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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31일 월요일

“미호강, 순우리말 미꾸지서 유래”

 “미호강, 순우리말 미꾸지서 유래”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07.31 19:51
  •  댓글 0
박병철 서원대 명예교수 역사토크콘서트서 주장
동진강 사회 중심축 이동으로 쇠퇴 … 미호강 부상

 

청주 미호강(美湖江)이 순우리말 `미꾸지(←미곶)'가 `미호'로 정착된 순우리말 지명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서원대 박병철 명예교수(한국지명학회 고문)는 31일 청주문화원이 개최한 2023 청주역사바로알기 내사랑청주 역사토크콘서트'에서 `미호강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주제발표를 통해 “미호강의 미호는 일본식 지명이 아니라 순우리말 지명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한국지명은 원초형인 고유어 지명과 한자어 지명이 대립되거나 공존 또는 경쟁하는 현상을 보인다”면서 “`까치내'가 `작천(鵲川)'으로 불리고 `미꾸지'가 양인(養仁)으로 불리는데 고유어를 빼고 한자로 변환된 지명을 그대로 해석하면 오류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와 여지도의 미호강 하천명을 보면 미꾸지 나루가 있는데 이 나루는 당시 문의로 통하는 중요한 통로였고 물을 의미하는 우리말 미꾸지는 미(米)로 활용되다가 미(美)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미산을 두고 두 개의 하천이 미호강을 향해 돌진하는 형상인데 돌출된 지점을 곶(꼬쟁이)이라 했고, 곶은 변이형의 한자표기로 호지(湖芝)로 표기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미호(美湖)의 미(美)는 상용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뜻이 매우 긍정적이어서, 또 호(湖)는 획수가 많지만 물과 관련된 글자이므로 선택됐다”면서 “따라서 순우리말 지명 `미꾸지'가 미호로 정착하는 과정은 역사 언어학적으로 볼 때 그 질서에서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호를 동진으로 불러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중심축이 미호로 이동된데 따른 자연스런 지명 활용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박 교수는 “신라 때 연기군의 `동진'은 문의와 회인으로 가는 중요한 통로였고 고려 때는 연기가 청주에 속했다”면서 “현재 연기면에서 조치원으로 행정, 경제, 사회의 중심축이 이동되면서 강 이름도 동진(東津)이 쇠퇴하고 미호(美湖)가 부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호강이라는 하천명을 필두로 그 위에 놓인 교량명, 학교명, 도로명, 업소명 등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특히 강내면사무소가 자리한 탑연리 일원을 강내라 하지 않고 미호라 하며 천연기념물인 물고기 이름도 미호종개로 불려 미호강으로 부르는게 맞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역사토크콘서트에서는 강태재 전충북문화예술포럼 회장은 `새롭게 조명해야 할 청주지역의 문화재'란 주제빌표에서 대규모 철당간문화제 개최를 제안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이동관 지명은 언폭 가해자의 복귀, 방통위 해체 투쟁으로 나가야”

 

  •  노지민 기자 
  •  

  •  입력 2023.07.3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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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등록하기

    15개 언론시민단체, 용산 대통령실 앞에 모여서 ‘이동관 지명 철회’ 촉구

    15개 언론·시민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지명을 ‘폭력’으로 규정하면서 해당 인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야권을 향해선 현 체제의 방통위를 해체하고 미디어 거버넌스를 재편하는 데 동참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가 임명되는 것은 “언론 폭력 가해자의 복귀이자 국가 폭력의 귀환”이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이 후보) 자녀의 학교 폭력 문제가 언론에서 상당히 부각되고 있다. 그에 반해 이동관씨 본인의 폭력 문제는 정쟁 대상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 같다. 바로 언론인에 대한 위협과 폭력을 말하는 것”이라며 “이동관씨가 자행했던 언론인 사찰과 퇴출, 노동조합 무력화, 방송인 사상검증 시도는 명백한 국가 폭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운동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준비했던 행사가 최시중 방통위원장 임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었다. 그로부터 1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는데 ‘MB맨’이 다시 귀환해서 오늘 이동관 지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러 오는 심정이 참담했다. 최시중으로 시작했던 방통위 15년 역사는 실패의 연속이었다”며 “이제는 완전히 망가져버린 방통위 체제에 사망 선고를 내리고 방통위 체제를 해체하는 투쟁, 미디어 거버넌스를 완전히 처음부터 새롭게 뜯어고치는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3년 7월3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15개 언론시민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유튜브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동관씨에 대해 언론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리더십을 바탕으로 방송통신 분야 국정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고 했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동관씨가 쌓았다는 풍부한 경험은 MB정권 시절에 쌓은 ‘언론 장악’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이동관씨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있던 2008년 농지법 위반 의혹을 보도하려던 국민일보 현직 국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서 압력을 행사했다. 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미국 순방 중에 쇠고기 협상 타결 발언을 한 것을 보도하지 말라고 기자들에게 압력 넣은 게 바로 이동관씨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여론이 악화되던 상황에서 MB 실언을 감싸고 기사를 막은 것도 이동관씨였다”고 전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과 청와대의 언론인 사찰 등을 수사했던 윤 대통령이 이 후보를 방통위원장으로 내세운 건 스스로 과거 수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윤석열 서울지검장 시절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사찰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가 재판에서 낱낱이 공개됐다. 이동관 홍보수석실의 지시로 수시로 언론계에 대한 사찰, 비판 언론인에 대한 배제, 일부 출연진에 대한 배제 등이 세밀하게 컨트롤되어 왔음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 “손바닥에 ‘왕(王)’자 새기고 나오더니 자기가 왕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며 ‘헌정 질서, 방통위의 합의제 기구로서의 위상 다 내팽개치고 국민과 언론인이 반대하든 말든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폭력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3년 7월3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15개 언론시민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유튜브

    윤 위원장은 이어 “이동관 지명 철회, 방통위 해체를 통한 미디어 정책의 진정한 정상화와 민주화를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싸워나가겠다. 그 대열에 야권 정치인들이 동참해주시기 바란다. 더 이상 책임 없는 말로 하는 싸움 그만하자”며 “야권 방통위원 당장 직을 내던지고 나오라. 국회는 시행령 정치로 방송법, 헌법 다 깨부수고 있는 이 정권의 폭력에 맞서서 단 한 명의 방통위원도 더 이상 추천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동참한 단체들은 회견문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가 누리고 있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수많은 이들의 피와 희생으로 얻어낸 결과물이다. 5년짜리 권력이 함부로 짓밟을 수도, 짓밟힐 수도 없는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다. 이를 증명하듯 숱한 탄압과 공격 속에서도 한국 사회의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느리게 나마 확장과 진보의 길을 걸어왔다”며 “현업 언론인들과 시민사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혐오와 편향, 통제와 폭력으로 점철된 윤석열 정권의 언론탄압에 맞설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공동 주최한 단체들은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기자연합회, 새언론포럼, 언론개혁시민연대, 자유언론실천재단, 전국언론노동조합,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협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이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윤석열 #이명박 #최시중 #국가정보원

    검은 옷 입고 서울에 집결한 전국 교사들 “우리는 가르치고 싶다”

     


    전국의 교사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7.29. ⓒ뉴시스

    “우리는 가르치고 싶다! 학생들은 배우고 싶다!”

