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87] 사단과 사달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틀리게 발음하는 것이 바로 ‘사단’과 ‘사달’이 아닌가 한다. 많은 사람이 “사단이 났네”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 사실은 “사달이 났네”라고 해야 옳은 표현인데, ‘사달’이라는 단어가 귀에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귀에 익은 ‘사단’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으로 본다.
일단 ‘사단’이라는 용어는 귀에 익숙하다. 군에 다녀온 사람들은 대대·연대·사단이라는 말이 귀에 익었을 것이고, 일반적으로는 ‘사단(事端: 일어난 사고나 사건·사건의 시작)’이란 말로 익숙할 것이다. 그 외에도 ‘사단(四端 : 사람의 본성 네 가지·인의예지)’도 익숙하다. 이런 것처럼 사단이라는 단어가 익숙하다 보니 일이 잘못된 경우에도 이 단어를 쓰는 사람이 많다.
‘사달’이라는 말은 “일어난 사건이나 사고”를 이르는 말이다. 사단(事端)과 비슷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에 방점을 찍고 있음이 다르다. 예를 들면 “이렇게 되기까지 그 사달을 일으킨 장본인은 그 사람이야” 혹은 “느낌이 꺼림칙하더니만 결국 사달이 났구나”와 같이 쓸 수 있다. 단어가 비슷하다고 하여 의미가 같은 것이 아님을 직시하고 바른 표현을 쓰도록 노력해야겠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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