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문재인-윤석열 회동, 대체로 긍정적 평가…‘집무실 이전’ 비판 칼럼 줄줄이
검찰, 삼성웰스토리 압수수색에 정권교체기 존재감 드러내기…이준석, 연일 반성없이 혐오 발언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8일 회동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와 관련해 뜻을 모았다. 29일 아침신문들은 1면에서 이를 비중있게 다뤘다. 윤 당선자는 용산으로 집무실 이전을 “이번 만큼은 꼭 하고 싶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집무실 이전 지역 판단은 차기 정부 몫”이라며 “이전 계획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했다. 또 윤 당선자는 “(현 정부의) 잘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은 개선하겠다”고 했다.
검찰이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한국남동발전 등 한전 자회사 4곳과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4곳을 압수수색했다. 그동안 잠잠했던 수사를 시작하면서 정권 이양기에 검찰이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들어서면서 사정 국면을 본격화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비난한 글이 혐오 발언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전장연 시위에 참여해 정치권의 혐오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보였고, 29일 출근길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이 전장연 관계자를 만나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
文·尹 갈등 완화에 협치 주문한 언론, 집무실 이전엔 여전히 비판 입장
문 대통령과 윤 당선자가 청와대 상춘재에서 2시간36분간 만찬 회동을 한 것에 대해 언론의 평가는 우호적이었고, 향후 협치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경향신문은 사설 “집무실 이전·인사 등 정권이양 협력 원칙 확인한 문·윤 회동”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선 여야 협치와 초당적 대처가 필요하다”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자의 회동이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회동에서 확인한 상호존중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그래야 시민이 안심한다”고 했다.
한겨레도 사설 “흉금 터놓고 대화한 문·윤 ‘국민 통합’ 위한 노력 다하길”에서 “일단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 협력의 토대를 닦은 이상 필요하다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두 지도자가 서로 대화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기 바란다. 그게 통합을 바라는 국민 여망에 부응하는 자세다”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文·尹 회동, 국민 불안 덜었다”에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번 회동을 통해 두 사람이 여러 갈등과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히고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신구 권력 간 갈등으로 인해 커졌던 국민 불안감을 상당 부분 덜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라고 했다.
다른 신문들도 대체로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도 거론했고, 여러 신문이 1면 톱기사로 택한 윤 당선자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이슈에 대해 여러 신문에서 반대 입장을 보였다.
한국일보는 정치부 기자의 칼럼 “국방부를 해체한 최초 대통령”에서 “청사 이전 회견에서 확인된 건 윤 당선자가 ‘군통수권자가 될 준비가 전혀 안 됐다’는 거다”라며 “용산행을 졸속 결정하면서 ‘안보 공백이 없다’고 자신하려면 적어도 국방부 이전과 그로 인해 연쇄 이동하는 합참, 10여개 국직부대 재배치 등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윤 당선자는 왜 국방부를 해체한 최초 대통령이 되려고 하나”로 마무리했다.
이영석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 위원은 한겨레 칼럼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논란, 소통이냐 안보냐”에서 “안보와 국방을 맡는 주요 부처를 몰아내고 대통령 집무실로 하겠다는 생각은 철거하고 재개발하는 식의 권위주의적 발상이요, 국가와 국민의 수호자에 대한 멸시”라며 “소통을 위해서라면 청와대의 개방 공간을 추가하거나, 경복궁의 후정에서 청와대의 전정과 연결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서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중앙일보 칼럼에서 용산이 매력적인 대안이라면서도 “지금 화두는 청와대 탈출이 아니고 대통령의 건강한 소통체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그걸 가능하게 하는 공간 조직을 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좀 더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서 교수는 “우리는 지금 계약기간 5년의 월세 사무실 공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임기를 어디서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마쳤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윤 당선자의 국정 수행 전망이 부정적인 분위기에 대해 다뤘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잘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하거나 과거 당선자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기대치 등을 거론하며 “대선 승리 뒤 윤 당선자와 측근 인사들이 보인 행동은 ‘오만’과 ‘불통’이란 비판을 들어도 이상할 게 없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집무실 이전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과정이 그랬고, ‘윤핵관’이라 불리는 측근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검찰총장 거취 등 정치적으로 예민한 현안들에 대해 쏟아낸 경솔한 발언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비판했다.
