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81] ‘처남댁’을 뭐라 부르지?
우리말이 변하듯이 언어의 예절도 변하게 마련이다. 과거에는 서로 얼굴을 볼 수 없었고, 봐도 면해야 하는 사이가 있었으니, 바로 ‘처남댁’이다. 사전에 보면 ‘처남댁’이란 ‘처남의 아내를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지만 실제로 처남댁을 부를 때 “여보시오, 처남댁!”하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처남댁의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자기 남편의 누이의 남편을 뭐라고 부를까 망설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요즘 주변에서 부르는 것을 보면 ‘아이들의 고모부’라서 그런지 대부분이 ‘고모부’라고 부르거나 “○○ 아빠!”로 대신하는 것을 많이 본다. 사실 이러한 것들은 호칭이 아니다.
호칭을 바르게 하자는 의미에서 처남댁을 ‘아주머니’라 부르고, 반대의 경우에는 ‘아주버니’라고 부르자고 했으나 아직은 완전하게 통과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부를 수 있다”고 어정쩡하게 규정해 놓았다. 결국 “국민이 알아서 하세요”라고 한 것이다. 과거에는 외면하는 사이였을지라도 지금은 여권신장으로 처가와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많은 관계로 정확한 호칭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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