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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20일 수요일

[신년 대담] 양경수 “민주노총, 전면적인 통일투쟁에 나설 것”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1/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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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시보는 2021년 새해를 맞이해 진보통일운동 단체, 진보정당 대표와 서면 대담을 진행했다. 

 

다섯 번째 순서는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다.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기자] 민주노총 위원장 당선을 축하드린다. 자주시보 독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부탁한다.

 

[양경수] 자주시보 독자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삶 전반이 변했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는 조건에서 노동자들의 삶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들이나 영세자영업자들처럼 평상시 어려움을 겪던 사람들이 더 많은 고통과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남북관계도 몇 년 전으로 돌아가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새해에는 노동자 민중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또한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새롭게 도모될 수 있도록 민주노총이 자기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자] 중대재해법이 애초의 원안과 다르게 통과되었다. 문제점은 무엇이며, 민주노총의 이후 대응은 어떻게 되는가?

 

[양경수]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산재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되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이나 유예기간을 두었다는 데 있다. 전체 산재 사망사고의 80% 이상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다. 그런데 그 사업장들을 제외하고 유예한다는 것은 결국 수천 명의 노동자가 더 죽도록 방치하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단 한 명의 목숨도 소중히 여겨야 하는 정부가 사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노동자들을 지속적인 죽음의 굴레에 방치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민주노총은 즉각적인 개정 투쟁에 나설 것이다. 사용자의 당연한 의무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게 일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이윤을 위해 얼마간의 노동자는 죽어도 좋다는 식의 현 법안은 즉각 다시 개정되어야 한다. 또한 원청이나 발주처를 처벌할 수 없도록 한 내용도 수정해야 한다. 한국 사회 기업구 조상 원청의 책임자나 발주처가 처벌받지 않으면 결국 현장은 바뀌지 않는다. 최고경영자가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 현장의 노동자들 안전이 담보된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민주노총은 다시 투쟁에 나설 것이다.

 

[기자] 문재인 정부가 4년 차에 이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평가를 해 달라.  

 

[양경수] 기대가 실망으로, 이제는 분노로 바뀌었다고 본다. 촛불정권이라 스스로를 명명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노동자들도 많은 기대가 있었다. 예컨대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첫 행보로 인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약속했다. 눈물을 흘리며 환영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다시금 자회사 반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 있다. 또한 최저임금 1만 원을 공약하고도 역대 정권과 다르지 않은 인상률은 물론이고, 산입범위를 확대하여 수많은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기회마저 박탈했다. 이런 문재인 정부에 노동자들이 후한 점수를 줄 수가 없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노동개악을 밀어붙이며 전 국민의 70%가 찬성하는 중대재해법을 누더기로 만든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기자] 남북관계가 꽉 막혀 있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무엇이 문제인가?

 

[양경수] 단언컨대 문재인 정부가 자주적 입장을 견지하지 못한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만들 때만 하더라도 이제 남과 북은 대립과 반목의 시간을 넘어 평화와 번영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역대 정권과 다를 바 없이 한미동맹의 강화라는 끈을 놓지 못하고 남북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찾을 수 없었다. 남과 북의 정상이 약속한 사항은 그 자체로 이행을 하면 된다. 그런데 미국의 눈치를 보고, 심지어 미국의 허락이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올해 신년사만 보더라도 미국의 신임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동맹을 우선하고 이 토대 속에서 남북대화를 이어가겠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예속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문제를 우리민족끼리 해결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

 

▲ 2021년 1월 14일 6.15남측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양경수 위원장     ©김영란 기자

 

[기자]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실현하는 데 있어 민주노총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양경수] 노동자들 또한 분단의 피해자이다. 노동자들이 임금인상과 고용보장을 위해 투쟁에 나서더라도 ‘빨갱이’라며 손가락질을 받는다. 한국 사회는 노동조합마저 불온시되는 이념적 불균형의 사회이다. 따라서 노동자들의 문제가 제대로 인식되기 위해서라도 분단의 비극은 멈춰야 한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민주노총은 8월에만 집중하는 통일운동이 아니라 전면적인 통일운동에 나설 것이다. 정부 예산의 10%가 국방예산으로 책정되는 조건에서 노동자들에게 돌아올 복지예산은 당연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노동자들의 유리지갑에서 빠져나가는 세금을 미국산 미사일 사는데 쓰는 기막힌 현실을 바꾸기 위해 나설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부산, 광주 등지에서 세균무기 실험에 반대하는 투쟁이 확대되고 있다. 이제 한반도 평화와 주한미군의 문제는 경제적 문제일 뿐 아니라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민주노총은 이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기자] 올해 민주노총 중점사업과 위원장으로서 포부를 밝혀 달라.  

 

[양경수] 민주노총은 올해 11월 총파업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총파업 투쟁을 통해서 한국 사회 노동자들의 지위를 바꾸어 놓을 것이다. 모든 노동자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할 것이다. 또한 노동자라면 누구나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하여 한국 사회 노동조합 조직률을 비약적으로 확대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임금노동자의 절반을 넘어서고, 신규일자리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

 

또한 민주노총의 사업과 투쟁을 더 많이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민주노총 방송국을 만들 생각이며, 학교에서부터 노동자들의 권리와 노동조합의 역할을 배울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민주노총은 현재 110만 조합원을 포괄하는 대한민국 1노총이다. 그 지위와 역할에 걸맞게 힘찬 투쟁과 사업을 통해 노동자 민중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독자분들께 새해 인사를 드린다. 

 

* 바쁘신 가운데 자주시보 신년대담에 응해 주신 양경수 위원장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신년 대담 마지막은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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