    주말인 29일 서울 도심에서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으로 학부모의 악성민원이 있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국 학교 일선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이 ‘남 일이 아니다’라며 교사의 교육권 보장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이다.

    전국 교사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지난주에 이어 또 한번 집회를 열고 교사의 교육권 보장과 함께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 정상적인 교육환경 조성을 촉구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오늘은 그 어떤 정치적 입장도 없으며, 그 어떤 단체나 집단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며 “그저 정상적인 교육환경이 조정될 수 있도록, 공교육이 올바른 길로 가도록, 정상화가 되길 바라는 모든 사람들이 모인 집회”라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는 일부 교사들이 제안해 온라인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애초 예상보다 많은 3만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최 측은 “피켓을 3만 2천 개 준비했는데 동이 났다”고 전했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청사 인근 4차로 도로를 가득 메웠다. 참가자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사망한 서이초 교사를 추모했다. 교사들이 처한 현실을 다룬 추모 영상이 나올 땐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도로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식 및 교사생존권을 위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추모 영상을 보며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2023.7.29 ⓒ뉴스1


    교육 현실 고발한 일선 교사들
    “저희는 죽음에 내몰려 있다, 생존권 보장하라”
    “마음 놓고 소신있게 바른 것을 가르칠 권리 보장하라”


    이날 익명으로 자유발언에 나선 교사들은 학생 지도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했다.

    광주광역시 초등학교에서 21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A 교사는 지난해 반 친구를 때리는 학생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책상을 넘어뜨리고, ‘잘못이 없으니 나를 건드리지 말라’는 내용의 반성문을 찢었다가 아동학대 신고를 당해 민형사상 재판에 넘겨졌다고 밝혔다. 그는 “1년 싸움끝에 올해 7월 17일 민형사 모든 소송이 기각되고 저는 드디어 혐의를 벗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털어놨다.

    그가 아동학대 혐의에서 벗어난 날은 서이초 교사가 사망한 전날이었다. A 교사는 이를 언급하면서 “서이초 선생님 뉴스를 보고 분노, 죄책감, 무력감, 슬픔에 빠졌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제 일을 공론화시켜 맞서 싸웠는데, 그 일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 황망함,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는 허무함에 사로잡혔다”고 털어놨다. 그는 “하지만 더이상 슬픔과 무기력에 빠져있지 않겠다”며 “망가져버린 교육현실에 분노하는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 교육을 살려내라고 소리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A 교사는 “학교는 지식뿐 아니라 사회생활에 필요하나 규칙 등 민주시민의 기본자질 가르치고 배우는 아주 중요한 장소”라며 “하지만 지금 저희에게 이러한 것들을 가르칠 권리가 있냐. 옳은 것을 가르치는데 대단한 용기 내야 하는 게 정상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교사에게 마음 놓고 소신있게 바른 것을 가르칠 권리 보장해달라. 아동학대처벌법이 교사의 손발을 묶고 교사를 협박하는데 악용되지 않도록 법을 개정해달라”며 “이제 저희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저희는 죽음에 내몰려 있다. 이렇게 모여 생존권을 보장하라 외치는 교사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사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6년차 초등학교 B 교사는 일부 학생들의 극심한 수업 방해와 폭력적인 행위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다치고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든 다잡으려고 노력했다. 수없이 타일르고 어르고 달랬다. 규칙도 만들었다. 무섭게 다그치기도 하고 학부모와 소통했다”며 “그렇지만 작정하고 수업을 방해하고 분노를 조절하지 않는 학생에게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라고 성토했다.

    B 교사는 “지금도 전국이 수많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현실이다. 학부모는 교실 정상화에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교사 인권과 학생 인권은 서로 연결돼있다. 선생님을 때리는 아이가 같은 반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더 하겠나. 아이들을 시스템이 부재한 교실, 운에 따라 1년이 좌우되는 교실에서 지내게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라남도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는 9년차 특수교사라고 자신을 밝힌 C 교사는 “특수교사에게 도전행동(발달장애인의 타해, 자해 등 행동)을 하는 건 차라리 괜찮다. 그냥 맞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학생을 상대로 도전행동을 시작하면 교사는 온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 팔을 붙들어 제지해야 하는데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할까봐 그냥 맞고 있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기도 쉽지 않다. 도전행동이 의도적인 건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렵고, 다른 사람들은 장애학생과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며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교권보호위원회를 여냐고 오히려 특수교사를 탓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법 앞에서 특수교사는 예비범법자가 된다”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전국의 교사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3.07.29. ⓒ뉴시스


    집회 주최 측, “정상적이고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 촉구
    “교권 살려내야 한다는 건 학생, 학부모, 교사 사이 벽을 만들겠다는 게 아냐”


