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1. 트럼프식 고립주의 돌풍이 일어날 조짐 2.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청와대로 전화를 건 까닭 3. 트럼프 취임연설문에 어떤 생각이 반영되었을까? 4. 신임 국방장관을 서울에 파견하는 백악관의 긴급결정
▲ <사진 1> 위의 사진은 지난 1월 20일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가 취재진 앞을 지나며 손을 흔드는 장면이다. 그는 취임식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인 1월 20일 이른 아침, 자신이 백악관에 들어가기 전날 하룻밤 묵은, 백악관 인근 블레어 하우스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백악관 군사요원들로부터 속칭 '핵축구공'이라고 불리는, 무게가 20kg 나가는 검은색 가죽가방을 넘겨받고, 유사시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위의 사진 속에 나타난 검은색 가죽가방이 바로 그 '핵축구공'이다. 만일 미국이 핵공격을 받았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핵암호카드로 그 가방에 들어있는 기기를 작동하여 미국 국방부에 핵공격명령을 내리게 된다. 그는 자신이 핵암호카드를 받았을 때, 정신이 번쩍들었고 매우 두려웠다고 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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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럼프식 고립주의 돌풍이 일어날 조짐
2017년 1월 20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부동산재벌총수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가 아메리카합중국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미국의 온라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Politico)> 2017년 1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인 1월 20일 이른 아침, 자신이 백악관에 들어가기 전날 하룻밤 묵은, 백악관 인근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에서 핵통제권을 넘겨받게 된다고 하였다. 핵통제권 인수란 대통령을 보좌하는 백악관 군사요원들로부터 속칭 ‘핵축구공(nuclear football)’이라고 불리는, 무게가 20kg 나가는 검은색 가죽가방을 넘겨받고, 유사시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백악관 군사요원은 그 가방을 들고 대통령을 24시간 따라다니는데, 만일 미국이 적국의 핵공격을 받는 경우, 대통령은 자기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핵암호카드로 그 가방에 들어있는 기기를 작동시켜 미국 국방부에 핵공격명령을 내리게 된다.
핵통제권을 인수한 트럼프 대통령은 적국의 핵공격위험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도 함께 넘겨받았다. 2017년 1월 2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ABC>가 방영한 대담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핵암호카드를 받았을 때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이었다. 그렇다. 어떤 의미에서 매우, 매우 두려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직전 트위터에 “모든 것이 오늘 시작된다!(It all begins today!)”고 썼다. 격변의 돌풍을 일으켜보려는 생각을 그런 말로 표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격변의 돌풍을 일으킬 것인가? 이 흥미로운 물음에 몇 마디로 답하기는 어렵지만, 아래에 서술한 두 가지 사실에서 격변의 돌풍이 일어날 조짐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미국의 연구기관인 전략 및 재정평가센터(Center for Strategic and Budgetary Assessments)가 2017년 1월 19일에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한 <워싱턴자유횃불(Washington Free Beacon)> 2017년 1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는 트럼프 정권인수단에게 그 어떤 “공식적인 국가안보전략”도 남기지 않고 떠났다고 한다. 집권 8년 동안 국가안보전략의 실패만 거듭해온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정권인수단에게 남겨줄 만한 것이 뭐가 있었겠는가.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국가안보전략을 전혀 인수받지 못한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히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적지 않은 부담을 걸머지게 되었다. 이런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고위급 관리들을 잠정적으로 유임시키는 조치를 취하는 수밖에 없었다. <AP통신> 2017년 1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50여 명 고위급 관리들을 미국 연방상원이 그들의 후임자를 인준할 때까지 현재 직책에 유임시키기로 하였다고 한다. 그런 조치에 따라 잠정적으로 유임되는 고위급 관리들 가운데는 로벗 워크(Robert O. Work) 국방부 부장관, 토머스 섀넌(Thomas A. Shannon) 국무부 정치담당 부장관 등이 있다.
둘째, <AP통신> 2017년 1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 활동하였던 트럼프 정권인수단은 국가안보문제와 관련하여 마이클 플린(Michael T. Flynn) 국가안보보좌관과 재럿 쿠쉬너(Jared C. Kushner)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였다고 한다.
