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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1일 월요일

트럼프, ‘직무박탈·탄핵·자진사퇴’ 압박 최고조... 펠로시 “긴급히 행동할 것”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하야 요구 거세져... 20일 바이든 취임식 앞두고 또 다른 폭력 사태 우려도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21-01-11 18:03:39
수정 2021-01-11 18: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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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모인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지지자들의 의회 난동 사건이 발생하자,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모인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지지자들의 의회 난동 사건이 발생하자,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한 상태다.ⓒ뉴시스/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 의회 유혈 난동 폭력 사태에 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직무 박탈이나 탄핵 혹은 자진 사퇴에 대한 압박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CNN방송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10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에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대통령 직무를 박탈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펜스 부통령과 내각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할 것을 요구하는 하원 결의안 채택을 오는 11일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만약 펜스 부통령이 24시간 안에 결의안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하원에서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긴급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적인(imminent) 위협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수정헌법 제25조 4항은 대통령이 직무 불능 상태에 있다고 판단될 때 내각 각료 과반수의 찬성으로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절차 등을 규정한 조항이다. 하지만 현재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무 박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데이비드 시실리니 의원 등 3명은 오는 11일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난입 선동에 대한 책임을 물어 그에 대한 탄핵 결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하원 탄핵안은 과반수만 동의하면 처리되는 관계로, 현재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하원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상원 의결을 위해서는 100석 중 3분의 2 이상인 최소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의석수는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이 50석, 공화당이 50석이다.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나오고 있지만, 상원까지 통과해 탄핵안이 발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조 바이든 당선자 측은 펠로시 의장과는 달리 탄핵소추안을 놓고 상원에서 양당이 대립할 경우 대통령 취임 초반에 의제를 실행하고 코로나19 대응 등 당면 현안에 대응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우선 다수당 지위에 있는 하원에서 탄핵안을 통과하고 상원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후에 송부하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더라도 ‘탄핵 대통령’이라는 낙인을 찍어 향후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직무 박탈이나 탄핵 추진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친정이 공화당 내에서도 ‘자진 사퇴’ 압력이 가중하고 있다. 공화당 팻 투미 상원 의원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선의 선택은 대통령직 사임이라고 말했다.

앞서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하야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하원에서도 공화당 개럿 그레이브스 의원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다.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도 직무 박탈이 되지 않는다면, 탄핵에 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도 탄핵론에 동조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의사당 난동 사태를 선동하는 것을 보았다”면서 “내란 선동이 탄핵감이 아니라면, 무슨 혐의가 탄핵감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친정인 공화당 의원들마저 등을 돌리는 사태에 직면하자, 백악관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방어해주는 공화당 동료가 거의 없다”면서 “점점 고립된 채 백악관에 몸을 숨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퇴임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최근 지지자들과의 소통 창구였던 트위터마저 차단당하자, 이를 회복할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 정가는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또 다른 폭력 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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