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철운 기자
- 입력 2023.10.31 07:33
- 수정 2023.10.3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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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전 감찰부장, ‘고발사주’ 재판 증인 출석해 ‘2020년 3월19일 쿠데타 발언’ 증언 “고발장 작성, 총장 지시하에 수정관실 작성하고 나가기 전에도 총장 컨펌 이뤄졌을 것” |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 30일 ‘고발사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총선 직전이던 2020년 3월 윤석열 검찰총장이 ‘쿠데타’를 언급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공모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 진술에 나섰다. 한동수 전 대검 부장은 윤 총장과 함께 일했으며 고발사주 의혹이 불거진 2021년 9월 이후 손준성 검사 등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진행했다. 그는 2020년 총선 직전 드러난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 본질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며 “검언유착과 고발사주는 한 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발사주’ 사건의 핵심은 2020년 4월3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수정관실 또는 범정) 소속 손준성 검사가 김웅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를 통해 “선거 개입을 목적으로 한 ‘일련의 허위 기획보도’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을 사주했느냐다. 고발장 속 ‘허위 기획보도 피해자’는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법무부장관 등이다. 공수처는 손 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는데, 범정이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통하는 만큼 손 검사가 유죄를 받을 경우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현직 대통령의 공모 여부가 주목받게 된다.
한동수 전 부장은 재판에서 총선 직전이던 2020년 1월을 떠올리며 “윤 총장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이끌어 내신 분한테 전화를 받고 ‘출마에 지장 없도록 기소했다’고 답했다고 말씀하셔서 너무 깜짝 놀랐다”고 증언했다. 또 “3월19일 서래마을 한우집에서 윤 총장 바로 옆에 있었는데 윤 총장이 ‘일제 때 태어났다면 마약 판매상이나 독립운동을 했을 것이다. 만일 육사에 갔다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다. 쿠데타는 중령이 한 것이다. 검찰로 치면 부장검사에 해당한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면서 “충격적이었다”고 증언했다. 이 무렵 윤 총장과 정부·여당 관계는 조국 사태를 거치며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한동수 전 부장은 또 “(윤 총장이) 조선일보 사주를 만났다고 했다. 조선일보 사주는 평안도에서 내려온 사람들인데 반공정신이 투철하다고 했다”고 전한 뒤 “총장은 ‘검찰의 역사는 빨갱이 색출의 역사다’라고 했다. 공안정국도 아니고 왜 현직 검찰총장이 이런 말씀을 하는지 놀랐다”고 증언했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만남은 정치적 야심을 드러냈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동수 전 부장은 지난 5일 증언에 이어 30일 증언에서도 ‘고발사주’ 사건에 윤 총장이 공범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부장은 “손준성 검사 개인이 혼자 했을 리 만무하다는 건 검찰에서는 누구나 동의하는 사안”이라며 “고발장 작성은 손준성 개인의 일탈이 아니고, 총장 지시하에 수정관실 검사와 수사관들이 함께 작성했고 나가기 전에도 총장 컨펌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총·차장 비서와 손 검사 사이 메신저 기록을 강조했다.
한 전 부장은 “2020년 4월2일 저녁과 4월3일 아침 최○○, 문○○ 총장실·차장실 비서와 손준성 검사가 메신저를 주고받았다. 통상 대검에선 총·차장이 찾을 때, 또는 총·차장에게 보고가 가능하냐고 물을 때 이런 메신저들이 간다”면서 “총장을 보려면 ‘뵙고자 한다’고 총장 비서에게 메신저를 보낸다. 메신저를 받으면 바로 내려간다. (고발장 전달 당일) 메신저가 있는 상황으로 봐서 그 시간에 바로 내려가서 대면보고 했을 거라는 게 합리적 추론이다. 그 시기 수정관실에서 이것보다 중요한 현안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앞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지난해 5월 한동훈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가리켜 “(윤석열 총장이) 보수언론 권력을 배경으로 해서 야심 있고 똑똑한 부하 검사들과 함께 검찰권을 사유화해서 자신의 대권을 획득하고 검찰의 이익과 권한을 영속화하고자 하는, 검찰 개혁을 저지하고자 하는 일련의 행동들”로 평가했다. 한 전 부장은 이날 재판에서 “채널A 사건은 고발 사주의 동기와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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