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현지 시각) "북이 훌륭한 경제를 갖기 원한다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이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핵 능력 강화에 대해 언급한 것이 무슨 신호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 우리는 지난 3년 반 동안 북과 갈등을 피해 왔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뛰어난 개인적 외교에 관여해 왔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따라서 우리는 북과 계속 대화할 것이고 김정은위원장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국가안보보좌관이라는 사람의 말을 들으니 미국의 미래가 참으로 암담해 보인다.
첫 번째로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경제적 번영을 할 것이라는 철지난 셈법을 다시 들고나온 것이다.
미국은 2018년 북미 대화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북이 경제적 번영을 원하면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고, 북이 핵을 포기하면 제재 일부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이런 주장은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의 대화 의제가 아니라는 것은 확인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연말까지 갖고 와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에 대해 그 어떤 변화도 없었다.
결국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보고에서 북미 간의 대결은 ‘자력갱생 대 제재’와의 대결로 압축되었다고 밝혔다.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든 안하든 북은 자력갱생으로 모든 난관을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자체의 힘으로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다그치면서 이를 정치군사적으로 튼튼히 담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 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이 언급한 ‘실제 행동’이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강력한 군사적 행동을 벌일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이번에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통해 “국가무력 건설과 발전의 총적 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을 제시했으며 조선인민군 포병의 화력타격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북이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취한 조치들이 지난해 언급한 실제 행동인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북은 자국의 계획대로 앞으로 나가고 있는데 미국은 철 지난 방법으로 이를 막아보려는 듯하다.
전진하는 것과 후퇴하는 것의 싸움에서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는 쉽게 예상해볼 수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말은 결국 미국이 북에 아무것도 할 것이 없음을 시인하는 말에 불과하다.
두 번째로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미 관계가 두 정상의 친분이 있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은 이미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지난 3월 22일 담화에서 선을 그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조미 사이의 관계와 그 발전은 두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놓고 서뿔리 평가해서는 안 되며 그에 따라 전망하고 기대해서는 더욱 안 된다. 물론 두 나라를 대표하는 분들 사이의 친분이므로 긍정적인 작용을 하겠지만 그 개인적 친분관계가 두 나라의 관계발전 구도를 얼만큼이나 바꾸고 견인할지는 미지수이며 속단하거나 낙관하는 것도 그리 좋지 못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즉 북미 관계는 두 정상의 친분 관계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북에 대한 적대정책을 철회하고 구체적 행동으로 증명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의 국가안보보좌관이라는 사람이 북미 관계 개선을 두 정상의 친분으로 무엇인가 해결될 수 있다고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인식이 미 정계에서도 만연한 생각이라면 미국의 미래는 암담해 보인다.
미국이 선택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은 북이 어떤 행동을 할지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것인지,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며 구체적 행동을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