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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30일 월요일
2018년 4월 29일 일요일
수원청개구리가 벼포기 움켜쥐고 노래하게 된 이유
조홍섭 2018. 04. 30
조회수 49 추천수 0
청개구리와 경쟁에 밀린 수원청개구리
위험한 논 안에서 저녁 시간 번식행동
» 논 한가운데에서 벼포기를 움켜쥐고 초저녁에 노래하는 수원청개구리. 논둑을 차지한 청개구리에게 밀려 위험한 장소와 시간에 번식행동을 한다. 장이권 교수 제공
수원청개구리와 청개구리는 생긴 모습이나 행동, 서식지가 매우 비슷하다. 그러나 수원청개구리는 보존등급이 가장 높은 1급 멸종위기종으로 서해안을 중심으로 극히 일부 지역에만 살고 청개구리는 전국에 분포한다. 비슷한 두 개구리가 어떻게 다른 운명에 놓이게 됐을까.
위험한 논 안에서 저녁 시간 번식행동
» 논 한가운데에서 벼포기를 움켜쥐고 초저녁에 노래하는 수원청개구리. 논둑을 차지한 청개구리에게 밀려 위험한 장소와 시간에 번식행동을 한다. 장이권 교수 제공
수원청개구리와 청개구리는 생긴 모습이나 행동, 서식지가 매우 비슷하다. 그러나 수원청개구리는 보존등급이 가장 높은 1급 멸종위기종으로 서해안을 중심으로 극히 일부 지역에만 살고 청개구리는 전국에 분포한다. 비슷한 두 개구리가 어떻게 다른 운명에 놓이게 됐을까.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등 연구진은 두 청개구리의 행동생태 연구를 통해 한가지 대답을 제시했다. 청개구리와의 경쟁에 밀려 수원청개구리가 멸종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이다.
두 청개구리는 한곳에 살지만, 행동이 미묘하게 다르다. 청개구리는 나무줄기에서 쉬다 저녁 7시쯤 해가 지면 논둑 근처에서 노래하며 번식행동을 한다. 반면 수원청개구리는 나무 밑동에서 쉬다가 오후 4시쯤 논 가운데로 가 벼포기를 움켜쥐고 짝을 찾는다. 청개구리는 부근 산에서 겨울잠을 자지만 수원청개구리는 논을 떠나지 않는다.
» 청개구리는 한반도 전역을 포함해 동북아에 널리 분포한다. 성격이 대담하며 자극에 반응이 빠르고 인내력이 강한 편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장 교수는 “청개구리가 해가 진 뒤 노래하는 것은 천적을 피하기 위해서인데, 수원청개구리가 적합하지 않은 때 번식행동을 하는 건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구리의 천적은 논둑에서 뱀이고 논 안에서는 백로와 왜가리 등 물새다. 뱀은 동작을 멈추고 숨어 피할 수 있지만, 물새는 전속력으로 달아나 수초 밑에 숨어야 한다. 새가 활동하는 시간에 논둑보다 위험한 논 안으로 밀린 건 치명적이다. 청개구리를 제거한 실험에서 수원청개구리는 논 안에서 논둑 쪽으로 이동했지만, 수원청개구리가 없어도 청개구리는 이동하지 않은 건 이를 뒷받침한다.
또 수원청개구리가 전반적으로 소심하고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리며 인내력이 약하지만, 청개구리는 대범하고 반응이 빠르며 강인한 특성을 보였다. 연구자들은 이런 차이가 수원청개구리의 경쟁력을 갉아먹어 결국 좁은 서식지로 밀려난 것으로 해석했다.
» 장이권 교수와 시민이 구성한 ‘수원청개구리 탐사대’가 2012년 6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의 한 아파트단지 주변에서 수원청개구리를 조사하고 있다. 조홍섭 기자
수원청개구리는 경쟁에 밀린 데 이어 청개구리와의 교잡을 통해 유전적으로 흡수되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다. 두 청개구리는 200만∼700만년 전 두 종으로 갈라져 나왔다. 최근 사람에 의한 습지 감소와 농약 사용으로 수원청개구리의 서식 환경은 더욱 나빠졌다.
