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몇 영화가 세간의 이목을 끌면서 ‘n차 관람’(이하 ‘엔차 관람’)이라는 표현도 자주 접하게 된다. 엔차 관람은 한 영화를 여러 번 관람하는 것을 말하는데 연극, 뮤지컬, 운동경기, 미술품(전시) 등에도 어울려 쓰인다. 엔차 관람이란 말이 나온 2014년 무렵 이전에는 비슷한 표현으로 ‘재관람, 반복관람’이 쓰였지만 지금은 엔차 관람이 월등히 높게 사용된다.
엔차 관람의 엔차는 영어 알파벳 엔(n)과 한자어 차(次)로 분석된다. 엔(n)은 수학에서 자연수를 나타내는 기호로 ‘n차 방정식’ 등 주로 수학 분야에서 썼지만 최근 ‘차(次)’와 어울려 일상의 쓰임이 늘어났다. ‘엔차 감염, 엔차 관람객, 엔차 시청, 엔차 창업, 엔차 한류, 엔차 전성기, 엔차 가해, 엔차 다시보기, 엔차 전파, 엔차 기업, 엔차 회식, 엔차 문화’ 등에서처럼 다양한 쓰임이 확인된다.
엔차와 어울리는 다양한 표현이 나온 이유는 엔차라는 낯선 표현이 신선하다고 느껴 말이나 글이 주목받는다거나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장 적절하게 나타낸 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엔차’ 대신에 상황에 따라 ‘다회, 수회, 연쇄, 연속, 반복, 재(再)’나 다른 표현을 써도 소통에 문제가 없고 주목받는 적절한 표현이 된다는 것도 잊지 말자.
현재까지의 사용 빈도로만 보면 엔차 관람은 안정적인 길을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신조어는 10년이 지나면 70% 이상은 쓰이지 않는다’는 연구를 참고하면 엔차와 관련된 표현들의 운명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십 년 후 ‘엔차’와 어울려 쓰이는 말들이 얼마나 사용되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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