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15년 12월 31일 목요일

6.15학술본부 “2016, 남북 공동학술 대회 개최” 공유



남북측 위원회 2016년 새해 인사에서 밝혀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1/01 [07:5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6.15학술본부 남북측 위원회는 2016년 차단 되었던 교류이ㅡ 문을 열어 학술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한다는데 공유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6.15공동선언실천 남.북측 위원회가 서신을 통해 새해인사를 나누면서 2016년 남북공동학술학술회의가 열리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같은 사실은 6.2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북측위원회에 보내는 편지를 본사에 보내 와 알려지게 됐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북측 위원회에 보내는 편지 전문을 게재한다.
새해인사를 드립니다.

귀 단체가 보내주신 새해 인사 편지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희망에 찬 2016년을 맞이하여 귀 단체와 성원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우리단체는 귀 단체와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사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희망하오며 2016년에는 그러한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새해에는 공동학술대회가 성사되기를 열망합니다.

공동학술대회를 통하여 통일을 위한 노둣돌이 되어 우리 민족사에 길이 기억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2016년 새해를 맞이하여 다시 한 번 귀 단체와 성원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학술본부
                              2016년 1월 1일
                                 서 울

북, 조.미 대결전 절정 이룬 한해



“50년대와 같은 조선 전쟁 같은 위험천만한 상황”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12/31 [18:44]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북은 2015년을 조-미 대결전이 절정에 달했다며 50년대 조선전쟁 발발 위기였다고 밝혔다     © 이정섭 기자

조선이 올해를 미국과의 대결전이 최절정을 이룬 한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등 국내 주요 언론들은 31일 조선로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을 인용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승리하고 비약해온 격동의 2015년'이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조선반도(한반도)의 2015년은 순탄하게 흐르지 않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로동신문 논설은 "우리에 대한 미국의 극악무도한 적대시 정책과 전쟁도발 책동으로 말미암아 지난 세기 50년대와 같은 또 한 차례의 조선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극히 위험천만한 사태가 조성 되었다" 8월 한반도 전쟁 국면이 미국에 있음을 확인했다.

이 신문 논설은 "지금 미제를 비롯한 제국주의 반동세력들은 우리의 일심단결을 제일 두려워하며 그것을 어떻게 하나 허물어보려고 갖은 발악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 논설은 "이러한 때 우리 군대와 인민은 백두의 넋과 정기, 기상으로 억척같이 다져진 우리의 일심단결은 그 어떤 핵무기로도 깨뜨릴 수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똑똑히 보여주었다"고 피력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24일 '새 전쟁도발의 원흉 미국을 고발한다'라는 제목의 '상보'를 통해 "올해가 조미대결전이 최절정을 이룬 한해였다"고 보도한바 있다.

2015년 12월 29일 화요일

“‘위안부’ 졸속협상, 몸통 박근혜에 책임 물어야”…SNS ‘부글’



“1965년엔 박정희가, 이번엔 그의 딸 부정선거 독재자가 대한민국 팔아먹었다”
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12.30  10:58:07
수정 2015.12.30  11:21:39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박근혜 정부가 굴욕적인 ‘위안부’ 협상 타결로 역풍을 맞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번 협상이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행위”로 평가, 거센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9일 “일본의 최악 전쟁범죄.. 위안부 문제를 시장에서 헐값에 떨이하듯 하다니.. 이건 아닙니다”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현 대통령이 피해자의 의견을 묻지 않고 무슨 자격으로 종국적 합의를 하느냐”면서 “나라가 지켜주지 못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정부가 무슨 염치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위안부’ 협상 타결 이후 줄곧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인권운동가 고상만 씨는 “정말 피를 토할 것 같은 심정”이라면서 “도대체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가. 1965년엔 아버지 쿠데타 독재자가, 이번엔 그의 딸 부정선거 독재자가 대한민국을 팔아먹었다”고 분노했다.
MBC 이근행 PD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종군위안부 문제를 피해당사자만의 문제로 국한시키는 이 천박한 역사인식이 10억엔 구걸졸속협상과 직결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친일의 핵심후예들이 역사를 제대로 인식할 리도, 역사의 숙제를 제대로 풀 리도 없다. 능력도 자격도 안 되면 그냥 손대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사고쳐 놓고 상대를 위해 ‘불가역’이라며 대못질까지 쳐주는 오만불손한 이 정권은 누구를 위해 일하는 것인가? 불가불 역사의 단죄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위안부’ 협상 타결 후 ‘위안부 문제 합의 관련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이번 합의는 피해자 분들이 대부분 고령이시고 금년에만 아홉 분이 타계하시어 이제 마흔 여섯 분만 생존해 계시는 시간적 시급성과 현실적 여건 하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이루어 낸 결과”라고 밝혔다.
   