    이에 주최 측은 “학부모, 학생, 교사 모두에게 정상적이고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일념 하에 집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그렇기에 교육현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교사뿐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육의 산 주체인 우리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소리내고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특히 “교권을 살려내야 한다는 말은 학생, 학부모, 교사 사이의 벽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학부모와 학생에게 거리두기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여기서 교육의 핵심적인 삼박자는 교사, 학생, 학부모다. 교사는 수업을 연구하고 공동체 생활에서 응당 배워야 할 생활 지도를 한다. 학생에게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올바른 태도와 집중이 필요하며, 가정은 학생이 개인의 삶 속에서도 배움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 흐름을 같이 하여 전인적으로 인성지도를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나아가 주최 측은 “우리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요구한다. 교사가 원하는 교권이 체벌 부활인 것은 절대 아니다. 체벌은 절대 좋은 교육이 될 수 없다”며 “교사들은 교육을 할 수 있는 올바른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최 측은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은 교사들에게 소명할 기회를 제공하지도 않고, 교사들은 진상조사도 없이 단순 신고만으로 불합리한 직위해제를 당하고 수사기관에 고발을 당한다. 담임 교체, 다른 교사로의 대체 수업으로 인해 그 피해는 오롯이 교사와 나머지 학생, 학부모들의 몫이 되고 있다”며 “이른바 ‘교실 붕괴’가 찾아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동의 권리는 반드시 존중되면서 교사의 생활지도권과 교육권이 상위법인 아동학대처벌법에 저촉되어 제대로 보장받지 않는 경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주최 측은 “교육당국은 교권침해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처방하라”고 촉구했다. 주최 측은 “특히 교권침해의 원인을 단지 교사 개인의 역량 부족으로만 돌리지 말라”며 “2017년에는 정년퇴임을 한 학기 앞둔 원로 교사가 학부모 민원으로 생을 마감하셨다. 또한 순직 처리된 사례가 있다. 현재 쏟아져 나오고 있는 참담한 교권침해 사례는 연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흐리는 여러 법들과 실효성 없는 대책들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교육감, 교육청, 교육부에서는 향후 유사사례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학교의 대책 및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며 “하지만 모두 현장에 대한 이해도 없이 모호하고 실효성 없는, 또 같은 가슴 아픈 사례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교사의 전문성이 부족해 교권 침해가 일어난 것마냥 교원 연수 강화를 해결책이라고 내놓는 행태, 그리고 최근 충북교육감의 예비살인자 발언은 교육현장 일선에 있는 교사들에게 절대 행할 수 없는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부디 가르치고 싶고 학생들은 배우고 싶다. 함께 나아가고 싶으며, 성장하고 싶다”며 “학생의 가능성에 무한한 칭찬을, 부족하고 바로잡아야 할 일에 대해서는 정당한 지도활동을 할 수 있는 교육, 아이들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이 보장된 교육현장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도로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식 및 교사생존권을 위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교사 처우 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3.7.29 ⓒ뉴스1


    학생, 예비교사, 교원양성대학 교수들도 교사 항의 행동 응원
    서울교육대 교수 102명 성명 발표 “교사 인권의 추락은 대한민국 미래의 추락”


    이날 집회에는 교사들만 참가한 게 아니었다. 학생, 그리고 예비교사와 교원양성대학 교수 등도 참가해 교사들의 항의 행동을 응원했다.

    경인교육대학교에 재학하며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한 대학생은 “현실은 비참했다. 제가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꿈꾸던 교실이 아니었다”며 “지금 교실은 악성민원에 시달리며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생존을 위협받는 교실이다. 어떠한 보호도 없는 교실에서 교사 홀로 인내하며 있는 지금의 교실은 제가 꿈꾸던 교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두고 “제 미래 보는 것 같아 참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가 존중받지 못 하는데 어떻게 학생들에게 존중과 배려, 사랑을 가르칠 수 있겠나. 어떻게 참된 교사가 될 수 있겠나”라며 “저는 오래 일을 하기 위해 잘못된 것을 못 본척하려고 노력하는 교사가 아니라 진정 학생을 사랑하고 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지도하는 참된 교사가 되고 싶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움직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교육대학교 교수 10여 명도 직접 발언대에 올라 목소리를 냈다. 한 교수는 “죄책감 가운데 불면의 밤을 보내던 교수들이 여러분 앞에 선 건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하기 위함”이라며 “또한 전국적인 애도기간 중에 교사를 ‘예비살인자’라고 말하며 살인의 언어, 죽음의 행정 쏟아낸 사람이 틀렸고 오늘 이자리에 희망의 언어, 회복의 행동을 보여주는 여러분이 옳다는 걸 확신시키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교육대 교수 102명은 이날 “교사 인권의 추락은 대한민국 미래의 추락”이라며 서이초 교사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교육 정상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영상으로 편지를 보낸 한 고등학생은 자신이 공황장애 등을 가지고 있는데 교사로부터 많은 도움과 가르침을 받았다면서 “선생님은 저에게 큰 존재인데 선생님이 무너지는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사가 건강해야 학생들도 건강할 수 있다. 교사가 온전해야 학생도 온전할 수 있다”며 “교사가 육체, 정신, 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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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세수 40조 원 '펑크'…세수 감소폭 역대 최대


    상반기 국세 178.5조…소득세·법인세 큰 폭 감소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3.07.31. 16:18:46


    올해 상반기 세수가 1년 만에 사상 최대 폭으로 줄어들었다. 하반기 큰 폭의 경기 호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연간 세수의 대규모 '펑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3년 6월 국세수입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6월까지 누계 국세수입은 178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조7000억 원 줄어든 수치다.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소득세와 법인세 감소 폭이 단연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소득세는 57조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조6000억 원 감소했다. 

    법인세는 46조7000억 원이었다. 16조8000억 원 감소했다. 

    상반기 수출 실적 악화와 물가 급등으로 인한 내수 침체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 정책 기조의 골자인 법인세 감면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법인세입은 하반기에도 큰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해 지난 27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세법 개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세수 감소액은 4719억 원으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7546억 원의 세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추진한 감세 정책 기조가 유지돼 정부 세 부담을 줄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소비 침체는 부가가치세 감소로 확인됐다. 올해 상반기 부가가치세는 35조7000억 원으로 작년보다 4조5000억 원이 덜 걷혔다. 

    올 상반기 상속증여세는 1년 사이 7000억 원 줄어든 7조9000억 원이 됐다. 개별소비세는 3000억 원 감소한 4조4000억 원이었다. 

    종합부동산세는 3000억 원 감소한 1조6000억 원이었다. 

    국세수입이 1년 사이 증가한 항목은 교육세뿐이었다. 작년보다 3000억 원 늘어나 2조7000억 원이 됐다.

    올 상반기 세수 목표 대비 진도율은 44.6%였다. 지난해(55.1%)보다, 최근 5년 평균(53.2%)보다 크게 낮았다.

    다만 정부는 세정지원 기저효과(-10조2000억 원)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세수 감소분은 39조7000억 원이 아닌 29조5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경기도 정부 기대만큼 큰 폭으로 회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앞으로도 세수 부족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간 소비와 수출이 동반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세수 부족은 정부의 재정정책 가동에도 큰 제한이 된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는 소중합니다. eday@pressian.com

    총선 전 KBS-MBC 사장 교체하려는 윤 정부, 꼼수가 판친다

     


    [이게 이슈] 공영방송 침탈 당장 중단해야... 궁극적인 해법은 '제도 변화'

    23.07.31 13:28최종 업데이트 23.07.31 13:28

    ▲ 전기요금과 텔레비전 방송수신료(KBS·EBS 방송 수신료) 징수를 분리하기 위한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앞에 화환들이 세워져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변변한 미디어 관련 정책을 발견하기 어렵다. 아니 정책은커녕 방송장악에만 골몰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방송은 언론으로서 독립성이 생명인 영역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초기인 지난해 6월 16일 당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겨냥해 '대통령의 통치 철학이나 국정과제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니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정치 도의상 맞다'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이 'KBS의 사장은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기조를 적극 구현하려는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후, KBS·MBC 사장을 교체하려 편법·탈법을 자행하고 이에 저항하는 구성원들을 해직·전보 등으로 압박했던 공영방송 침탈의 악몽이 기시감처럼 연상되는 순간이었다. 권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명박 정부 때 박재완 수석의 발언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의 방송 장악 신호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장 면직 겨냥한 감사원과 검찰의 공조
     

    ▲ 임기 두 달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면직처분을 받은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 연합뉴스

     
    감사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장기감사를 통해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 부정한 일이 있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당시 심사에 관여했던 방송통신위원회 직원들과 심사위원들을 기소했다.