▲ <사진 2> 얼마 전까지 활동했던 트럼프 정권인수단은 국가안보문제와 관련하여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과 재럿 쿠쉬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였다. 그런 사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달라지 않을 것이다. 위의 사진은 취임 직후 대통령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서를 결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 (오른쪽), 제럿 쿠쉬너 선임고문 (가운데),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왼쪽)이 지켜보는 장면이다. 특히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진을 자기 사람들로 채웠으므로, 그가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정책을 사실상 이끌어갈 것으로 예견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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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쿠쉬너는 정통파 유대교(Orthodox Judaism) 신봉자이다. 그런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되었으니,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정책이 이스라엘을 옹호, 두둔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 뻔하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부문을 지휘할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 케빈 스위니(Kevin M. Sweeney) 합참의장 내정자, 크레익 폴러(Craig S. Faller) 선임군사고문 내정자 등이 모두 미국의 중동침략전쟁을 주도해온 중부사령부에서 야전지휘관으로 근무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보다 중동지역에 대한 군사개입과 대테러작전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할 것임을 예고해준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자 이란, 팔레스타인, 헤즈볼라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인물은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다. <폴리티코> 2017년 1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취임식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떨리는 손으로 핵통제권을 인수하던 비공개석상에 플린 국가안보보좌관만 참석했다고 한다.
미국의 온라인 군사전문지 <브레이킹 디펜스(Breaking Defense)> 2017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플린은 자신이 국가안보보좌관에 취임하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진을 감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한다. 또한 플린은 중국 베이징에서 특파원으로 일하다가 아프가니스탄전쟁에 정보장교로 참전하여 자기 밑에서 일한 맷 포팅어(Matt Pottinger)를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으로 추천하여 그를 그 직책에 임명되도록 만들었다. 또한 그 보도에 따르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진을 운영할 4대 방침을 언급했는데, 그것은 “대통령에게 국가안보문제를 조언하는 일, 국가안보정책을 수립하는 일, 국가안보정책 집행상황을 점검하는 일, 대통령이 미래의 위협에 대처하도록 준비하는 일” 등이다.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의 위와 같은 행동은 그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진을 완전히 장악하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이 그의 구상에 따라 수립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플린의 거동을 주시해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2.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청와대로 전화를 건 까닭
그런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2017년 1월 22일 청와대로 전화를 걸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통화하였다. 청와대는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전화통화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언론에 밝히며 의미를 부여하려고 했지만, 그는 취임인사차 전화를 걸었던 것뿐이다.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자신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하기 시작한 둘째 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만이 아니라 아베 신조(安培晋三) 일본 총리의 외교책사인 야찌 쇼따로(谷內正太郞) 국가안보국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미일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똑같은 어조로 언급하였다. 그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야찌 쇼따로 국가안보국장에게 각각 취임인사차 전화를 걸었던 상황에서 정작 주목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 사실이다.
첫째, <뉴스1> 2017년 1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취임인사차 걸었던 전화통화 중에 야찌 국가안보국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신조 총리와 만나 의견을 나누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은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미일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대선기간 중인 2016년 10월 11일 도꾜를 방문하여 일본 정부 고위관리와 정계인사들을 두루 만났는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비공개회동을 하였고, 일본 자민당 본부를 방문하였다. 플린의 도꾜방문계획이 일본 언론에 처음 보도된 때는 2016년 9월 29일이었으므로, 플린은 미국의 국가안보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을 아주 일찌감치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의 각별한 관심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정책이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수립될 것임을 예고한다.
둘째, <뉴스1> 2017년 1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건 시각은 서울시간으로 오전 8시 30분 이었다. 이것은 그가 야찌 쇼따로 국가안보국장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먼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었음을 말해준다.