▲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오후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을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런가하면 ‘위안부’ 협상이 ‘졸속’으로 이뤄진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역사학자 주진오 교수(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는 “외무부 외교관 욕하시는 분들은 재고하시기 바란다”면서 “비난을 하려면 몸통에다 대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운운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이는 또 다른 초점 흐리기가 될 수 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제 정신이 있는 지도자라면 충분히 거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결국 이번 야합의 책임추궁은 몸통이자 근원인 대통령에게 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온갖 아버지 기념사업으로 국민의 세금이 줄줄 새게 만들고 있는 바로 그 사람에게 말이다”고 꼬집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일본 정부에서 돈을 받는 것은 박근혜 정부이지 피해자 할머니들이 아니다”면서 “박근혜가 아베에게 100억원을 받고 피해자 할머니들을 팔아치운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나?”라면서 “박근혜는 즉각 사퇴하고 일본으로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의당 서울시당 서주호 사무처장은 “28일로써 모두 끝났다. 위안부 문제 더 사죄 안 한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을 상기시키며 “박근혜씨! 당신이 저지른 만행이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등의 매국행위와 뭐가 다르냐”고 반발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30일 낮 12시, 2015년 마지막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1211차 정기 수요집회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다. 이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하는 정대협 수요집회는 고발뉴스닷컴과 유스트림을 통해 생중계 된다.
‘위안부’ 협상 ‘졸속’ 타결로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이날 수요집회에 함께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방송인 김용민 씨는 “많이 모여서 박근혜 씨는 협상대상이 아니었음을 확인시켜주자”며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시사인> 주진우 기자도 “누가 누구를 용서한단 말인가? 무슨 자격으로? 하늘이 무섭지 않은가? 돈이 그리 좋은가”라고 꼬집으며 수요집회 일정을 공유했다.
   
 
더불어민주당(前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수요집회 많이 참가해 달라”면서 자신도 일정을 마치고 “4시 반에 소녀상으로 간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김미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박사학위만 4개, 부처도 탐낼 스님의 공부 비법

박사학위만 4개, 부처도 탐낼 스님의 공부 비법

이길우 2015. 12. 29
조회수 3047 추천수 1
  월정사 교무국장 자현 스님

  공부는 ‘약간 재미없는 게임’이지만
 기억력 나쁜 ‘축복’ 타고나
 새로운 것 채우는 창의력 ‘술술’
 논문 110편 쓰고 책도 30권 펴내
 
 초등학교 성적표 ‘가’도 있는 머리로
 고교 때 노자만 100번 읽고 장자 주역도
 열등생으로 군대 갔다가 제대 후 출가
 
 뒤늦게 여러 대학 여러 학과 섭렵
 1주일만 작업하면 논문 완성할 수 있는
 자료 80여편 노트북에 차곡차곡
 
 명상으로 잡념 뿌리까지 지우고
 휴식과 잠으로 정보 재정리하고 분류
 무의식으로 초능력 발휘
 
 “전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위대한 전쟁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으로
 ‘삼국지’ 같은 컴퓨터 게임  만들 것”

사본(원)3-3.jpg 

스님의 법명에는 검을 현(玄) 자만 세개가 있다. 자현(玆玄·검을 자, 검을 현) 스님이니 그 의미가 ‘깊고 깊은 검은색의 스님’일까? 스님은 “검을 현에는 오묘하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너무도 오묘한 스님’일까? 스님은 삼현학(三玄學)과의 인연을 이야기한다. 중국의 고전인 <노자> <장자> <주역>을 연구하는 학문을 삼현학이라 한다. 그 뜻이 깊고 오묘하기 때문이다. 스님은 고교시절 학교 공부는 팽개쳤다. 하지만 <노자>는 백번 읽었다. 다른 중국 고전도 항상 손에서 놓지 않았다. 대학을 갈 성적은 안 됐다. 바로 군대에 갔다가 제대 후 출가했다. 

