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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1일 화요일

광장 나온 시민 더 늘었다…15만명 결집한 광화문 “헌재, 혼란 방치 말라”

 

두려움 이겨내고 광장에서 뭉친 시민들 “윤석열 파면까지 지치지 말자” 다짐도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3.11.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11일에도 광장을 가득 메웠다. 헌법재판소(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 지정이 늦어지면서 불안과 혼란의 시간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더 크고 단호하게 “윤석열 파면”을 촉구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개대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 긴급 집회를 개최했다. 평일 저녁 열린 집회임에도 전날에는 12만여명의 시민이, 이날 열린 집회에는 15만여명이 참여했다. 공동행동과 윤석열 파면을 위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한 야6당(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진보당)과 이날부터 1박2일 노숙 농성에 나서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그리고 전국 각지 시민들이 함께 모인 결과다.

당초 이번 주 선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내주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헌재가 이날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검사 3인의 탄핵심판 선고일을 오는 13일로 결정하면서다. 시민들은 윤 대통령의 신속한 탄핵만이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길이라고 헌재를 향해 간절히 호소했다.

경기도에 사는 20대 여성 신수연 씨는 “사실 윤 대통령이 구속됐으니 헌재에서 선고 결과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이미 2016년 민중의 힘으로 촛불 광장을 만들어내고 박근혜 탄핵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달랐다. 내란 세력은 더 뿌리 깊게 박혀 있고 더 똘똘 뭉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씨는 헌재를 향해 “더 이상 이 혼란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혼란을 끝내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 탄핵 선고를 신속히 내려야 한다”며 “저들에게 힘을 줘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졸업 준비와 취업 준비로 바쁜 일상을 보낸 대학생 방민지 씨도 광장에 나왔다. 이날이 생일이라는 방 씨는 “제가 바라는 생일 선물은 딱 하나밖에 없다. 그건 바로 내란수괴 탄핵과 내란동조 국힘당의 해체”라고 힘줘 말했다.

방 씨는 “자칫 윤석열의 구속취소가 죄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할까 두렵다. 구속에서 풀려난 내란 우두머리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해외에 도주하지 않을까 불안하다. 극우세력을 선동해 제2의 서부지법 사태가 일어날까 두렵다”며 “헌재는 신속히 윤석열을 파면해야 한다. 수사기관은 민주주의를 무너트린 자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파면되는 날까지, 내란정당 국힘이 해체되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 지치지 말자”며 “오늘 밤 이 광장을 함께 지켜달라. 내일 집회에서 또 만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광장으로 향한 건 방씨만은 아니었다. 김연지 씨도 “많은 이들의 용기와 노력으로 내란이 진압되고 있고 조금씩 희망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주말 내란수괴가 석방되고 웃으면서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보며 어이없고 참담하고 좌절감이 들었다”며 “광장에 매주 나와 소리쳤던 수많은 시간이 아무 의미 없이 흩어지면 어쩌나, 어쩌면 계엄의 그날보다 더 한 불안감이 몰려왔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고 지금까지보다 더 강한 의지로 싸워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계엄의 그날 많은 시민들의 용기로 저들의 악행을 막아낸 것처럼 우리는 다시 한번 똘똘 뭉쳐 더 큰 화력으로 저들을 막아내고 이 나라와 민주주의를 지켜나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김 씨는 “겨울은 가고 반드시 봄은 올 것이다. 차디찬 광장에서 소리치는 애국이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이 애국이 되는 그날이 꼭 올 것”이라며 서로를 다독이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정당 인사들도 무대에 올라 윤 대통령 파면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은 “우리가 힘을 합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 내란을 종식시킬 수 있고, 윤석열을 파면시킬 수 있다”며 “5.18 광주민주항쟁 때에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횃불을 들었고, 박근혜 탄핵 때에는 촛불을 들었다. 12.3 내란에서는 응원봉을 들고 빛의 혁명을 일으켰다. 빛의 혁명은 승리한다”고 말했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이번 싸움을 “술과 망상에 찌든 대통령 하나 내쫓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거대하고 촘촘한 내란세력과 최후의 한판승부를 벌이는 항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대표는 “지난 두 달간 자영업자 20만명이 폐업을 선택했다. 내란 사태 혼란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국민의 삶은 끝장난다. 더 이상 우리 사회가 회복 불능 사회로 접어들 수 있다”며 “하루빨리 내란을 종식시키는 것만이 우리 모두가 살길이다. 죽고 사는 각오로, 사생결단의 각오로 싸우자”고 말했다.

김 대표는 헌재를 향해서도 “내란 세력의 압력에 절대 굴하지 말라”며 “어차피 저들은 어떤 결론이 나든지 간에 그 결정에 승복하지 않을 자들 아닌가. 작은 법 하나 지키기 위해 성실하게, 정직하게 살아온 평범한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호소하고 요구한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헌법재판소 인근인 안국동사거리로 행진했다. 이날부터 1박 2일 농성 투쟁에 나선 민주노총은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비상결의대회를 진행한 뒤, 광화문에서 노숙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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