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검찰에 일침 “인권 뒷전으로 하고 마구 찔러 결과 얻는다고 신뢰받는 거 아냐”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법무 개혁과 검찰 개혁을 매듭지어 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추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환담을 가진 자리에서 법무·검찰 개혁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언급하면서 "아주 중요한 시기에 아주 중요한 일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있어서는 법률 규정에 법무부 장관이 검찰 사무의 최종 감독자라고 돼 있기 때문에, 그 규정의 취지에 따라서 검찰 개혁 작업을 잘 이끌어 주기 바란다"며 "검찰 개혁의 시작은 수사관행이나 수사 방식, 조직문화까지 조금 혁신적으로 바꿔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아마도 입법이 끝난 후에도 그 바뀐 제도를 잘 안착시키고 제대로 운영되게끔 하려면 입법 과정에서 들였던 노력 못지않게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런 면에서 어깨가 매우 무거울 것 같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사 출신 5선 국회의원이고, 또 집권 여당의 당 대표도 역임했을 정도로 경륜과 중량감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주 잘 해내리라고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법무 개혁과 관련해서는 "민생과 인권 중심의 법무 행정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며 "우리 정부 출범 이후에 그 방향으로 노력해왔지만, 이제 조금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마무리를 지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법무부와 검찰이 준비해왔던 인권보호 규정이라든지, 보호 준칙이라든지, 이런 여러 가지 개혁 방안들이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챙겨달라"며 "검찰 개혁에 있어서는 검찰 스스로가 '개혁의 주체고 개혁에 앞장서야 된다'는 인식을 가져야만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면에서 검찰총장과도 호흡을 잘 맞춰 주기를 당부한다"며 "특히 젊은 검사들, 여성 검사들, 또 그동안 검찰 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말을 들어왔던 형사·공판 분야 검사들, 이런 다양한 검찰 내부의 목소리들을 폭넓게 경청해 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아주 어려운 과제이지만 어떻게 보면 역사적으로 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기회일 수도 있다"며 "제대로 성공해낸다면 아마도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큰 보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에 추 장관은 "대통령께서 한 말씀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국민들이 바라는 바이고, 국민들이 명령을 하시는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검찰을 '명의'에 비유하면서 역할을 바로 세우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추 장관은 "수술 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서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명의가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확한 병의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는 게 명의"라며 "어떤 수사권·기소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인권은 뒷전으로 한 채 마구 찔러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다고 검찰이 신뢰를 얻는 것이 아니라 인권을 중시하면서도 정확하게 범죄를 진단해내고, 응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검찰 본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수처 설치를 통해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근절하고, 집중된 검찰 권력을 분산시켜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기회를 국회가 만들어줬는데, 법령을 잘 뒷받침해서 국민의 바람이 한시바삐 우리 사회에 실현되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어떻게 보면 다시 없을 개혁의 기회가 무망하게 흘러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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