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정치학(북한정치) 박사/‘수령국가’ 저자/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김정은 위원장 ‘건강 위중설’은 역시 가짜였다. 비례해 대한민국 사회는 고스란히 그 민낯을 드러냈다. 왜 그랬을까? 단순히 태영호·지성호(탈북자 국회의원 당선인)와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적폐언론, 혹은 그에 기생해있는 반북 지식인들 탓만 하면 될까? 아니다. 보다 우리 사회가 ‘북 체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동반되지 않으면 절대 극복할 수 없는 과제임이 명확해졌다. 해서 이 글은 다시 한 번 이런 사달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북 바로 알기’가 보다 체계적이고 대중적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러한 흐름을 만들어나가는데 조그마한 부싯돌이 되고자 한다. / 글쓴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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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본 글의 위 제목이 국내 분단적폐세력들과 미 딥스테이트(Deep-State) 세력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생성된 가짜뉴스,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위중설’에 대한 반론적 성격의 글이다.
이를 위해 이 글은 ‘1. 김일성 주석의 서거와 3년 유훈정치가 갖는 함의’, 아래 ‘2.3·4’에서 확인받듯이 그들의 국가운영원리, 규범적 가치와 현실사회주의 몰락을 총화한 방식을 제시한다.
1. 김일성 주석의 서거와 3년 유훈정치가 갖는 의미
순서에 따라 먼저, 유훈정치에 관한 정치적 함의 찾기를 위해 ‘짧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한 번 해본다.
그러면 스스로의 목적에 따라 자신의 기억을 억지로 봉인했거나, 또는 거세시켜 버린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그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서거하자 당시 대통령을 필두로 분단적폐 언론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부 진보적 인사와 매체들까지도 이에 부화뇌동하여 북은 곧 망할 것이라 야단법석 했다. 그렇지만 근거는 없었다. 굳이 근거라고 한다면 1인 독재시대(혹은, 절대 권력)가 사라졌고, 거기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식량·연료·외화난으로 대표되어지는 3난(일명, 고난의 행군시기)이 발생했으니 북은 이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곧 무너질 것이라는 주장뿐이었다.
하지만, 그 인식이 얼마나 잘못된 보편화였는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하는 편이 더 솔직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소망적 기대가 낳은 철저한 허상이었으니, 다름 아닌, 북 정권이 붕괴되지도, 체제전환도, 집단지도체제도 전혀 도입되지 않았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으로의 권력승계과정도 위 소동과 단 1%의 차이도 없었다. 그때의 경험에서 단 1%의 교훈도 찾지 않았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당시 거의 모든 체제이탈자들과, 분단적폐세력들, 26년 전과 똑같이 부화뇌동한 일부 진보적 인사들까지도 김정은 권력체제는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믿었다.
또한 과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1994년 때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고, 근거제시 능력도 제로였다. 1994년 때와 똑같이 그렇게 같은 반복만 있었을 뿐이었다. 절대 권력자가 죽었고, 김정은은 나이가 너무 어려 경험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다였다. 굳이 1994년 때와 다른 점을 찾으라고 한다면 형식적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 권력자가 되어 있지만, 사실상 그 실질권한은 장성택이 쥐고, 김정은은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는 둥, 그것도 아니라면 집단지도체제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 필연이라는 둥 그렇게 공허한 억측과 풍문만 생산해내었다.
그런데? 또 드러난 사실(fact)은 그들이 그렇게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던 김정은 위원장이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자신들이 그렇게 권력의 중심부를 장악했다던 장성택은 국가중대범죄자로 몰려 공개 처형되었다.
무얼 말해주고 있는가?
기간 수령체제에 대한 이해가 전무했다는 것이고, 북 사회 이해능력이 초등수준도 되지 못한다는 것만 보여줬다. 그리고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위중설’ 소동도 그 연장선상에 있고, 양산 형태도 똑같다. 집단지도체제 운운이다.
해서 묻는다. 매번 그렇게 신 내림으로까지 빙의해가면서 맞춰보려 했지만, 단 한번만이라도 맞춰보지 못했다면 이제는 그 빙의놀이를 그만둬야 되는 것 아니냐고. 달리는 북이 집단지도체제로 왜 전환해야 되는지에 대한 근거제시능력이 없다면 이제는 북 실체를 그대로 인식하고, 북 체제가 왜 ‘우리들 생각대로’ 되지 않지? 하면서 그 원인을 찾아내는데 더 주력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대신, 답 준다.
2. ‘수령-당-인민대중’의 전일적 체계가 갖는 함의
다들 아시다시피 북의 기본 국가운영원리는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이다. 그리고 그 발현은 ‘모든 것을 인민을 위하여! 모든 것을 인민대중에게 의거하여!’로 나타난다.