▲ <사진 3> 이 사진은 최근에 촬영된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의 모습이다. 그는 2017년 1월 22일 청와대로 전화를 걸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통화하였다. 취임인사차 전화를 건 것이다. 그런데 전화를 거는 순서가 역대 국가안보보좌관들과 달랐다. 일본 국가안보국장에게 먼저 전화를 걸고 한국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던 관례를 깨고, 한국 국가안보실장에게 먼저 전화를 걸고 일본 국가안보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이런 비관례적인 행동은 그가 취임인사차 전화를 걸기 직전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각각 1발씩 실은 자행발사대 2대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시작되는 시각에 맞춰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처럼 평양 북쪽에 배치하여 심각하게 위협하였기 때문이다.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태세는 트럼프 대통령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미국의 고위급 관리들을 불안과 긴장과 고심 속에 빠드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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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6년 12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인수단이 아시아 나라들 가운데 대사를 우선적으로 지명하려는 나라들은 중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 네 나라이고, 한국은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났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도가 중국, 일본, 한국 순이 아니라, 중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 순이므로, 한국은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그런데 그런 우선순위와 다르게,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일본 국가안보국장에게 전화를 걸기에 앞서 먼저 한국 국가안보실장에게 인사전화를 걸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따르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일본 국가안보국장에게 먼저 전화를 건 뒤에 한국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었어야 자연스러운데, 순서가 왜 바뀐 것일까?
그 까닭은 지난 1월 20일 오전 (미국 동부 시간)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각각 1발씩 실은 자행발사대 2대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시작되는 시각에 맞춰 평안북도에서 평양 북쪽으로 남하시켜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처럼 매우 심각하게 위협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아도 지난 1월 8일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은 그 자행발사대 2대가 평안북도 어느 지역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촬영한 미국 정찰위성의 영상자료를 보고 깜짝 놀란 미국 국방부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비하기 위해 해상배치 엑스밴드 레이더를 하와이와 알래스카 중간쯤 되는 북태평양 해상으로 급파하였고,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시작되는 시각에 맞춰 미국 해군 미사일구축함, 일본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한국 해군 이지스구축함을 출동시켜 미사일경보태세를 갖추었다.
그처럼 극도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자연히 한국의 국가안보실장에게 먼저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정황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태세가 트럼프 대통령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을 불안과 긴장과 고심 속으로 깊이 빠뜨렸음을 말해준다.
트럼프 대통령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2016년 12월 19일 또는 20일 국가정보기관 고위관리에게 특별히 요청하여 조선에 관한 특별기밀정보와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특별기밀정보를 신중하게 들었고, 그에 따라 12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국가안보보좌관과 레인스 프리버스(Reince Priebus) 대통령 비서실장을 자신의 휴양소로 불러 조선문제에 대한 비상대책을 숙의한 바 있다.
그런데 그로부터 열흘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예고하였고, 그로부터 1주일 뒤 실제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발이 언제든지 쏠 수 있는 발사대기상태에 진입한 모습으로 나타났으니 트럼프 대통령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극도로 긴장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취임식에 맞춰 갑자기 발사하지 않을까 하는 극도의 불안감에 사로잡힌 채 취임식장에 나타났던 것이고, 그의 곁에서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플린 국가안보보좌관도 백악관에 들어가자마자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3. 트럼프 취임연설문에 어떤 생각이 반영되었을까?
