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국민·세계·한겨레·한국 등 주요 신문 대다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김행·유인촌 의혹 해명 안 됐다고 지적 KBS 사장 후보자 공모 ‘낙하산 내정설’ 가운데 임명제청 파행…여권 이사 사퇴 등으로 미뤄둔 결선투표 불투명 |
윤석열 정부 인사가 연일 잡음을 부르고 있다. 국회가 5일 김행 여성가족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6일자 아침 신문 다수는 장관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본인을 둘러싼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인사청문회가 있었던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오늘까지 국회에서 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하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다면,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되는 18번째 장관급 인사가 될 전망이다.
경향신문 사설(윤 대통령, ‘부적격‘ 김행·신원식·유인촌 임명 강행할 텐가)은 “세 후보자에 대한 여론 평가는 모두 차갑고 부적격”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들 지명을 철회하고 MB 정부 시즌2 라는 반응이 나오지 않도록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재를 폭넓게 구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현재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은 법무부 소관이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지난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설립 당시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지탄이 커지면 내가 책임져야 될 상황이 생기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 말에 책임져야 할 때가 왔다”고 인사 라인 문책 등을 요구했다.
김행 여가부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국민일보 사설(‘주식 파킹‘ 해명 못한 김행, 이래서 국민 설득되겠나)이 이른바 ‘주식 파킹’ 의혹이 청문회에서도 해소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사실상 어렵잖게 되살 수 있는 상대에게 주식을 맡겨둔 셈이어서 백지 신탁 제도를 우롱한 꼼수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그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근무한 2013년 위키트리에 집행된 정부 광고가 1년전 5건에서 30건으로 늘어난 것 역시 석연찮다. 위키트리가 수익을 얻기 위해 기사어뷰징(조회수조작)까지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했다.
한겨레 사설(청문회서 의혹 밝힌다더니, 후안무치로 일관한 김행)은 ‘주식 파킹’ 의혹 문제에 더해 “김 후보자는 ‘위키트리’의 성희롱성, 2차가해 보도에 대한 지적에도 ‘이게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이라며 ‘나만 그런 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나왔다”면서 “청문회 전부터 논란이 된 ‘강간 출산 관용’ 발언에는 실명으로 야당 특정 정치인의 불륜설을 거론하며 ‘누구나가짜 뉴스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식석상에서 매우 부적절할 뿐 아니라, 비상식적인 행동”이라고 했다.
유인촌 문체부장관 후보자 역시 ‘블랙리스트’ 의혹 등에 대한 해명이 비판을 사고 있다. 세계일보 사설(유인촌·김행 후보자 의혹 청문회 해명, 국민 눈높이에 맞나)은 유인촌 문체부장관 후보자가 과거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라는 말도 없었고 실체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2019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가 발간한 이명박· 박근혜정부 블랙리스트 사건 백서에 유 후보자 이름이 104번이나 언급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했다.
한국일보 사설(유인촌, 문화예술계 ‘이념전쟁’ 안 만들 자신 있나)은 “2017년 공개된 ‘문화권력균형화 전략’ 문건(2008년 8월)은 좌우 예술인 행태를 분석하며 좌파예술인에 대한 정부 지원을 차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임명 시 표현의 자유나 창작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걱정되고, 문화예술계 인사 상당수가 지명 철회 요구에 나선 이유”라고 했다. 이어 김행, 유인촌 후보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은 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결과를 지켜보고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KBS 사장 후보 임명제청 무산 뒤 여권 이사도 사퇴
‘낙하산 내정설’ 속에 KBS 사장 후보 선정 절차를 진행하던 KBS 이사회가 4일 최종 후보를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한다던 계획이 무산됐다. 이날 후보자 3명에 대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뒤 여권 서기석 이사장이 이사회를 중단하고 결선투표를 6일로 미룬 가운데, 5일 여권 이사 6명 중 1명(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 변호사인 김종민 이사), 결선투표 대상 후보 2명 중 1명(최재훈 KBS부산방송총국 기자)이 사의를 밝혔다. 야권 이사들은 이미 공모 절차가 규칙을 위반해 무산됐다며 불참을 예고했다. 김 이사 몫을 제외하면 이사회 여야 몫이 5대5가 되기에 나머지 여권 이사들 만으로 이사회를 개회하고 의결을 진행할 정족수(과반인 6명)를 채울 수 없다.
