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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5일 수요일

가짜뉴스, 기밀 유출..보수세력의 한반도 정세 판 깨기

가짜뉴스, 기밀 유출..보수세력의 한반도 정세 판 깨기
이형구 주권연구소 연구원 
기사입력: 2019/06/06 [09:42]  최종편집: ⓒ 자주시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세력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북한을 향한 가짜뉴스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추측성 의혹 제기심지어 불법 기밀 유출에 이르기까지 연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런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 등 보수세력의 행동은 한반도 정세 발전을 가로막으려는 판 깨기 전략으로 보인다.

조선일보의 가짜뉴스 노림수

5월 31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김영철은 노역형김혁철은 총살이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제목만 봐도 자극적인 이 기사는 어이없게도 단 사흘 만에 가짜뉴스로 판명됐다. 6월 3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이 나타난 것이다조선일보 보도는 가짜뉴스였다.

조선일보 보도는 가짜뉴스였지만 파장을 일으켰다기자들은 청와대에 해당 정보를 보도를 통해 알았는지 사전에 정보가 있었는지 추궁했다해당 기사가 오보임을 알고 있는 지금 돌아보면 억지스러운 질문이다.

이 뉴스는 바다 건너 미국까지 흘러 들어갔다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고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인 비핵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혀야 했다.

뉴욕타임스는 5월 31일 숙청설이 5주 넘게 돌았으며 그동안 아무도 확인해 주지 않았다며 백악관을 질타했다. 6월 2일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도 멀 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에게 북한과 계속 좋은 관계를 맺어도 좋냐고 따졌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조선일보가 가짜뉴스를 보도한 노림수는 북미 대화 깨려는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나쁜나라라는 인식을 만들어 북미 및 남북 대화에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려 했다서울신문도 6월 3일 일부 보수세력이 북한=악마’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구사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올해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정책 변화와 시간이다북한은 이미 북미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폐기해야 함을 명확히 하고 그 마지노선을 올해 말까지로 못 박았다북한의 외무성 대변인은 6월 4일 미국은 지금의 셈법을 바꾸고 하루빨리 우리의 요구에 화답해 나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우리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미 당국이 잘못된 북한 정보에 노출되고 오판을 하거나 혹은 때를 놓치기만 해도 북한과의 대화는 불가능해지며 한반도 정세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조선일보와 같은 가짜뉴스를 고의로 퍼트리는 행태는 위험천만한 망동이다.

남북 민간 접촉을 무산시킨 보수언론의 기레기’ 행태

실제로 최근 잘못된 언론 보도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가 무산된 바도 있다북한은 최근 남북 민간단체 실무협의를 제안했다북한의 제안은 남북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남북 대화의 물꼬를 틔울지 기대를 모았다.

실무접촉에서는 6.15공동선언실천 남북해외 공동위원회 회의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와 남측 민화협 및 겨레하나가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심양에 모여 실무협의를 할 예정이었다각 단체는 사전에 합의했던 민족공동행사공동토론회 등을 논의하고자 했다.

그런데 보수언론들이 재를 뿌리기 시작했다중앙일보는 5월 16일 <“南 만나지도 말라던 식량 급했나>라며 북측의 대화 제의가 식량’ 때문인 것처럼 여론을 조성했다.

결국 북측은 실무협의를 취소하고 담당자들을 철수시켰다. 6.15 북측위는 남측 및 해외 측에 남북관계의 현실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한 결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지혜를 모으자는 취지로 남북 민간 대화를 제안하였으나 진의가 왜곡되고 이번 접촉 자체가 잘못 비춰질 것으로 판단하여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이유를 밝혔다.

북측은 민간 대화가 식량을 지원받기 위한 회담으로 왜곡되면 오히려 남북관계 발전에 해가 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다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 이번 협의가 취소되기까지 언론보도가 한몫 단단히 했다.”고 짚었다.

이번 실무회담의 목적과 의제는 사전에 남측 단체들이 미리 밝혀 알려져 있었다보수언론들이 민간단체 접촉을 두고 북한이 식량지원을 바란다는 식으로 보도한 것은 남북 대화의 판을 깨뜨리려 악의적인 행동이었다.

무엇을 위한 기밀 유출인가?

이와 같이 보수언론들은 남북관계 발전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5월 22일 한미 정상 간 통화를 유출한 사건도 이런 관점에서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효상 의원의 한미 정상 통화 내용 공표는 불법적 기밀 유출로 국익을 침해했다는 여론이 48.1%로 정당한 정보공개라는 여론 33.2%를 훌쩍 앞섰다.

그 여파로 같은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29%로 나타났다전주(31.9%)보다 2.9%포인트 떨어진 수치다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전주 7.4%포인트에서 12.2%포인트로 확대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 기밀 유출을 했다고 보면 자유한국당은 실패한 셈이다그러나 보수세력의 의도는 따로 있다.

