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플라스틱의 습격 ①] 플라스틱은 부서질 뿐 사라지지 않는다
20.09.18 07:08
최종 업데이트 20.09.18 07:08거북이코에 꽂힌 빨대, 새들의 몸통을 뒤덮고 있는 비닐봉지,고래 뱃속에 가득 찬 비닐들.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바다와 그 곳에 사는 생명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수 십년 간 플라스틱 사용량이 크게 늘었고,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의 60~80%가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더 큰 문제입니다. 매우 작아 수거가 어려워 계속 쌓이고, 해양생물들은 먹이로 잘못 알고 섭취하기 때문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어류를 섭취하는 우리에게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들이 직접 미세 플라스틱을 줍고 조사했습니다. 쓰레기가 아닌 바다 생명이 돌아올수 있도록 미세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보려 합니다.[기자말] |
<strong class="tit_subtit" style="display: block; font-size: 15px; padding-bottom: 18px;">모래는 그냥 모래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온갖 플라스틱이 섞여 있어서 좀 충격이었어. 사실 이 정도로 심각한 줄 몰랐거든. 다른 해수욕장에 가도 모래에 섞인 플라스틱을 걸러내게 되더라고. 플라스틱을 줄이긴 줄여야겠어
- 플라스틱 없는 제주 캠페인 참가자 한웅</strong>
바다 곳곳에는 조개껍데기 대신 비닐, 페트병, 꽁초 등 각종 플라스틱이 가득합니다.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지 1시간만 지나도 몇 톤의 쓰레기들이 모일 정도입니다. 크기가 크면 눈에 잘 띄지만 작은 플라스틱은 찾기도 치우기도 어렵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해변에서는 조각난 플라스틱들, 플라스틱 알갱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크기 5mm 이하 작은 플라스틱
▲ 미세플라스틱 모래를 한두번만 만져보면 플라스틱 조각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
ⓒ 녹색연합 |
미세 플라스틱은 발생 원인에 따라 구분되는데, 의도적으로 제조된 플라스틱 알갱이(크기 2~5mm 플라스틱 원료)를 1차 미세 플라스틱이라 하고, 플라스틱 제품이 사용되거나 버려진 후 인위적인 행위나 자연적인 풍화작용으로 조각난 플라스틱 파편을 2차 미세 플라스틱이라 합니다.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 방지 정책(KEI.2018) 자료에 따르면, 매년 바다로 유입되는 95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서 미세플라스틱은 약 15~31%를 차지합니다. 국내 바다의 1㎡당 미세 플라스틱 오염도는 해외 평균보다 8배 높은 상황일 정도로 심각합니다.
▲ 발생 기인에 따른 미세 플라스틱 분류 | |
ⓒ 미세플라스틱 해양오염 관련 국제동향 연구 |
생활 속 미세 플라스틱
- 굴, 게 체내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 확인 (2017.10.12.중앙)
- "아시아 소금이 가장 심각"…미세 플라스틱 오염 (2018.10.18.MBC)
- 미세 플라스틱 바다로만 가지 않아… 대기 통해 어디로든 이동 (2020.6.12. 한겨레)
- '플라스틱 안전지대' 과일·채소서도 미세 플라스틱 나왔다 (2020.7.9. 한겨레)
- "폐와 간 등 인체 기관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 (2020.8.18. ytn)
2012년 7월 홍콩 해안에서 태풍으로 플라스틱 알갱이 150t이 바다로 쏟아졌으며, 2017년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 정박한 선박 사고로 약 22억 5천만 개의 플라스틱 펠릿(pellet, '너들'이라고도 부르며 페트병을 만드는 원재료)이 유출되었다고 합니다. 유출된 펠릿은 해류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제주 바다까지 쓸려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플라스틱 원료 운송 과정에서 펠릿이 바다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주 함덕 해변에서는 사진과 같이 수십, 수백 개의 펠릿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 플라스틱 원료인 펠릿은 1차 미세 플라스틱이다. | |
ⓒ 에코오롯 |
그래서, 미세플라스틱을 주웠습니다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이 쪼개지고 쪼개져 바다로 되돌아왔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조개껍데기와 플라스틱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모래 속에서 플라스틱 알갱이들을 일일이 골라내야 합니다.