능인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조교수...1년 뒤 또 박사학위
  그런 열등생이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 박사학위만 4개이고, 학술지에 등재한 논문만 110편, 그리고 저술한 책도 30권이다. 월정사 교무국장을 맡고 있는 자현 스님(44)은 “공부는 ‘약간 재미없는 게임’이다”라고 정의한다. 모든 것을 잊고 몰두할 수 있는 컴퓨터 게임처럼 재미가 있긴 한데 약간의 스트레스가 있다는 뜻이란다. 스님이 재미있게 공부에 몰두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스님을 지난 18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에서 만났다.
  스님은 서울 동북고를 졸업하고,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동국대 불교학과와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에서 석사를 받았다. 그리고 4개의 일반대학원에서 서로 다른 4개의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에서 붓다 당시의 인도불교를, 동국대 미술사학과에서 한국 불교의 고건축으로, 고려대 철학과에서 선불교에 관한 사상문제로, 동국대 역사교육과에서 한국 고대사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지금도 동국대 미술학과에서 불교미술에 대해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1년 뒤엔 박사학위가 5개가 될 것 같다. 그동안 정부와 사찰에서 받은 장학금만 4천여만원. 
  현재 능인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조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공부한다. 일주일에 3과목은 박사과정에서 강의를 듣고, 7과목은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는 ‘논문의 신’ ‘논문 제조기’로 불린다. 인문학자 가운데 1년에 가장 많이 학술진흥재단 등재 논문을 썼다. “제 노트북에는 일주일 정도만 작업하면 학회 논문을 완성할 수 있는 자료들이 80여편 누적돼 있어요.” 그래서 스님은 노트북 바닥에 ‘혹시 이 노트북을 습득하면 동일한 최신 모델로 보상할 테니 꼭 돌려만 달라’고 쓴 메모지를 붙이고 다닌다. 그가 쓴 30여권의 책 가운데 <불교미술사상사론>은 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사찰의 상징 세계>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붓다순례>는 세종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컴퓨터 자판도 못 외는 평범한 머리로 머리 좋은 사람 뛰어넘어
 그는 현재의 이런 모습에 대해 “천재가 아닌 평범한 머리로 가장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만들어서 이제는 머리 좋은 사람들을 뛰어넘었다”고 말한다. 그의 초등학교 성적표에 ‘가’도 있다. 학번도 제대로 외우지 못한다. 심지어 컴퓨터 자판도 외우지 못해 독수리타법으로 논문을 쓴다. 그러나 자신만의 공부 비법을 터득했다. 자신의 머리로는 도저히 그 수재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본(원)3-2.jpg 

 스님은 자신의 공부 비법의 가장 기본으로 명상을 든다. “명상은 정신집중을 통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모으는 방법입니다. 종교적인 명상은 어렵지만 공부법으로서의 명상은 쉬워요. 잡념을 통제하면 됩니다.” 그는 잡념의 양성화를 주장한다. 정신을 집중하다가 잡념이 생길 때 계속 그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잡념이 발생하는 빈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잡념은 100가지 이상 안 돼요. 100번 정도 이런 작업을 계속하면 잡념이 나의 현재 의식의 판단을 시끄럽게 만들지 못해요. 그러면 내 판단과 집중에 대한 능력이 엄청나게 증대되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돼요.”
 휴식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저는 논문을 쓰거나 책을 쓰는 것처럼 창의적인 작업이 필요하면 푹 잡니다. 무조건 푹 자면 능률이 오릅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에서 정보의 총량보다는 머릿속에서 효율적으로 정리해 쓰고자 할 때 바로 떠오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휴식은 감각기관으로 들어온 정보를 재정리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미치도록 공부가 하고 싶어지는 스님의 공부법’ 책도
 또 현재의식도 중요하지만 무의식을 믿으라고 조언한다. “무의식에 대한 강력한 신뢰는 불가능한 일을 처리해내는 초능력을 발휘하게 합니다. 현재의식이 무의식을 조절할 수 있다는 오만을 버리고, 현재의식은 무의식의 드러난 수단일 뿐이라는 점을 이해하면 공부는 쉬워집니다”라고 말한다. 휴식과 잠을 통해 무의식이 입력한 정보를 스스로 정리하고 필요할 때 출력을 해준다는 믿음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또 나쁜 기억력은 창의력을 도와준다고 한다. 잘 잊어버리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고, 그 결과는 계속되는 새로움을 파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종교나 철학을 공부하는 이들은 기억력이 나쁜 것이 축복입니다.” 그는 대학원에서 자신이 머리 좋은 학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나쁜 기억력이라고 말한다. 기억력에 의존하는 주입식 방법에 능한 학생들은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치면 당황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최근 <미치도록 공부가 하고 싶어지는 스님의 공부법>(불광출판사 펴냄)을 낸 자현 스님은 <삼국지> 같은 컴퓨터 게임을 만들고 싶단다. 주인공은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영웅이다. “전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위대한 전쟁은 살수대첩입니다. 당시 수나라가 동원한 군인은 300만명. 300만명은 당시 고구려 인구 정도였어요. 이 불가능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 을지문덕 장군인데, 우리의 인식엔 삼국지의 적벽대전만도 못한 것으로 돼 있어요, 그런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컴퓨터 게임을 만들 것입니다.”
 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관련글
이길우
아직도 깊은 산속 어딘가에 도인이 있다고 믿고 언젠가는 그런 스승을 모시고 살고 싶어한다. 이소룡에 반해 무예의 매력에 빠져 각종 전통 무술과 무예를 익히고 있고, 전국의 무술 고수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인생과 몸짓을 배우며 기록해왔다. 몸 수련을 통해 건강을 찾고 지키며 정신과 몸이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싶어한다. 한겨레신문 창간에 동참했고, 베이징 초대 특파원과 스포츠부장, 온라인 부국장을 거쳐 현재는 종교 담당 선임기자로 현장을 뛰고 있다.
이메일 : nihao@hani.co.kr      