강효상 의원의 기밀 유출이 국익을 훼손한 범죄인 이유는 외교에서 신뢰를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중앙일보는 5월 24일 <“한미정상 통화록 유출 파문한국 외교관 안 만난다>라는 기사에서 한국 스스로 통화록 유출을 발표하면서 주미대사관은 신뢰할 수 없는 상대가 된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조차도 당파적 이익 때문에 국익을 해치는 일을 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더욱이 6월 말에는 북미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강효상 의원과 자유한국당의 기밀 유출로 인한 외교 신뢰 악화가 한미정상회담 및 한반도 정세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통화 내용을 보면 강효상 의원은 5월 9일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7일 한·미 정상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5월 25~28일 방일 직후 한국을 찾아달라고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트럼프를 설득해 가면서까지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한 취지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다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6월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남북철도 협력은남북관계가 다시 활발해지면가장 먼저가장 빠른 속도로 진전될 협력 분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은 여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우선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또한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 협상이 가능한 조속히 재개되는 것이라며 남북 간에 본격적으로 평화와 공동번영의 과제를 진척시키기 위해서도 북미관계의 진전이 병행되어야 한다라고도 했다.

미국의 눈치를 보는 문재인 정부의 한계가 여전히 드러나지만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시 내비치는 걸 볼 수 있다. 5월 말 한미정상회담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6월 말에 이뤄지게 되었다자유한국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 승인받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었다.

결국 자유한국당은 한미정상회담을 망치기 위해 위법을 불사하면서까지 훼방을 놓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보수언론도 자유한국당의 기밀 유출 공작에 발맞춰 논란에 부채질하고 있다한국경제는 5월 31일 “6월 한미정상회담이 다가오는데 양국의 신뢰 회복은 오리무중이다미국 워싱턴 정가에선 한국 정부가 북한과 친해지기 위해 미국을 이용한다는 의심이 파다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라고 보도했다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저지른 기밀 유출을 미국의 신뢰 상실을 거쳐친북으로 귀결시키는 과도한 비약이 아닐 수 없다.

서훈-양정철 논란문재인 정부 옥죄기 위한 포석

보수세력의 판 깨기 행보는 인터넷매체 더팩트가 5월 27일 보도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21일 비밀회동을 했다고 단독 보도한 사건에서도 나타난다. '더팩트'는 디스패치가 분화해나간 모체이기도 하다.

보도가 나가자 자유한국당은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원장이 선거’ 논의를 했을 것이라고 단정하고 청와대를 향해 공격을 퍼붓고 있다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5월 29일 “(선거 개입이라는강한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고 같은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당하다면 10분 단위로아니면 30분 단위라도 누구와 어떤 얘기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양정철 원장은 고위 공직에 있는 것도 아니고 공익보도 대상도 아닌데 미행과 잠복취재를 통해 일과 이후 삶까지 이토록 주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취재 및 보도 경위에 여러 의문을 갖게 된다고 했다.

보수세력은 이번 보도를 통해 문재인 정부 측 인사와 측근들의 운신 폭을 축소하고자 했을 것이다사소한 개인적 만남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압박이다그러나 자유한국당의 목적은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자리에는 김현경 MBC 기자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기자의 동석은 이 자리에서 선거 논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힘을 보태는 사실이기도 했다양정철 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기자와 함께 민주당 총선 대책을 짰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기 때문이다양정철 원장도 상식적으로 판단해줬으면 좋겠다며 기자가 있는 자리에서 무슨 총선 얘기가 오갈 수 있겠느냐고 자유한국당에 반박했다.

김현경 기자는 제가 그 자리에 있어서 그날의 상황을 밝힐 수 있게 된 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미 단행된 국정원 개혁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고 그밖에 한반도 정세와 오래전의 개인적인 인연 등에 대해 두서없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한참 갔다며 총선 얘기는 없었다고 못 박았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은 속내를 좀 더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5월 29일 “(동석한 기자는대북 담당 기자라며 정권 지지율이 떨어지고 위기가 닥치면북한 이슈를 키워 여론을 휩쓰는 북()쓸이 정치북풍 정치가 내년 선거에서 반복되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북풍은 원래 자유한국당이 주로 쓰는 수법이다남북 대결을 고조시켜 보수표심을 자극하는 것이다그런데 오늘날 자유한국당은 반대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긍정적인 현상을 '북풍'이라며 청와대를 공격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북풍을 운운하는 것을 보면 결국 자유한국당은 남북관계 발전만은 원천 차단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자유한국당은 지금 정부와 여당이 총선 전에 남북관계를 발전시킬까 봐 우려스럽다고 우는 소리를 내고 있다.

보수세력이 판 깨기에 나선 이유

보수세력의 공세는 사뭇 다른 것 같아도 결국 종합하면 문재인 정부 운신의 폭을 좁히고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막는 데 집중되고 있다.

2018년에 보았듯 국민은 평화와 번영통일을 지향하는 남북 및 북미대화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올해 들어 교착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겨우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교착 국면을 넘어 남북 및 북미대화가 재개되면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관계 발전을 이룰 것이다그렇게 되면 자유한국당은 괴멸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자유한국당은 적어도 이번 총선까지는 대화가 재개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 대화판 깨기에 목을 매고 있다.

그 결과 자유한국당과 보수세력은 남북관계북미대화가 재개될 사소한 조짐이라도 보이면 가짜뉴스기밀 유출밀착감시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해하고 있다.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발버둥이다.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을 비롯한 보수적폐세력이 자기 살아남겠다고 한반도 정세 발전을 위한 자리에 사사건건 훼방을 놓는 행패를 그대로 둘 수 없다평화와 번영통일을 바라는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고 적폐세력을 청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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