<CNN> 2017년 1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사를 연설문작성보좌관에게 맡기지 않고 2016년 12월 말 자신의 휴양소에 머물면서 몸소 “100% 썼다”고 한다. 미국의 온라인 대중지 <페이스트(Paste)>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연설의 문장구성을 분석한 2017년 1월 20일부 기사에서 그가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연설에서 사용한 적이 없는 낯선 어휘 27개를 사용하였다고 지적하였는데, 이것은 그가 취임연설문을 직접 작성하였다는 위의 보도내용을 뒷받침해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17분 17초 동안 읽어내려간 취임연설문은 그가 직접 작성한 것이므로, 거기에 그의 생각이 뚜렷이 반영된 것이 분명하다. 어떤 생각이 반영되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지난 수 십 년 동안 우리는 우리 군대가 매우 슬프게 고갈되는 것을 허용하면서 다른 나라 군대들에게 재정을 지원해주었고, 우리 국경을 지키는 것을 외면하면서 다른 나라의 국경들을 지켜주었다”고 지적하였는데, 이것은 국가안보전략구상이 아니라 역대 행정부들의 실패한 국가안보전략에 대한 깊은 반성이다. 그는 미국의 군사력이 약화되는 것을 방치하면서까지 동맹국들에게 군사지원을 해준 과거를 반성하였고, 미국 본토 방어를 외면하면서까지 동맹국 방어에 치중해온 과거를 반성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그런 반성적 심경을 토로한 것은, 동맹유지와 본토안보가 상충되는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유지를 포기하고 본토안보를 택하는 거센 고립주의 돌풍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을 예보한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17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 디씨에 있는 연방의회 동쪽 계단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의 한 장면이다. 취임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이 불끈 쥔 주먹을 쳐들고 군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그의 오른쪽에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버락 오바마가 손뼉도 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서 있고, 그의 왼쪽에는 대통령의 영부인으로 된 멜라니아 트럼프가 손뼉을 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연설을 관통하는 주제는 미국제일주의이다. 취임연설에서 그는 미국보다 동맹국들을 우선시해왔던 역대 행정부들의 국가안보전략을 깊이 반성하였다. 이것은 동맹유지와 본토안보가 상충되는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유지를 포기하고 본토안보를 택하는 거센 고립주의 돌풍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을 예보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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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국가안보전략구상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대목은 “우리는 기존 동맹관계를 강화할 것이며 새로운 동맹관계를 맺을 것(we will reinforce old alliances and form new ones)”이라고 지적한 짤막한 문장밖에 없다. 하지만 이 아홉 글자로 된 문장은 대통령 취임연설을 그럴듯하게 꾸며주는 수사적 표현으로 들어간 것이지, 어떤 전략구상을 내포한 의미 있는 문장은 아니다. 왜냐하면,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본심은 동맹강화가 아니라 본토안보에 쏠려있기 때문이고, 또한 미국이 새로운 동맹관계를 맺을 나라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동맹국의 안보를 포기할 경우, 일차적인 포기대상은 한국이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상이다. 한국의 친미정권과 친미세력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는 말이 언제쯤 나올까 하고 조바심을 느끼겠지만, 그런 조바심은 그냥 접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제일주의(America First)의 기치를 든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강화가 아니라 본토안보를 무엇보다 중시하기 때문에, 미국 본토의 안보를 해치는 위해요인으로 전락해버린 한미동맹을 결국 포기할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동맹을 유지할수록 미국 본토는 조선으로부터 견디기 힘든 핵공격위협을 더 심하게 받게 될 것이고, 결국 미국의 국가안보파탄을 재촉하는 전쟁위험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 들어갈 것이므로, 한미동맹은 미국 본토의 안보를 해치는 치명적인 위해요소로 되었다. 안보손익계산에 누구보다 능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본토가 조선의 심각한 핵공격위협을 받아 미국의 국가안보가 근본적으로 파탄되는 최악의 비상사태를 감수하면서까지 주한미국군을 유지할 리 만무하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연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위협’, ‘위기’, ‘안보’라는 익숙한 어휘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연설 중에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가 취임연설 중에 안보위협에 단호히 대처하고 안보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식으로 강경한 발언을 늘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뜻밖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뜻밖의 현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자신의 국가안보전략구상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였음을 말해준다. 8년 전,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이라크에서의 철군, 아프가니스탄전쟁 종식, 핵위협 감소, 기후온난화 대처, 국제테러 대처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 자신의 국가안보전략구상을 언급했는데,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는 야심찬 구호를 내걸고 당선된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국가안보전략구상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넘어간 것은 실수로 빠뜨린 게 아니라 의도적인 언급회피라고 보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왜 국가안보전략구상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을까? 