    직원들과 심사위원들은 혐의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니 진실 여부는 재판에서 가려질 것이다. 관련 학계 연구자 300여 명은 학문적 전문성과 양식을 침탈하는 검찰 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마이동풍이었다. 그 목표가 방통위원장 면직에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검찰은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를 알고도 조건부 승인 과정을 주도했다고 구속 영장을 신청했지만 사법부는 혐의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방송통신위원장을 기소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5월 30일 이를 빌미로 위원장을 면직했다. 정무직 공무원인 방송통신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10조에 따라 직무를 위반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는 한 면직할 수 없다. 한상혁 위원장은 단지 검찰이 기소하였을 뿐 직무 위반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아니 당시는 재판이 시작되지도 않았다. 한상혁 위원장의 임기는 7월까지였다. 법을 어겨 가며 임기 두 달밖에 남지 않은 방송통신위원장을 면직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공영방송 침탈 다음 단계, KBS 이사 해임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오전 전체회의가 열리는 과천 방송통신위원회에 항의 방문, 김효재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장을 면직하고 여권 추천의 김효재 부위원장을 직무대리로 하는 방통위는 공영방송 KBS의 이사 구성 변경을 시도하는 중이다. TV조선 심사에 관여한 윤석년 이사를 KBS 이사에서 해임했다.

    '공영방송 이사로서 사회 통념상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위법한 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KBS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크게 저하시켰다'는 이유다. 하지만 윤 이사 역시 기소됐을 뿐이다. 야권 추천의 김현 위원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제기하며 반대했지만 무력했다. 한 위원장의 면직으로 방송통신위원의 구성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 위원장을 면직하고 민주당 추천 방통위원 임명을 지연함으로써 단지 3인만으로 이루어진 '비정상적인' 그렇지만 여권에 유리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비정상체제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공영방송 이사진 변경 같은 중대한 결정을 감행하고 있다.

    윤 이사 해임에 이어지는 시도는 남영진 KBS 이사장 해임이다. 방통위는 7월 25일 해임을 위한 전 단계로서 8월 중 청문 절차를 가지겠다고 통보했다. 해임의 명분은 KBS의 방만 경영을 방치하고, 기소된 윤석년 이사 해임을 부결시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방통위의 견강부회에 불과하다.

    KBS의 방만 경영과 관련해 늘 언급되는 KBS 고액연봉 상위직급 문제는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증원한 구성원들이 정년을 앞둔 상층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 해소되고 있다. 사장이나 이사회가 인위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그래서 이전 사장들도 해결할 수 없는 과제였다. 그런데 지금 와서 사장도 아닌 이사장을 관리 감독의 책임을 물어 해임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윤 이사를 해임 의결하지 않았다는 명분 또한 적절치 않다. 임명제청권자인 방통위와 윤석열 대통령의 해임 자체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위배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사회는 오히려 기본권을 보장하려 한 것이다.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하지만 이사장은 결국 해임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방통위는 여권에 유리한 비정상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사장을 굳이 무리하게 해임하려 들까. KBS 사장을 교체하려면 KBS 이사회 구성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윤석년 이사를 해임했고, 이사장까지 해임하여 그 후임을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면, 여권에 우호적인 이사가 다수인 이사회를 만들 수 있다.

    총선 앞두고 사장 교체가 목표
     

    ▲ 김의철 KBS 사장이 지난 6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는 이미 사장을 해임하려고 공권력을 동원한 바 있다. 감사원은 KBS 노조와 보수단체들의 국민감사 청구를 받아들여 KBS에 이례적인 감사를 벌였다. 국민감사청구는 60일 이내에 결론을 내려야 함에도 세 번에 걸쳐 감사 기간을 연장했지만 5월 1일 발표한 감사원의 결론은 청구인이 주장한 위법 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1차 시도는 무위로 끝났다. 정부는 수신료 분리 징수라는 카드를 꺼냈다. 사장 퇴진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KBS 사장이 수신료 분리 징수 시도를 거두면 물러나겠다고 발언함으로써 수신료 분리 징수 시도가 정치적 꼼수였음이 드러났다. 여느 정권이라면 정치적 속내를 들켰으니 해명을 하면서 수신료 분리 징수 시도를 중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외려 입법예고 기간을 단축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 속도전을 펼쳤고, 입법예고 기간 들어온 시민 의견 대다수가 '분리 징수 반대'였음에도 강행했다. 사실 수신료 분리 징수는 국민 편익을 내세웠지만 국민 불편만 가중시키는 최악의 정책이다. 수신료 납부는 수상기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내야 하는 방송법상 의무사항이다. 따라서 분리 고지한다고 해서 수신료를 안 낼 수는 없다. 수신료 납부를 둘러싼 갈등은 증폭되고, 수신료 분리 징수비용만 늘어나 성실하게 납부한 수신료 효용성을 낮출 뿐이다. 수신료 분리 징수 건은 국민 불편만 가중시키고, 사장 교체 카드로서는 실패했다.

    그다음 단계가 KBS 이사회 구성을 바꾸어 사장 해임제청안을 의결하게 하고 이를 받아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 절차를 진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하는 헌법 기구인 감사원과 공정해야 할 검찰을 정치적 행위에 동원하면서까지 KBS 사장을 교체하려는 이유는 뭘까? 결국 내년 총선에서 영향력 있는 언론을 우호적으로 확보하려는 시도일 것이다.

    사실 윤석열 정부는 KBS만이 아니라 MBC에도 압력을 가하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 사건은 익히 알려진 사건이다. '바이든' 발언 관련 보도,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관련 프로그램 등으로 불편해진 정부가 언론의 취재 자유를 침해한 조치였다. 그리고 더 나아가 MBC의 항의를 핑계로 '출근길 기자회견(도어스테핑)'도 중단했다. 불편한 보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위협을 한 것이다.

