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남의 갑을,병정] 해병대에서는 왜 인권침해 계속 되나
20.09.03 08:17
최종 업데이트 20.09.03 08:17▲ 대한민국 해병대 | |
ⓒ 해병대 홈페이지 |
얼마 전 오랜만에 한 해병대 병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몸 건강히 무사하게 전역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2019년 초 군인권센터의 인권침해 상담과 지원을 받았던 사람이다. 이병 시절부터 선임 해병들에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구타를 당하고 인격 모독을 겪었던 그가 벌써 만기 전역을 할 때가 되었다니 시간이 참 빠르다고 느꼈다.
그 사이 가해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았고, 피해자는 새로운 부대에서 일상을 되찾았다. 가끔 SNS에 올라오던 사진으로 미루어 보아 그는 새로 만난 전우들과 알찬 군 생활을 보낸 것 같았다. 자신이 겪은 피해를 잊지 않고 군 생활 중에 목격한 병영 부조리를 바로 잡기 위해 힘썼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폐쇄적인 군대 조직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는 사건 자체를 해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피해자가 어느 순간 가해자가 되고 마는 폭력의 대물림을 끊어내는 데에도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사건을 지원한 나로서는 그의 전역 인사가 반갑고 보람된 소식이었다.
또 다시 터진 해병대 가혹행위
다시 시간을 뒤로 돌려 2019년 초를 복기해본다. 군사경찰(헌병)의 피해자 조사에 신뢰 관계인으로 입회했을 때였다. 조사 중간 쉬는 시간에 수사관과 잠깐 이야기를 나눌 틈이 있었다. 수사관에게 이러한 구타 사건이 많냐고 물었다. 2014년 윤 일병 사건 이후 병영 내에서 구타나 잔혹한 가혹행위가 많이 줄어든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던 차에 충격적인 구타 사건을 마주하게 된 터라 추세가 궁금하였다. 그런데 수사관은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해병대는 특성상 여전히 구타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편입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합의를 보는 경우가 많아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 뿐입니다."
돌이켜보면 해병대에서는 주기적으로 엽기적인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했고 지금도 그렇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올해 1월 해병1사단에서 선임 해병들이 전입 신병을 때리고 살아 있는 잠자리를 강제로 먹게 한 사건이 있었다(관련기사: "잠자리 산 채로 먹어라" 해병대 가혹행위-성희롱 폭로 http://omn.kr/1mclx).
그런 해병대에서 또다시 가혹한 인권침해 사건이 터졌다. 군인권센터는 1일 해병1사단에서 선임 해병들이 6개월간 한 병사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며 성추행, 구타를 밤낮없이 매일 저질렀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해병1사단에 자대 배치를 받은 A씨는 B 병장에게 지속해서 괴롭힘과 폭행을 당했다. B병장은 A씨에게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고 얼굴에 들이미는 등의 성추행을 저질렀다. B병장이 제대한 뒤에도 그 다음 선임들에 의해 괴롭힘은 계속 됐다. 샤워실에서 A씨를 부동자세로 세워놓은 뒤 바디워시로 거품을 만들어 성기를 만져 추행하는가 하면, 침대에서 성추행을 하면서 피해자에게는 "감사합니다"를 복창하게 하는 등 피해 내용도 끔찍하기 그지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가해 행위가 대낮에 부대 복도, 흡연장 등 공개된 장소에서 벌어졌지만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부대 간부들이 아무도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해병대 군사경찰은 이 사건을 7월에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해 가해자 중 현역 3명(병장 2명, 상병 1명)을 강제추행,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해 군검찰로 송치했다. 전역한 B씨는 관할 경찰서에 사건을 이첩했다고 밝혔다.
이빨, 악기바리... 뿌리깊은 해병대 악습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해병대는 강도 높은 부대 진단과 가해자 엄중 처벌을 천명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해왔다. 그러나 툭하면 벌어지는 인권침해 사건은 가해행위의 양상까지 흡사할 정도로 반복적이다. 사건이 발생한 부대도 가해자도 피해자도 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이빨'이라 부르는 악·폐습이 공유되고 있었다.