‘검찰공화국’ 현실 되나, 재계 등 긴장
검찰이 삼성웰스토리 관련 수사에 나서자 삼성 등 재계가 긴장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6월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 물량을 몰아준 혐의로 삼성그룹에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했고, 삼성전자 법인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차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삼성 여러 계열사의 사내 급식 물량을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주고 높은 이익을 보장하는 계약을 했다고 공정위는 보고 있다. 또한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삼성웰스토리를 자금조달원으로 활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강성 검찰, 현실이 되나’ 삼성 지켜보는 재계도 긴장”이란 기사에서 “삼성 안팎에서는 공정위가 지난해 6월 고발한 사건을 검찰이 9개월이 지나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을 의아하게 보는 시선이 많다”며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검찰이 재계 수사에 고삐를 쥘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정권 이양기 날 세운 검찰…새정부 출범 후 본격 ‘사정’ 예고”란 기사에서 “수사에 정통한 윤 당선자가 ‘공정’을 앞세운 사정 드라이브로 취임 초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큰데, 검찰이 이런 기류를 읽고 선제적으로 나섰다”며 “검찰의 이런 움직임은 직접 수사 확대 등 검찰권 강화 요구와도 맞물린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삼성웰스토리 압수수색…‘정권 과도기 기획 사정’ 신호?”란 기사에서 “이번 수사가 기업에 대한 ‘기획 사정’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며 “대장동 수사로 한동안 답보 상태에 놓여 있던 서울중앙지검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정권교체기에 기업 수사로 눈을 돌린 것 아니냐는 불만도 검찰 내부에서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선 보수신문에서 수사를 촉구했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산업부 국장급 간부가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이다.
중앙일보는 “‘산업부 블랙리스트’ 철저한 수사로 진실 밝혀야”란 사설에서 “이미 오랜 시간 수사가 중단됐다”며 “지체된 정의를 바로 세우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겠다는 각오로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블랙리스트의 진실을 밝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혐오 발언 조장하는 국민의힘 대표
경향신문은 이준석 대표의 장애인 조롱 글에 ‘장애인 혐오성’ 댓글이 이어지고 있는 현상을 우려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대표 SNS 게시글에는 ‘앞으로 예전 같은 온정적 시각으로 장애인을 볼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병신은 병신일 뿐 절대 약자가 선이 아니랄 진실이 널리 퍼져 병신끼리 죽고 죽이는 아름다운 사회가 됐으면 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정다운 전장연 정책실장은 경향신문에 “최근 지하철 시위 현장에서 한 승객이 장애인 혐오 영상을 시위하는 장애인에게 보여주며 욕하는 일이 있었다”며 “(이 대표가 글을 올린 이후) 폭력의 수위가 더 올라간 것 같다”고 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이 신문에 “소수자에 대한 혐오범죄로 이어졌을 때 (정치인으로서) 이에 대한 공적 책임감을 갖고 있는지 우려스럽다”며 “(장애인을) 공격하는 사람들도 (장애인의) 사회적 소수성으로 인해 이들에 의해 본인이 손해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한겨레는 사설 “‘정치의 소명’ 일깨워준 김예지 의원의 ‘무릎 사과’”에서 “무엇보다 당대표의 몰지각한 언행에 모욕을 당한 장애인들 앞에서 이를 비판하고 대신 사과하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김 의원은) 정치권의 무신경과 게으름 탓에 시민들이 겪는 고통에도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정치가 왜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기에 가능했을 거라 본다”고 했다.
한겨레는 “정치권이 해야할 일은 장애인 권리 예산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라며 인수위의 전장연 시위 현장 방문에 대해 “윤 당선자가 주창하는 ‘국민 통합’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무엇보다 구체적인 약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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