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자 사설서 “인민이 주인된 나라, 철벽의 보루, 자력강국이 현 위상”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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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공화국 창건 일흔돐”을 맞은 북한(조선)은 지난 70년 동안의 성과와 교훈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건국 70돐”을 맞은 날인만큼 안팎에 의미를 새기고 내세우고픈 게 있음은 예상 가능한 일. 기성 언론들은 북미관계나 비핵화 메시지 여부에 촉각을 세웠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열병식 연설이 불발하고 보니 시선은 공식매체로 향했다. 그리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로동신문은 9일자 장문의 사설(A4지 5장)에서 이런 궁금증을 풀기에 충분한 내용을 실었다.
로동신문은 이날 <위대한 인민의 나라, 우리 공화국의 앞길에는 승리와 영광만이 있을 것이다>란 제목의 기념 사설에서 3가지의 성과와 3가지의 교훈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가장 큰 승리”와 “빛나는 승리”, 그리고 “자랑찬 성과”라고 의미부여한 것들을 보자.
신문은 “우리 공화국의 70년 력사의 가장 큰 승리”로 “이 땅 우에 인민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한 것”을 꼽았다. 북이 전후 국정운영 기조로 일관되게 강조해 온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 건설을 최고로 들었다. 특히 사설에선 “인민이 모든 것의 주인으로 된 우리나라에서는 인민을 위한 것, 인민적인 것이 가장 정의로운 것으로 되고 최우선시되고 있다”면서 “당과 국가가 모든 정책 작성과 집행에서 인민의 리익과 편의를 최우선, 절대시하고 모든 재부를 인민의 복리증진에 돌리는 사회가 우리 사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70년 력사의 빛나는 승리”는 “인민의 자주적 삶과 후손만대의 행복을 영원히 담보하는 세계 최강의 정치군사적 힘을 다져놓은 것”이란다. 지난해 말 선언한 국가핵무력 완성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사설도 “수령, 당, 군대와 인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굳게 뭉친 일심단결과 함께 최강의 전쟁억제력을 가지게 된 것은 민족사적 대승리”라고 환기시키곤 “우리 인민은 다시는 제국주의 노예가 되지 않고 고난의 행군과 같은 처절한 시련도 겪지 않으며 세상에서 가장 존엄 높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확고한 담보를 가지게 되었다”고 자신했다.
다음으로 “70년 력사의 자랑찬 성과”는 “무진막강한 자강력에 의거하여 인민의 꿈과 리상을 전면적으로 실현해나가는 전도양양한 국가를 건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필 하나 변변히 만들지 못하던 뒤떨어진 나라, 남에 대한 의존심이 사회의 모든 분야에 뿌리 깊이 남아 있던 나라가 해방직후의 조선”이었는데 지금은 “자력갱생, 자급자족의 정신이 투철한 인민과 마음만 먹으면 그 무엇도 이루어내는 튼튼한 자립경제와 인재대군을 가진 자력강국으로 위용 떨치고 있다”는 것이다. 수십 년간 대북 경제제재라는 “가장 극악한 조건과 환경”을 이겨내 온 “사상정신적 위력과 물질기술적 잠재력”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3가지 성과를 신문은 자신의 위상과 관련지어 설명했다. 즉 “인민이 주인된 나라, 인민의 안녕과 행복을 천만년 담보하는 철벽의 보루, 인민의 모든 꿈과 리상을 현실로 꽃피울 수 있는 실제적인 힘을 지닌 자력강국, 이것이 건국 70돐을 맞는 주체조선의 위상”이라고 사설에서 알렸다.
그럼 이런 성과들이 가능했던 건 어떤 연유에서일까?
신문은 “공화국의 발전 행로는 금은보화를 주고도 살 수 없는 고귀한 진리를 가르쳐주고 있다”면서 3가지 교훈을 제시했다.
먼저 “위대한 수령, 위대한 당이 위대한 인민의 나라를 일떠세운다는 것이 우리 공화국의 70성상이 새겨주는 철리(哲理)”라고 했다. 주체사상에서 강조하는 수령(최고영도자)과 그가 지도하는 당의 결정적 역할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음은 예상대로 수령에 대한 인민의 태도였다. 사설은 “자기 수령의 사상과 령도를 충직하게 받들어나가는 인민만이 존엄 높고 행복한 삶의 향유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공화국의 70성상이 가르쳐주는 진리”라고 강조했다. 이들 두 가지는 북이 사회조직원리로 주장해온 수령-당-인민의 ‘일심단결’, ‘혼연일체’ 얘기다.
남은 하나는 “공화국의 70성상이 굳혀주는 신념”으로 “자기식, 자기 힘으로 창조하고 투쟁하는데 조국번영의 지름길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북이 생명으로 여기는 ‘자주’를 이름이다. 사설에선 “공화국은 국가건설과 국가활동, 혁명과 건설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우리의 사상과 신념, 우리의 결심과 의지에 따라 우리나라의 실정과 우리 인민의 요구와 리익에 맞게 자체의 힘으로, 우리식으로 풀어왔다”면서 “민족자주, 민족자존은 최악의 시련 속에서도 우리 공화국의 종합적 국력과 지위를 끊임없이 상승시키고 인민의 행복창조의 새로운 경륜을 련이어 펼치는 격동적인 현실을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성과와 교훈들에 기반해 북은 어디로 가려할까?
“오늘 우리 공화국은 륭성번영의 새 시대를 맞이하였다”고 본 신문은 “우리 앞에는 사회주의 건설의 전 전선에서 총공격전을 벌려 혁명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함으로써 위대한 수령님들의 애국 념원, 강국 념원을 하루빨리 현실로 꽃피워야 할 영예로운 투쟁과업이 나서고 있다”며 몇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 달성을 위한 증산운동이다. 신문은 이를 통해 “당 7차 대회 정신을 보위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국가건설과 국가활동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인민의 지향과 요구를 기준으로 하여 풀어나가며 인민들의 편의와 리익을 최우선, 절대시하는 원칙을 확고히 견지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당 간부들의 ‘세도’와 관료화를 비판하면서 강조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재확인한 것이다.
끝으로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우리 세대에 반드시 조국통일을 이룩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건 ‘우리 세대에’라고 시기를 특정한 점이다. 4.27판문점선언 이행을 현 세대에 통일 실현이 가능하다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본 때문이다. 왜냐면 “통일만이 민족이 살길이고 세계의 전렬에 당당히 들어서는 길”이이라고 신문은 부연했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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