이를 사상·이론적으로 정립한 것이 ‘수령-당-인민대중’의 전일적 체계이다.
좀 더 설명하면, 사람(인간)이 역사의 주체이고 자기운명의 주체이기는 하지만, 수령과 사회정치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한 ‘자주적’ 주체가 될 수 없고, 그런 만큼 그 ‘자주적’ 본성은 결국 수령과의 사회정치적 생명으로 연결될 때만이 획득되는 그런 개념(주체철학), 그리고 이때의 수령은 인민대중의 집단적 요구와 의사의 최고 체현자로 기능을 수행한다.
수령은 이처럼 집단적 개념이자 인민대중을 떠나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 그런 개념으로 일치시켜진다. 이는 마치 물고기와 물의 상관관계처럼 수령은 절대 인민대중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그런 존재임을 못 박은 것과 똑같다.
그래놓고 북은 그런 수령에 대해 ‘절대적인’ 지위와 ‘결정적인’ 역할을 부여해 정치에 있어 핵심적이고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론화했다.
수령중심의 조직운용체계와 국가운영질서를 그렇게 세운 것이다. 그들은 이를 수령유일지배체제라 하고,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들이 이 체제를 절대 일인독재지배체제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질에 있어 하등 인연도 없고, 인연이 없는 만큼,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그들은 유일지배체제를 톱니바퀴처럼 수령을 정점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유기체적 개념이라는 것이고, 이는 ‘혁명적 수령관’과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이라는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가장 우월한 사회주의 정치체제이자 각각의 혁명주체, ‘수령-당-대중’을 하나의 통일체로 묶어내는 그런 개념으로 설명해낸다.
그 과정에서 수령은 인민대중중심의 사회주의체제를 구현하고, 이 구현을 위해 노동계급 중심의 인민대중은 혁명투쟁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해야 하고, 수령만이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다는 수령결정론으로 정식화된다. 이렇게 수령중심의 사회주의체제는 수령유일지배체계이자 사회주의 국가체제의 핵심징표이다.
바로 이 체계화를 위해 1982년 김정일은 하나의 논문을 발표한다. ‘주체사상에 대하여’가 그것이다.
이후 이 ‘노작’은 보다 심오한 사상〮이론적 체계화 과정을 한 번 더 거치게 되는데, 그 결정체가 주체사상 ‘총서 10권’이다. 주체사상은 그렇게 전 사회적인 분야에서 국가통치이데올로기로 위상된다.
여기서 우리가 가져야 할 인식적 정(正)은 수령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봉건시대의 그런 절대군주 개념이 아니라, 그들 나름대로 정립한 철학적 확립토대(주체사상) 위에 존재하는 사상·이론적 개념이라는 사실이다.
즉, 수령을 사회정치적 생명체라는 관계 속에서 개념화하고, 이를 다시 사회 유기체관으로 반영시켜내어 수령을 그 유기체의 최고 지위와 역할을 갖도록 하는 그런 존재로 자리매김 시켰다는 것이다.
김정일의 다음 논문(1986.7.15.), ‘주체사상 교양에서 제기되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하여’를 보면 이는 명약관화해진다. 수령을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최고뇌수로까지 그 개념을 확장시켜 내는데, 거기에 수령을 이렇게 정의한다.
"수령-당-대중의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최고뇌수로서, 이 생명체의 활동을 통일적으로 지휘하는 중심이다."
드는 의문?
그들이 정립한 주체사상에 의하면 사람이 세계의 주인이고, 인민대중은 혁명과 역사발전의 주체임을 정립해놓고, 왜 갑자기 수령의 '절대적 지위'와 '결정적 역할'을 강조하는가, 그런 의심이 들 수 있는데, 이에 대한 그들의 설명도 매우 분명하다.
이는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인민대중이 혁명과 역사발전의 ‘주체’가 맞긴 맞지만, ‘자주적’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걸출한 수령에 의해 영도될 때만이 인민대중이 비로소 혁명승리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자주적 집단으로 존립가능하고, 주인으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다 할 수 있다는 논리적 사유체계가 만들어져서 그렇다.
그러니 수령 없이는 당과 인민이 존재할 수 없고, 이를 다시 사람의 신체구조와 비교했을 때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 ‘뇌수’로 정식화 시켜낼 수 있었다. 단, 여기서도 주의해야 할 것은(오버하지 말아야 할 것은) 수령이 ‘뇌수’ 개념으로 정식화된다하여 ‘심장’에 해당되는 당, ‘팔·다리’에 해당되는 인민대중을 떠나 수령 홀로 독립된 변수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일적 체계개념은 그래서 나온 개념이다.