선임이 물어볼 때 '~ 할 수 있다'라고만 대답할 것, 선임에게 대답할 때 '맞습니다'라고만 답할 것, 선임의 몸에 손을 대지 말 것, 모든 답변은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확인해보겠습니다', '똑바로 하겠습니다', 질문 시 '~인지 알고 싶습니다'로 통일할 것 등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해병대에는 병사들끼리 '우리의 주적은 간부'라 외치며 병영 악습을 간부에게 이야기하면 소위 '기수열외'를 시켜 투명인간 취급하는 못된 폐습이 온존하고 있다. 그 탓에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오랜 시간 피해를 참고 견디느라 몸과 마음이 깊이 병든 뒤에야 구제를 호소해왔다. 부대 간부들이 오랜 시간 구타와 가혹행위를 인지하지 못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해병대가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16년 여름, 해병대에서 '악기바리'로 불리는 식고문 사건이 불거진 적이 있다. 악기바리는 해병대에서 전해지는 전형적인 악·폐습의 하나로, 후임병에게 빵, 과자 등의 취식을 계속 강요하는 고문이다.
당시 피해 병사는 밥을 먹은 뒤 빵, 피자, 치킨, 초콜릿, 우유, 음료수 등을 강제로 먹는 식고문을 한 달 동안 10번이나 당했다고 한다. 밥과 치킨 2마리, 초콜릿 파이 1상자, 과자 3봉지, 빵 3개, 음료 1.5ℓ를 통째로 다 먹게 하는 식이었다.
당시 상상 초월의 엽기행각에 여론의 뭇매를 맞은 해병대는 병영 내 인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당시 해병대 사령관이었던 이상훈 중장의 결단으로 2017년 외부 인권 전문가들로 구성된 '해병대 인권자문위원회'가 결성되기도 하였다. 군 조직의 폐쇄성을 감안하면 사령부가 민간인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꾸린 것은 용기 있는 일이었다.
위원회는 해병대에서 발생하는 각종 인권침해 사건을 검토하고 대책 수립을 자문했으며, 해병대 역시 위원회에서 논의된 결과들을 충실히 이행해나갔다. 이러한 노력은 성과를 보여 얼마간 해병대에서는 큰 사건이 터져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사령관이 바뀐 뒤 해병대사령부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판단을 내렸고, 2019년 2월 위원회를 해산했다. 이만하면 되었다는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위원들이 우려를 제기했지만 해산은 그대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기사의 서두에서 다루었던 구타 사건, 후임병에게 개 흉내를 내며 네 발로 걸어 다니게 한 사건, 치약으로 머리를 강제로 감긴 사건 등 인권침해 사건이 다시 확인되기 시작했고, 해가 바뀌어 잠자리 강제 취식 강요 사건, 성추행·구타 사건 등에 이르게 됐다.
인권은 소란스럽게 지키는 것
인권에는 완성형이 없다. 여러 사람이 맞부딪히며 살아가는 인간 사회에서 구성원이 많이 배우고 많이 안다고 인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보호 장치를 겹겹이 갖춘다고 권리 보호가 빈틈 없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매 순간의 섬세한 노력과 관심이 경주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권리를 침해 당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군대처럼 권력 관계가 뚜렷한 조직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인권 옹호의 핵심은 매 순간의 섬세한 노력과 관심을 어떻게 상시적인 시스템으로 구축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해병대의 인권자문위원회 해산은 인권 옹호를 군사 작전처럼 '임무 달성'의 관점으로 바라보았기에 가능했던 발상으로 보인다. 2년 남짓한 시간을 외부의 감시자를 통해 인권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나가는 상시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쓰기보다는 인권 상황 개선이란 목표 달성의 기간쯤으로 인식한 것이다. 인권에 대한 지휘부의 그릇된 인식이 오랜 시간 힘써 만든 성과를 한순간에 수포로 돌리는 촌극을 빚어낸 셈이다.
