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조원대 돈세탁 혐의 북한인 28명 무더기 기소… “최대 규모 사건” 미 법무부, 이례적으로 기소 전격 발표… 북미관계 교착 속 대북 압박 강화 차원인 듯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있는 법무부 건물ⓒ자료 사진
미국 법무부가 25억달러(약 3조1천억원) 규모의 돈세탁 혐의로 북한 국적자 28명과 중국인 5명에 대해 연방 대배심에 무더기 기소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 보도에 의하면, 미 법무부는 28일(현지 시간) 북한 ‘조선무역은행(FTB)’ 관계자 등 30여 명을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연방 대배심에 기소한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미 법무부는 기소된 피의자들이 250여 개의 유령 회사와 북한의 대표적 외환은행인 FTB의 비밀 지점을 전 세계에 세워 약 25억 달러 규모의 돈세탁을 해왔다고 밝혔다. 또 세탁된 자금은 FTB로 흘러들어갔으며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지원에 사용된 것으로 판단했다.
기소된 인물 중에는 FTB의 전직 총재인 고철만과 김성의가 포함돼 있으며 부은행장인 한웅과 리정남 등 핵심 인물들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기소한 북한의 제재 위반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의 사건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재무부 차원에서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하고 있지만, 법무부 차원에서 북한 국적자를 무더기로 기소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다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조치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마이클 셔윈 워싱턴DC 검찰총장 대행은 “이번 기소를 통해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 불법적으로 접근하고, 불법적 행위로 WMD 프로그램을 강화하려는 북한의 능력을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기소된 인물 대부분이 북한과 중국 등 제3국에 머물고 있어 이들이 실제로 미국에 송환돼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다. 또 이번에 무더기로 기소된 인물 상당수가 이미 미 재무부에 의해 제재 명단에 오른 인물로 미국이 대북 압박 상징성이 강한 조치로 보인다.
*‘민중의소리’에 게재된 필자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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