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권성동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했습니다. 17일 비대위는 권성동 의원과 이은재 전 의원 등에 대한 재입당 논의를 안건으로 올렸고, 권 의원만 재입당을 의결했습니다.
권 의원은 지난 4.15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쳐 컷오프됐습니다. 당시 미래통합당은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단수공천했고, 권 의원은 이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권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당선되면 ‘국민의힘’으로 돌아가 강릉을 발전시키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고 수차례 약속드렸다”라며 “이제 ‘국민의힘’ 중진의원으로서 정부·여당이 잘못하는 것을 바로잡고, 중앙에서 할 말은 하겠다”고 복당 소감을 밝혔습니다.
탈당했던 권 의원이 복당 하면서 홍준표·김태호·윤상현 등 무소속 거물들의 복당 여부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탈당 과정과 복당 가능성을 정리했습니다.
♢ 김태호 “꼭 살아서 돌아오겠다” 복당 신청
지난 4.15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중진 의원들의 고향 출마를 허용하지 않고, 험지 출마를 요구했습니다.
김태호 의원은 “당 공관위는 잘못된 결정을 했다. 정치 지도자급은 고향에서 출마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상한 논리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경선조차 못 했다”며 당의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한 뒤, 고향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당시 김 의원은 “살아 돌아가서 당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라며 “당을 잠시 떠난다”고 말하면서 복당을 시사했습니다.
권성동 의원의 복당이 승인된 17일 김 의원은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총선 직후 복당신청서를 제출한 권 의원과 비교하면 탈당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여부를 지켜본 뒤 신청한 셈입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당장 복당 심사를 하지 않고 여론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 홍준표 “40일만 탈당하겠다”… 그러나 김종인 저격수인 탓에
홍준표 의원은 4.15 총선 당시 처음에는 고향 창녕이 있는 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에 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험지 출마를 요구했고, 김두관 의원이 출마한 경남 양산을로 바꿔 공천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회는 홍 의원을 컷오프시켰고,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에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홍 의원은 당시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난 25년간 몸 담았던 정당을 떠나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에서 출마하고자 한다”며 “대구 총선에서 승리한 후 바로 복당을 하겠다. 탈당이라 해봐야 불과 40일 남짓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김종인 사태로 당이 혼란에 휩싸였는데도 불구하고 다선 중진들이 함구하고 침묵하는 것은 참으로 비겁하고 무책임하다”
“정체불명의 부패 인사가 더 이상 당을 농단하는 것은 단연코 반대한다”
금방 복당 할 것처럼 보였지만,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그의 행보가 바뀌었습니다. 홍 의원은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까지 언급하면서 연일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공격했습니다.
만약 홍 의원이 복당 하게 되면 김종인 비대위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홍준표라는 불씨가 계파 갈등을 일으킬 수 있어, 내부에서는 반대 여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 윤상현 무소속 출마에 복당 금지 외쳤던 김종인
지난 3월 20일 윤상현 의원이 미래통합당에서 컷오프되자 지지자 2천650명이 인천시당에 탈당서를 접수했습니다.
윤 의원은 “제가 공천 배제된 것이 다른 지역 출마를 거부했기 때문이라면, 저의 잘못은 미추홀 주민을 배신하지 않은 것밖에 없다”면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당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윤 의원 대신 안상수 의원을 전략공천했습니다. 4월 3일 안 후보는 지원유세에 나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무소속 후보에 대해서 한 마디만 더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누가 봐도 안상수 후보의 윤상현 저격 발언 요구에 김 위원장은 “이곳에 와 보니 과거 자유한국당에 소속돼있던 후보가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후보로 입후보했다”며 “우리 미래통합당은 무소속으로 출마한 분의 복당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윤상현 의원이 복당을 신청한다면, 당시 김 위원장의 발언이 거짓말이 됩니다. 또한 앞으로 컷오프 된 뒤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복당하면 그만이라는 사례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골치 아픈 일입니다.
4.15 총선에서 컷오프되자 이은재 전 의원은 “통합당 공천은 사기쇼였다”며 탈당했습니다.그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기독자유통일당에 입당했지만, 불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례대표 공천에서 배제됐습니다.
이 전 의원은 한국경제당에 입당해 대표로 비례대표 1번을 받았지만 낙선했습니다. 이런 행보를 보면 국민의힘에서 이 전 의원의 복당을 불허한 것도 이해가 됩니다.
문제는 홍준표·김태호·윤상현 의원입니다. 무소속 의원을 받아들이면 가뜩이나 여당보다 적은 의석수가 늘어나 좋을 수도 있지만, 거물들이라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대권을 꿈꾸는 김태호 의원은 그나마 낫습니다. 윤상현 의원이나 홍준표 의원을 받아들일 경우 내부에서 김 위원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복당을 불허하자니 의석과 당내 반발이 우려되고, 허가하자니 분위기가 엉망이 될 것 같습니다. 김종인 위원장 입장에서는 무소속 의원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계륵’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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