    또 감사원은 3월부터 공정언론국민연대라는 보수단체의 국민감사 청구를 받아들여 문화방송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감사를 시작했다.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관리 감독을 부실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민감사청구는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로 인하여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에 한하고 있다. 방송문화진흥회가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가 있지 않은 한 감사를 행할 수 없다. 감사원이 정치 감사를 벌인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이 또한 방송문화진흥회를 감사하여 이사진 구성을 바꾸는 조치를 취하려는 꼼수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YTN 대주주 지분 매각 건도 있다. 기획재정부가 대주주인 한전KDN과 마사회가 지닌 지분을 사기업에 매각하여 공공성을 약화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남영진 이사장의 정상적인 업무추진 법인카드 사용에 문제가 있다고 권익위원회에 신고하여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현 정부는 감사원, 검찰, 권익위원회, 기획재정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독립적이어야 하거나 공익적이어야 하는 기구를 전방위적으로 동원하여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시절 특정 성향의 일간지 광고 수주 동향 파악 요구 등 국가정보원을 통한 방송 장악 시도 의혹이 있는, 언론탄압의 대명사인 이동관 대통령 특보를 방통위 위원장에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의 방송장악 의지는 자명해보인다. 정부의 반민주적 공영방송 장악은 내부 구성원은 물론 시민단체가 나서 저항하고 막아내야 한다. 그러면 정부는 멈출까? 그러지는 않을 거 같다.

    궁극적인 해법은 독립성 보장하는 법·제도
     

    ▲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 등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 저지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 의원들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해 징수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의 효력 정지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단기적 대응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인 해법은 제도 변화에 있다. 정권의 성격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영방송이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는 정치 후견주의 탓이다. 공영방송 이사를 구성하는 절차에 정치권이 관행적으로 개입하기 때문이다. 공영방송 이사 임명은 법 제도상 정치권이 관여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치권은 정당 추천으로 임명된 방통위 위원을 통해 실질적인 추천권을 행사하여 왔다. 따라서 제도적으로 정치 후견주의를 명확히 금지시키거나 그 영향력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동안 학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정치권이 추천하고 주요 의사결정에서 어느 일방이 주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특별다수제, 방통위와 국회의 상호 견제 방안, 정치권의 추천을 최소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한 방안 등등이 있다. 어떤 방안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지금의 관행화된 정치적 개입보다는 낫다.

    그중 이사회 추천을 다변화하고, 사장후보국민추천회 단계를 거쳐 사장을 결정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어 있다. 이사회 구성의 경우 이사회의 수를 늘려, 정치권 5인을 제외하고는 방통위, 시청자위원회, 학계, 방송 전문가 단체 추천을 늘리는 안이다. 사장 선임의 경우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는 후보자 중 3배수를 추천하고 이사회가 투표로 결정하도록 하는 안이다.

    국회는 편법, 탈법으로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하여야 한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방송법 개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입니다.

    반미전쟁 70주년에 나타난 반미대결 70년의 결말

     

    [개벽예감 549] 반미전쟁 70주년에 나타난 반미대결 70년의 결말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7/31 [08:44]

    <차례>

    1. 반미전쟁 재발의 역사적 필연성

    2. 반미대결 70년, 누가 승리했는가? 

    3. 쇼이구 국방상이 놀란 조선의 최첨단 무장장비들

    4. 하와이 상공까지 날아가는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 

    5. 24시간 적수들 노리는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

    6. 핵무기 중심으로 편성된 엄청난 무장력

     

     

    1. 반미전쟁 재발의 역사적 필연성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지속된 전쟁은 종전이 아니라 정전으로 결속되었다. 정전이란 전쟁을 종식하지 못하고 전투를 일시적으로 정지했다는 뜻이다. 전투를 일시적으로 정지한 그 전쟁은 70년이 지난 오늘,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위태로운 정전상태로 남아있다. 전투를 일시적으로 정지한 정전상태를 70년 동안 지속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전쟁은 세계 전쟁사에서 전무후무하다.

     

    정전은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 정전은 일시적이다. 정전은 반드시 종전으로 귀결되어야 하며, 종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정전을 종식시키는 방도는 두 가지밖에 없다.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정전을 종식시킬 수도 있고, 전쟁이 재발하여 정전이 종식될 수도 있다.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정전을 종식시키는 방도는 미 제국의 최종적인 패전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평화협정 체결은 점령군의 퇴각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지난 정전 시기 70년 동안 미 제국이 평화협정이라는 말 자체를 입에 올리지 않으면서 조선과 정치군사적 대결을 계속해온 이유는, 평화협정 체결이 점령군의 퇴각과 그에 따른 최종적인 패전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미 제국이 자기의 패전으로 귀결될 평화협정을 체결할 리 만무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과 미 제국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여 정전이 종식될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전쟁 재발로 정전이 종식될 가능성밖에 남아 있지 않다. 전쟁 재발은 개연적이 아니라 필연적이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머지않아 반드시 재발할 전쟁은 미 제국의 무력 침공을 격퇴할 반미전쟁이며 “미제침략군이 강점한 남반부를 되찾고 영토완정을 실현할 남반부해방전쟁”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은 반미전쟁과 ‘남반부해방전쟁’을 동의어로 본다.   

     

    조선은 70년 전 정전협정 체결 직후에 벌써 반미전쟁 재발의 필연성을 간파했다. 반미전쟁 재발을 예상한 조선은 철저한 전쟁 준비를 갖추어야 했다. 여기서 철저한 전쟁 준비라는 말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국가와 민족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을 전쟁에 철저하게 대비하지 못하면, 전쟁에서 패하여 쇠락하거나 심지어 멸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 서술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면, 2023년 7월 27일 조선에서 말하는 “위대한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2. 반미대결 70년, 누가 승리했는가?  

     

     

    만일 조선이 반미전쟁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면, 이번 전승절 국가행사에서 전군과 전민의 준비태세를 그처럼 당당하게 과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이 반미전쟁을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해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상의식적 측면과 군사작전적 측면을 살펴보는 것이다. 

     

    전쟁은 사상정신적 요소(사람)와 군사작전적 요소(무기)로 수행되는데, 전쟁에서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상정신적 요소다. 이것이 조선에서 말하는 ‘주체의 전쟁관’이다. 전쟁은 무력의 대결이며 동시에 사상정신의 대결인데, 사상정신력이 허약한 군대는 첨단무기를 가졌어도 오합지졸로 전락한다. 따라서 조선의 반미전쟁 준비는 사상정신적 요소를 부단히 강화하는 것에 집중되었다. 

