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김정은 위원장 친서에 왜 그렇게 들떴을까?
북한의 김영철 특사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장면이 화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다란 친서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나이에 걸맞지 않게 들뜬 표정으로 기자들에게 자랑을 했다.
▲ 김정은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좋아하는 트럼프대통령 ©자주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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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트럼프 대통령을 그렇게 들뜨게 했을까?
첫째,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경제적으로 큰 이득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치른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집권 초반부터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 연말에는 37%로 바닥을 찍었다.
주로 러시아 게이트, 섹스 스캔들 때문이다.
미국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이 정도면 거의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북미관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대외정책, 즉 외교 분야에서 점수를 많이 땄다.
사실상 북미대화 이슈로 자신의 치부를 덮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일 보도에서 중간선거를 통해 여당인 공화당 의석이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잘 치르면 중간선거는 물론 다음 대선에서 재선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충분히 할 수 있다.
김영철 특사와 장시간 면담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기존의 ‘일괄타결’을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나는 비핵화가 한 번의 회담으로 이뤄진다고 말한 적이 없다”, “솔직히 나는 오늘 북한에게 천천히 하라고 말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사실상 북한이 주장해 온 단계적 해법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단계적 해법과 여러 차례의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나쁠 게 없다.
다음 대선까지 계속 북미관계 정상화 이슈를 끌고 가면서 지지율을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북미 협상의 전면에 나선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마찬가지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낸 폼페이오 장관은 인물난에 허덕이는 지금의 공화당에서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가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북미정상회담이 경제적 이득도 가져다 줄 것이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지난 4월 26일 한 토론회에서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은 트럼프타워가 대동강에 들어서고, 맥도날드가 평양 시내에 입점하는 것을 말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컨소시엄 사업을 진행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사업의 상징인 트럼프타워를 북한에 짓고 싶을 것이란 보도는 많은 언론이 다루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프랑스와 독일이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 양국 석탄, 철강 산업을 통합한 것처럼 강력한 경제협력은 전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북한이 트럼프타워 건설을 허용하고 미국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북미 실무협상 과정에서 이런 경제협력 문제도 논의하고 있을 것이다.
트럼프 기업의 대표이사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자신의 재산을 불릴 궁리를 하는 건 당연하다.
마치 기업가 출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중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재산을 불린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런 기대에 부풀어 있는데 북미정상회담 추진이 일시적 고비를 넘겼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까지 받았으니 들뜨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들뜬 두 번째 이유는 군사안보 측면에서 위기를 넘겼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2016년 11월 대통령에 당선되고 정권 인수를 위해 오바마 전 대통령을 찾았다.
이날 오바마는 북한 문제가 최우선 안보과제라고 강조했다.
2016년 11월 22일 조시 어니스트 당시 백안관 대변인도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관련한 정책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 외교안보팀에 설명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 안보문제, 다시 말해 북한이 핵미사일을 완성해 미 본토를 위협하는 문제는 오바마 정권이 무능의 상징이 된 ‘전략적 인내’라는 속수무책 정책으로 키운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로부터 ‘엉망진창’인 상태를 물려받았다”,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망신스럽고 전혀 현명하지 못하다”며 오바마 전 정부를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로 날아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었다.
그는 군사적 위협, 경제제재, 중국을 통한 외교 압박 등 이전 정권이 이미 실패한 정책들을 반복하였고 그 자신도 역시나 실패하였다.
북한을 굴복시키기는커녕 거꾸로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는 경고에 망신만 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도 핵미사일이 많지만 미국이 불안해하지는 않는 것처럼 북한과도 서로를 위협하지 않는 관계, 평화공존 상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제안에 합의하고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두 차례 방문하면서 미국의 공포가 더 커졌을 수도 있다.
북한이 폼페이오에게 그동안 공개하지 않던 무기를 몰래 보여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보여준 무기는 수소폭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최대치였다.
하지만 이 무기들은 사실 미국, 러시아 등의 나라들이 이미 수십 년 전에 개발한 무기들이다.
북한이 저런 무기들을 공개한 것은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무기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북한은 2013년 3월 6일 노동신문을 통해 “아직 세상이 알지 못하는 우리 식의 정밀 핵타격 수단”을 언급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슈퍼 전자기펄스(EMP)탄을 주목했다.
하지만 EMP탄은 광범위한 지역을 공격하는 무기지 정밀 무기는 아니다.
그리고 ‘세상이 알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수소폭탄이나 ICBM도 구식무기로 보일만한 뭔가 다른 신무기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종의 차세대 슈퍼무기를 공개한 것처럼 북한도 미국을 위협하는 신무기를 대거 공개한다면 미국은 안보위협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은 폼페이오에게 신무기를 보여주면서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굳이 신무기를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안심(?)시켰을 수 있다.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크게 안심했던 게 아닐까?
정치·경제적 요인, 군사안보적 요인이 아니라 정반대의 요인도 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얼리티 쇼의 달인이다.
겉으로는 매우 들뜬 척 하면서 북한을 안심시킨 뒤에 속으로는 공작을 통해 북한을 굴복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공작은 암살과 테러다.
미국은 과거에도 반미국가 지도자에 대한 다양한 암살, 테러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21세기 들어서도 세계 각국에서는 의문의 비행기 실종사건이나 추락사건이 빈번하고 유력 정치인이 독극물이나 불치병으로 의혹 속에 사망하는 과정도 종종 있다.
이런 사건들에 미국이 연루되었다는 의심의 눈길도 많은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내에서 나오는 이상한 목소리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5월 16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가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한 비행기가 싱가포르로 가는 도중 떨어질 수 있다는 망언을 한 것이다.
당시에는 원래 ‘망언 제조기’로 불리는 인물이라 이른바 ‘재팬 패싱’에 대한 울분을 못 참은 돌출 발언쯤으로 치부했다.
그런데 6월 1일에는 일본 산케이 신문이 “항공기에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를 납치해 ‘암살’하는 것도 허풍이 아닌 상태가 됐다”는 기사를 냈다.
이 신문은 육상자위대 통신학교장 등의 말을 인용해가며 “평양에서 (싱가포르까지) 약 6시간 30분을 비행해야 한다”, “지상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행 중인 항공기를 제어불능 상태에 빠뜨릴 수 있으며 이런 일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테러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미국이 비행기에 테러를 가하고 일본 소행으로 몰아서 자신들이 보복당하지 않으려는 음모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번 4.27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북한 경호원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앉을 의자와 방명록 펜까지 미리 소독했다고 한다.
북한도 판문점을 관리 감독하는 미국이 무슨 음모를 꾸밀지 몰라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 싱가포르행 전용기에 대해서도 나름의 대책이 있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싱가포르로 잡았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아들고 들뜬 이유는 위의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중요한 건 트럼프 정부가 북미정상회담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점이며 이로 인해 협상의 주도권이 트럼프 대통령 손에 없다는 것이다.
5일 앞으로 다가온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떤 성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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