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하태경 새로운보수당(이하 새보수당) 책임 공동대표가 만났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보수 통합 논의가 한창인 시기라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하태경 대표는 황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유승민 의원의 보수재건 3원칙을 꺼냈습니다. 하지만 황 대표의 답변은 그저 두리뭉실했습니다.
새보수당 하태경 대표: “개혁 이야기하면서 3대 원칙 분명히 하셔야 한다는 요청은 당연히 했죠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큰 틀에서 내가 생각하고 답변한 것이 당시 바른미래당 이야기했던 내용과 차이가 없다…”
어제까지만 해도 황교안 대표가 유승민 의원의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하겠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황 대표가 이를 수용하면서 보수 대통합 논의가 급진전할 것이라는 예측은 모두 틀린 셈입니다.
황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당내 친박 의원들이 반대를 했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친박 의원들은 당을 해체하고 새로 만드는 통합에 대해 반발했습니다.
멀쩡한 당을 허물고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 과정에서 공천권이나 자신들의 정치적 지분을 뺏길까 봐 두려웠다고도 풀이됩니다.
황교안 대표는 보수 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며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내 통합 논의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바람에 또 한 번 리더십에 신뢰를 잃게 됐습니다. (관련기사:
마음 급한 황교안…보수 통합 선언만 세 번째)
하태경, “한국당, 개혁적 보수통합 실패하면 우리가 제 1 야당”
하태경 대표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유승민의 보수통합 3대 원칙 수용을 발표하려다가 기득권의 반대 때문에 하지 못했다”며 “개혁적 통합에 반대하는 세력은 한국당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당 안에 있다는 점을 국민이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새보수당과 개혁적인 보수통합에 실패하면 내부적으로 심각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며 이후의 상황을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하태경 대표는 총선 전망에 대해서는 “TK(대구·경북)에서는 한국당이 이길 수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필패할 것”이라며 말했습니다. 하 대표는 “한국당의 수도권 출마자들이 우리와 힘을 합해 선명한 개혁보수로 가려고 하지 올드보수로 서울에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당이 개혁적인 통합에 실패하면 우리가 더 커질 것이다. 더 큰 개혁보수정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안철수 전 의원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안 전 대표가 먼저 자신의 입장을 얘기해야 한다”며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태경 대표의 말처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이 새보수당으로 넘어온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또한, 새보수당이 낙관적으로 총선에서 80석 의석을 확보하거나 제1야당이 되는 일도 그리 쉽지 않아 보입니다.
보수통합 논의는 계속된다. 문제는 자유한국당
1월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하 범사련)이 주최한
“2020 시민사회 신년회”가 열렸습니다. 범사련은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보수 성향의 단체들이 모인 곳입니다
이 자리에는 전진당 창당준비위원장인 이언주 무소속 의원과 정운천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 김무성,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 박형준 플랫폼자유와공화 공동의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전진당 등 신당 모두가 통합해야 한다”라며 “당 대 당 통합에서 지분 싸움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오후에는 프레스센터에서 자유민주국민연합·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자유연대 등이 ‘자유진영 2020년 신년하례식’을 열었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참석했습니다.
황 대표는 축사를 하면서 보수 통합추진위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황 대표는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보수통합을 강조하며 통합추진위도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새보수당을 만나도 해줄 말이 없습니다. 말만 무성하지 실제 통합 논의는 지지부진합니다.
보수에서는 총선을 대비해 보수 통합이 꼭 필요하다는 위기감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키를 쥐고 있는 황교안 대표가 중심을 못 잡고 끌려 다니면서 보수 통합의 길은 자꾸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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