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이나라 백성들의 소원을 실현하는 기구인가, 아니면 제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인가.
지금 조성된 남북관계의 위기상황을 보면 이같은 의문이 가시질 않는다. 아무리 식민지 땅이라지만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누구하나 직언을 해서 나라의 최고이익을 고수하려는 충절이나 지조는 볼수조차 없으니 말이다. 온통 대국의 눈치만 보면서 제몸사리기에만 급급하니 <청와대총독부>라는 오명을 쓰는것이 아닌가.
최근 청와대 참모들과 정부 각료들의 망국적인 저자세가 갈수록 국민적 분노의 대상이 되고있다. 대체 왜 그리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를 보이는가 하는 공분이 그것이다. 그럴것 같으면 왜 북에다대고 그리도 거창한 합의를 하고 생색을 냈는가, 눈치를 보고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면 애당초 하지를 말아야 할것 아닌가, 온통 제몸사리기에만 급급하고 자리지키기에만 급급한 친미 간신배무리들만 들끓으니 일이 제대로 될리 만무하지 않은가하는 탄식이다. 오죽했으면 통일부 전장관이 공식행사장에 나와서 통일부와 청와대가 지금 대체 무엇을 하고있느냐고 호통을 치는 일까지 생겨 나겠는가.
정세현 전장관은 "지금 통일부 장관이 축사나하고 다닐때냐"면서 "대통령도 문제지만 청와대 참모들이 더 문제"라고개탄했다. 6·15 공동선언 19주년기념 특별토론회 '기로의 선 한반도의 운명, 내일은 없다'에서 기조발제를 하면서이다. 이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떠난 김연철 장관을 거의 면전에서 겨냥하다시피 한 것이었다. 정 전 장관은 "저는 (장관 시절) 축사할 시간도 없었다. 매주 회담 준비하느라 바빴는데 후배 장관이 축사만 하고 다닌다. 어제도 축사를 했다.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도 비판했다. "저는 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 관계의 종속 변수가 아니다'라고 해서 상당히 기대를 가졌다"며 "그런데 미국이 계속 북미·남북 관계가 같이 가야 된다고 발목을 잡아서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운전자론에서 미국결정자론으로 끌려간 것은 문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다. 참모들이 더 문제"라며 "이번 정부의 참모들은 대통령의 발목을 너무 잡는 것 같다. 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것은 비단 전직 각료 한 사람만의 우려표명이 아니다. 현재 남북관계를 보는 전체 민족성원들이 느끼는 안타까움과 낙심을 표현한 것이다. 이번 발언을 보면서 국민들은 속이 다 후련해 하고 있다.
청와대와 통일부는 정신차려야한다.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미국대사관의 지시나 받고 한미워킹그룹 따위의 승인이나 얻어가면서 '안전하게' 일을 도모하겠다는 것은 사대주의가 골수에 박혀있기 때문이다. '주인국의 동의를 얻지 않고서는 우리가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 자세는 노예근성에서 비롯된 심각한 사대정신질환 증세일 뿐이다. 자기결정을 하는데 그 누가 뭐라할 것이란 말인가.
미국이 무소불위가 아니다. 지금은 열망하는 국민들이 뻔히 지켜보고 있다. 우리민족끼리 하겠다면 가장 겁을 내는 것이 바로 주인국이다. 해보지도않고 겁부터 내는것은 황제국에 대한 노예의식에서 비롯된 자기검열일 뿐이다. 미국이 잡아먹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왜 해보지조차 않고 미리 알아서 비위를 맞추려 하는가. 무조건 저질러놓으면 미국은 따라올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무엇이 그리도 두렵단 말인가. 미국이 우리운명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사대주의는 심각한 병이다. 자기의 주권을 자기것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무서운 정신질환이다. 청와대에 들어가 일하는것이 미국과의 호흡맞추기 자리정도로 인식한 청와대참모들이라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것처럼 청와대 참모들의 미국간첩화는 식은 죽먹기일 것이다.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 실무자들이 미국과 긴밀하게 내통하는 상황에서 허수아비 대통령의 뜻이 무산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정 전장관의 말처럼 대통령이 남북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었던것이 결코 아니다. 다만 그에게는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확고한 민족관이 부족할 따름이다. 그가 흔들리려해도 청와대주변에 충언을하는 충신이있다면 얼마든지 운전대를 잡고 헤쳐나갈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 참모나 장관이라는 이들이 흔들리는 대통령의 마음을 잡아줄 생각은 하질않고 한가하게 미국눈치나 보고 미국에 충성하려 하고 있으니 어찌 일이 제대로 풀려 나가겠는가.
역적은 따로 있는것이 아니다. 민족의 운명이 걸린 절호의 시점에서 국가의 이익에 배반하는 행위에 가담한 자들을 역사는 역적으로 규정한다. 통일이상으로 우리민족에게 국익이 어디있는가. 청와대 안팎의 역적들은 지금이라도 한미공조라는 이름으로 국익을 내다파는 미국과의 내통행위를 중단하고 민족의 절실한 요구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박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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