장 교수는 “수원청개구리는 개체군이 점차 감소하는 데다 어느 서식지도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앞으로 10년 안에 멸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Amaël Borzée, Ai-Yun Yu & Yikweon Jang (2018): Variations in boldness, behavioural and physiological traits of an endangered and a common hylid species from Korea,
Ethology Ecology & Evolution, DOI: 10.1080/03949370.2018.1441192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남북정상회담 평가 장밋빛 전망 속 의심의 눈초리도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 “文 대통령, 동북아 중심 역할 맡길” 조선일보 “운만 뗐다” “운은 뗐다” 논란… 논조 차이 두드러져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8년 04월 30일 월요일
“미국이 종전·불가침 약속하면 왜 핵 갖겠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이 5월 중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쇄하고 이를 대외 공개하는 데 합의했다. 또 30분 느린 평양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로 통일하기로 했다. ‘미국 불가침 약속과 종전 선언 시 핵을 포기하겠다’는 김 위원장 발언도 공개됐다. 청와대는 지난 29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합의하고 확인한 내용을 추가 공개했다.
청와대가 굵직한 소식을 일요일에 전한 탓에 30일자(월) 1면은 관련 내용으로 채워졌다. 청와대가 정상회담 이슈와 관련해 ‘의제 설정’에 그만큼 적극적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30일자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을 모았다.
▲ 한겨레 30일치 1면. |
국민일보 “김정은 ‘불가침 약속하면 왜 核 갖고 어렵게 살겠나’”동아일보 “김정은이 먼저 ‘완전-신속 비핵화’ 꺼냈다” 서울신문 “北 비핵화 첫발… 5월 중 핵실험장 공개 폐쇄” 세계일보 “北, 내달 核실험장 공개 폐쇄… 비핵화 ‘첫발’” 조선일보 “트럼프 ‘잘되고 있다, 3~4주내 김정은과 회담’” 중앙일보 “이젠 북·미… 비핵화 결판 ‘뜨거운 5월’” 한겨레 “김정은 ‘미국이 종전·불가침 약속하면 왜 핵 갖겠나”한국일보 “김정은 ‘핵실험장 폐쇄 공개’ 북미회담 선제카드”
논조 다른 조선·동아일보
보수를 대표하는 두 신문(조선·동아일보) 논조에 차이가 있다. 먼저 조선일보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지난 28일자 1면 제목을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운만 뗐다”고 뽑았다가 이를 “운은 뗐다”고 수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회담 성과를 지나치게 축소·폄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비교하면 30일자 1면 기사(“트럼프 ‘잘되고 있다, 3~4주내 김정은과 회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반응을 담은 것이었다. 다만 ‘팔면봉’에선 “김정은, 곳곳이 무너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공개한다는데, 2008년 용도 폐기 영변 냉각탑 폭파쇼 再湯 아니길”이라며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 논란이 되고 있는 조선일보 28일치 1면. |
▲ 조선일보 28일치 1면. |
반면 동아일보는 30일자 1면 제목을 “김정은이 먼저 ‘완전-신속 비핵화’ 꺼냈다”라고 뽑았다. 동아일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육성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 수교를 조건으로 완전하고 신속한 비핵화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가진 비공개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할 만한 얘기를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며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걱정하지 말라는 사인을 보낸 것”이라고 전했다.
핵 실험장 폐쇄에 대해서도 동아일보는 “비핵화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강조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깜짝 제안’인 셈이다. 이는 원래 정상회담 의제에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이번 판문점 회담의 성과를 기반으로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와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퍼즐을 맞추는 외교전의 주역을 맡게 됐다”며 “정직한 중개자에서 한발 나아가 창의적 외교가로서 새로운 동북아 질서를 만드는 데 중심 역할을 맡기 바란다”고 기대했다.
▲ 동아일보 30일치 1면. |
한겨레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편집을 보여줬다. 지난 28일치 1면은 큰 화제였다. 1면과 마지막 면을 연결해 평소 두 배 크기로 1면을 제작했다.
