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개회 30분 전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오늘 우리는 21대 국회 원 구성을 위한 행동에 돌입한다.”라며 이날 선출할 상임위와 위원장의 이름을 말했습니다.
법사위원장 윤호중 의원, 기재위원장 윤후덕 의원, 외통위원장 송영길 의원, 국방위원장 민홍철 의원, 산자위원장 이학영 의원, 보건복지위원장 한정애 의원을 추천했다는 말이 나오자 깜짝 놀랐습니다. 법사위원장이 의외의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판사 출신 3선 박범계 의원이 법사위원장으로 선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윤호중 의원, 그것도 ‘비법조인’ 출신이었습니다.
윤호중 의원은 1984년 유시민 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서울대 프락치 사건 주동자로 징역형을 받았고 1987년 사면됐습니다. 1988년 평화민주당 간사로 정치에 입문했고, 한광옥 의원의 비서관과 김대중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습니다.
윤 의원은 2000년 경기도 구리에서 출마하며 본격적으로 선거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현역 의원이었던 한나라당 전용원 후보에게 패배합니다. 이후 2004년 경기도 구리에서 당선되면서 지금까지 4선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① 사무총장 출신 민주당의 복심…정무적인 판단
윤호중 의원이 법사위원장으로 선출된 가장 첫 번째 이유는 법사위가 중요한 만큼 민주당의 복심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영향력과 존재감이 큰 다선 중진 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정무적인 판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18년 이해찬 대표 체제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윤호중 의원은 민주당 당권파 실세로 불리기도 합니다. 윤 의원은 당 전략기획위원장·수석사무부총장·정책위의장 등을 역임하면서 당내 요직을 두루 거쳤고, 415총선에서는 중앙선대본부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② 뛰어난 정치 협상력… 야당 견제
윤호중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 때는 야3당 연합공천 협상대표로, 2012년 대선에는 문재인후보 후보단일화 협상대표로 활약했습니다. 당시 윤 의원은 뛰어난 정치 협상력을 보여주며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법사위는 여야가 매번 부딪칠 수밖에 없습니다. 윤 의원이 정치 협상력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거나 합리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강한 여당의 힘을 보여줌으로 여당을 견제할 수도 있습니다.
③ 비법조인 출신… 사법,검찰 개혁
‘비법조인’ 출신 윤호중 의원이 법사위원장이 됐다는 것은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던 법조 카르텔을 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보입니다.
실제로 윤 의원은 법사위원장 당선 소감에서 “사법부와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며 “일하는 국회의 걸림돌이 되어온 법사위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혁신하는 데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습니다.
‘비법조인’ 출신이 법사위원장을 맡았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19대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장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은 언론인 출신이었습니다. 당시 박 위원장은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율사(법조인) 출신보다 법안처리 과정을 잘 알고 국민 눈높이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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