‘수령-당-인민대중’의 전일적 체계는 지위와 역할에 따른 구분이지, 이 지위와 역할이 제 아무리 중요하고 뛰어나다하여 ‘심장’없는 ‘뇌수’, ‘팔· 다리’없는 ‘뇌수’로는 될 수 없다. 이유는 그런 ‘뇌수’로는 생명으로 존재할 수도 없거니와 온전히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불구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전일적 체계로서의 유기체적 개념도 아래와 같이 이해해야 한다.
김정일의 앞 논문에 “육체적 생명은 부모가 주는 것이지만, 사회정치적 생명은 수령이 부여”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수령은 “사회정치적 생명의 부여자이며 당은 사회정치적 생명의 모태"로 규정한다.
북은 이렇듯 수령을 그 정점으로 하는 ‘수령-당-인민대중’의 전일적 체계로 보장되는 철저한 주체의 사회주의 나라이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은 이를 ‘의도적으로’ 누락하거나 보지 않는다. 대신, 자신들의 소망적 기대로만 북을 멋대로 가공하여 이해한다.
집단지도체제 운운은 그래서 나온 허상이다.
3. 김일성·김정일 헌법과 당 규약 해석
① 헌법
그들의 헌법인 김일성·김정일 헌법 서문 첫 시작은 이렇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사상과 령도를 구현한 주체의 사회주의조국(강조, 필자)이다.”
서문 마지막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은 수령 김일성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주체적인 국가건설사상과 국가건설업적을 법화한 김일성-김정일헌법(강조, 필자)이다.”
이를 <제1장 정치>편 제3조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사람중심의 세계관이며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사상인 주체사상, 선군사상을 자기 활동의 지도적 지침(강조, 필자)으로 삼는다.”
<제6장 국가기구>편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령도자이다(강조, 필자)"라고 명시되고 있다.
② 당 규약
조선로동당 규약 서문에 있는 구절의 한 내용이다.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유일한 지도사상(강조, 필자)으로 하는 김일성-김정일주의 당, 주체의 혁명적 당이다.”
풀어쓰면 조선로동당이 당 안에 사상과 영도의 유일성을 보장하고, 당이 인민대중과 혼연일체를 이루며 당 건설에서 계승성을 보장하는 것을 당 건설의 기본원칙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조선로동당이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세우는 사업을 주선으로 틀어쥐고, 당 대열을 수령결사옹위의 전위대오로 꾸리며 자기 수령을 중심으로 당과 군대와 인민의 일심단결을 백방으로 강화하고, 그 위력을 높이 발양시켜 나가겠다는 명백한 선언이다.
결과 <제8장 당과 인민정권>편 53조에는 “당은 인민정권기관안의 당의 유일사상체계와 유일적령도체계를 튼튼히 세우고 인민정권이 주체사상, 선군사상과 그 구현인 당의 로선과 정책을 철저히 관철토록 정치적으로 지도한다.”
36년 만에 열린 2016년 제7차 당 대회는 이를 고스란히 드러내 보인다.
북은 이 대회에서 "사람들은 물질 경제생활의 력사적인 발전 단계에서 사회 경제 제도의 형성과 발전, 교체의 합법칙성을 밝히며~"선언했다.
바로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대목이 ‘사회 경제 제도의 형성과 발전, 교체의 합법칙성을 밝히며~’이다.
왜냐하면 이는 북 스스로가 지난 시기를 총화 함에 있어 사회주의 건설기(김일성시대)를 지나 체제수호기(김정일시대)라는 ‘고난의 행군’ 시기를 마감하고, 김정은의 새로운 시대는 사회주의 문명국가라는 ‘사회 경제 제도의 형성과 발전, 교체의 합법칙성’을 밝혀내었다는 총화가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총화는 "이번 당 대회보고에서 우리 당을 백전백승의 향도적 역량으로 강화 발전시키고 우리나라를 국력이 강한 사회주의 강국(강조, 필자)으로 일떠세워준 불멸의 혁명업적(강조, 필자)을 총화했다"이다.
(불멸의 혁명업적은) 다름 아닌, 수령중심의 사회주의 완전 승리노선이다.
이렇듯 북은 위 ‘1’의 사상·이론적 DNA와 이번 ‘2’에서와 같이 증명된 규범적 가치 및 당의 실천적 총화 그 어디에도 집단지도체제 언급은 없다.
다시 말해 집단지도체제가 도입되려면 헌법을 수정해야하고, 당 규약을 변경해야하고, 당 스스로 36년 만에 총화한, 그것도 ‘불멸의 혁명업적’으로 총화한 그 내용 모두가 부정되어져야 하고, 이에 앞서서는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이 전면 부정되어져야 한다.
과연 북이 그럴 수 있겠는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는 절대 가능하지 않는 상상력이다.
4. 현실사회주의 몰락에서 찾아낸 그들의 교훈
이 또한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래 3가지 근거로 인해 북은 죽었다 깨어나도 절대 그러한 길로 갈 수 없다, 이다.
