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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1일 일요일

[우리말 바루기] ‘받아드려야’ 하나 ‘받아들여야’ 하나?

 

[우리말 바루기] ‘받아드려야’ 하나 ‘받아들여야’ 하나?

[우리말 바루기] ‘받아드려야’ 하나 ‘받아들여야’ 하나?


중앙일보

입력 2021.11.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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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드리다, 벌어드리다, 거둬드리다, 불러드리다, 잡아드리다’ 등은 바른 표기일까? 요즘 와서 이런 식의 표기가 부쩍 눈에 많이 뜨인다.

‘드리다’가 ‘주다’의 존칭 또는 존대 표현이라는 것은 대부분 잘 알고 있다. ‘선물을 드렸다’ ‘말씀을 드렸다’ ‘문안을 드렸다’ 등이 이러한 예다.

‘드리다’는 명사와 결합해 동사를 만들기도 한다. 이때도 ‘드리다’는 공손의  뜻을 더한다. ‘말씀드리다’ ‘불공드리다’가 이런 유형이다. 이처럼 ‘드리다’가 존대나 공손을 나타낼 때는 표기에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문제는 ‘들이다’가 쓰일 자리에 ‘드리다’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존칭 ‘드리다’에 익숙하다 보니 발음이 같은 ‘들이다’도 무의식적으로 ‘드리다’를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서두에 나열한 단어들이 모두 ‘들이다’ 자리에 ‘드리다’를 쓴 것이다. 대체로 ‘들이다’는 안쪽으로 들어오게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손님을 안으로 들였다” “신입생을 동아리에 들이려고 열심히 홍보했다”에서도 안쪽으로 들어오게 한다는 뜻을 가진 ‘들이다’가 쓰였다.

‘받아들이다, 벌어들이다’ 등에 포함된 ‘들이다’ 역시 안으로 들어오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들이다’와 결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적을 때 서두의 표기처럼 ‘받아드리다, 벌어드리다’ 형태로 잘못 표기하는 것은 문자메시지 등에서 받침을 쓰지 않는 습성이 여기에도 배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어느 경우든 ‘들이다’를 ‘드리다’로 적으면 무언가 사람이 꼼꼼하지 못하고 허술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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