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갑자기 밀려든 강추위에 난방비 폭등이 겹치면서 민생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정부여당은 난방비 인상이 문재인 정부 탓이라며 떠넘기기를 할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을 지원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발단은 설날연휴 직전 가정으로 날아든 전월 난방비 내역이었다. 지난해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랐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해 지난해 가스 수입 총액은 약 70조원으로 전년보다 80%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국내 에너지 가격 역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물가 인상 우려로 다른 공공기관처럼 가스공사는 수입가격보다 낮게 소비자에게 공급해 지난해말 4조 5천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불가피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가스요금을 메가줄(MJ)당 5.47원을 올려 인상율은 38%를 기록했다. 지역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열 요금도 1년 새 비슷하게 인상됐다. 최근의 난방비 내역서는 높은 인상율과 사용량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문제는 난방비 폭등이 저소득층 가계에 직격탄이 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최근 갑작스러운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많은 가정에서 최소한 난방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정부가 겨울이 지난 올해 2분기에 추가로 요금 인상을 예정하고 있어 가뜩이나 전기요금, 대중교통요금, 식비 등 물가가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크다.
외부요인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또한 에너지 사용을 점차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단기간에 난방비가 폭등하는 것은 최소한의 국민생활을 보장해야 할 정부의 역할 측면에서도 반드시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여당이 가스공사의 적자 해소라는 경제논리에만 경도돼 접근하면 피해와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요금외의 정책수단도 폭넓게 활용해야 한다. 야당에서 요구하는 저소득층 에너지바우처나 전국민 에너지재난지원금 지급은 훌륭한 방안이다.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막대한 초과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에너지기업 등에 대한 횡재세 도입을 공론화하고 입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한쪽에서는 난방도 제대로 하기 힘든 서민들이 냉기를 견디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에너지위기로 돈잔치를 하며 온기를 독점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정부여당은 난방비 폭등으로 인한 국민들의 노여움과 불안을 전정부에 떠넘기려는 자잘한 계산을 버려야 한다. 해도 바뀌고 취임한지 한참 됐는데 언제까지 전정부탓으로 책임을 피할 생각인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은 그것대로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당장 취할 대책을 빠르게 제시해 집권세력의 모양새라도 갖춰야 한다. 에너지 문제는 한겨울은 물론 한여름에도 심각한 만큼 당장의 대책과 더불어 근본적인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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