최신글

2015년 12월 28일 월요일

'위안부' 피해자 "한.일 합의? 더럽다"


정대협, '배신외교'..외교부와 후속조치 협의 거부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5.12.28  20:15:48
페이스북 트위터
   
▲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28일 한.일 외교장관회담 발표에 대해 "더럽다. 무시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한.일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타결을 발표한 2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더럽다. 무시한다. 건방지다"라고 일갈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도 "외교적 담합"이라며 정부의 후속조치 협의를 거부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88세)는 이날 오후 서울 성산동 정대협 사무실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 공동기자회견을 TV로 지켜본 뒤, "뻔뻔하다. 무시한다. 내가 돈이 필요해서 이러느냐"고 반발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자청, "오늘 보니까 조금도 할머니들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명예회복이다. 책임지지 않고 지금 와서 뻔뻔하게 문제 해결? 보상? 아니다. 배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 정부가 10억 엔(약 1백억 원)을 출연하기로 한 합의를 전면 거부한 것이다. 또한, 해당 기금은 국가범죄 책임 이행 방식인 법적 배상원칙과 동떨어져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일본 정부가 1996년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국민기금'(국민기금)을 설치하고 위로금을 지급하려 하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법적 배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받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보상은 너희가 돈 벌러 갔으니 불쌍해서 준다는 것이고. 배상은 죄에 대한 것"이라며 "더럽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죄를 지었으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한국 정부의 설득을 위한 접촉도 거부했다. 오히려 "무슨 설득이 필요하느냐. 일본 외교부인지 한국 외교부인지 모르겠다. (설득을) 듣고 있겠느냐. 전부 무시한다. 한 사람이라도 안 된다면 안되는 것"이라며 외교부를 질타했다.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이날 입장을 발표, 한.일 정부간 '위안부' 합의 후속조치에 거부할 뜻을 분명히 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정대협도 이날 입장을 발표, "진정성이 담긴 사죄라고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이번 발표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의 대독이라는 점, 그리고 범죄 주체와 불법성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지금까지 논란이 된 '오와비(おわび)'가 다시 사용됐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대협은 일본군 '위안부' 범죄 사죄의 표현은 사과라는 뜻인 '오와비(おわび)'가 아니라, 사죄의 의미인 '샤자이( しゃざい)'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기시다 외무상이 대독한 발표문에도 '오와비(おわび)'라는 표현으로 점철됐다.
그리고 전쟁범죄 책임 후속조치는 일본군 '위안부' 진상규명, 역사교육 등 재발방지 조치가 포함되어야 하지만, 한국 정부가 설립하는 재단에 일본 정부가 10억 엔의 기금을 출연하는 것으로 그쳤다는 점도 제기됐다.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각총리대신 명의라고 했지만, 총리가 자신의 입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다"라며 "진심으로 사죄했다고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재단 설립에 대해 "1996년 일본 정부가 만든 국민기금과 다름없다. 가해의 주체도 빠졌고, 범죄에 대한 언급도 없다. 법적 책임과 연결해 애매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정대협은 이번 합의에서 한국 정부가 △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확인하고, △ 평화비에 대해 공관의 안녕.위엄의 유지를 위해 해결방안을 찾으며, △상호 국제사회에서 비난.비판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한 데 대해 "되로 받기 위해 말로 줘버린 굴욕적인 외교"라고 비판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평화비 철거문제가 일본 언론에 나왔을 때, 한국 정부가 항의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번 합의에 들어갔다. 이중적인 태도"라며 "철거를 전제로 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외교부의 평화비 이전 협의에 응할 생각이 없다"며 "평화비는 정대협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의 모금으로 세워진 것이다. 공공의 자산"이라고 이번 한.일 합의 후속조치를 거부했다.
이용수 할머니도 "우리나라에 세운 평화비다. 건방지다. 동경 한복판에 세워도 시원치 않을 판에 어디에 옮기라 말라 하느냐. 건방지기 짝이 없다"며 "소녀상 못 옮긴다. 그대로 둬야 한다. 무슨 권리로 옮기느냐. 무슨 검토가 필요하느냐"고 일갈했다.
   
