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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정부의 낙하산 사장에 맞서 공정방송 투쟁을 하다가 해고됐던 노종면·조승호·현덕수 YTN 기자는 지난 8월 동료 선·후배 기자 80여 명의 환대 속에 서울 상암동 YTN 사옥에 첫 출근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 배후를 조사하기 위해 미국이 제안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지난 17일 러시아의 반대로 부결됐다.
결의안에는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건 합동조사기구의 활동 기한을 1년간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러시아는 왜 거부권을 행사했을까?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건의 실체를 알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미국은 지난 2015년 8월 시리아에서 발생한 이른바 ‘화학무기 공격’ 사건의 책임을 시리아와 러시아에 넘기려고 배후 조종자를 밝혀낸다는 명분으로 화학무기금지기구와 함께 합동조사기구를 꾸렸다.
그런데 이 기구는 미국의 눈치를 보며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은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해 10월엔 명백한 증거도 없이 시리아 정부군이 적어도 세 차례의 화학무기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미국과 서방 세력은 때를 만난듯 법석을 떨며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책임은 러시아에도 있다고 강박했다.
지난 4월엔 미군이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보복조치를 운운하며 시리아의 공군기지를 향해 약 60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퍼붓는 침략행위를 감행하기도 했다.
그리고는 그것이 마치 ‘인권옹호’를 위한 정당한 행위라도 되는듯 여론작업을 펼쳤다.
심지어 미국은 “러시아가 무고한 여성과 어린이에게 화학무기 사용을 용인했다. 화학무기 사용자들의 편을 들고 있다. 러시아가 시리아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가입한 시리아 정부는 이 단체의 감시 아래 화학무기 폐기 수순을 밟아왔다. 또 미국의 요구로 구성한 합동조사기구는 조사 초기엔 시리아가 화학무기폐기협정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화학무기를 사용한 적도, 사용할 계획도, 재생산한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던 합동조사기구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한 것. 이처럼 조사된 증거와는 상반된 결과를 합동조사기구가 발표하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들리브 주(州) 화학무기 사건의 배후엔 미국 정보기관들이 있으며, 그 사건은 미국이 시리아를 공격하기 위한 자작극이었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지난 4월 미국의 토마호크 폭격도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의 ‘밀월설’을 불식시키기 위해 친러 성향인 시리아 정부를 공격함으로써 시리아 내전을 재점화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만일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의 주장대로 결의안이 채택됐다면 무기장사꾼으로 알려진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시리아의 운명이 맡겨질 뻔했다.
지금까지 러시아와 볼리비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이 조작한 결의안을 완강히 반대해 온 이유다.
이렇게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음에도 미국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공격을 또 준비하고 있다’는 여론을 조작하는 한편 결의안 내용을 ‘화학무기 공격’ 사건과 관련한 제재 대신 합동조사기구의 활동기한 연장으로 표현만 바꾸는 꼼수를 부리면서까지 문제를 끌어가려 필사적으로 공작했다.
지난 16일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이 성안한 결의안이 10번째 반대에 부딪쳤지만 미국은 포기하지 않고 그 다음날 일본 명의로 결의안을 또 다시 제기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러시아는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미국이 존재하지 않는 증거로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화학무기 공격’ 사건을 또 다시 들고 나오는 목적은 시리아 정부에 최대로 불리한 상황을 조성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사실을 날조하는 미국과 서방의 철면피성이 도를 넘고 있다”고 격분하면서 “국제문제에서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을 삼가해야 하는가를 미국에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을 앞세운 미국의 집요한 모략책동은 세계평화의 파괴자가 누구인지, 진짜 테러국가가 누구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건은 주권국가에 대한 침략과 군사적 간섭을 합법화하려는 미국의 독단과 전횡을 국제사회가 절대로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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