그 까닭은 자신의 국가안보전략구상을 밝힐 때가 아직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전략구상을 취임연설에서 언급하려 했다면, 아시아에서 조선이, 그리고 유럽에서 러시아가 각각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을 인정하고, 그 해결방향까지 언급해야 하는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처지는 전혀 그렇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자존심을 한껏 강조해야 할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지난 70년 동안 유일초대국으로 군림해온 아메리카제국이 동방의 핵강국으로 등장한 사회주의조선으로부터 심각한 핵공격위협을 받아 자존심이 짓밟히고 있는 참담한 현실을 차마 언급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대선유세기간 중에 친러시아 발언을 쏟아낸 그가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적대관계에 대해 언급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을 회피했다고 해서 현실이 지워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조미핵대결이 최종국면에 들어선 오늘, 제국주의핵위협에는 사회주의핵위협으로 대응한다는 조선의 원칙적 입장은 이전보다 더욱 굳어진 듯하다. 이를테면, <로동신문> 2017년 1월 20일부에 실린 논평기사는 “미국의 핵공갈에 대처하여 우리가 대륙간탄도로케트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을 만들어 시험해도 미국은 할 말이 없게 되어 있다”고 하면서,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케트는 최고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되게 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조선 외무성 북미주국 최광일 부국장은 2017년 1월 2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와의 단독회견에서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든지 시험발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거듭 밝혔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16년 6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 시험발사 중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 나타난 화성-10 전투부를 근접촬영한 것이다. 흰색으로 도색된 재진입체와 모의탄두가 전투부 맨 앞에 장착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 사진에 나타난 화성-10의 동체길이는 12m인데, 지금 조선이 즉응적인 시험발사태세에 진입시켜놓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발의 동체길이도 역시 12m이다. 2017년 1월 2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과의 단독회견에서 조선 외무성 북미주국 최광일 부국장은 조선이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발을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든지 시험발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정이 이처럼 심각해졌는데도, 트럼프 행정부가 정세를 오판하여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예년처럼 감행하면, 조선은 그에 맞서 미국의 핵전쟁위협을 끝장낼 최후의 전략적 보복공세에 돌입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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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처럼 심각해졌는데도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정세를 오판하여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예년처럼 감행하면, 조선은 그에 맞서 미국의 핵전쟁위협을 끝장낼 최후의 전략적 보복공세에 돌입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예견되는 최후의 전략적 보복공세는 화성-14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북극성-3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핵탄두기폭시험, 수소탄기폭시험 등을 연속적으로 단행하는 것이다. 조선이 지난 23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을 올해 끝낼 결심을 세운 것은 명백해 보인다.
만일 조선이 위에 열거한 극강의 전략무기들을 총동원하여 미국에게 전대미문의 전략적 보복공세를 연속 퍼부으면, 조선의 전략공세 앞에서 미국 본토를 방어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이 거덜나는 미증유의 파탄이 일어날 뿐만 아니라, 이미 최종국면에 진입한 조미핵대결이 급속히 격화되면서 아메리카제국을 파멸적 재앙에 빠뜨릴 최후결전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전시상황에 대비하여 조선인민군은 지난 1월 20일 정오부터 전투동원태세에 진입하였으며, 언제든지 전면전에 돌입할 준비를 갖추고 결전의 시각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 까닭에 2017년 1월 25일 미국 태평양육군사령관 로벗 브라운(Robert B. Brown)은 워싱턴 디씨에 있는 전략 및 국제안보센터가 주최한 공개토론회에 참석하여 “내 밤잠을 설치게 하는 것,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북조선이다. 내 생각에는,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조선의 가공할 핵공격위협 앞에서 밤잠을 설치는 미국인이 어찌 태평양육군사령관 한 사람 뿐이겠는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책임진 대통령과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국방장관과 고위급 군사지휘관들은 지금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살얼음판을 딛는 긴장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4. 신임 국방장관을 서울에 파견하는 백악관의 긴급결정
지금 트럼프 행정부에게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중지시키는 것은 가장 절박하고 중대한 국가안보문제로 되었으며, 그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작동되는 것 같은 위기상황에 있다.