한겨레는 30일자에서 “한국 언론사에 유례없는 시도”라고 자평한 뒤 “독자 여러분이 뜨겁게 호응해 주셨다. SNS에는 ‘역사적인 한겨레 1면, 잘 보관하겠습니다’ 등의 상찬과 함께 인증 사진을 올리는 분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SNS 상에서는 28일치 1면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쏟아졌지만 소설가 고종석씨는 “한겨레의 첫 면과 마지막 면 통합은 오버”라며 “집에서 같이 구독하는 경향신문과 비교하면 한겨레에 유독 1면 배너(통단 제목)가 많다. 한 달에도 여러 차례. 일종의 선정주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 한겨레 30일치 2면. |
6면 “70년 단절 ‘남북 혈맥’ 연결해 ‘한반도, 하나의 경제권’으로”라는 제하의 기사에서는 “남북 경협이 ‘한반도 신경제지도’라는 새로운 차원에서 속도감 있게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며 “남북 간 물류와 인프라, 제조단지 조성과 자원 개발, 관광 산업과 농어업 협력 등 경제 협력 분야를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10면에서는 “판문점 다리 건너 ‘되돌릴 수 없는 평화’로 가자”는 제목으로 김연철 통일연구원 원장 기고를 받았고 13면에서는 “달라진 2030 ‘북한 땅 밟고 유럽 여행 가고파’”라는 제목으로 2030 세대의 목소리를 담았다.
한겨레는 이 세대가 통일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내용의 설문 조사를 언급하면서도 “남북 정상회담은 통일에 대한 2030세대의 생각을 얼마나 바꿔놓았을까”라며 남북 정상회담 이후의 긍정적인 반응만 담았다.
또 한겨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희화화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퍼나르던 50여개 블로그와 SNS 계정 등이 이달 초 갑자기 사라졌다며 미국의 북한 전문 인터넷매체인 ‘NK뉴스’를 인용해 배후에 국정원 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 한겨레 30일치 13면. |
경향신문도 이날 ‘한반도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9개 면을 남북 정상회담 관련 소식으로 채웠다. 경향도 “남북 ‘혈맥 잇기’ 재기… 부산~유럽 ‘철도여행’ 꿈이 영근다”는 등의 기사를 통해 남북 경협에 대한 국토부의 장밋빛 전망을 소개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이번 선언에 남북한 교통망을 잇는 방안이 포함되자 동해선과 경의선이 남북으로 연결되면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며 “하지만 거쳐야 할 과정이 멀고도 험한 일이다. 이로 인해 경기 파주 등 접경 지역 땅값이 들썩이고, 대북 관련 주가 상승도 이어진다지만 아직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슴은 뜨거워도 머리는 냉정하게 비핵화 프로세스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 동아일보 30일치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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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와 통일, 세 번째 기회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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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9 11: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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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일본위 청학협 “판문점 선언 지지 환영” 행진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판문점 선언)이 발표된 데 따라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은 ‘판문점 선언을 열렬히 지지 환영한다’는 성명을 28일 발표했다.
한통련은 성명에서 먼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모습은 온 겨레에게 평화 통일의 확신을 안겨주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은 그동안 악화했던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와 통일 실현을 향해 새로운 출발을 했다”고 평가하곤 “판문점 선언을 전적으로 열렬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통령은 이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서는 “남북 해외의 8천만 우리 겨레의 거족적이며 단결된 선언 실천이 중요하다”면서 6.15민족공동위원회 역할을 강조하는 동시에 “판문점 선언을 이행, 실천할 굳은 결의”를 표명했다.
또한 주변국과 관련해선 북미정상회담을 “남북공동의 힘으로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곤 일본 정부에겐 평양선언 이행을 통한 북일 관계정상화를 촉구했다.
더불어 판문점 선언에 따라 “평화와 통일 실현을 향한 우리 겨레의 대행진이 드디어 시작되려 하고 있다”고 향후 통일운동을 전망하면서 “대행진에 모든 동포가 참여하도록 호소”했다.
