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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24일 일요일

"전세계 3억 시각장애인, 모두 점자 읽고 쓰기를"

 

"전세계 3억 시각장애인, 모두 점자 읽고 쓰기를"

머니투데이
  • 변휘 기자





  • 2022.07.25 05:56

[인터뷰]이경황 오파테크 대표

"전세계 3억 시각장애인, 모두 점자 읽고 쓰기를"

이경황 오파테크 대표(사진)는 스마트 점자 학습기 '탭틸로(Taptilo)'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점자를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이 제품으로 오파테크는 국내는 물론 시각장애인 보조기구에 관심이 높은 미주·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주목받는 소셜 스타트업이 됐다.

인도네시아 시각장애인 학교에 탭틸로 보급을 추진하던 지난 11일, 또 지난 20~21일 자카르타 현지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소셜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엔지니어로 일해 왔지만 줄곧 '사람을 좀 더 직접적으로 돕는 기술'을 연구하고 싶었다. 이 과정에서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에 주목했다. 예컨대 물 부족 국가의 지하수 펌프, 전력 부족 지역의 태양광 랜턴, 쓰레기가 넘치는 국가의 플라스틱 처리기술 같은 것이다. 나름 의미는 있었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사회문제를 고민하는 창업팀을 만나 점자 학습에 꽂혔다.

-왜 점자인가
▶시각장애인은 단어의 정확한 표기법을 눈으로 볼 수 없다. 그래서 들리는 대로 쓰는 탓에 맞춤법이 틀리는 경우가 많다. 매우 노력해서 컴퓨터 키보드 자판 치는 법을 배우더라도 정작 맞춤법이 틀리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눈총을 받게 된다. 점자를 배워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3억여명의 시각장애인 중에서 점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인구는 10% 미만이다. 배우기 어려워서다.

-'탭틸로'의 장점은
▶쉽고 재밌다. 점판에 대고 점필하는 지루한 과정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연동해 시각장애인 스스로 점자를 배운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퀴즈를 푸는 방식이다. 또 기존 점자 관련 기기들은 비싸다. 점자와 음성으로 문서 출력과 인터넷도 할 수 있는 '점자 정보 단말기'는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당연히 보급률이 0.05% 정도다. 저개발국에선 엄두도 못 낸다. 그 정도 기능은 아니지만, 점자 학습과 간단한 메모도 가능한 탭틸로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시각장애인 공립학교에서 교사들에게 탭틸로 솔루션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제공=오파테크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시각장애인 공립학교에서 교사들에게 탭틸로 솔루션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제공=오파테크
-상용화 및 글로벌 진출 현황은
▶2017년 처음 개발해 미국을 중심으로 40여개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포르투갈어·아랍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일본어·노르웨이어 등 웬만한 언어는 모두 소화한다. 소리를 나타내는 '표음문자'와 달리 글자마다 의미가 있는 '표의문자'는 적용이 어려웠는데, 최근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한계를 극복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의 학교가 문을 닫는 바람에 판매가 주춤했지만, 올 들어 미국·유럽과 개발도상국을 시작으로 다시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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