동아일보 기사 <KBS이사회, 여권 추천 김종민 돌연 사의... 사장 임명제청 난항>는 “방송통신위원회와 KBS 안팎에서는 김 이사가 여권 이사들이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절차적 잡음까지 이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사의를 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며 “다만 5일 저녁까지 김 이사의 사직서가 방통위에 전달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한겨레 기사 <‘KBS사장 선출’ 파행…여권 이사 사의 이어 결선후보 사퇴>는 “이사회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장 후보자결정을 늦춘 사이 여권 이사와 결선 투표에 오른 후보가 사퇴하는 사태까지 겹치자 한국방송 내부에서는 사장 후보 공모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 등 모두 재공모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응원 조작 논란에 ‘이재명 문자’까지 거론한 조선일보
국민의힘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중 남자축구 8강전 당시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중국팀 ‘클릭 응원’이 비정상적으로 많았다는 점을 들어 ‘여론조작’ ‘선거개입’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들을 중심으로 범정부 TF를 꾸려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겨레 <‘클릭 무제한’ 응원마저 여론조작 몰아간 여권> 기사는 “이번 사건은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과는 전혀 성격이 달라 여권이 총선을 앞두고 ‘포털 길들이기’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다음 스포츠의 클릭 응원 기능은 로그인 없이 중복 투표, 양 팀에 대한 동시 응원이 가능하다. 한겨레는 “스포츠 중계를 보며 팬심을 표출하면서 즐기도록 고안된 것이지, 여론을 정교하게 반영하기 위해 설계된 서비스가 아니”라며 “반면 드루킹 사건은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로 그 인 기반 댓글 서비스 환경에서 이뤄졌다. 하나의 아이디(ID)당 하나의 의견을 표현하게끔 만들어 둔 시스템이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법원은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아이디를 동원해 다수의 의견인 것처럼 복수의 댓글을 단 행위를 포털 업무를 방해한 범죄로 봤다”고 했다.
한겨레 <“정부, 모든 문제에 가짜뉴스 프레임” IT업계, 다음 클릭응원 논란에 한탄> 기사의 경우 “정부와 여당의 ‘여론조작’ 지적에 다음의 ‘클릭응원’ 서비스가 종료되자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탄압이 끝도 없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며 “업계 관계자는 ‘정부나 기업의 불만이나 클레임(고발)보다 저널리즘 가치가 크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제는 그런 기준도 다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호통에 포털이 먼저 납작 엎드려 있는 형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어뷰징, 국민투표선 괜찮고 축구 응원선 ‘사회적 재앙‘?> 기사는 “대통령실이 진행한 온라인 국민투표가 대규모 어뷰징(중복 편법투표)으로 무산됐을 때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던 정부 여당이 최근 포털 사이트 다음의 중국 댓글 어뷰징 건에 대해선 국기 문란 사회적 재앙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이중잣대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하나의 놀이 문화를 두고 지금처럼 강경 대응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이션학부 교수)”며 “여권이 이번 일을 두고 여론조작 가능성 까지 언급하는 것은 내년 총선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나온다”는 전문가 지적이다.
동아일보는 <‘무한클릭’ 매크로, 다운-실행에 5분... 응원-예매 등 조작 일상화> 기사에서 “인기 공연 예매부터 대학 수강 신청, 포털이나 인터넷 쇼핑몰 순위 조작까지 이미 한국 사회에서‘ 매크로 조작’이 일상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이 신문은 “다음 ‘클릭 응원’의 경우 네덜란드와 일본에서 2개의 IP주소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방송통신위원회는 VPN을 통해 실제 접속 국가를 숨긴 뒤 응원 클릭 수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선 ‘매크로 프로그램에 대화형 인공지능(AI)인 챗 GPT를 결합하면 사람이 직접 쓴 것과 같은 댓 글을 대량으로 남길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며 “전문가들은 포털 등 다수가 이용하는 사이트의 경우 보안 시스템을 현재보다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조선일보 사설(대선 전날 475만명에게 살포된 가짜 뉴스, 막을 방법 찾아야)은 이번 축구 응원 논란과 지난 대선을 앞두고 제기된 ‘부산저축은행 수사무마 의혹’을 연결했다. 여권이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있는 뉴스타파의 관련 보도가 나온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시간 만에 본인 페이스북으로 이 기사를 ‘널리 알려달라’고 공유하고, 유권자 475만 명에게 공식 선거운동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을 ‘가짜뉴스 살포’로 규정하며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이 대표가) 가짜 뉴스라는 사실은 몰랐을 수 있지만 가짜 뉴스 세력과 통하고 있었다는 의심은 든다. 그 후 좌파 언론의 인용 보도와 추천 수 조작까지 벌어졌다”며 “가짜 뉴스가 유력한 대선 후보를 통해 수백만 유권자에게 전달될 수 있었던 구조는 심각한 문제다”라고 했다.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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