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지민 기자
- 입력 2021.11.2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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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전두환씨 사망에 신문들 역사관 드러나
경향 “학살자” 중앙 “논쟁적 인물”
여경 혐오 부추기는 제1야당 대표 비판
경향신문: ‘학살자’ 전두환 사망
국민일보: 마지막까지 사죄는 없었다
동아일보: 전두환, 5·18 사과 없이 사망
서울신문: 사죄 없이 떠난 현대사의 오점
세계일보: 끝내 사죄 없이 영욕의 삶 마감
조선일보: ‘5월 아픔’ 외면한 채…
중앙일보: 전두환 1931~2021
한겨레: 끝나지 않은 참혹한 아픔 끝까지 사죄 없이 떠났다
한국일보: 암흑의 역사 남긴 채…
전씨는 언론사에도 탄압의 역사를 남겼다. 동아일보는 관련 기사(민주화 탄압 철권통치…‘언론 통폐합’ 재갈 물려놓고 부정축재)에서 “전 전 대통령은 집권 첫해인 1980년 언론통폐합 조치를 단행했다. ‘언론창달계획’으로 포장해 전국 64개 언론사를 신문사 14개, 방송사 3개, 통신사 1개로 강제 통폐합했다”며 “당시 전두환 정권의 실세로 통하며 언론통폐합을 주도했던 허문도 전 국토통일원 장관은 훗날 ‘전두환 정권의 괴벨스’로 불렸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1980년 신군부 독재에 맞섰던 동아일보가 동아방송(DBS) 포기를 강요받았다고 전했는데, 이후의 해직사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씨는 기업으로부터 통치자금을 조성하는 등 ‘부정축재’에도 열을 올렸다. 동아일보는 “전 전 대통령 스스로도 재임 기간 동안 95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재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경향신문(5·18 재판도 추징금 956억원도…끝내 책임지지 않고 떠났다)은 전두환씨 사망으로 5·18 관련 사자 명예훼손 재판, 900억 원대 미납 추징금 징수 등이 불가능해졌다고 전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전씨가 명예를 훼손한 혐의 재판은 2020년 11월 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전씨 측 항소로 2심 진행 중이었고, 그의 사망으로 공소 기각이 전망된다. 군사반란과 뇌물 범죄에 대한 전씨의 956억원대 미납 추징금도 받아낼 방법이 불투명해졌다. “검찰은 전씨의 전체 추징금 2205억원의 약 57%인 1249억원을 환수”한 상황이다.
국민일보는 전씨 뿐 아니라 그의 유족도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지적했다. ‘전두환 유족, 노태우 유족과는 다른 모습’ 기사에서 “부인 이씨는 2017년 출간한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12·12, 5·17, 5·18에 대한 편집증적 오해와 정략적인 역사 왜곡 앞에서 나는 몇 번이고 전율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며 “유족은 전씨에게 부과된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가 정부가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연희동 자택을 공매에 넘기자 소송을 벌이며 반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전씨가 체납한 지방세도 9억8200만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신문은 전씨 집권기 경제성장, 그의 단임제 실행 등을 공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집권기간 평균 9%대 고도성장…서울올림픽·아시안게임 유치 성과’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가 대표적이다. 이 신문은 “전 전 대통령은 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 등 경제 전문가를 발탁하고 이들에게 정책의 전권을 위임했다”며 “경제 참모들은 공산품 가격 인상을 억제했고, 수입 규제는 풀었다. 예산도 동결·긴축해 시중에 돈이 풀리는 것을 막으며 물가를 잡았다. 중화학공업에 대한 과잉·중복 투자도 정리해 거품을 제거했다. 그 결과 전 전 대통령 집권기에는 연평균 약 9%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고도성장을 이뤄냈다”고 했다.
경제성장, 단임실천 등 전두환 ‘공’으로 볼 수 있나
1986년 아시안 게임, 1988년 서울 올림픽 유치로 “국가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고도 했다. 이어 “한강종합개발사업도 추진해 강변북로⋅올림픽대로 등을 확대 신설했다. 사회적으로는 야간 통행 금지를 풀고 과외 금지, 교복 자율화를 시행했다. 의료보험과 산재보험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도 했다”며 “또 프로야구 출범 등으로 사회에 개방적인 분위기를 불어넣으려 했지만, 이는 국민의 관심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하려는 의도였다는 비판도 나온다”는 평가다.
조선일보 사설(현대사 아픔과 갈등, 굴곡, 논란 안고 떠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전씨가 쿠데타 동지였던 노태우씨에게 후계 자리를 넘겼다면서 ‘단임제 실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평화적 과정으로 권력을 이양해 우려됐던 국가적 비극은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전 전 대통령이 5·18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떠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면서도 “5·18 희생자 중 한 사람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고 했다. 이제는 어두웠던 역사의 기억도 그와 함께 떠나보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사설(용서받지 못하고 떠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전씨를 “논쟁적 인물”로 표현했다. 이 신문 역시 전씨의 퇴장에 대해 “스스로 단임을 결심했고 이행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전두환·노태우에 의한 민주화 과정이란 게 세계적으로 보면 유일하게 성공하다시피 한, 군사정권의 자진 후퇴”(이홍구 전 국무총리)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대로 고개를 숙이지 않고 떠났기에 제대로 용서하기도, 제대로 평가하기도 어렵게 됐다. 그의 불행이자 우리의 불행이다. 전두환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우리에겐 쉽지 않은 숙제로 남았다”고 했다.