근거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처럼 북은 1980년대 말 소련으로부터 시작된 도미노가 동구권에서 멈춰질 때까지 온갖 괴담에 휩싸였다. 사회주의체제를 버리고, 100% 확신에 찬 체제전환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북은 그런 기대와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놓는다.
첫째는, 북은 수령(최고 영도자) 중심의 일심단결 중요성을 더더욱 깨달았다는 것이다. 이는 뇌가 없는 사람의 생명체가 있을 수 없듯이 수령 없는 국가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이 해낸 총화방식이었다.
즉, '잘못된’ 최고 영도자의 정치후과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고, 또한 후계승계 순응의 원칙에서도 단 한 발짝도 후퇴하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도 똑똑히 총화하였다.
"사회주의국가건설위업은 한두 세대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난 시기 일부 나라들에서 인민적 사명과 본분을 저버리고 사회주의를 말아먹은 가슴 아픈 비극은 령도의 계승문제를 옳바로 해결할 때 나라도 강대해지고 인민의 존엄도 빛난다는 진리를 새겨주고 있다." <로동신문>과 <근로자> 공동론설, "우리 공화국은 존엄 높은 인민의 나라로 무궁 번영할 것이다."(2019.09.06.)
김현환의 책, <주체사상과 나와의 대화>에서도 이 문제를 보다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인식이 동구권과 구소련 붕괴의 경험은 영도의 계승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지 못하여 사회주의 위업이 곡절을 겪었으며 특히, 사회주의의 배신자들이 지도층에 등장하여 수정주의 정책을 강행하여 마침내 사회주의를 붕괴시켰고 이 중심에 흐루쇼프, 고르바초프가 있다.(88~89쪽)"
둘째는, 인민과 당의 관계가 사회주의체제가 갖는 특성상 비적대적 모순관계였어야 하나, 망할 때 소련과 동구권의 나라들에서 나타난 현상은 인민과 당과의 관계가 적대적 모순관계로 전변되어 당과 인민간의 괴리가 매우 심각했고, 결국 이 요인들이 멸망의 주된 한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북은 분명하게 총화하였다는 점이다.
1992년 2월 3일, 김정일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들과 한 담화를 보면 이는 분명해진다.
‘사회주의건설의 역사적 교훈과 우리 당의 총노선’에서 그는 소련 및 동구 사회주의권 좌절 원인이 "관료주의가 자라나 사람들의 창발성을 억제하고 당과 국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게 되어 인민대중의 통일단결을 파괴하는 엄중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명하게 못 받고 있다.
셋째는, 군대를 당의 군대로, 더 나아가서는 수령의 군대로 그 성격을 보다 분명히 하였다는 점이다. 소련과 동구권의 멸망을 지켜보면서 북은 군대가 당의 편에 서지 않고, 당과 수령으로부터 등을 돌린 인민의 편에 서는 것을 보면서 군대를 국가를 지키는 무력적 수단뿐만 아니라, 당의 군대, 수령의 군대 성격으로 확실하게 전환하였다.
김철우의 책, ‘김정일장군의 선군정치’ 49쪽을 보면 그들의 생각 일단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정권과 민중이 적대관계에 있는 자본주의사회에서는 군대이자 당이고 국가이며 인민이라는 정치구도가 리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
이렇듯 북은 현실사회주의 몰락에 따른 총화를 자기식만의 방식으로 철저히 이해해냈다.
5. 나오며
순서로 보자면 먼저는, ‘서방적’ 사고, 혹은 분단적폐세력들의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김일성 주석 서거 이후 어떻게 3년 유훈정치가 가능했는지를 한번 살펴봤고. 두 번째는, 그들의 국가운영 원리인 ‘수령-당-인민대중’의 전일적 체계구축이 갖는 의미를, 세 번째는, 그들의 규범적 가치인 헌법과 당 규약 전문을 해석해 집단지도체제로 전환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사상·이론적 측면에서도 한번 살펴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980년 말부터 도미노처럼 일기 시작한 현실사회주의 몰락에서 그들이 찾은 교훈이 무엇이었는지도 한번 살펴봤다.
그 결과, 많은 이들(분단적폐 세력들과 딥스테이트 세력들) 기대와는 전혀 달리 북은 주체사상(선군사상)에 기초한 ‘수령-당-인민대중’의 전일적 체계를 구축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수령중심의 유일사상체계와 인민대중중심의 사회주의체제를 보다 더 굳건히 하였다.
혐북과 반북·종북에서 벗어나 ‘두껍게’ 보고, ‘다르게’ 보고, ‘깨트리기’로 보면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김광수 약력
저서로는 『수령국가』(2015)외에도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현재는 부경대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로 출강한다.
주요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통일부 통일교육위원(전)/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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