지난 8월 15~16일 제주 함덕 서우봉 해변을 찾은 시민들과 함께 직접 채반을 가지고 모래사장을 거닐며 미세 플라스틱을 주웠습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해 참여자들의 체온을 재고 마스크를 쓰고 진행했습니다. 한꺼번에 사람들이 모이지 않도록, 오는 순서대로 흩어져서 미세 플라스틱을 주웠습니다.
"수 십 분간 들여다본 모래는 '와! 부드럽다'하며 밟아왔던 모래가 아니었어요. 조그만 스티로폼 알갱이, 자칫 쌀알처럼 보이는 플라스틱 펠릿 , 일회용 빨대, 그물망 조각, 비닐 끈 등이 어찌나 많던지… 너무 금방 채반이 채워져서 놀랐습니다."<br />- 플라스틱 없는 제주 캠페인 참가자 최유정님
▲ 미세 플라스틱을 줍고 있는 가족들 | |
ⓒ 녹색연합 |
▲ 시민들이 모래 해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줍고 있다. | |
ⓒ 녹색연합 |
▲ 미세플라스틱 채반에 모인 미세 플라스틱 | |
ⓒ 녹색연합 |
▲ 조개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플라스틱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 |
ⓒ 녹색연합 |
우리나라 해변 플라스틱 오염도 매우 높아
국가 해안 쓰레기 모니터링 보고서(2019)에 따르면, 국·내외 포함해 모든 조사 대상 해안 쓰레기 개수의 81.2%, 무게의 65.7%가 플라스틱입니다. 이 중 가장 많이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스티로폼 파편이 1위로 3815개(플라스틱의 15.3%)였으며, 2위는 섬유형 밧줄 3376개(13.5%), 다음으로는 음료수병과 각종 뚜껑 2954개(11.8%), 경질형 파편 2499개(10.0%), 발포형 파편 1869개(7.5%) 순입니다.
1950년대 이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과 폐기물량이 급증했으며 이는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의 60~80%가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알려졌습니다.
플라스틱은 햇빛과 파도에 의해 부서질 뿐 사라지지 않습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수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를 먹이로 잘못 알고 섭취하는 해양생물이 늘어나고 있으며, 플라스틱 첨가제 독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인간 또한 오염이 축적된 해산물을 섭취함으로써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6531g
8월 15~16일 이틀간 제주 함덕 서우봉 해변에서 150명의 시민들이 손으로 고르고 체로 걸러 함께 주운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입니다. 국립해양생물관의 바다거북 폐사체 부검 결과 평균 검출된 플라스틱이 3.57g이었습니다. 이를 환산한 결과 우리는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에서 바다거북 1830마리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미세 플라스틱을 주울 수는 없습니다. 제주의 바다와 생물을 살리려면 우리가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만 합니다.
- 이 캠페인은 녹색연합과 에코 오롯이 함께 진행했습니다.
플라스틱 6531g
8월 15~16일 이틀간 제주 함덕 서우봉 해변에서 150명의 시민들이 손으로 고르고 체로 걸러 함께 주운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입니다. 국립해양생물관의 바다거북 폐사체 부검 결과 평균 검출된 플라스틱이 3.57g이었습니다. 이를 환산한 결과 우리는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에서 바다거북 1830마리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미세 플라스틱을 주울 수는 없습니다. 제주의 바다와 생물을 살리려면 우리가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만 합니다.
▲ 플라스틱 사용하지 않기부터 시작합시다. | |
ⓒ 녹색연합 |
- 이 캠페인은 녹색연합과 에코 오롯이 함께 진행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