한편 27일 저녁 ‘6.15일본지역위원회 청년학생협의회’ 참가단체인 재일한국청년동맹, 재일한국인학생협의회, 재일본조선청년동맹, 재일본조선류학생동맹, 재일조선학생위원회, 재일본조선청년상공회 회원들은 도쿄 신쥬쿠 역전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열렬히 지지 환영하는 재일동포청년학생들의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사전집회에선 6.15일본지역위 청년학생협의회 김승민 공동대표(재일한국청년동맹 위원장)가 주최자 인사에서 “지난해 10.4선언 10주년에 즈음해 같은 자리에서 평화통일을 호소하는 촛불행진을 했으나 불과 몇 개월 만에 시대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감회깊이 돌아보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하고 판문점 선언이 발표됨으로써 우리 민족의 미래는 밝다. 통일이 온다”고 강조하면서 청년학생들이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자고 호소했다. 이어 김용주 공동대표(재일본조선청년동맹 위원장)가 판문점 선언을 낭독했다. 또 참가자들은 남북정상회담의 만찬시간에 맞춰 막걸리로 축배잔을 높이 들었다.
퍼레이드에선 단일기와 함께 ‘남북정상회담 지지환영’, ‘우리민족끼리’, ‘조국통일’이라고 쓴 깃발을 들고 “조국통일”,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오가는 한국인이나 일본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마이니치신문과 시사통신 등 많은 일본 언론이 퍼레이드를 취재했다.
* 마이니치신문 인터넷판에서 보도된 퍼레이드 동영상
* 시사통신사 인터넷판에서 보도된 퍼레이드 동영상
박명철 일본통신원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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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8일 토요일
아웃링크가 대안? 언론이 네이버보다 잘할 수 있나
아웃링크가 대안이라는 주장 쏟아내는 언론, 전재료 포기할 각오도 ‘뉴스캐스트’ 시절 클릭장사 반성도 없다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2018년 04월 28일 토요일
4%. 지난해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한국언론진흥재단이 내놓은 ‘디지털 뉴스 리포트’ 조사 결과 한국 이용자 가운데 언론사 홈페이지에 직접 방문해 뉴스를 본다고 답한 비율이다. 77%. 검색과 뉴스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본다고 답한 비율이다. 한국은 조사 대상 36개국 가운데 포털 의존도는 가장 높고, 언론사 방문 비율은 가장 낮은 나라다.
언론은 네이버라는 ‘가두리양식장’에 종속된지 오래다. 사람들은 자신이 읽은 뉴스가 어느 언론사의 뉴스인지 기억하지 못한다. 매체 브랜드를 알리기 힘들어졌고, 이용자가 홈페이지에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충성독자를 만드는 것도,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도 무척 까다로워졌다. 네이버를 극복해야 한다는 게 언론이 공통적으로 갖는 문제의식이다.
이 가운데 벌어진 드루킹 논란은 언론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아웃링크’(뉴스를 네이버 내부 페이지가 아닌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하는 것)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자 23일 한국신문협회가 이를 지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고, 다음날 전국 24개 신문이 이를 받아썼다. 지난 25일과26일 이틀 동안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세계일보, 국민일보, 매일경제 등 다수의 일간지가 사설을 내고 ‘아웃링크’를 하지 않는 네이버를 비판했다.
▲ 한국은 포털 의존도가 36개국 중 가장 높은 반면 언론사 홈페이지 직접 접속률은 꼴찌였다. 자료= '디지털 뉴스리포트 2017'(한국언론진흥재단) |
“구글 등 세계 검색시장의 90% 이상이 아웃링크 방식인 것은 댓글·순위 등의 조작 가능성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동아일보) “아웃링크 방식 도입만으로도 네이버의 폐해는 크게 줄일 수 있다”(세계일보) “미국 구글이나 중국의 바이두처럼 네이버에 올라있는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경향신문) “아웃링크 방식으로 전환해 포털에서는 댓글을 쓸 수 없게 하는 방법도 검토해볼 만하다”(한국일보) 등이다.