이것이 비단 해병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방부와 육·해·공군이 앞다투어 인권 전담 기구를 신설하고 상담 창구를 열지만 인권침해 사건은 끊이지를 않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계급 질서의 장막 속에서 암암리에 크고 작은 형태의 폭력이 대물림되는 구조는 지금도 병영 곳곳에서 재생산 되고 있다. 군이 폐쇄 조직이기 때문이다. 인권 상황에 대한 외부의 통제와 감시를 간섭과 지휘권 침해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발전의 기회로 인식하고 이를 어떻게 시스템화할지 고민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 있다.
곧 국방부 장관 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 군의 문민통제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병영 인권 상황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인권은 특별히 기간을 두어 진단하고,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번지르르한 간판을 단 기구를 새로 설치한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깔끔하고 멋있게 인권 상황을 개선하려 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인권은 소란스럽게 지키는 것이다. 외부의 통제, 바깥의 쓴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군이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는 길일 것이다.
"해병대는 특성상 여전히 구타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편입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합의를 보는 경우가 많아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 뿐입니다."
돌이켜보면 해병대에서는 주기적으로 엽기적인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했고 지금도 그렇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올해 1월 해병1사단에서 선임 해병들이 전입 신병을 때리고 살아 있는 잠자리를 강제로 먹게 한 사건이 있었다(관련기사: "잠자리 산 채로 먹어라" 해병대 가혹행위-성희롱 폭로 http://omn.kr/1mclx).
그런 해병대에서 또다시 가혹한 인권침해 사건이 터졌다. 군인권센터는 1일 해병1사단에서 선임 해병들이 6개월간 한 병사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며 성추행, 구타를 밤낮없이 매일 저질렀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해병1사단에 자대 배치를 받은 A씨는 B 병장에게 지속해서 괴롭힘과 폭행을 당했다. B병장은 A씨에게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고 얼굴에 들이미는 등의 성추행을 저질렀다. B병장이 제대한 뒤에도 그 다음 선임들에 의해 괴롭힘은 계속 됐다. 샤워실에서 A씨를 부동자세로 세워놓은 뒤 바디워시로 거품을 만들어 성기를 만져 추행하는가 하면, 침대에서 성추행을 하면서 피해자에게는 "감사합니다"를 복창하게 하는 등 피해 내용도 끔찍하기 그지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가해 행위가 대낮에 부대 복도, 흡연장 등 공개된 장소에서 벌어졌지만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부대 간부들이 아무도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해병대 군사경찰은 이 사건을 7월에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해 가해자 중 현역 3명(병장 2명, 상병 1명)을 강제추행,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해 군검찰로 송치했다. 전역한 B씨는 관할 경찰서에 사건을 이첩했다고 밝혔다.
이빨, 악기바리... 뿌리깊은 해병대 악습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해병대는 강도 높은 부대 진단과 가해자 엄중 처벌을 천명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해왔다. 그러나 툭하면 벌어지는 인권침해 사건은 가해행위의 양상까지 흡사할 정도로 반복적이다. 사건이 발생한 부대도 가해자도 피해자도 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이빨'이라 부르는 악·폐습이 공유되고 있었다.
선임이 물어볼 때 '~ 할 수 있다'라고만 대답할 것, 선임에게 대답할 때 '맞습니다'라고만 답할 것, 선임의 몸에 손을 대지 말 것, 모든 답변은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확인해보겠습니다', '똑바로 하겠습니다', 질문 시 '~인지 알고 싶습니다'로 통일할 것 등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해병대에는 병사들끼리 '우리의 주적은 간부'라 외치며 병영 악습을 간부에게 이야기하면 소위 '기수열외'를 시켜 투명인간 취급하는 못된 폐습이 온존하고 있다. 그 탓에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오랜 시간 피해를 참고 견디느라 몸과 마음이 깊이 병든 뒤에야 구제를 호소해왔다. 부대 간부들이 오랜 시간 구타와 가혹행위를 인지하지 못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해병대가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16년 여름, 해병대에서 '악기바리'로 불리는 식고문 사건이 불거진 적이 있다. 악기바리는 해병대에서 전해지는 전형적인 악·폐습의 하나로, 후임병에게 빵, 과자 등의 취식을 계속 강요하는 고문이다.