     

    조선이 준비하는 반미전쟁은 혁명전쟁의 넓은 범주에 속한다. 혁명전쟁은 비혁명적인 전쟁이나 반혁명적인 전쟁과 달리 혁명사상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그러므로 조선이 반미전쟁 준비에서 사상정신적 요소를 강화한다는 말은 전군과 전민을 혁명적 전쟁관과 반미계급의식으로 무장시킨다는 뜻이다. 바로 이것이 조선의 반미전쟁 준비에서 첫째 목표다. 요즈음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널리 사용하는 표현을 인용하면, 미 제국이야말로 “윤석열 괴뢰역적패당을 침략전쟁의 돌격대로 부추겨 군사적 대결과 핵전쟁 연습에 광분하고 있는 조선인민의 불구대천의 원수”라는 것을 전군과 전민에게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주지시키는 반미계급교양에 전력하는 것이다. 조선에서 실시되는 반미계급교양의 전반적 실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제국군과 한국군에는 총정치국이라는 지휘부가 없지만, 조선인민군은 총정치국을 총참모부만큼 중시한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전투력 강화에 힘쓰고,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사상정신력 강화에 힘쓴다. 

     

    2022년 12월 6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대대급 이상 주요 군사 간부들의 사상검토를 진행할 데 대한 지시문을 12월 4일 전군에 하달했다고 한다. 2023년 6월 15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7월 1일부터 시작되는 제2기 전투정치훈련(하기훈련) 정치사업방침을 6월 10일 전군에 하달했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총정치국이 하달한 하기훈련 정치사업방침은 전승절 70주년을 맞으며 한 세대에 두 제국주의를 타승하신 백전백승 강철의 령장 김일성 대원수님의 불멸의 전승 업적과 혁명전통을 계승해나가기 위한 지휘관, 군인의 사상교양 및 조직정치사업에 힘을 집중하는 것”이라고 한다. 

     

    조선에서 전체 인민을 위한 반미계급교양은 각급 당조직들이 담당한다. 조선 전역에 약 20만 개의 당세포가 조직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국 각지에 조밀하게 배치된 각급 당조직들이 강연, 학습회, 해설담화를 비롯한 각종 사상교양활동을 끊임없이, 정기적으로 벌이고 있다. 당선전일꾼들, 학습강사들, 강연강사들, 5호 담당 선전원들이 각기 담당 지역의 대중 속에 들어가 반미계급교양에 힘쓰고 있다. 반미계급교양 거점들에 대한 참관사업과 복수결의모임도 정기적으로 조직, 진행된다. 그와 더불어 조선에서 발행되는 모든 신문, 그리고 조선에서 방영, 방송되는 모든 텔레비전과 라디오는 반미계급교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 사회를 투철한 주적관과 대적 관념이 차고 넘치는 혁명진지, 계급진지로 건설하려는 것이 조선에서 추진되는 반미계급교양의 총적 목표다.

     

    2023년 7월 27일 밤 10시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돐 경축 열병식”에서 강순남 국방상이 연설하였다. 그의 연설은 조선에서 진행해온 반미계급교양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연설에서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돐”이 “전승을 안아온 3년과 승리를 지켜온 70년이 함께 세운 역사의 기념비”라고 하면서,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과 백절불굴의 억센 의지와 영웅적인 투쟁정신으로 하나가 된 군대와 인민이 전후 70년간 가장 엄혹한 혁명의 년대들을 전설적인 기적과 비약의 연대들로 전환시키며 전승국의 불멸의 명성과 고귀한 영예를 꿋꿋이 지켜온 것은 전승에 못지않은, 그보다 더 거대한 승리로서 그 무엇에도 비길 수 없이 소중하며 그만큼 값비싸고 무겁고 숭엄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 인용문은 1950년부터 1953년까지 벌어진 3년 반미전쟁에서 승리한 것보다 1953년부터 2023년까지 벌어진 70년 반미대결에서 승리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강순남 국방상은 연설에서 전승 70주년의 의의를 70년 반미대결에서의 승리라고 강조한 것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70년 반미대결의 승리는 무엇보다도 사상정신의 승리를 의미한다. 미 제국은 분열과 부패, 갈등과 대립에 빠져 70년을 보냈으나, 조선은 70년 동안 줄기차게 노력하여 사상정신적 단결을 공고화하였다.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는 군대의 사정을 살펴보면, 미 제국군은 증가하는 자살, 정신질환, 성범죄, 저학력, 마약, 비만, 흉악범죄의 수렁에 빠져 점점 쇠락하고 있다. 2022년 5월 4일 CNN 보도에 의하면, 미 제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USS George Washington)에서 12개월 동안 승조원 7명이 비명횡사했는데, 그중에서 4명은 자살했다고 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미 제국 해군 당국은 비명횡사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긴급히 조사를 시작했고,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에서 근무하는 승조원들이 일과 후 육지의 해군시설에서 생활하게 하는 비상조치를 취했다. 해군 병사들의 정신상태가 쇠락했는데, 그런 오합지졸들에게 항공모함 100척이 있으면 뭐하나?

     

    그와 대조적으로, 조선인민군은 끊임없는 사상교양과 도덕교양으로 강군화의 길을 걷고 있다. 조선인민군은 4대 강군화를 실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4대 강군화란 사상정신적 강군화, 도덕적 강군화, 전법 강군화, 다병종 강군화를 말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사상정신적 강군화와 도덕적 강군화다. 

     

    이처럼 70년 반미대결은 조선과 미 제국에서 각각 정반대의 현실을 펼쳐놓았다. 조선은 사상정신적으로, 도덕적으로 완승했고, 미 제국은 사상정신적으로, 도덕적으로 완패했다.   

     

     

    3. 쇼이구 국방상이 놀란 조선의 최첨단 무장장비들

     

     

    2023년 7월 27일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돐’에 즈음하여 평양에서 ‘무장장비전시회-2023‘이 진행되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전승절을 축하하기 위해 조선을 방문한 쎄르게이 쇼이구(Sergei K. Shoigu) 로씨야[러시아] 국방상과 함께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돌아보았다. 로씨야 군사대표단과 조선 주재 로씨야 대사가 참관에 동행했다. 