▲ 정대협 입장발표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용수 할머니 등은 평화비 이전 반대입장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정대협은 "오늘 한.일 양국 정부가 들고나온 이 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피해자들의, 그리고 국민의 바람을 철저히 배신한 외교적 담합에 다름 아니다"라며 "결코 원칙과 상식을 저버리고 시간에 쫓기듯 매듭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 정부의 국가적, 법적 책임 이행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우리는 앞으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함께, 국내외 시민사회와 함께 올바른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더욱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정대협과 '일본군 '위안부' 연구회 설립추진모임' 관계자들은 이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 발표를 앞두고 입장정리에 고심을 보였으나, 윤병세 외교장관과 기시다 외무상의 입에서 '국제사회 비난.비판 자제', '평화비 해결방안' 등이 나오자 탄식을 자아냈다.
이용수 할머니도 해당 발언이 나오자 탁자를 치며 "그 돈 너네나 다해라. 소녀상 건들기만 해봐라"라고 화를 삭이지 못했으며, 정대협 직원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 회담 합의에 대한 정대협 입장
오늘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한일외교장관회담이 열려 마침내 그 합의안이 발표되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과 국민들은 광복 70년을 며칠 남기지 않고 열린 이번 회담이 올바르고 조속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에 이르기를 간절히 염원해왔다.
금번 회담 발표에 따르면 첫째,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정부가 책임을 통감한다는 것과 둘째, 아베 총리의 내각총리로서의 사과 표명, 셋째, 한국정부가 설립하는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에 일본정부가 자금을 일괄 거출하고 이후 양국이 협력하여 사업을 해나간다는 것이다.
비록 일본정부가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지만 일본군‘위안부’ 범죄가 일본정부 및 군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범죄라는 점은 이번 합의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관여 수준이 아니라 일본정부가 범죄의 주체라는 사실과 ‘위안부’ 범죄의 불법성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또한 아베 총리가 일본정부를 대표해 내각총리로서 직접 사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독사과’에 그쳤고, 사과의 대상도 너무나 모호해서 ‘진정성이 담긴 사죄’라고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이번 발표에서는 일본정부가 일본군‘위안부’ 범죄의 가해자로서 일본군‘위안부’ 범죄에 대한 책임 인정과 배상 등 후속 조치 사업을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함에도, 재단을 설립함으로써 그 의무를 슬그머니 피해국 정부에 떠넘기고 손을 떼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그리고 이번 합의는 일본 내에서 해야 할 일본군‘위안부’ 범죄에 대한 진상규명과 역사교육 등의 재발방지 조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 모호하고 불완전한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 한국정부가 내건 약속은 충격적이다. 한국정부는 일본정부가 표명한 조치를 착실히 실시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번 발표를 통해 일본정부와 함께 이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을 확인하고,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평화비에 대해 공관의 안녕/위엄의 유지를 위해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며, 상호 국제사회에서 비난/비판을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되를 받기 위해 말로 줘버린 한국정부의 외교 행태는 가히 굴욕적이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에 임하면서 평화비 철거라는 어이없는 조건을 내걸어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한 일본정부의 요구를 결국 받아들인 것도 모자라 앞으로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입에 담지도 않겠다는 한국정부의 모습은 참으로 부끄럽고 실망스럽다.
평화비는 그 어떤 합의의 조건이나 수단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평화비는 피해자들과 시민사회가 천 번이 넘는 수요일을 지켜내며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과 평화를 외쳐 온 수요시위의 정신을 기리는 산 역사의 상징물이자 우리 공공의 재산이다. 이러한 평화비에 대해 한국정부가 철거 및 이전을 운운하거나 개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피해자들과 시민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이번 합의를 두고 정부가 최종 해결 확인을 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이며, 광복 70년의 마지막 며칠을 앞둔 이 엄중한 시기에 피해자들을 다시 한 번 커다란 고통으로 내모는 일이다.
그동안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과 지원단체, 그리고 국민들의 열망은 일본정부가 일본군‘위안부’ 범죄에 대해 국가적이고 법적인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이행함으로써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고 다시금 이러한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 한일 양국 정부가 들고 나온 이 합의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피해자들의, 그리고 국민들의 이러한 바람을 철저히 배신한 외교적 담합에 다름 아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한일간의 진정한 우호와 평화를 위해 해결되어야 하고 피해자들이 한 명이라도 더 살아있을 때 해결되어야 할 우선과제이지만, 결코 원칙과 상식을 저버리고 시간에 쫓기듯 매듭지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지난 2012년 제12차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각국 피해자들의 뜻을 담아 채택한 일본정부에 대한 제언, 즉 일본정부의 국가적 법적 책임 이행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우리는 앞으로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과 함께, 국내외 시민사회와 함께 올바른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더욱 경주해 나갈 것을 천명한다.
2015년 12월 28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자료제공-정대협]

2015년 12월 27일 일요일

⁠왜 우리는 가습기 살균제 가해자에게 분노하지 않는가

왜 우리는 가습기 살균제 가해자에게 분노하지 않는가

김찬국 2015. 12. 28
조회수 122 추천수 0
확인된 피해자 530명 사망자 143명, 불매운동은 잠잠
800만 사용자 중 어떤 피해 나올지 몰라, "분노하고 행동하라"