당시 피해 병사는 밥을 먹은 뒤 빵, 피자, 치킨, 초콜릿, 우유, 음료수 등을 강제로 먹는 식고문을 한 달 동안 10번이나 당했다고 한다. 밥과 치킨 2마리, 초콜릿 파이 1상자, 과자 3봉지, 빵 3개, 음료 1.5ℓ를 통째로 다 먹게 하는 식이었다.
▲ 이상훈 해병대 사령관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거수경례로 인사하고 있다. 2016.6.29 | |
ⓒ 연합뉴스 |
당시 상상 초월의 엽기행각에 여론의 뭇매를 맞은 해병대는 병영 내 인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당시 해병대 사령관이었던 이상훈 중장의 결단으로 2017년 외부 인권 전문가들로 구성된 '해병대 인권자문위원회'가 결성되기도 하였다. 군 조직의 폐쇄성을 감안하면 사령부가 민간인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꾸린 것은 용기 있는 일이었다.
위원회는 해병대에서 발생하는 각종 인권침해 사건을 검토하고 대책 수립을 자문했으며, 해병대 역시 위원회에서 논의된 결과들을 충실히 이행해나갔다. 이러한 노력은 성과를 보여 얼마간 해병대에서는 큰 사건이 터져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사령관이 바뀐 뒤 해병대사령부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판단을 내렸고, 2019년 2월 위원회를 해산했다. 이만하면 되었다는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위원들이 우려를 제기했지만 해산은 그대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기사의 서두에서 다루었던 구타 사건, 후임병에게 개 흉내를 내며 네 발로 걸어 다니게 한 사건, 치약으로 머리를 강제로 감긴 사건 등 인권침해 사건이 다시 확인되기 시작했고, 해가 바뀌어 잠자리 강제 취식 강요 사건, 성추행·구타 사건 등에 이르게 됐다.
인권은 소란스럽게 지키는 것
인권에는 완성형이 없다. 여러 사람이 맞부딪히며 살아가는 인간 사회에서 구성원이 많이 배우고 많이 안다고 인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보호 장치를 겹겹이 갖춘다고 권리 보호가 빈틈 없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매 순간의 섬세한 노력과 관심이 경주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권리를 침해 당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군대처럼 권력 관계가 뚜렷한 조직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인권 옹호의 핵심은 매 순간의 섬세한 노력과 관심을 어떻게 상시적인 시스템으로 구축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해병대의 인권자문위원회 해산은 인권 옹호를 군사 작전처럼 '임무 달성'의 관점으로 바라보았기에 가능했던 발상으로 보인다. 2년 남짓한 시간을 외부의 감시자를 통해 인권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나가는 상시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쓰기보다는 인권 상황 개선이란 목표 달성의 기간쯤으로 인식한 것이다. 인권에 대한 지휘부의 그릇된 인식이 오랜 시간 힘써 만든 성과를 한순간에 수포로 돌리는 촌극을 빚어낸 셈이다.
이것이 비단 해병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방부와 육·해·공군이 앞다투어 인권 전담 기구를 신설하고 상담 창구를 열지만 인권침해 사건은 끊이지를 않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계급 질서의 장막 속에서 암암리에 크고 작은 형태의 폭력이 대물림되는 구조는 지금도 병영 곳곳에서 재생산 되고 있다. 군이 폐쇄 조직이기 때문이다. 인권 상황에 대한 외부의 통제와 감시를 간섭과 지휘권 침해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발전의 기회로 인식하고 이를 어떻게 시스템화할지 고민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 있다.
곧 국방부 장관 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 군의 문민통제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병영 인권 상황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인권은 특별히 기간을 두어 진단하고,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번지르르한 간판을 단 기구를 새로 설치한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깔끔하고 멋있게 인권 상황을 개선하려 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인권은 소란스럽게 지키는 것이다. 외부의 통제, 바깥의 쓴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군이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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