그러나 단임제를 그의 공으로 평가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다. 서울신문은 관련 기사(쿠데타 주역, 민주화 탄압, 현대사 퇴행…“공과 언급할 가치 없어”)에서 “애초에 4·13 호헌 조치로 5공 연장을 꾀했다는 점에서 앞뒤가 맞지 않으며, 민주화 시위에 밀려 직선제 개헌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치적으로 삼고자 했던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둔 데다 국민들의 거스르기 힘든 민주화 열망, 그리고 미국의 압박 등에 마지못해 물러섰고, 6·29 선언을 타협책으로 내놓았다는 것이 학계 다수의 시각”이라는 것이다.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공과를 언급할 대상도 되지 못하는 존재인 것은 분명하고, 전두환을 끝내 단죄하지 못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고,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보수, 진보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고도성장도 ‘3저 호황’이란 국제경제 조건이 조성됐고, 이전부터 이어진 자본 축적의 결과다. 전두환의 공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사설(한마디 사죄도 없이 떠난 ‘국민 학살자’ 전두환)에서 “세상을 떠난 이에 대해선 비교적 관대한 것이 우리의 정서이자 관습이지만, 군사반란으로 권력을 찬탈하고 이에 저항하는 국민을 총칼로 학살한 내란 수괴의 죽음 앞에서 어떤 애도의 감정도 가질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가 전씨에 대해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것도 지적했다. “정작 위로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전두환으로부터 한마디 사죄도 받지 못한 5·18 영령들과 유족들”이란 것이다. 이어 “국민의힘은 전두환 사망과 관련해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국민 여론과 강성 극우 지지층 사이에서 눈치보기를 하는 것 같은데, 비겁한 침묵”이라며 “국민의 안위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것이 보수 정당의 참모습이다. 지금과 같은 태도라면 국민의힘은 수구 정당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비판했다.
위중증 환자 늘어나는데 병상 부족, ‘위드코로나’ 재고?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로 격리 치료 중인 위중증 환자가 549명이 됐다. 병상 없이 대기하는 확진자는 836명으로 나타났다. 일부 신문들은 방역 강화 차원에서 다시금 거리두기 등 단계를 높여야 한다는 의료계 의견을 전했다.
한국일보(신규 확진·위중증 환자 또 최고치…전문가 “비상계획 시점 지났다”)는 “지난 5일 발동된 행정명령에 따른 수도권 준중환자 병상 402개가 정부 기대대로 다음주까지 준비된다 해도, 그렇게 비워진 중환자 병상은 다시 며칠 안 돼 꽉 찰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행정명령으로 마련 중인 병상은 일정상 내달 초나 돼야 온전히 확보될 걸로 보인다”며 “위드 코로나 시작 당시 제시된 비상계획 시행 요건의 하나인 ‘중환자 병상 가동률 75%’를 수도권은 이미 넘겼다. 정부가 수도권 주간 위험도를 ‘매우 높음’이라고 발표한 22일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3.3%였다”고 전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한국일보에 “몇몇 공공의료기관을 통째로 중환자 병원으로 만들어 상급종합병원 베테랑 의료진이 돌아가면서 근무하는 방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신문(수도권 병상 배정 대기자만 836명…‘비상계획 발동’ 검토 논의)은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수준으로 지역사회 전체의 방역을 강화하는 ‘비상계획’과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하는 원포인트 조치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라 파악했다. 이 신문은 “당국은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청소년 방역패스는) 다중이용시설에 국한된다”며 “접종을 안 받았다고 해서 학교생활에 불이익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국가별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관련 기사(독일, 미접종자 식당 출입제한…영국은 성탄 파티도 가능)에서 유럽, 미국, 일본 등의 상황을 전했다.
‘여경 혐오’ 부추기는 제1야당 대표에 비판
인천 남동구 빌라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 당시 여성 경찰관이 현장을 이탈한 일을 두고 소위 ‘여경 무용론’이 다시금 불 붙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의 여경 비하발언이 기사화되면서 이 같은 여론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한국일보(비뚤어진 ‘여경 혐오’ 확산…입만 터지면 쏟아지는 여경 무용론)는 “경찰 안팎에선 여경 무용론의 바탕에 여경에 대한 '혐오'가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통적으로 남성의 역할이라고 여겨졌던 경찰 조직에서 여성 비중이 점차 늘어나자 여경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리는 이른바 ‘백래시(반발)’가 일어나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경찰관 선발 및 양성 절차를 전반적으로 개선해 역량 향상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며 “경찰 조직 차원에서 선발 시스템이 적절한지, 선발 이후 관리 시스템이 어떤지를 점검해 개개인이 현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중앙일보 사설(여경이 아니라 경찰이 문제다)은 “국민은 남성·여성 관계없이 위기 상황에서 국민 재산과 생명을 지킬 경찰공무원 임용을 기대하고 있다”며 ‘성비’를 언급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했다. “인천 사건의 경우 경찰 내부에서조차 시보인 여경보다 선임인 남자 경찰관의 책임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양평 사건은 경찰관들이 흉기를 든 용의자와 대치 끝에 권총을 발사해 검거했다. 유튜버가 도망갔다고 비난한 여경은 공격조가 아닌 수비조로서 맡겨진 역할을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라며 “이미 전체 경찰관의 10%를 넘어선 여경을 매도하는 건 근거 없고, 치안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경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사람들 때문에 여혐의 도구로 악용될까 우려스럽다”(서울지역 지구대장)는 한탄이 나오는 현실에서 “제1 야당 대표가 제대로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여경 혐오 논란을 촉발한 꼴”이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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