가습기 살균제 사태, 그 시작과 현재
05323593_R_0.JPG » 지난 5월22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강나래 어린이가 영국 런던 근교 슬라우의 레킷벤키저 본사 앞에서 촛불을 들고 기도하고 있다. 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2011년 임신부와 영유아들이 잇따라 숨지면서 널리 알려지게 된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시작된 지 벌써 4년이 지났다. 하지만 이 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013 년과 2014년 정부의 1~2차 조사를 통해 확인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총 530명이고, 이 중 사망자는 143명(27%)에 이른다. 올해 12월31일까지 3차 피해접수가 진행되는데, 올 1월부터 12월11일까지 접수된 3차 피해자는 모두 310명이고, 이 중 38명(12.3%)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전국적으로 약 800만 명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들 중 증상이 경미해 피해 사실을 모른 채 넘어가지만 시간이 지나 피해가 나타나는 잠재적 피해자가 많이 있을 수 있다.1)

04102807_R_0.jpg » 2011년 11월9일 백도명 서울대보건대학원 원장(왼쪽)이 서울 중구 정동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문제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며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가습 살균제 20개 상품의 명단과 상품별 피해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정아 기자
 
2012년 피해자들이 책임 기업들을 고소했지만 수사를 하지 않고 검찰이 기소중지 결정을 내린 것도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2014년 우리 정부가 폐 손상 의심 사례 공식 조사 결과2)(거의 확실 127명)를 발표하고 나서도 1년 반이 지난 올 10월에야 해당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찾기보다는 피해신고 기한을 12월 말로 정해 가습기 살균제 제조 기업을 편든다거나 사건을 축소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지 난 1~2차 조사를 통해 신고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4등급으로 분류하고 이 중 피해 원인이 명확하게 확인된 1~2등급만 장례비와 폐 손상 관련 의료비 일부를 지급받게 되었다. 이 경우도 폐 이외의 치료비나 정식적 고통에 따른 피해보상은 개별소송을 하는 길밖에 없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거나 고통 속에 살아가는데 돈으로 보상하는 것이 중요한가 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고, 원칙적으로는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치료비와 소송비용 등이 부담스러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을 생각하면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숨지고 현재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4년간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들이 받은 처벌은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과징금 5000여만 원이 전부라는 점에서 보면 어쩌면 누군가에게 중요한 것이 돈일지도 모른다.3)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업체 15곳 가운데 옥시레킷벤키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8개 회사의 대표가 기소되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책이나 의미 있는 사과가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 들 업체는 가습기 살균제에 인체 유해성이 의심되는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람을 숨지게 할 의도는 없어 살인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가습기에 이용하였을 때 나타날 독성물질의 위험성을 모르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ga2.jpg » 2015년 5월 피해자와 시민단체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인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와 영국 국회의사당 등을 방문하여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제품과 살균제로 사망한 아기의 사진이 놓여 있다. 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어떤 물질 때문인가? 위험한 염소 화합물
 
가 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PGH)은 살균제나 부패방지제로 사용하는 구아디닌 계열의 화학물질이다. 이들은 피부독성과 경구독성이 다른 살균제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살균력이 뛰어나며 특히 물에 잘 녹아 가습기 살균제로 쓰이게 된 것이다. 이들 물질은 샴푸 등에 첨가되어 현재도 유통되고 있지만 최근 동물실험에서 심혈관 급성 독성, 피부 세포 노화 촉진 등이 밝혀져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이런 물질이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되도록 허가받았을까? 올해 9월24일 국회 장하나 의원은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 신청’을 잘못 이해해 경구독성만 심사하는 바람에 피해를 미리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4)
 
제 조사가 제출한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 신청서’를 바탕으로 피지에이치(PGH)의 경구독성만 심사하고,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것처럼 제품에 첨가되어 분무 형태로 폐에 흡입되거나 피부에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을 놓쳐 흡입·피부 독성 평가를 하지 않은 것이다. 흡입 노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흡입독성 평가를 하지 않고 이 물질의 사용을 허가한 셈이다.
 
피지에이치는 우리에게 낯설지 몰라도 위험한 화학물질 중에 익숙하게 들은 염소 화합물이 적지 않다. 쓰레기소각장 등에서 나오는 다이옥신, 페놀 유출 사건에서 발생한 발암물질 클로로페놀 등도 염소가 포함된 유독성 물질이다.
 
낙 동강 페놀유출사건으로 부르는 1991년 ‘두산전자 페놀유출사건’의 경우, 불법방류된 페놀과 수돗물의 소독제인 염소가 반응하여 클로로페놀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들어 내었다. 락스와 유사한 냄새가 나는 클로로페놀은 악취발생뿐만 아니라 중추 신경장애를 유발하기도 하며 구토와 경련 등 급성중독을 일으키고 발암물질이기도 하다.

ga4.jpg » 환경보건시민단체가 집계한 가습기 피해자 최근 실태. 12월28일까지 3차 접수한 결과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발생하기까지 무책임한 기업과 화학물질 관리에 실패한 우리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하자. 그럼 우리 시민들은 어떻게 하면 될까? 
 