     

     

    대규모 전시회장은 반미대결 70년 동안 조선이 개발, 축적해온 군사과학기술로 만들어낸 세계 정상급 첨단무기들로 가득 찼다. 무장장비전시회를 참관한 쇼이구 국방상과 로씨야 군사대표단은 그동안 소문으로만 들었던 조선의 첨단무기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날 전시회 참관 중에 쇼이구 국방상과 로씨야 군사대표단이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은,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와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다. 북에서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으므로, 샛별이 아니라 새별이라고 표기한다. 쇼이구 국방상과 로씨야 군사대표단이 새별-4형과 새별-9형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은, 전략무인정찰기와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를 만든 나라는 이제껏 전 세계에서 미 제국과 중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이 만든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의 날개길이는 약 35m이고, 미 제국이 만든 RQ-4 글로벌 호크(Global Hawk) 전략무인정찰기의 날개길이는 39.9m다.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날개길이가 평양 시내 도로를 지날 수 없을 만큼 너무 길어서 이번 전승열병식에 나오지 못했고, 열병식 직전에 전승열병식 참가자들과 평양 시민들을 위해 200m 고도로 비행하면서 김일성광장 상공을 두 차례 도는 시범 비행을 했다. 

     

    조선이 만든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의 날개길이는 약 20m이고, 미 제국이 만든 MQ-9 리퍼(Reaper) 무인공격기의 날개길이는 20m다.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는 전승열병식 직전 시범 비행에도 참가했고, 전승열병식 행진에도 참가했다. 

     

     

    로씨야가 2020년에 실전 배치한 크론쉬타트 오리온(Kronshtadt Orion) 무인정찰기는 날개길이가 16m여서 조선의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 날개길이보다 약 19m 짧다. 로씨야는 날개길이가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와 같이 20m로 설계된 S-70 옥코트니크(Okhotnik)-B 무인공격기를 개발하는 중이다.

     

    세계가 군사과학기술강국으로 공인하는 로씨야도 전략무인정찰기와 전략무인공격기를 아직 만들지 못했는데, 조선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만들었다는 사실 앞에서 쇼이구 국방상과 로씨야 군사대표단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쇼이구 국방상은 환영연회에서 연설하면서 조선인민군이 “세계에서 제일 위력한 군대”라고 했다.  

      

     

    4. 하와이 상공까지 날아가는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의 날개길이는 약 35m이고, RQ-4 글로벌 호크 전략무인정찰기의 날개길이는 39.9m이므로, 새별-4형이 RQ-4 글로벌 호크보다 날개길이가 약간 짧지만 작전 성능은 서로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RQ-4 글로벌 호크 전략무인정찰기의 항속거리는 22,800km인데,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의 항속거리가 RQ-4 글로벌 호크의 항속거리보다 2,800km 짧은 20,000km 수준이라고 보면, 원산 국제비행장에서 이륙한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태평양을 건너가 하와이 상공을 비행하면서 공중정찰을 하고 원산으로 복귀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이 한반도와 주변 해역이 아니라 태평양을 공중에서 정찰하기 위해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RQ-4 글로벌 호크 전략무인정찰기와 마찬가지로 18km 고도에서 날면서 지상 또는 해상에 있는 3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18km 고도 이하로 내려가면, 사람의 얼굴과 옷차림도 식별할 수 있다. 이것은 정찰위성의 고도화된 식별성능에 버금가는 식별 능력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쇼이구 로씨야 국방상과 함께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참관하면서 그에게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의 작전성능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었는데, 만일 새별-4형의 작전성능이 RQ-4 글로벌 호크에 비해 떨어진다면 쇼이구 국방상에게 새별-4형의 작전성능에 관해 그처럼 자신 있게 설명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하와이 상공 18km 고도를 날면서 지상에서 움직이는 사람들과 차량들, 주변 해역에서 움직이는 군함과 선박들을 촬영하여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엄청난 정찰능력을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중략) 500km 전방 종심까지 정밀 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들을 비롯한 정찰수단들을 개발하기 위한 최중대 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데 대하여서 언급”하였다. 500km 전방 종심은 북측 전방 지대에서 부산에 이르는 아주 먼 거리인데,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개성 상공을 날면서 부산 시내를 정밀하게 정찰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가진 것이다. 조선이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를 북측 전방지대에 띄우면,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한 미 제국 전략핵잠수함에 누가 드나드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가 하와이 상공을 비행하면서 지상 또는 해상의 이동표적을 촬영한 동영상 자료를 실시간으로 조선의 무인기 조종통제실로 전송하려면 군사통신위성의 중계통신이 필요하다. 아직 군사통신위성을 갖지 못한 조선은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가 하와이 지상 또는 주변 해상의 이동표적을 촬영한 동영상 자료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지 못하지만, 군사통신위성 대신 공중조기경보기의 중계통신을 받을 수 있다. 조선은 항속거리가 2,700km인 AN-24 공중조기경보기를 운용하는데,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가 공중조기경보기의 중계통신을 받으면, 조선에서 3,000km 떨어진 지상 또는 해상에서 움직이는 사람, 차량, 함선 같은 이동표적을 촬영한 동영상 자료를 실시간으로 무인기 조종통제실에 전송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공중조기경보기에 연계된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가 일본 오끼나와[오키나와] 상공으로 날아가 그 섬에 있는 미 제국군 기지들을 공중정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 프랑스, 일본, 로씨야 같은 군사기술 강국들이 그처럼 엄청난 정찰능력을 가진 전략무인정찰기를 아직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전략무인정찰기에 설치되는 초강력 엔진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별-4형과 글로벌 호크에는 큼지막한 엔진이 기체 상부 뒤쪽에 각각 설치되었는데, 바로 그 엔진이 3,400마력의 출력을 내는 초강력 엔진이다. 

     

    2023년형 현대 아이오닉-5 승용차 엔진의 최대 출력은 320마력인데,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 엔진의 최대 출력이 3,400마력 정도라면 현대 승용차 10대의 출력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출력이다. 조선이 영국, 프랑스, 일본, 로씨야 같은 군사기술 강국들을 제치고 그런 초강력 엔진을 자체 기술로 만들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응결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 호크 전략무인정찰기는 대당 가격이 무려 1억3,140만 달러에 이른다. 그와 같은 급인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의 가격도 당연히 1억 달러를 훌쩍 넘길 것이다.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조선이 만든 무기들 중에서 가장 값비싼 무기다. 

     

     

    5. 24시간 적수들 노리는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는 미 제국이 운용하는 MQ-9 리퍼 무인공격기와 같은 급이다. 리퍼 무인공격기에는 900마력의 출력을 내는 엔진이 설치되었는데, 그와 같은 급인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에는 9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내는 엔진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새별-9형의 엔진 마력이 MQ-9 리퍼의 엔진 마력보다 좀 더 강하다고 보는 까닭은, 리퍼 무인공격기에 4개의 무장장착대(hardpoint)가 설치된 것에 비해,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에는 6개의 무장장착대가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무인기에 무거운 무기를 장착할수록 엔진 마력도 그만큼 더 강해야 한다.

