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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창준 객원기자
- 승인 2025.03.07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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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3월 4일, 양원 합동 연설에서 ‘골든 돔(Golden Dome)’이라는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는 ‘골든 돔’을 미국 본토를 보호하는 최첨단 미사일 방어망으로 규정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 미사일, 순항미사일까지 방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방어 시스템 구축이 아니라, 미 본토 방어를 우선하는 전략(Home Defense First)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골든 돔’, 미국 본토 방어 우선주의의 현실화
기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전략은 미본토 방어와 더불어 해외 주둔 미군과 동맹국 보호를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골든 돔’은 본질적으로 미국 본토를 최우선으로 방어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현실화되면, 미국은 동맹국들을 단순한 협력 파트너가 아닌 미 본토 방어 체계의 일부로 포함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이미 1월 27일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을 위한 아이언 돔(The Iron Dome for America)을 공식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이 구상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2월 25일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 구상을 ‘골든 돔’ 구상으로 명명했고, 트럼프의 이번 연설로 이 명칭이 공식화된 것이다. 트럼프가 취임식 때 “미국의 황금시대, 지금 시작된다”는 트럼프의 취임사에 모조를 맞춰 ‘골든 돔’으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트럼프의 양원 연설이 있기 10여 일 전인 2월 24일 우주군 참모총장인 챈스 설츠먼(Chance Saltzman)은 우주군이 ‘골든 돔’ 구상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고, 2월 25일 미 우주군은 ‘골든 돔’ 전문팀을 구성했다.
우주군이 역할이 강조되는 이유는 ‘골든 돔’이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비행하는 해발고도 100km 이상의 우주공간을 담당하는 우주군이 ‘골든 돔’ 사업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는 것은 ‘골든 돔’이 미본토 방어를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된 트럼프의 양원 연설에서 국방 분야의 내용은 ‘골든 돔’ 구상이 유일하다. 그만큼 트럼프의 국방전략은 미본토 방어에 집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골든 돔’ 구상은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전략의 국방 버전 즉 미본토방어 우선주의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주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골든 돔’은 극초음속 미사일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적 위성과 우주기반 요격 시스템을 요구한다. 또한 ‘골든 돔’이 미본토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동맹국간 미본토방어 통합을 필요로 한다.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 바로 미 우주군이다.
우주군은 2019년에 창설되었고, 2022년에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에, 2024년에 주일미군사령부에 배치되어 있다. 우주군의 작전 지역 그리고 ‘골든 돔’이 집중하는 지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즉 중국과 조선의 극초음속미사일과 ICBM이 주된 대상이 되는 것이다.
우주군이 ‘골든 돔’에서 중심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은, 주한미우주군(US Space Forces Korea)과 주일미우주군(US Space Forces Japan)도 이 방어 체계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한반도 방어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한·미 연합 방위 체계가 미국 본토 방어망의 일부로 기능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폴라리스 해머 훈련, 미 본토 방어 전략의 연장선인가?
골든 돔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직전인 2025년 1월, 주한미우주군이 주도한 ‘폴라리스 해머(Polaris Hammer)’ 훈련이 오산 공군기지에서 실시되었다. 이는 미 우주군이 한반도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한 첫 번째 공식 훈련이었다.
이 훈련의 공식적인 목적은 ‘한반도 지역의 우주 작전 지원’이었다. 하지만 미 본토 방어 전략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에서 수집된 미사일 탐지·추적 정보가 미국 본토 방어에 활용될 가능성, 한미 연합군이 미본토 방어 작전의 일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국이 미본토 방어망의 전초기지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폴라리스 해머 훈련은 2025년 안에 두 차례 더 실시될 예정이다. 이는 단발적인 훈련이 아니라, 주한미우주군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임을 의미하며, 결국 한국이 미 본토 방어 전략의 일부로 편입될 가능성을 높인다.
한국, 미국 본토 방어 전략에 종속될 위험성
트럼프 행정부의 ‘골든 돔’ 구상은 미국의 방어 전략을 ‘동맹국 방어’에서 ‘미 본토 방어 최우선’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기존 한미동맹의 틀을 유지하려 한다면 결국 미 본토 방어망의 일부로 기능하게 될 위험이 있다.
현재 한미동맹의 프레임은 ‘동맹 강화 = 한국 안보 강화’라는 논리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전략이 본토 방어 중심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이 논리가 여전히 유효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한미동맹이 강화된다면, 한국은 미국 본토 방어 전략의 하위 체계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미동맹의 신화에서 벗어나야 할 때
한미동맹은 오랜 시간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라는 구호 아래 유지되어 왔다. 트럼프의 ‘골든 돔’ 구상은 ‘어디까지 같이 가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지금과 같이 한미동맹 강화 일변도로 나아간다면, 한국은 미국의 본토 방어망에 편입될 것이며, 이는 한국의 안보를 치명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한국이 한미동맹을 맹목적으로 따를 것이 아니라, ‘한국의 안보주권, 평화주권을 지킬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의 안보가 ‘미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이익에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한미동맹이 ‘한국의 안보’를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미국 본토 방어’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가? 이제 한국 사회는 이 질문에 답을 할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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