그들은 왜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나?
 
지 금은 더는 판매되고 있지 않지만 당시 가습기 살균제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끈 제품인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은 옥시레킷벤키저 사가 제조·판매하였다. 그런데 이 회사는 자사 제품이 어린이와 임신부 등을 죽게 만들었다는 우리 정부의 조사결과를 부정하고 곰팡이나 레지오넬라균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진정한 사과를 거부하면서 말이다.
 
이 업체는 세탁표백제 ‘옥시크린’과 습기제거제인 ‘물 먹는 하마’ 브랜드로 우리 소비자들에게 매우 친숙한 국내업체였으나 외환위기 직후 세계적인 생활용품 기업인 영국의 레킷벤키저에 매각되고 회사 이름을 옥시레킷벤키저로 변경하였다. 이후 옥시의 브랜드 효과에 막강한 자금력 등을 발휘하여 살균제, 세제, 탈취제 등 국내 각종 생활화학용품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가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매우 다양하다. 나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가 오늘 하루를 살면서 한번 이상 사용했을 제품들이다.
 
옥 시크린, 옥시싹싹 등의 표백제나 세제뿐만 아니라 물먹는 하마 등 하마란 이름이 들어간 제품, 손 세정제인 데톨 제품 등은 대한민국 사람이면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최근에는 ‘스트렙실’, ‘개비스콘’과 같은 기관지·소화기계 질환 치료제에서도 입지가 있다.5)
 
옥시 제품 불매운동 서명 고작 1천명 
 
가 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은 가장 많은 피해를 발생시킨 제품을 제조·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를 상대로 직접 국제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옥시레킷벤키저를 포함한 제조·판매사들은 어린이를 포함한 수많은 생명이 죽은 상황에서 왜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일까?
 
책임 있는 자세를 요청하는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일까? 어쩌면 그 이유 중 하나는 나를 비롯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여전히 이 회사의 충실한 소비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ga3.jpg » 다음 아고라 ‘옥시레킷벤키저 불매운동’ 청원 결과 (2015년 12월 22일 화면)  
 
작 은 예를 하나 들어보자. 2013년 10월부터 작년 초까지 인터넷포털 다음의 아고라 청원광장에 “살인기업(가습기 살균제) 옥시레킷벤키저 불매운동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서명이 시작되었다. 2014년 2월10일까지 1000여명만 서명에 참여하였다고 한 온라인매체가 보도하기도 하였다.6)
 
해당 온라인 서명은 그해 4월14일까지 이어졌으나 500만 명의 서명 목표 중 1049명의 서명에 그치고 말았다.7) 가장 보호받아야 할 임신부와 아이들이 안전하다고 믿고 구매한 제품에 의해 고통받다 죽어야 했을 때, 우리 시민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상식 있는 시민,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나 는 대학 캠퍼스에서 만나는 젊은 친구들에게 2015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이 환경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해주곤 한다. 내가 사용하는 석유가 쏟아져서 피해본 태안 주민, 내가 사용하는 전기를 나르는 송전탑으로 피해를 보는 밀양 주민, 그리고 우리 사회의 무관심으로 여전히 고통받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까지.
 
이런 점에서 나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발생하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피해자들과 함께 활동해온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무척 고마운 마음이든다. 직접 만난 적도 없지만 내가 내 삶의 영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내 마음과 눈길이 가 있는 그곳에서 대신 수고해주는 분들이 참 고맙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환경사건 중 상당한 기간 동안 해당 문제를 붙잡고 끈질기게 다루는 시민단체나 환경단체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현실 속에서 더욱 그렇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비극은 언제 끝나게 될까? 아니 시간이 흘러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게 될 때면 더는 화학물질로 인한 고통은 생겨나지 않을까?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국가로부터 허가받은 물질은 모두 안전한가? 800만명이나 사용하였다고 하는데, 나와 내 가족에게 나중에 그 피해가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마침 나와 내 가족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아무 피해가 없다고 안도하기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너무 위험하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같은 일이 언제 다시 생겨나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 렇지 않고서야 이런 기업에 대해 우리 사회가 이 정도로 점잖을 수 있을까? 우리는 이 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이런 일이 다시 생겨나지 않을지 곰곰이 복기해 보아야 한다. 비극적인 사고는 한 번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수년 전 타계한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베테랑이자 세계인권선언의 주역인 스테판 에셀이 자신의 책 <분노하라>에서 강조하였듯이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이고 지금이 바로 분노하고 행동할 때일 것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오로지 대량 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만을 앞날의 지평으로 제시”하는 그 모든 것에 맞서는 “진정한 평화적 봉기”를. 
 