     

    리퍼 무인공격기의 작전성능과 비교하면,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는 항속거리가 2,000km, 비행고도가 15km, 작전 고도가 7.5km인 것으로 유추된다. 여기서 말하는 작전 고도라는 것은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활공형 유도폭탄과 적외선 유도 반땅크미사일을 지상 또는 해상의 이동목표를 향해 발사하는 고도를 의미한다.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는 활공형 유도폭탄 6발을 장착할 수도 있고, 적외선 유도 반땅크미사일 12발을 장착할 수도 있다. 활공형 유도폭탄의 사거리는 28km이고, 적외선 유도 반땅크미사일의 사거리는 25km다. 

     

    한국군은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제2신속대응사단, 제8기동사단, 제11기동사단을 통합하고, 전차 800대를 중심으로 자주포, 장갑차, 보병전투차량, 작전헬기로 중무장시킨 제7기동군단을 배치했는데,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는 25km 밖에서 적외선 유도 반땅크미사일을 발사해 제7기동군의 전차, 자주포, 장갑차, 보병전투차량, 작전헬기를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이것은 한국군 주력부대인 제7기동군단에 치명적인 위험이 닥쳐왔음을 말해준다.

     

    2020년 1월 3일 미 제국 공군은 심야에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주차장 상공으로 출동시킨 리퍼 무인공격기에서 AGM-114 헬파이어(Hellfire) 공대지미사일을 기습 발사하여 승용차를 타고 주차장을 벗어나던 이란 쿠드스군 카셈 쏠레이마니(Qasem Soleimani) 사령관과 이라크 대중동원군 아부 마디 알-무한디스(Abu Mahdi al-Muhandis) 부사령관을 도로 주행 중에 살해했다.

     

    개성에서 서울까지 직선거리는 60km이므로, 황해북도 황주군에 있는 황주 비행장에서 이륙한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개성 상공을 통과하면 불과 8분 만에 서울 상공에 진입할 수 있다. 이것은 야간에 서울 상공에 소리 없이 진입한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서울 시내에서 움직이는 사람과 차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다가 어느 순간 정밀타격 공대지미사일을 기습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너무도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대통령 전용차를 타고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를 날마다 정기적으로 오가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변안위가 걱정된다.

     

    개성에서 평택까지 직선거리는 120km이므로, 황주 비행장에서 이륙한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개성 상공을 통과하면 15분 만에 평택 상공에 진입할 수 있다. 이것은 야간에 평택 군사기지 상공에 진입한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기지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과 차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다가 정밀타격 공대지미사일을 기습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택 군사기지에서 무심히 걸어 다니는 폴 러캐머라(Paul J. LaCamera) 점령군사령관의 신변에 치명적인 위험이 닥쳤다.

     

     

    6. 핵무기 중심으로 편성된 엄청난 무장력

     

     

    2023년 7월 27일 밤 10시 김일성광장에서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돐 경축 열병식 및 열병 행진”이 진행되었다. 열병식, 열병부대들의 준비검열, 상징 종대들의 열병 행진, 열병 종대들의 열병 행진, 공군 작전기들의 열병 비행, 기계화 종대들의 열병 행진 순으로 진행되었다. 그중에서 기계화 종대들의 열병 행진을 순서대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최신형 주력땅크 6대

    2) 600mm 초대형 방사포 4문을 탑재한 4축8륜 발사대차 6대

    3) 화살-1형 전략순항미사일 5발을 탑재한 4축8륜 발사대차 6대

    4) 화성-11가형 변칙궤도비행 미사일 2발을 탑재한 4축8륜 발사대차 6대

    5) 화성-11나형 변칙궤도비행 미사일 2발을 탑재한 4축8륜 발사대차 6대

    6) 해일 핵무인수중공격정 1척을 탑재한 6축12륜 차량 4대

    7) 번개-7 반항공미사일 5발을 탑재한 5축10륜 발사대차 4대 

    8)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 1대를 탑재한 6축12륜 차량 4대

    8) 화성-12나형 극초음속 미사일 1발을 탑재한 6축12륜 발사대차 4대

    10) 화성포-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 1발을 탑재한 9축18륜 발사대차 4대

    11) 화성포-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1발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 4대

     

     

    기계화 종대들의 열병 행진에서 최신형 주력 땅크가 가장 앞에 나선 것은 그 주력 땅크가 조선에서 말하는 ‘남반부해방전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무기체계이기 때문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국토수복의 판가리 결전의 선두에서 질풍 쳐 갈 주력땅크”라고 하였다. 이번 전승열병식에 참가한 최신형 주력 땅크를 살펴보면, 포탑 전면에 장갑이 대폭 강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위에 열거한 11종의 무기 중에서 최신형 주력 땅크, 번개-7 반항공미사일,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를 제외한 8종의 무기들은 전부 핵탄두를 장착하는 핵무기들이다. 이번 전승열병식에 참가한 무기체계가 이처럼 핵무기를 중심으로 편성된 것은 조선인민군이 핵전투무력을 중심으로 재편되었음을 말해준다. 

     

    이번 전승열병식에 참가한 8종의 핵무기 중에서 전술핵무기는 600mm 초대형 방사포, 화살-1형 전략순항 미사일, 화성-11가형 변칙궤도비행 미사일, 화성-11나형 변칙궤도비행 미사일, 해일 핵무인수중공격정이다.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 부대들은 실전에서 사용할 전술핵무기 10종을 운용하는데, 그중에서 5종만 이번 전승열병식 행진에 참가했다.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 부대들이 장비한 전술핵무기는, 이번 전승열병식을 보도한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사용한 표현을 인용하면, “무기가 부족해 조국의 남해를 지척에 두고 진격을 멈춰야만 했던 전승 세대의 피맺힌 한을 가슴 후련히 풀어줄” 전술핵무기인 것이다. 이런 표현은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 부대들이 장비한 10종의 전술핵무기들이 영토완정을 실현하기 위한 ‘남반부해방전쟁’에서 사용될 주력 무기라는 점을 예고한다. 강순남 국방상은 이번 전승열병식 연설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고 영토완정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 군대의 숭고한 사명”이라고 지적하면서 영토완정 의지를 명백히 천명했다.

     

    강순남 국방상은 이번 전승열병식 연설에서 영토완정을 실현할 ‘남반부해방전쟁’이 임박하였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언명했다.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상으로서 지금 이 시각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는 가장 명백한 문장으로 다시 한번 우리의 적수들에게 경고하고자 합니다. 지금 이대로 군사적 대결을 기도하며 나간다면 우리 국가의 무력 행사가 미합중국과 <대한민국>에 한해서는 방위권 범위를 초월하게 된다는 것을 엄중히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