음이자 유일하게 사용해본 국가는 미국이고, 사용하지 않는 국가는 북한이다.’ 이 대답 속에서 과연 누가 더 핵을 위험스럽게 사용했을까? 실증적으로는 당연히 미국이 세계 최대의 핵 위협 세력이라는 사실이 역사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증명되고 있으나, 가치와 인식의 범위 안에서는 그 정반대인 것이 작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은 꼭 남겨놓아야 한다. ‘왜 그런가?’
※ 다음 연재 글은 ‘Ⅲ. 담대한 제언: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하여’의 두 번째 ‘2. 미국과 패권: NPT체제에 대한 이해’에 대한 글이다. 핵심은 제목에서도 나와 있듯이 ‘미국이 왜 그토록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못하는 지’에 대한 속사정을 파헤쳐보는 시간이 되겠다. 이른바 NPT체제에 대한 본질과 그 NPT체제를 미국이 왜 그토록 신주단지 모시듯이 해야 하는 이유를 밝혀내는 글이다. 그런 만큼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독자들의 많이 기대를 바란다.
김광수: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인제대 통일학부·부산가톨릭대 겸임교수·외래교수/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이사 외 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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