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화물연대 파업 협상 지지부진, ‘정부 특고 외면’ vs ‘자영업자 산업계 절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에 주요 인사들의 인물 정보를 담은 ‘존안자료’가 보관돼 있다고 폭로해 논란이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정원에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분들 존안 자료, ‘X파일’을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원 ‘존안자료’ 발언, “조속히 폐기” vs “정보 누설”
13일 경향신문과 조선일보는 상반된 사설을 냈다. 우선 경향신문은 ‘구시대 잔재 ‘국정원 존안자료’ 조속한 폐기 옳다’ 사설을 내고 “국정원직원법 위반 시비가 일지만, 비밀로 치부돼 온 국정원 존안자료 실체를 전직 국정원 수장이 공증한 격”이라고 했다. 폭로 발언으로 인한 ‘법 위반’ 소지보다 ‘존안자료’ 문제에 주목한 것이다.
경향신문은 “존안자료는 그대로 두면 권력자로 하여금 활용하려는 욕망을 부추기고 정보기관의 불법 행위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여야는 박 전 원장이 공론화한 국정원 존안자료를 조속히 폐기하기 바란다”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업무상 취득 정보로 정치 희화화시키는 전 국정원장’ 사설을 통해 해당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이 자료를 폐기하자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지만 전직, 그것도 직전 국정원장이 재직 중 들여다본 정보를 누설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위법 여부를 떠나 재직 중 취득한 정보를 누설하지 않는 것은 정보기관 출신의 기본적인 직업 윤리”라고 비판했다.
‘정부 특고 외면’ vs ‘자영업자 산업계 절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전 차종, 전 품목 확대 적용을 요구하며 벌인 총파업이 6일차를 맞았다.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는 네차례 협의를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주인, 운수사업자, 화물기사, 공익위원이 매년 모여 화물운송의 적정한 운임을 정하는 제도로 2020년 시행됐으나 올해 말 일몰(폐지)을 앞두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도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고, 적정한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특수고용노동자 보호에 관한 정부의 책임’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경향신문은 “사태 본질은 화물연대 조합원 상당수가 특수고용노동자라는 데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화물차주는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라면서 화물연대를 노동조합으로 인정하지 않고 강경 대응만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정부여당이 대선 때 사각지대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과 이번 총파업 대응이 상반된다는 지적도 있다”며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 ‘특고 플랫폼 노동의 사각지대 해소’를 명시한 점을 지적했다.
한겨레는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번복’한 점을 지적했다. 한겨레는 “안전운임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안에 잠정 합의했으나, 타결 직전 안전운임제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이 합의를 번복했고, 국토부가 국민의힘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박연수 화물연대 정책기획실장의 발언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보수·경제 신문들은 경제 전반의 피해를 부각하며 화물연대 파업에 부정적 기사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중앙일보는 ‘화물연대 파업에 부품난...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 70% 감소’ 기사를 내고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출에 지장이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동아일보는 ‘화물연대 파업에 식당 소주품귀 우려... ‘이제야 손님 오는데’ 한숨’ 기사를 통해 화물연대 파업이 산업계 뿐 아니라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된다는 점을 부각했다.
한국경제는 ‘정부, 업무개시명령 발동해야 피해 눈덩이 산업계의 절규’사설을 통해 산업계 입장을 비중 있게 전했다.
치솟는 물가에 “인플레 팬데믹”
13일 아침신문들은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주목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인플레 팬데믹... OECD 38국 물가 9.2% 뛰었다’ 기사를 내고 블룸버그를 인용해 “120개 국가 가운데 91개 국가의 소비자 물가가 1년 전보다 5% 이상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한국도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5.4% 올라 약 1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물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 이후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공급망 차질, 기상 악화가 초래한 곡물 생산량 감소 등이 겹치면서 세계 경제를 덮친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의 불길이 더 커지고 더 많은 국가로 번지고 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인플레에 발목 잡힌 세계 경제... 국내도 동반 침체 ‘경고음’’ 기사를 통해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은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국내 경제가 본격적으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또한 경향신문은 ‘가격 상승률, 치킨 > 짜장면 > 떡볶이’ 기사에서 “서민 외식물가의 인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올해 들어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치킨”이라고 했다. 외식물가지수에 따르면 39개 외식품목 가격이 모두 지난해 말보다 올랐는데 치킨(6.6%)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이어 짜장면(6.3%), 떡볶이(6.0%), 칼국수(5.8%), 짬뽕(5.6%) 순으로 나타났다.
대구방화사건, 발인 소식 지역신문 1면에
대구경북지역 주요 신문들은 1면에 대구 수성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 희생자 발인 소식을 다뤘다. 매일신문은 1면에 “장례식과 화장장은 흐느끼는 유족들과 지인들의 슬픔으로 가득했다”며 상황을 전했다. 영남일보 역시 1면에서 “이날 발인식은 눈물바다 그 자체였다”고 했다. 앞서 9일 민사소송 1심에서 패소한 용의자가 상대 의뢰인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러 7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대구신문은 사설을 통해 “사법 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보복테러”라며 “이러한 법조테러가 계속 발생한다면 변호사의 정당한 변론 활동이 계속될 수가 없고 나라의 법체계도 유지될 수가 없다”고 했다. 경북일보 역시 사설에서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사회 전반에 합리성이 회복돼 소송 공화국, 갈등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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