그런데 그런 위기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2017년 1월 25일 미국 국방부 대변인 제프 데이비스(Jeff A. Davis)가 오는 2월 2일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신임 국방장관이 서울을 방문하고 이튿날 도꾜를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그가 국방장관에 취임한 날은 지난 1월 20일이었는데, 닷새 만에 서울과 도꾜를 연속 방문한다는 발표가 나온 것이다. 이건 무슨 뜻일까?
첫째, 매티스 국방장관이 취임한 직후 취임인사차 전화를 건 상대를 열거하면, 1월 23일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영국 국방장관, 캐나다 국방장관, 1월 24일 오스트레일리아 국방장관, 뉴질랜드 국방장관, 1월 26일 독일 국방장관, 프랑스 국방장관 등이었다. 이것은 미국의 역대 국방장관들이 취임 이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부터 가장 먼저 방문해온 관례를 상기시킨다. 그런데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동맹국들을 중시해오던 기존 관례를 깨고, 가장 먼저 서울을 방문하려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역대 국방장관들은 한미동맹보다 미일동맹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도꾜를 먼저 방문한 뒤에 서울을 방문하였는데, 이번에 매티스 국방장관은 서울을 먼저 방문하고 도꾜를 방문하게 된다. 이런 이례적인 행동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1월 22일 트럼프 행정부의 신임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가 국방부에 처음 출근한 날,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정책을 담당할 '최고 4인방'의 첫번째 회의를 국방부 청사에서 주재하는 장면이다. 사진 중앙에 보이는 사람이 매티스 국방장관이고, 그의 오른쪽에 앉은 사람이 로벗 워크 국방부 부장관이고, 등이 보이는 사람이 조섭 던포드 합참의장이고, 매티스 국방장관 왼쪽에 앉은 사람이 폴 셀바 합참부의장이다. 매티스 국방장관이 국방부에 처음 출근한 날로부터 사흘 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오는 2월 2일부터 2월 4일까지 서울과 도꾜를 연속 방문한다는 순방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런 갑작스러운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국방장관을 취임 직후 서울과 도꾜에 파견하는 긴급결정을 내렸음을 말해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매티스 국방장관을 서울과 도꾜에 급파하는 것일까?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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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즉응적인 시험발사태세를 갖추고, 조선인민군 전군이 전투동원태세에 진입한 것으로 하여 미국이 사상 최고 수준의 혹독한 압박을 받고 있는 지금, 백악관, 국방부, 국무부가 모조리 초긴장상태에 빠져 있으므로 신임 국방장관의 다급한 발길이 브뤼셀이 아니라 서울로 향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도꾜에 앞서 서울부터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역대 국방장관 26명 가운데 취임 닷새 만에 해외순방계획을 갑작스럽게 발표한 사람은 이번에 국방장관에 취임한 제임스 매티스밖에 없다. 이런 비상행동은 그가 국방장관에 취임하자마자 서울과 도꾜에 가려는 순방계획을 서둘러 세운 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서울과 도꾜에 파견하는 긴급결정을 내렸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매티스 국방장관을 서울과 도꾜에 파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결정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예고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후통첩에 대한 백악관의 다급한 첫 반응인 것이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국방장관을 서울과 도꾜에 파견하는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오는 2월 1일 워싱턴 디씨를 출발하여 2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과 도꾜를 연속하여 방문하게 된다. 해마다 2월 초에는 주한미국군사령부가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이 진행할 것이라는 사실을 공식 발표해왔는데, 바로 그 시점에 미국 국방장관이 현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올해는 주한미국군사령부가 미국 국방장관 앞에서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발표하려는 것일까? 그런 것은 아니다.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즉응적인 시험발사태세를 갖추었고, 조선인민군 전군이 전투동원태세에 진입함으로써 미국에게 사상 최고 수준의 혹독한 압박이 가해지는 현재 상황에서 만일 주한미국군사령부가 매티스 국방장관 앞에서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발표하면, 그것이야말로 전쟁으로 한 판 붙어보자는 식의 대조선 선전포고가 될 것이고, 조선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서울에 머무는 중에 즉각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왜 매티스 국방장관을 서울과 도꾜에 급파하는 것일까? 한국의 주요언론매체들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서울을 방문하는 목적이 ‘북핵공조’를 논의하기 위해서라느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라느니, 주한미국군 방위비 분담금을 한국에게 전담시키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라느니 하는 추측보도를 내보냈지만, 그건 모두 엉터리 추측이다. ‘북핵공조’는 한미외교장관회담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인데, 미국 국무장관 인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문제나 방위비 분담금 전담문제는 한미국방장관회담에 정식의제로 상정되어 간단치 않은 협상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양측에서 모두 사전준비가 필요한데, 이번에 매티스 국방장관은 그런 사전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취임 직후 대통령의 긴급결정에 따라 서울에 파견되는 것이다.