김찬국/ 한국교원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1)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150종 이상 화학물질의 세례를 받으며 살아가지만 이들의 만성 유해성과 복합독성 등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화학물질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상식과 지혜가 필요하다. 지난해 환경상식 톺아보기에서 다룬 “일상 속의 화학물질: 어찌해야 하나?”(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150종 이상 화학물질의 세례를 받으며 살아가지만 이들의 만성 유해성과 복합독성 등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화학물질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상식과 지혜가 필요하다. 지난해 환경상식 톺아보기에서 다룬 “일상 속의 화학물질: 어찌해야 하나?”(http://ecotopia.hani.co.kr/237868)를 다시 읽어볼 수 있다.
2) 이들 중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인한 피해가 ‘거의 확실함’(127명) 또는 ‘가능성이 높음’(41명) 판정을 받기도 하였지만 다수는 ‘가능성 낮음’(42명) 또는 ‘가능성이 거의 없음’(144명) 판정을 받았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방에서 같이 잔 아이는 ‘거의 확실함’ 판정을 받고 비슷한 증상으로 고통을 겪은 아버지는 ‘가능성이 거의 없음’ 판정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였다.
3)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내려진 벌금은 1천만원이었고, 허베이스피릿호 기름유출사고 당시 삼성중공업이 진행한 일이 가입한 책임보험의 한도인 56억 원으로 배상 책임을 제한해달라는 소송이었다.
4) ‘가습기 살균제 속 유해물질 환경부, 제대로 평가 안 했다’ 경향신문(2015.9.25.)
5) 당신이 이용하는 온라인쇼핑몰이 있다면 “옥시레킷벤키저”라고 검색해보라. 옥시○○, **먹는하마 등 당신의 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옥시레킷벤키저” 제품 리스트를 입력하고 검색해보라. 의약품, 제모크림, 콘돔에 이르기까지 긴 목록이 나타날 것이다.
6) 프레시안 2014.2.11일자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3931)
7) 2014년 11월 13일부터 시작한 “가습기 살균제 참사 책임지지 않는 기업과 정부에게 책임을 물읍시다”라는 서명 캠페인에는 단 15명이 참여했다.

표창원 “새누리, 김용판 전 서울청장 공천하라…‘맞짱토론’ 원해”


등록 :2015-12-28 10:24수정 :2015-12-28 10:52

국정원 대선 댓글·실종 대구 개구리소년 수사 등 포함
“공정경쟁으로 새누리 반드시 이겨 드리겠다” 각오 밝혀
사진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트위터 갈무리
사진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트위터 갈무리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한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이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지난 대선 국가정보원 불법 여론조작 범죄 수사 등을 놓고 “맞짱 토론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표 소장은 27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DrPyo)를 통해 “새누리당에서는 꼭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공천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경찰 현안과 지난 대선 국정원 불법 여론조작 범죄 수사, 대구 성서초등학교 다섯 어린이 피살사건 관련 맞짱 토론을 해보고 싶다. 부탁 드린다, 김용판을 국회로!”라고 적었다. 표 소장은 2012년 12월 대선 직전 국정원 직원이 오피스텔에서 선거 개입 활동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오피스텔 안으로 즉각 진입해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경찰대 교수직을 사퇴했다. 김 전 청장은 이 당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가 무죄 판결을 받고, 최근 대구 달서을 지역구에 새누리당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김 전 청장은 실종된 개구리 소년들이 유골로 발견된 2002년 9월26일 대구 달서경찰서장으로 있으면서, 사인에 대해 “저체온사로 추정된다”고 밝혀 유족들의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표 소장은 “자연인으로서 전 새누리당을 싫어한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 전 새누리당을 존중한다”며 “공정 경쟁으로 새누리를 반드시 이겨 드리겠다”고 했다.
사진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트위터 갈무리
사진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트위터 갈무리

사진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트위터 갈무리
사진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트위터 갈무리
표 소장은 이어 “현재의 당 지도부를 싫어하는 일부 광주 시민분들께서 제게 이제는 광주에 오지 말라는 연락을 주신다. 그 뜻 존중한다”며 “짝사랑이라도, 저 혼자서라도 광주 정신과 광주 시민, 호남의 멋스러운 문화와 따뜻한 정을 사랑한다. 돌을 맞더라도 가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지난 대선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여론조작 범죄와 이명박 전 대통령 공개 비판 이후 제 고향 포항에서도 절대 오지 말라, 오면 가만 안 둔다는 분노의 연락 받은 바 있다”며 “그래도 갔다. 가니까 반겨주시더라. 사람 사는 게 그런 거 아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작을 했으니 끝을 보겠다. 새정치민주연합 모든 의원이 다 나가도 당원과 지지자만 남이 있으면 저도 끝까지 지키겠다”며 “전 친노, 친문 이런 것 모른다. 당헌 당규와 절차와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정치인의 윤리’는 안다. 저와 함께 가 보시죠”라는 글을 남겨 큰 호응을 얻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관련기사]
▶표창원 “박근혜와 붙으라 해도 붙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