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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4일 토요일

세월호 4주기, 다시 맞은 봄... "기억하고 행동하겠다"

18.04.14 22:12l최종 업데이트 18.04.14 22:12l





 세월호참사 4주기를 앞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월16일의약속 다짐문화제’가 열렸다.
세월호참사 4주기를 앞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16일의약속 다짐문화제’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우성
 세월호참사 4주기를 앞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월16일의약속 다짐문화제’가 열렸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16일의약속 다짐문화제’에서 어린이들이 무대에 올라 합창하고 있다.ⓒ 권우성
세월호가 가라 앉고 어느덧 4번째 봄이 왔다.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4주기를 기억하기 위해 광화문에 모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두 번째, 검찰이 세월호 7시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처음 맞는 봄이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부스들이 줄을 이었다.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노란 리본을 얼굴에 그려 넣거나 팔찌를 만들었다. '4·16 기억 전시' 부스엔 단원고 피해 학생들과 교사들을 기리는 시가 전시되기도 했다.  

'기억의 나무'엔 청소년들이 "기억할 거야. 속상한 그 마음을", "언니오빠들 잊지 않고 기억할게요"라고 적은 종이들이 매달려 있었다.

부스를 둘러보던 강아무개(20대)씨는 "벌써 4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박근혜가 탄핵되고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세월호에 관한 책임은 여전히 지고 있지 않아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오후 2시 30분. 광화문 광장 무대에선 대학생 100여명이 모였다. 대학생준비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진실의 봄을 만드는 우리들의 약속'을 진행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김태구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은 "다시 4월 16일이 다가온다. 그런데도 아직 세월호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우리가 알고 싶은 건 당일 대통령이 잠자고 머리 손질할 여유가 있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구조방기, 침몰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은혜진 한신대 총학생회장도 "우리는 4.16 세대로 불린다. 대학생들이 앞장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억하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참사 4주기를 앞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월16일의약속 다짐문화제’가 열렸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 노란리본을 만드는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권우성
오후 4시. 시민 4160명이 네 팀으로 나눠 잔디밭에 서서 거대 리본을 만드는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행사를 진행한 관계자는 "다시 한 번 기억하자는 의미로 리본만들기를 기획했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인원이 와 주셨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은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라고 적힌 풍선을 흔들며 노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불렀다.

"진상규명 방해하는 황전원은 사퇴하라"

오후 7시엔 본 행사가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박진 활동가는 "벚꽃 아래에서 노래하고 춤추던 그 소녀들이 없지만 4월은 왔다.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던 소년이 없지만 4월은 왔다"며 "4년은 짧지 않았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는 데 길지만도 않았다. 오늘은 다짐의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서울시장 후보들도 행사에 참석했다. 박 시장은 "벌써 4번째 봄을 맞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엔 깊은 슬픔의 강이 아직도 흐르고 있다"며 "그 슬픔을 위로하고 또 치유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진실이 온전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참사 4주기를 앞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월16일의약속 다짐문화제’가 열렸다.
1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권우성
 세월호참사 4주기를 앞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월16일의약속 다짐문화제’가 열렸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16일의약속 다짐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권우성
 세월호참사 4주기를 앞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월16일의약속 다짐문화제’가 열렸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16일의약속 다짐문화제’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만5천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권우성
유가족들은 합동 영결식이 진상규명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항간엔 영결식을 진행하면 모든 게 다 끝나는 거 아니냐고 얘기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합동 영결식이야말로 비로소 세월호 참사 규명을 새로이 시작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밝혀진 세월호 7시간 검찰 발표 내용이 탄핵 이전에 나왔다면, 관련 내용이 박근혜 탄핵소추안에 담길 수 있었다"며 "2기 특조위가 지금 다시 세월호 참사규명을 위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한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해하는 황전원은 즉각 사퇴하라"며 자유한국당이 세월호·가습기살균제 2기 특별조사위원회상임위원으로 추천한 황전원 위원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오는 16일 오후엔 안산정부합동분향소에서 '4·16 세월호참사 정부 합동영결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박근혜 지지자들(경찰 추산 1000명)은 '박근혜 석방'을 촉구하며 광장을 에워쌌다. 이들은 '문재인은 퇴진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이중 몇몇은 세월호를 추모하는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 "노란 마귀", "빨갱이들", "세월호는 북한에서 침몰시켰다" 등 폭언을 퍼부어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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