▲ <사진 7> 위의 두 사진은 조선 외무성 북미주국 최광일 부국장이 2017년 1월 25일 평양을 취재차 방문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방송인 빌 닐리와 단독회견을 진행하는 장면들이다. 화면자막에 나타난 것처럼, 빌 닐리가 "미국이 남한과의 군사연습을 취소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을 때, 최광일 부국장은 "바로 그것이 새로운 관계를 위한 유일한 출발점으로 된다"고 명백히 답변하였다. 이 의미심장한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도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취소하면, 조선과 미국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조선이 미국에게 요구하는 것은 명백하다. 핵전쟁연습 취소냐 조미핵대결 격화냐를 마지막으로 택하라는 것이다. 이제 트럼프 행정부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그 요구에 답할 차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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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국방장관이 서울을 방문하는 진짜 목적은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취소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들에 직접 설명해주려는데 있다고 보아야 한다. 백악관이 국방장관을 파견하지 않고 그런 충격적인 결정을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들에게 설명할 길은 없다.
예년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관계자가 2015년도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개시일을 한국 언론에 처음 밝힌 날은 1월 12일이었고, 2016년도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개시일을 한국 언론에 처음 밝힌 날도 역시 1월 12일이었다. 특히 2016년도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개시일을 예보한 1월 12일부 보도기사에는 조선의 핵에 대응한다는 ‘4D작전개념’이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에서 처음 시행될 것이라는 자극적인 내용도 밝혀진 바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올해는 1월이 다 지나갔는데도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에 관한 언론보도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예년 경험을 보면, 미국은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2016년 3월의 첫 월요일인 3월 7일에 시작하였고, 2015년에는 3월의 첫 월요일인 3월 2일에 시작하였다. 올해 3월의 첫 월요일은 3월 6일이므로, 만일 미국이 올해도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감행하려 한다면, 1월 중순에 한국 언론보도를 통해 예보했어야 하고, 2월 초에는 주한미국군사령부의 공식발표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올해 트럼프 행정부는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과 관련하여 예년과 아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미국 본토를 정조준한 조선의 직접적인 핵공격위협 앞에서 멸망이냐 생존이냐를 택해야 하는 운명의 갈림길에 끌려나간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그런데 이 글을 탈고하기 직전,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이 취소되었음을 암시한 것이 아니라 명시한 충격보도가 나왔다.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7년 1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오는 3월 초에 진행될 전쟁연습은 한국군이 단독으로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한국군 합참본부가 지휘하게 될 것이고, ‘키 리졸브-독수리’나 ‘을지프리덤가디언’이라는 기존 전쟁연습작전명칭도 바꿔질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을 참가시킨 기존 합동전쟁연습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고, 앞으로는 한국군이 단독으로 하는 전쟁연습만 진행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우리의 문전 앞에서 년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소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조선은)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것은 미국이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취소해야 미국에 대한 조선의 핵공격위협이 중단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선 외무성 북미주국 최광일 부국장은 2017년 1월 2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와의 단독회견에서 “조선반도의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미국이 남조선과 함께 우리 코앞에서 벌이는 핵전쟁연습, 합동군사연습을 그만두면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취소하면, 그것은 조선의 강력한 핵위협을 견디지 못한 미국의 정치적 굴복으로 될 것이다. 지난 23년 동안 지속되어오다가 마침내 최종국면에 들어선 조미핵대결은 그렇게 첫 번째 승패가 갈린 가운데 종착점을 향해 차츰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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