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68] ‘띄어쓰기’ 너무 어려워요
글을 쓰다 보면 어느 것이 의존명사인지, 어느 것이 어미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어미면 앞말에 붙여쓰기해야 하고, 의존명사면 띄어 써야 한다. 의존명사는 과거에 불완전명사라고 하던 것을 이르는 말이다. 60대 이후의 독자들에겐 생소한 용어가 아닐 수 없다. 예문을 보자.
방학에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o)
방학에 무엇을 할 지 모르겠다.(x)
여기서 ‘-ㄹ지’는 어미이다. 보통은 ‘… 지’ ‘… 줄’ 등은 의존명사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줄 알고 띄어 쓴다. 그러나 ‘밥을 먹다(먹고·먹어요·먹습니다·먹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종결어미로 쓰인 것이다. 그러므로 붙여 써야 한다.
내일은 가야 할 텐데ᆢᆢᆢ(o)
내일은 가야 할텐데ᆢᆢᆢ(x)
여기서 ‘-ㄹ 텐데’는 ‘터인데’의 줄임말로 ‘터’가 의존명사이다. 그래서 띄어 써야 한다. 의존명사에는 다음과 같이 여러 종류가 있다.
1.보편성 의존명사 : 이·것·데·바·따위
2.주어성 의존명사 : 지·수·리·나위
3.서술성 의존명사 : 때문·나름·뿐·터
4.부사성 의존명사 : 만큼·대로·듯·양·체·채·척·등·뻔 등
5.단위성 의존명사 : 개·마리·장·권·켤레 등
이러한 단어들은 모두 띄어 써야 한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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