그러나 ‘아웃링크’만 도입하면 모든 게 해결될까. 아웃링크를 대책으로 요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전재료를 포기할 수 있나. 네이버에 ‘인링크’로 기사를 제공하는 언론사는 연 단위로 수억에서 수십억 원 규모의 전재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웃링크’는 기사를 연결하는 것일 뿐 구입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포털이 전재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어진다. 한국신문협회는 ‘대가’를 주는 아웃링크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네이버는 27일 언론사에 보낸 설명글을 통해 “전재료는 네이버 인링크를 전제로 하는데 (아웃링크를 하면) 인링크가 없어지는 것이므로 전재료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
사실 아웃링크는 이미 도입돼 있다. 중앙일보는 27일 “네이버는 300여개 언론사의 기사를 인링크 형태로 제공한다”고 보도했지만 사실과 다르다. 인링크 제휴 매체는 124곳에 불과하고 다수 제휴매체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제휴심사 점수에 미달돼 아웃링크 상태의 제휴를 유지하고 있다. 아웃링크 매체는 전재료를 못 받는 것은 물론 모바일 메인, 뉴스면 편집에 노출되지 않고 검색 결과에만 나오기 때문에 많은 언론사가 인링크를 원하고 있다.
둘째, 뉴스캐스트 시절보다 나아질 수 있나. 언론은 네이버가 모바일 메인, 뉴스면 등에 뉴스 배열을 하면서 그 기사를 아웃링크로 전환하길 원한다. 사실상 과거 뉴스캐스트와 같은 방식인데 당시 온라인 저널리즘이 ‘바닥’이라는 비판을 받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메인화면에 노출돼 클릭을 받으면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이용자가 몰렸다. 그러자 광고수익을 노리기 위해 저질 광고가 과도하게 붙고 ‘자극적 제목’을 통한 클릭 장사가 팽배해졌다. 당시 저널리즘의 질을 낮추는 데 앞장선 언론사와 그 언론사가 소속된 신문협회는 정작 자신들이 어떻게 달라지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
셋째, 언론이 ‘댓글’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나. 아웃링크로 바뀌면 네이버와 같은 독점적 플랫폼에서 이뤄지던 뉴스 소비가 분산되는 건 맞지만 적지 않은 댓글이 개별 언론사에 몰리게 된다. 특히, 메인화면에 걸린 기사는 네이버에 몰리던 만큼의 댓글이 작성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드루킹’과 같은 매크로 조작이 일어나면 언론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나.
셋째, 언론이 ‘댓글’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나. 아웃링크로 바뀌면 네이버와 같은 독점적 플랫폼에서 이뤄지던 뉴스 소비가 분산되는 건 맞지만 적지 않은 댓글이 개별 언론사에 몰리게 된다. 특히, 메인화면에 걸린 기사는 네이버에 몰리던 만큼의 댓글이 작성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드루킹’과 같은 매크로 조작이 일어나면 언론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나.
▲ 경기도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 연합뉴스 |
네이버가 비판 받을 이유는 충분하지만 네이버는 최소한 매크로 방지, 악성 댓글 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정책개편을 위한 공론화 기구도 만들었다. 아웃링크를 요구하는 언론사들은 뉴욕타임스가 댓글을 선별적으로 골라 게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네이버에 본 받으라고 지적하지만 정작 스스로에게는 같은 질문을 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댓글을 거르는 건 악성 댓글을 골라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고, 전담 인력도 충분히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언론은 그럴 능력이 되는지 묻고 싶다.
넷째, 독자를 위한 아웃링크인가. 아웃링크 요구가 쏟아진 배경에는 포털의 집중도를 떨어뜨려 댓글 문제를 개선하는 효과가 언론사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목적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독자는 고려사항이 아니다. 포털 뉴스는 로딩 속도가 빠르고 지저분한 광고도 없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이 선호한다. 구글이 AMP서비스를 만들고 페이스북도 인스턴트 아티클이라는 인링크 모델을 두면서 이용자 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언론사 홈페이지는 로딩이 오래 걸리는 데다 기사 본문을 가리고 갑자기 튀어나오는 선정적 문구의 광고가 넘쳐난다. 미디어오늘도 마찬가지다. 기자들조차도 포털을 통해 자신의 기사를 읽는 현실이다. 네이버의 독점이 문제인 건 맞지만 독자에게 “언론 독립이 중요하니 불편을 감수하라”고 하면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 아웃링크가 대안이라는 언론에게 묻는다. 네이버보다 잘할 수 있나.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년 4월 27일 금요일
“정전협정 65주년인 올해 종전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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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7 17: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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